The Duke's Lazy Martial Arts Genius RAW novel - chapter (46)
공작가의 게으른 무공천재-46화(46/300)
공작가의 게으른 무공천재 (46)
좋다는 것만 빼먹는 게 뭐 어때서 (1)
라치오와 램블도어의 눈이 커졌다. 그들의 눈에도 보였기 때문이다. 유형화될 단계의 오러는 아니었으나 그들은 화 속성을 품은 오러가 주변의 공기를 뜨겁게 달구며 베니오의 전신을 휘감는 것이 보인 것이다.
“어리석은!”
“베니오의 몸이 견디지 못할 겁니다.”
라치오와 램블도어는 그 파괴적인 힘에 전율했다. 그러나 그 뒤에 몰려온 것은 베니오에 대한 걱정이었다.
베니오의 몸은 성장기라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다. 그런데 제아무리 오러 유저의 오러라고 해도 극단적으로 신체 일부분에만 오러를 밀어 넣는 건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베니오의 오러는 속성 오러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화 속성을 품고 있었다.
비단 라치오와 램블도어 학부장뿐만이 아니었다.
검술 학부와 마법 학부, 그리고 다른 교수 중에서도 취미로 검이나 마법을 익힌 교수들은 베니오를 보면서 경악하고 있었다.
베니오의 검술은 지금껏 그들이 한 번도 보지 못한 종류의 검술이었다.
아니, 그것을 검술이라고 불러야 할지는 그들도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러나 한 점을 꿰뚫을 기세로 검에 오러를 집중하는 그것이 매우 고절하고 세련된 방식이라는 것쯤은 알 수 있었다.
“오시오!”
태양심문관인 아르마다는 그런 베니오를 보며 방패를 들어 올렸다. 그가 가진 성력에 비하면 보름달 앞에 반딧불 같은 힘을 보유한 베니오지만 아르마다는 최선의 예를 다하기로 했다.
진지하게 자신을 바라보며 대련에 임한 저 눈을 보니 마냥 봐주는 정도로 상대를 한다는 건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우우웅!
아르마다의 성력이 베니오를 짓누를 것처럼 강성하게 위세를 떨쳤다.
그리고 그 순간.
번쩍!
베니오의 검신에서 순간적으로 은빛 섬광과 함께 허여멀건 붉은 오러가 치솟아 올랐다. 그것을 본 순간 라치오는 경악해 소리쳤다.
“오러!”
베니오는 오러 유저다. 그러나 오러 유저는 오러를 개화하여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일 뿐, 오러를 유형화시킬 수 있는 건 오러 익스퍼트부터다.
그런데 베니오가 오러를 유형화시켰다?
순간적이라고는 하나 베니오가 하나의 벽을 뛰어넘은 것이다.
이제 오러를 개화한 지 몇 달도 되지 않은 생도가 말이다.
그렇다는 건 베니오의 천재성이 규격을 벗어날 정도라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그 순간 검을 쥔 베니오의 손에서 시뻘건 화염이 베니오의 검과 팔을 뒤덮었다. 그러자 베니오는 마치 팔이 불의 정령의 일부가 된 것처럼 베니오의 공세에 힘을 더해 주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램블도어가 경악했다.
“오러와 마력을 동시에 운용하다니. 그리고 융합 마법이라니!”
마법사의 신체와 마법을 융합시키는 것. 그것을 마법사들은 융합 마법이라고 부른다. 베니오가 사용한 건 그리 대단한 수준의 융합 마법은 아니다. 하지만 램블도어는 베니오에게 딱 한 번 융합 마법을 보여 주었다.
그가 걸어 나갈 마검사란 길에는 융합 마법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았기에.
그런데 그걸 한 번 보고 자신의 신체 일부분인 팔이나마 융합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베니오는 검과 팔을 화염 마법과 화염 오러로 물들인 채 아르마다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리고 베니오의 검극이 아르마다의 빛의 방패에 부딪힌 순간.
서걱!
아르마다의 빛의 방패가 베니오의 검에 의해 뚫렸다.
그냥 심문관이 아니라 무려 별호를 가진 10인의 성호 중 한 명인 박살의 아르마다. 지금껏 무수히 많은 이단과 금지된 힘을 깨부수고 아무리 강력한 부정이라고 해도 막아 냈던 빛의 방패가 오러 유저인 베니오의 검에 뚫린 것이다.
하지만 거기까지.
파직.
아르마다의 머리카락 한 올이 새카맣게 타면서 오그라들었다. 그리고 베니오의 검은 그런 아르마다의 이마에서 10cm 지점까지 도달했지만 더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화아악!
아르마다의 전신에서 피어오른 성력이 검을 막아선 것이다.
“하악, 하악, 하악.”
베니오는 금방이라도 넘어갈 것처럼 숨을 몰아쉬었다. 그것이 모든 것이었다. 베니오가 지금 쏟아낼 수 있는 것의 전부.
베니오는 숨을 헐떡이면서 몰아쉬고 있음에도 환하게 웃었다.
‘성장했다.’
사일검법의 일 초식과 융합 마법.
그 두 가지를 섞는 건 지금까지 머리로만 그려 왔던 그림이다. 마력과 오러의 다름 때문에 성공하기 쉽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아르마다라는 강력한 대련 상대를 앞에 두자 머리로만 생각하던 것을 실체화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검과 마법.
이 두 가지의 융합.
물론 그 대가로 베니오는 구양신공을 마지막 한 톨까지 쥐어 짜내야만 했다. 그리고 사일검법을 생전 처음, 실전에서 펼친 대가로 팔의 근육이 파열됐다. 이게 만약 실전이었다면 베니오는 그대로 끝이다.
부들부들.
베니오는 전신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는 것을 느끼고는 이를 악물었다. 지금의 베니오가 펼치기에는 무리가 있는 초식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베니오는 서둘러 손가락에 낀 반지의 보석을 돌렸다.
달칵.
화악!
베니오가 반지의 보석을 돌리자 치유 마법이 펼쳐지며 베니오의 몸속으로 그 빛이 스며들었다.
덜덜 떨리던 근육이 진정됐지만 베니오는 이를 악물었다. 팔이 문제다. 점창의 고절한 사일검법은 베니오의 덜 여문 육체로 펼치는 데 무리가 있었고 파열된 팔에서 고통이 느껴진 것이다.
‘최소한 2주는 쉬어야겠군.’
치유 마법은 만능이 아니다. 근육 경련이나 근육통 정도는 치료해 줄 수 있어도 근육이 파열된 정도면 의원이나 신관을 찾아가야 한다.
그러고 나서도 최소한의 안정은 취해야 한다. 지금 같은 성장기에는 이런 부상을 세심하게 관리해야 하는 법이다.
그래야 늙어서 골병들지 않는다.
그런데 그 순간 베니오의 머리 위로 밝은 빛이 비쳤다.
화아악!
그러자 베니오는 팔에서 느껴지는 고통이 서서히 줄어들더니 주먹이 제대로 쥐어지는 것을 보고는 눈을 크게 떴다.
비단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손바닥이 찢어지면서 났던 상처도 사라졌다. 베니오는 고개를 돌려 아르마다를 쳐다봤다.
그가 성력으로 치유 마법을 펼친 것이다.
“훌륭했소.”
아르마다는 열기에 오그라든 머리카락을 손에 쥔 채 환하게 웃었다. 베니오는 단순히 법복을 벤 것이 아니라 자신의 머리카락을 베었다.
둘 사이의 실력 차이를 생각하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물론 아르마다가 방어 일변도에 마지막 공격을 일부러 받아 주었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유저와 마스터.
운으로 유저가 마스터에게 닿을 수 있다면 마스터는 세간에서 지금 같은 대우를 받지 못할 것이다.
아예 닿을 수 없는 하늘 위의 경지가 바로 마스터이기에 마스터를 그렇게 우대하는 것이다.
그런데 비록 성력과 오러가 다르다고 해도 10인의 성호인 아르마다의 머리카락을 오러 유저인 베니오가 베어 냈다?
“나, 박살의 아르마다는 베니오 생도와 한 약조에 따라 향후 베니오 생도가 졸업하기 전까지 그에게 법술을 가르치도록 하겠소. 잘 부탁드리오.”
아르마다는 베니오에게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적일 때는 가장 끔찍한 이들 중 하나가 태양심문관이지만 같은 편이면 그렇게 든든한 아군이 아닐 수 없었다.
라치오와 램블도어는 썩은 표정으로 서로의 얼굴을 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안 그래도 바쁜 제자인데 앞으로 더 만나기가 힘들어졌다.
오러, 마법에 이어 신성력까지.
대체 저 아이의 천재성은 어디까지 닿아 있다는 말인가.
그러나 그건 그거고, 지금은 선언해야만 했다. 모든 교수들과, 아르마다 그리고 베니오까지도 이 대련의 공증인인 라치오와 램블도어의 입만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후우, 인정하오.”
“저도 인정하겠소.”
라치오와 램블도어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메인 총장이 일어서서는 박수를 짝하고 치며 시선을 끌었다.
“그럼 교수회의는 여기까지. 베니오 생도는 이만 돌아가서 쉬시게. 많이 힘들 터이니. 아니 그런가?”
베니오에게 그가 눈을 찡긋하며 윙크를 보냈다. 베니오로서는 넙죽 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신성 마법을 받았다고 해도 진력을 다 쏟아낸 터라 힘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 교수님들과 태양심문관께서는 베니오 생도에게 마땅히 내려져야 하는 상에 대해….”
베니오는 문을 닫았다. 그리고는 한숨을 내쉬며 비틀거리려는 순간 토니가 와다닥 달려와서는 베니오를 부축했다.
“토니?”
“오셨어요, 도련님.”
토니는 베니오의 광신도다. 그런데 그게 한층 더 심해진 듯한 눈빛이었다. 베니오는 쓰게 웃었다.
“벌써 그게 소문이 다 났어?”
“이미 전부요.”
베니오와 두덱 자작령에서 일어난 일이 이미 아카데미 전체에 다 퍼졌단다. 아무리 아카데미에 이런 소문이 빨리 퍼진다고 해도 이 정도 속도는 이례적이었다.
“돌아가자. 쉬어야겠어.”
“모시겠습니다, 도련님.”
베니오가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자 토니가 어깨에 기가 잔뜩 살아서는 베니오를 부축하며 기숙사로 향했다.
* * *
기숙사에 도착한 베니오는 그대로 기절했다.
그리고 베니오가 눈을 떴을 때, 이미 창밖으로는 눈부신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늦잠이군.”
베니오는 머리를 쓸어올리며 길게 하품했다. 두덱 자작령을 다녀오면서 쌓인 피로와 아르마다를 상대로 전력을 쏟아부은 탓에 늦잠을 자버린 것이다.
“옷도 안 갈아입고 잤군.”
베니오는 쓰게 웃으며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노숙까지 하면서 구른 터라 더럽던 옷인데, 그걸 입고 자서 그런지 하얀 침대 시트와 이불이 지저분해져 있었다.
베니오는 토니가 떠다 놓은 물과 대야, 그리고 깨끗한 생도복을 보고는 씻기 위해 옷을 벗었다. 그런데 그때 베니오가 벗은 상의에서 목함 하나가 뚝 떨어졌다.
“아.”
베니오는 그 목함을 자신이 아직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그것을 보고서야 떠올렸다. 마인이 된 아플 두덱에게 전달해야 했던 물건이다.
“이 안에 든 것 때문에 아플 두덱이 불완전한 마인이 됐던 것이지.”
그 덕분에 베니오가 이길 수 있었다. 만약 이 목함 안에 든 것을 아플 두덱이 손에 넣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뭘까?”
목함을 열려고 했지만 마법 처리가 되어 있는지 열리지 않았었다. 그런데 목함을 유심히 살피던 베니오는 고개를 갸웃했다.“마력이 사라졌다?”
영구적인 마법이 걸린 목함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베니오는 그 목함을 손에 쥐고는 힘을 주자 목함에 빠직 소리가 나면서 금이 갔다.
데구루루.
그러자 목함 안에 들어있던 것이 그 틈으로 데구루루 굴러 나왔다. 그리고 그것을 본 베니오의 눈에 커졌다.
화악!
청아한 향과 함께 익숙한 약재의 향이 콧속을 파고든 것이다. 베니오는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바르르 떨면서 손바닥 위에 놓인 작은 환을 보며 말했다.
“태청단?”
그건 영단이었다.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영초나 내단이 아닌, 그런 영초를 가공하여 섭취하기 쉽게 사람이 만든 영단.
그것도 태청단.
무당파에서 제자들이 입문하면 5년 뒤 내려 주는 태청단이 떡하니 베니오의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베니오가 이게 태청단이란 것을 한눈에 보고 알 수 있었던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강시가 이지를 유지하게끔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게 태청단이었으니까.”
태청단은 무림의 소환단이나 대환단과는 다르게 그 연단 방법이 그렇게 복잡하거나 귀한 재료를 필요로 하는 건 아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저렴한 건 아니었지만 입단한 지 5년이 지난 제자들에게 모두 내려진다는 점이 그러했다.
태청단을 복용하여 얻을 수 있는 공력은 평균 5년에서 10년 정도.
그 태청단의 연단법이 태산북두라 불리는 무당파를 만들어 냈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무당이 무너지고 그 연단법이 천마대제의 손에 들어가게 되면서 태청단은 강시를 만드는 데 쓰이게 된다.
마공에는 효과가 없고 오히려 극독 노릇을 하는 태청단이지만 생강시에게는 그 정순함이 마인이 된 생강시의 이지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 것이다.
그렇게 되면 마기를 견디지 못하고 폭사하는 마인의 약점이 사라진다.
한 알로 하루 정도를 버는 것이지만 한 시진만 버틸 수 있던 것이 하루를 버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 태청단이 베니오의 손에 들어왔다.
중원의 흔적이 또다시 발견된 셈이지만 베니오는 태청단이 뿜어내는 황홀한 향에 눈을 번뜩였다.
중원의 흔적이고 뭐고, 공력이 부족한 베니오에게 태청단은 당장의 갈증을 해소해 줄 수 있는 훌륭한 영약이다.
‘먹자.’
꿀꺽.
베니오는 태청단을 입에 넣었다. 그리고는 녹아서 사라지는 태청단을 느끼며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한 톨의 낭비도 없이 전부 흡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