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126)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126화
[뉴캐슬, 우승을 향해 일보 전진.] [첼시 또 패배! 뉴캐슬의 더블.] [지옥의 3연전에서 2승을 거둔 뉴캐슬.] [승리를 향한 자신감? [카메라를 바라보며 웃는 윤태양(사진)]]-실바 미드필더로 괜찮은듯?
-지리던데
-ㅈㄴ 아쉽다 무릎 상태만 좋으면 미드필더로 못해도 다음 시즌까지는 더 뛸 수 있을 것 같은데
-다음 시즌까지는 해볼 만하지 않음?
-실바 무릎 상태가 걷기만 해도 물이 차는 수준이라 힘들듯?
-궁녀단에서 왔어요 퓨ㅠㅠ 우리 세자저하 웃는 모습 영상? 움짤? 떠주실 분 계신가요? ㅠㅠㅠ
-엉 ㅠㅠㅠ 세자저하 너무 멋지다 ㅠㅠ
-살인미소가 요있네 ㅠㅠㅠ
-아 ㅅㅂ 궁년들 진짜 니네 카페가서 놀라고 ㅡㅡ
-ㅋㅋㅋ 궁년이래ㅋㅋㅋㅋ
오늘도 어김없이 태양의 활약으로 축구 커뮤니티가 연신 태양의 이야기를 할 때, 태양의 팬카페에서는 태양이 경기 입장 전에 보여준 웃는 모습이 화제였다.
-이건 귀하네요
-우리 세자 저하께서 웃다니 ㅠ
-ㅠㅠㅠ 웃으니 보조개 뭐임? ㅠㅠㅠㅠ 너무 기여어 ㅠㅠㅠ
-세자 저하 웃을 줄도 아는구나 ㅠㅠㅠ
사실, 태양은 생각보다 자신을 노출하는 일이 드물었다.
뉴캐슬에서는 어린 선수의 멘탈을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게 했고, 축구선수이고 영국에 있다보니 TV 예능에서 태양의 모습을 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나마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게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공식 유튜브 채널과 SNS, 그리고 태양의 개인 SNS뿐이었다.
하지만 그 어떤 영상이나 사진에도 태양의 웃는 모습을, 그것도 정면으로 볼 수 있는 건 흔하지 않았다. 물론, 선수들은 태양 특유의 기분 나쁜 웃음을 자주 보지만.
아니, 거의 없다시피 했다.
세상에 처음으로 선보인 태양의 웃는 전면 샷에는 모르던 게 있었다.
태양의 한쪽 볼에는 보조개가 있었던 거다.
그게 뭐라고, 태양의 팬카페는 난리가 난 거다.
이쯤 돼서 지금 태양의 팬카페 회원은 10만을 넘어서 20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축구선수로서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팬카페는 어디까지나 한국 안에서만의 일이었고, 세계적으로도 태양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오르고 있었다.
지금 시점에서 태양의 SNS를 팔로우 하는 사람의 숫자만 봐도 알 수 있었다.
태양의 팔로워 숫자는 무려 2,500만으로 국내에서 30위 안에 들어가는 숫자고, 스포츠 선수 중에서는 역대 가장 많은 팔로워 숫자이기도 했다.
게다가 지금 이 순간에도 팔로워 수는 늘어나고 있었고, 그가 프로 데뷔한 것도 얼마 되지 않은데다 인스타를 시작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걸 생각하면 앞으로 더 많은 팔로워가 생겨날 예정이었다.
그 가운데 태양의 에이전트인 안나가 주목한 건 한국의 팬카페였다.
* * *
“…시즌이 끝나면 팬들과 만남을 추진한다고요?”
“듣기로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 구단이 아시아 투어를 한다면서요? 그때 맞춰서 한국 팬들을 위해 팬미팅을 여는 거예요.”
팬들과 만남이라고?
“…굳이?”
“굳이라니요! 지금 태양만 바라보는 한국의 20만 팬들을 무시하는 건가요?!”
안나의 격앙된 반응에 태양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제가 무슨 연예인, 아이돌도 아니고 팬미팅은 좀…….”
“무슨 소리예요, 예전에 한국의 스포츠 스타들은 다들 팬미팅하고 하던걸요?”
“그런가? 그런데 팬미팅은 갑자기 왜요?”
“다, 당연히 팬들을 위해서죠!”
뭔가 당황하는 그녀를 보며 나는 눈을 게슴츠레 떴다.
세상에 팬들을 위하는 에이전트는 없다.
팬이 돈이 된다면 그걸 이용해 먹는 에이전트는 있을지 몰라도.
내 시선을 받은 그녀는 이리저리 시선을 피하다가 이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사실은… 추진해 보고 싶은 사업이 있어서 그래요.”
“뭔데요?”
“굿즈요.”
“그게 뭐예요? 먹는 거?”
“굿즈를 몰라요? 보면 아이돌 얼굴이 박제된 노트나, 연필, 키링, 포토카드 등등.”
“아, 그거.”
요즘 우리 겨울이가 한국의 아이돌에 빠져서 포토 카드나 키링을 모으는 걸 본 적이 있었다.
그 말인즉…….
“내 얼굴을 팔아먹겠단……?”
“아니, 팔아먹다뇨! 이게 다 태양이 잘 먹고 잘 살길 바라는 내 마음이죠!”
그런 건가?
하긴, 구단과 계약하면서 초상권은 오로지 내가 독점하며, 내 얼굴을 사용하려면 인센티브를 지급해야 하는 계약까지 한 상황이니까.
내가 허락하면 굿즈 같은 거야 어렵지 않다.
그걸 에이전트가 하는 게 의아한 거지.
이 사람, 에이전트가 아니라 엔터테인먼트라도 차릴 생각인가?
뭐, 어떻게 보면 에이전시나 엔터나 비슷한 결이긴 하다만.
뭔 생각이지?
중간에 마진 떼먹을 생각을 하는 건가?
아니, 안나가 그럴 양반은 아닌데.
모르겠다.
“아무튼, 굿즈를 팔기 위해서 팬미팅을 한다? 너무 장삿속이라 그건 좀…….”
“그럼… 이렇게 해요. 이번에만. 이번 팬미팅에만 굿즈를 만들어서 무상으로 배포하는 걸로. 그 정도는 되죠?”
내 얼굴을 나눠준다는 게 조금 오글거리긴 한다만.
“팬들이 좋아한다면야… 한 번쯤은 해도 되겠죠.”
팬은 소중한 존재다.
내가 아무리 개망나니 축구선수라도 팬은 절대 무시할 수 없지.
팬이 있어야 근본이 생기는 거고 나의 대한 대접도 달라지는 거니까.
내 허락에 안나는 화색이 되었다.
저게 저리 좋아할 일인가?
“아무튼, 됐죠?”
나는 그리 말하며 낚싯대를 꺼냈다. 어제 빡센 경기를 해서 오늘은 회복훈련에, 마사지만 받고 일찍 퇴근한 날이다.
모처럼 할아버지들이랑 낚시를 할 생각이었다.
우리 집 연못에 생각보다 물고기의 유입이 잘 돼서 큰마음 먹고 확장해서 배도 띄울 수 있을 정도로 만들었는데, 확장하고 나서 한 번도 낚시를 못해기 때문에 오늘 해볼 생각이었다.
얼마 전에 할아버지가 팔뚝만 한 잉어를 낚은 걸 보니 손이 근질거려 미칠 지경이다.
아, 맞다.
이거 개봉해 봐야지.
조그마한 플라스틱 상자를 꺼내 열어봤다.
그 안에는 요 근래 낚시 용품을 사느라 친해진 낚시 가게 아저씨가 특별히 공수해 준 씨알이 굵은 지렁이가 있었다.
그리고 이건 한국에서 공수한 들깻묵이다.
잉어가 이거에 환장한다고 하더라.
내가 괴상한 걸 만지며 히죽 웃자 안나가 묘한 표정을 짓는다.
“왜요?”
“아니, 생각보다 그런 거 잘 만지는 거 같아서.”
뭐, 귀한 집 자식같이 보이는데, 징그러운 거 잘 만진다 그런 의미인가?
“낚시를 좋아하니까요. 아무튼, 끝이죠, 이제?”
“아,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요.”
“이번에는 또 뭘……?”
“구단에서 재계약 제의가 들어왔어요.”
“응? 계약한 지 얼마나 됐다고요?”
“나이와 주급체계에 맞춰서 줬는데, 막상 이번 시즌 활약이 너무 대단하니 나이를 배제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너무 짠 주급에 이적을 할지도 모른다 생각하는 거죠.”
응, 언젠가 이런 제의가 올 줄은 알았어.
생각보다 빨라서 그렇지.
뭐, 생각해 보면 내가 이렇게 빨리 엄청난 활약을, 그리고 꾸준하게 이어갈 줄은 구단도 몰랐겠지.
“구단 최고 대우로 맞춰달라고 해줘요. 그러면 5년 계약도 해준다고 하고.”
“오, 오 년 계약이요? 괜찮겠어요?”
“대우만 좋으면 가능. 굳이 다른 곳으로 옮길 생각은 없어서요.”
어떻게 만든 연못인데, 이곳을 두고 어떻게 가니.
에이, 안 되겠다.
안나의 말이 끝나기 전에 낚싯대를 챙겨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면서 이야기하죠. 할아버지 두 분 다 벌써 가 계셔서요.”
“그래요. 태양의 말은 최고의 대우만 해주면 5년도 가능하다?”
“아, 생각해 보니 그러면 안나한테 좋을 게 없겠네요. 4년 정도로 할까요?”
“감사합니다.”
안나가 꾸벅 고개를 숙인다. 동양 예절에 익숙해진 모습이 아주 보기 좋군.
계약 이야기가 끝나고도 안나는 함께 걸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이제 시즌이 끝나면 파티가 많이 열릴 거예요. 태양은 아직 미성년자라 별 일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여자를 조심해요.”
WAGs나 온갖 것들을 빌미로 합의금을 뜯어내려는 여자가 넘쳐나는 거야 이미 충분히 잘 알고 있었다.
물론, 지난 삶에서도 당해본 적은 없다.
남자답지 않게 이성에는 크게 관심이 없거든.
그렇다고 연애 한 번 안 해본 고자는 아니고, 그냥 있으면 귀찮아서 그런 것뿐이다.
“연애는 아직 관심 없어요.”
“부디 그 마음 계속 이어가…….”
“네?”
“아무것도 아니에요.”
…가끔 안나를 보면 얘가 에이전트인지 사생팬인지 모르겠다.
“태양아! 이것 봐라!”
안나를 게슴츠레 바라보는데 외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 시선을 돌렸다.
오!!
“잉어 엄청 크네요?!”
“봐라! 아주 그냥 월척이다! 확장했더니 큰 놈들이 심심하면 들어오는 모양이야!”
“이, 내가 말했잖여! 내 몸통만 한 메기도 여 산다니까? 그놈 잡고 말텨, 내가.”
메기라니.
영국 메기는 맛있으려나?
영국 요리가 맛이 없는 거지, 영국 식재료가 맛이 없는 건 아닐 거 아냐?
매운탕 땡기네.
“안나, 전 그만 낚시하러 가볼게요. 계약 잘 부탁해요!”
“아, 네. 음… 어, 즐겁게 낚시해요!”
“그럼요.”
안나를 두고 할아버지들 옆에 앉아서 내 낚싯대들을 모두 연못에 드리웠다.
“연못을 좀 더 고기들 살기 좋게 조성해야 허나?”
“이? 지금도 충분햐. 뭘 더 하려고 그랴?”
“사돈, 생각을 해봐. 여기 갈대 같은 게 무성하면 그 틈에 새끼도 더 많이 낳고 여서 살지 않겠어?”
“그렇긴 헌디… 내가 한 번 알아봐서 심어봐야겠네.”
할아버지들은 더 많은 물고기를 위해 연못을 꾸밀 생각에 빠지셨다.
참고로 이 연못에는 관상용 물고기, 예를 들면 비단잉어 같은 것들은 없었다.
오로지 낚시할 맛 나고 먹을 수 있는 고기들만이 우리 연못에 살아갈 수 있었다.
“어?”
세상에 낚싯대를 드리우기 무섭게 내 3번 낚싯대 찌가 움직였다.
냉큼 낚싯대를 들어 올리고 보이는 건…….
“에이, 베스네.”
베스였다.
뭐, 서구권에서는 베스를 맛있게 먹는다지만, 한국사람 입장에서는 아무리 맛있게 해도 맛이 없게 느껴지는 게 베스였다.
나는 잡은 베스를 그대로 연못에 던져줬다.
그런 나를 보며 껄껄 웃던 할아버지가 문득 생각이 났는지 말씀하셨다.
“우리 장손, 이번 시즌 끝나면 휴가 때 뭐할 거여? 어디 친구랑 놀러가는가?”
“글쎄요, 딱히 계획은 없어요.”
“이, 그럼 우리 가족 다 같이 어디 바다로 놀러가서 낚시나 하는 거 어뗘? 바다낚시는 해본 적 없지?”
“그거 괜찮은데요?”
이왕 하는 거 따듯한 지중해 섬 하나 빌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별장이 있는 섬을 빌리려면 어떻게 해야하지? 안나한테 물어봐야 하나?
바다낚시는 해본 적이 없는데, 민물낚시랑 다른 어떤 재미가 있을지 벌써부터 설ㅤㄹㅔㅆ다.
“다음 경기는 언제여?”
…가 산통이 깨졌다.
“이틀 뒤요.”
망할 파리 놈들을 우리 홈에서 맞이하는 날이 고작 이틀밖에 안 남았구나.
PSG를 참고한 첼시를 참고한 PSG를 홈에서 상대해야 한다.
나름대로 해답을 찾은 것도 모자라 참고자료까지 생긴데다, 리그는 수월하기 그지없는 PSG가 우리보다 더 많은 준비를 했을 게 자명한 일.
그래서 나도 나름대로 머리를 굴려야 했다.
“이? 이게 뭐여? 깻묵 아녀?”
“한국에서 공수한 거예요.”
“아이고, 태양아. 이건 반칙이지!”
“이이, 깻묵이면 잉어가 환장하는디. 잉어를 싹쓸이하겠다는 거 아녀? 반칙이구먼!”
“에이, 반칙이 어디 있어요. 큰 놈 잡으려면 어쩔 수 없어요.”
나는 그리 말하며 떡밥을 뭉쳤다.
그래, 컨셉을 정했다.
이번 PSG와 2차전은 훌륭한 떡밥이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