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140)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140화
[윤태양 프리미어 리그 득점 모음] [프리미어 리그 46골 실황 영상] [윤태양 드리블 모음] [윤태양 원더골 베스트 10]위에 것들은 모두 하나같이 디오스의 유튜브 시청 목록이었다.
디오스는 윤태양이 프리미어 리그에 데뷔한 이후로 꾸준히 그의 경기를 챙겨보다 못해 유튜브에서 그의 플레이를 몇 번이고 되풀이 하듯이 지켜보고 있었다.
“10분 만에 두 골… 그것도 저런 골을?”
디오스는 손톱을 잘근 깨물었다.
볼 때마다 그는 똑같은 말을 되풀이 할 수 밖에 없었다.
“괴물 같은 놈.”
그래, 저놈은 괴물이다.
자신이 컨디션이 좋으면 할까 말까 한 것들을 그는 아주 쉽게 그것도 매 경기마다 하고 있었다.
자기보다 천재는 없을 거라고 자부하던 디오스의 자신감은 그를 지켜볼 때마다 무너졌다.
‘나는 천재가 아니었구나.’
태양을 보며 디오스는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 뒤로 레알 마드리드의 오만한 천재는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에 임했다.
살면서 이렇게 열심히 한 적이 없을 정도로, 처절할 정도로 말이다.
그 덕분인지 몰라도 빠르게 성장했고, 1군 감독의 눈에 들었다.
디오스는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군 무대에서 놀라운 활약을 보이며 한자리를 꿰찰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멀었다.
자신이 라이벌로 삼은 상대는 이미 프리미어 리그를 정복한 상황이었거든.
“디오스, 선발이다. 가서 네가 그렇게 원하는 라이벌과 대결을 원 없이 펼쳐봐라.”
라르스 반 베이트호번 감독의 말에 디오스는 눈을 빛냈다.
“…감사합니다!”
* * *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현존 세계 최강 팀인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인 이곳은 예전부터 꾸준히 증축과 개선을 거듭하면서 지금에 와서는 전통 있는 구장이면서도 가장 세련된 구장으로 손꼽혔다.
무엇보다 압도적인 건 바로 관중석이다.
이곳은 리모델링 때마다 관중석의 규모가 바뀌었는데 2020년대 후반에 들어서는 확장공사를 통해 관중석이 10만석이나 되었다.
이는 산티아고 베르나베우가 처음 생겼을 때 관중석과 같은 규모고 역대 세 번째 규모이기도 했다.
10만이면 과연 꽉 차기나 할까?
이런 생각이 들겠지만, 놀랍게도 거의 매 경기마다 만석이었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1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관중석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사람들은 이곳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 오면 관객들의 압도적인 응원을 보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이곳 관중들은 일부 응원단을 제외하면 경기 내내 조용하다.
반칙이 나오거나 득점을 했을 경우가 아니면 이따금 한, 두 마디 응원을 하는 정도다.
쉬지 않고 노래를 부르고 소리를 치는 툰들과 함께하는 뉴캐슬에게는 더더욱 익숙하지 않은 장면이었다.
“콧대 높은 귀족들을 보는 것 같네.”
샬렛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의 관중들을 보며 그리 평가했다.
“난 이래서 얘들이 싫어. 저러고 보면 축구가 재미있나?”
스페인 사람인 실바는 레알 마드리드를 굉장히 싫어했다.
“뭔가 평가 받는 기분이야.”
린데만은 그리 평가했다.
가만히 지켜보는 게 ‘그래, 어디 얼마나 잘하는지 보자’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너는 어때?”
실바가 태양에게 물었다.
워밍업을 끝내고 라커룸으로 걸어 들어가던 태양은 이마에 맺힌 땀을 쓱 훑고는 말했다.
“쟤들 봐서 뭐해요. 우리 응원하러 온 툰들을 봐야죠.”
그 말에 모두의 시선이 원정석으로 향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팬들인 마드리디스타와 다르게 열정적으로 응원가를 부르짖는 툰들이 그곳에 있었다.
“그래, 네 말이 맞네.”
“우리 툰들이 저리 열심히 응원하는데 쓸데없는 곳을 왜 보고 있어요. 너네들도 마찬가지고.”
태양은 그리 말하고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네, 챔피언스 리그 4강전 2차전의 날이 밝았습니다. 여기는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입니다!] [10만 관중석이 거의 다 꽉 차 있습니다. 이렇게 보니 장관이군요!] [엄청난 열기입니다. 사실, 지난 1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가 무려 다섯 골을 넣으면서 앞서가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경기를 지켜보러 와줬네요.]사실상 승리가 확정된 상황이지만, 오늘 이렇게 수많은 마드리디스타들이 경기장을 찾은 이유는 윤태양과 디오스의 대결을 지켜보려는 이유가 첫 번째였고, 두 번째로는 마드리디스타들은 세계 최고의 리그를 프리메라리가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프리미어 리그가 최고라고 인정하지 않았다.
빅이어 하나 제대로 못 드는 리그가 무슨 최고의 리그인가?
대부분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오늘 뉴캐슬을 이기는 건 그런 그들의 자부심을 확인하는 순간이라고 볼 수 있었다.
[오늘의 선발 라인업 보고 가시겠습니다.]레알 마드리드
FW 디네이/앙헬로/디오스
MF 올메도/한니발/메네제스
DF 산티아고/칼론지/갈레고/마이어
GK 페나조이아
뉴캐슬
FW 샬렛/윤태양/일리뉴
MF 박스올/메넨데즈/고메즈
DF 반디아/무리시/아놀드/산체스
GK 리첼라
[뉴캐슬은 경미한 부상을 당한 린데만을 대신해 반디아가 오랜만에 큰 경기에 출전했군요. 레알 마드리드 역시도 부상당한 선수를 제외한 베스트 멤버로 출전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정말이지 방심을 하지 않는군요. 가용할 수 있는 최고의 전력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가 보입니다.] [무려 완벽한 베이트호번입니다! 그가 안일한 생각을 할 리가 없죠!]이름 없는 전력분석관으로 시작해서 현역 최고의 감독으로 손꼽히는 베이트호번.
그는 베이트호번, 한국식 발음으로 말한다면 베토벤이라는 이름과 어울리게 완벽주의자였다.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고 절대 방심 따위는 하지 않으며, 완벽한 승리를 거두는 게 목표인 지휘자였다.
그는 모든 면에서 완벽한 감독이지만, 가장 특기라 할 만한 것은 선수 개개인의 공략이었다.
어떻게 보면 첼시의 감독인 히스 조나단의 진화판이라고 볼 수도 있었다.
지난 경기 메넨데즈만 공략 당한 게 아니라,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로 뽑히는 카싸마나 델로아도 그에게 철저히 분석당해 무릎을 꿇은 전례가 있었다.
그런 그가 윤태양을 직시하고 있었다.
오늘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윤태양을 막아야 한다.
그를 막지 못하면 결국 레알 마드리드는 패배하리라.
물론, 오늘 경기에 지더라도 득실차로 인해 결승에 오르겠지만, 그는 그런 이유를 핑계로 홈에서 패배해도 된다는 생각 따위는 일절 하지 않았다.
베이트호번이 승리를 꿈꾸는 사이.
[자, 말씀드리는 순간 경기 시작됩니다!]경기는 레알 마드리드의 선축으로 시작됐다.
앙헬로가 디네이에게, 디네이가 후방으로 공을 돌리며 레알 마드리드가 전열을 가다듬고 서서히 라인을 올리면서 뉴캐슬을 압박해 들어간다.
레알 마드리드는 기본적으로 후방에서 빌드업을 주도한다.
그 중심에는 칼론지가 있다.
칼론지는 데뷔할 당시에만 해도 중앙 미드필더였고, 시간이 지나면서 후방 미드필더로 내려왔다가 베이트호번 감독 밑에서 수비수로 탈바꿈한 선수다.
그런 그가 주도하는 레알 마드리드의 빌드업은 점유율을 완벽하게 가져오면서 상대방을 하프라인 안으로 가둬둔 채 두들겨 팰 수 있게 된다.
[뉴캐슬이 점유율을 압도당한 상태로 라인조차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네, 점유율을 가져온 채로 칼론지가 후방에서 뉴캐슬의 빈 공간을 계속해서 찔러보고 있네요.] [뉴캐슬, 이대로 간다면 지난 경기와 다를 바 없이 레알 마드리드에게 휘둘리다 지게 됩니다!]이 상황에서 뉴캐슬이 선택한 방법은…….
[아! 뉴캐슬 2선 선수들이 1선까지 올라옵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최후방 라인을 압박해 들어갑니다!]게겐프레싱이었다.
2선 선수들까지 무려 여섯 명의 선수들이 일제히 레알 마드리드의 최후방을 압박해 들어간다.
2선의 빈자리를 채우는 건 풀백들이었다.
[너무 무리수입니다! 공간이 너무 많아져요!]레알 마드리드는 오히려 잘됐다는 듯 서로 눈빛을 빛냈다.
그 가운데 자연스럽게 최후방 플레이메이커로 불리는 칼론지에게 공이 향한다.
그 순간.
[윤태야아아앙!]이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 윤태양이 그 사이로 끼어들어 공을 커팅한다.
레알 마드리드를 몇 년이고 지켜봐 온 아르텔리의 도박수가 통하는 순간이었다.
뉴캐슬다운 모 아니면 도와 같은 극단적인 상황을 연출하게 되면 이걸 공략하려 들 테고, 당연하게 후방에서 날카로운 패스를 뿌려줄 칼론지에게 무조건 공이 갈 거라 생각한 아르텔리의 예측은 보기 좋게 맞아떨어졌다.
그리고 때마침 공을 커팅한 태양의 앞은 칼론지와 갈레고의 사이였다.
태양은 그 공간을 망설일 것 없이 파고 들어갔다.
무서운 속도로 짓쳐드는 태양을 향해 갈레고가 앞을 막아선다.
불과 1m밖에 되지 않는 공간, 태양은 갈레고를 앞에 두고 빙글 몸을 돌렸다.
턴을 하려는 태양의 움직임에 갈레고가 몸을 돌리는 태양의 길목으로 몸을 비집고 들어가는 순간, 태양이 멈춰서며 그대로 솜브레로 플릭으로 본인과 갈레고의 머리 뒤로 공을 넘겨 버리며 반대로 턴해서 떨어지는 공을 쫓았다.
[아! 마이어! 마이어가 왔습니다!]발이 빠른 풀백, 마이어는 태양이 공을 잡은 순간부터 센터백들이 뚫릴 상황을 예측한 감독의 지시로 곧 바로 센터백의 뒤로 달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태양이 멋들어진 솜브레노로 갈레고를 따돌리자마자 그의 앞에 길목을 막아설 수 있었다.
마이어는 태양이 떨어지는 공을 차지하는 순간을 노렸다.
그때였다.
태양이 떨어지는 공을 어깨로 받아 마이어의 뒤로 넘기며 마이어를 스쳐 지나간다.
그 순간 경기를 지켜보던 나이 지긋한 마드리디스타들이 움찔한다.
어디선가 많이 보던 익숙한 광경이었다.
어디서 봤더라?
그리 생각하는 사이 태양은 골키퍼를 앞에 두고 오른발을 휘둘렀다.
태양의 발을 떠난 공이 크게 휘며 골망을 갈랐다.
[골! 골입니다!] [저게 무슨 플레이인가요! 솜브레노로 갈레고를 제치고 마이어는 어깨 트래핑으로 제치고 골을 넣었습니다!] [상대 선수가 예측할 수 없는 기술로 돌파한 후에 골을 넣는 윤태양!] [경기 시작 12분 만에 윤태양이 한 골 추격해 나갑니다!]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노년의 마드리디스타가 허허, 웃음을 흘린다.
할아버지를 따라온 어린 마드리디스타가 의아한 얼굴로 자신의 할아버지를 바라본다.
“왜 그러세요, 할아버지?”
“글쎄, 저런 플레이를 어디선가 봤는데 말이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도통 기억이 나지 않는구나.”
“와, 저 선수같이 플레이하는 선수가 또 있었어요?”
“글쎄다…….”
노년의 마드리디스타가 과거를 뒤집는 사이.
태양이 공을 가지고 하프라인으로 가며 빠르게 경기가 재개된다.
킥오프되고 레알 마드리드가 다시 후방으로 공을 보내 빌드업을 시작하려 드는 순간, 뉴캐슬은 일제히 앞으로 나아가며 빠르게 게겐프레싱으로 압박해 들어간다.
그 모습은 마치 선수라는 나무 숲 사이에서 공이라는 토끼를 쫓는 사냥꾼같이 느껴졌다.
워낙 빠른 속도의 압박에 레알 마드리드의 패스도 빨라진다.
의식하지 않았지만, 그 공은 다시 칼론지를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대비하고 있던 한 선수가 또다시 공을 가로챈다.
[윤태야아아앙!]1선과 2선 사이에서 올메도가 무리하게 최후방으로 보낸 공을 커팅해 차지한 태양은 또다시 골대를 향해 달려간다.
2선에서 약간 처진 위치에 있던 한니발이 태양을 향해 부지런하게 달려갔다.
태양은 한니발을 향해 무섭게 돌진하면서 흘끔 한쪽을 계속해서 바라봤다.
태양이 바라본 방향으로 시선을 돌린 한니발은 태양의 시선이 닿은 곳에 샬렛이 있는 걸 확인해 뒀다.
그사이 태양은 오른쪽으로 빠져나가려는 무빙을 취하다가 시선을 완전히 돌려 샬렛을 바라본다.
그와 동시에 왼발 아웃프론트로 공을 바깥으로 끌려는 걸 본 한니발은 패스라 확신하며 태양의 왼쪽 방향을 차단했다.
그 순간 태양은 재빠르게 왼발로 밀어내던 공을 스치듯 지나가 왼발 인프론트로 공을 끌어와 한니발의 가랑이 사이로 밀어넣었다.
패스 페인팅으로 만든 완벽한 프리플랩을 이용한 넛매그로 한니발을 농락한 태양은 공을 가지고 전진했다.
태양을 향해 칼론지가 나선다.
태양은 칼론지를 두고 왼쪽으로 파고든다.
칼론지가 몸을 비스듬히 하며 태양이 향하려는 방향으로 발을 들이미는 순간.
태양이 멈춰서며 공을 뒤로 끄는 드래그백으로 칼론지의 다리를 피하더니, 칼론지의 등 뒤, 오른쪽으로 달려 나갔다.
몸을 비스듬히 하는 바람에 등진 상태로 태양의 돌파를 허락한 칼론지는 뒤늦게 태양의 뒤를 쫓았지만 쫓아가기 어려웠다.
남은 건 또다시 골키퍼 단 한 명.
아까 꼼짝없이 득점을 허락한 페나조이아는 일찍이 달려 나와 태양의 앞을 막아섰다.
페나조이아를 앞에 두고 태양이 오른발을 휘둘렀다.
페나조이아가 그걸 보며 몸을 기울이는 순간, 휘둘러진 오른발은 공이 아니라 잔디를 밟았고, 태양은 왼쪽으로 공을 한 번 접고서 빈 골대를 향해 공을 툭 차서 밀어넣었다.
[…고, 골입니다! 득점 후 1분 만에 추가 득점 하는 윤태양!!!] [놀라운 무브먼트입니다! 윤태양! 오늘 진짜로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대역전극을 벌일 모양입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노년의 마드리디스타는 이곳에서 저 놀라운 움직임을 비슷하다 못해 똑같이 선보이며 레알 마드리드를 무너뜨린 선수를 떠올렸다.
“외계인…….”
“네?”
“마치 외계인, 그래, 호나우지뉴를 보는 듯하구나.”
너무 오래전이어서 지금 젊은 사람들은 기억하지 못하는 선수, 메시 이전에 세계 최강의 선수이자, 몰라서 못 막았던 선수.
오늘 태양은 마치 그 선수와 같았다.
그 가운데 노년의 사내에게 과거의 선수를 떠올리게 만든 태양은 묵묵히 골대로 달려가 공을 챙겨 하프라인으로 달려 나갔다.
디오스는 자신을 지나치는 태양을 바라봤다.
“세 골…….”
태양은 자신을 바라보지 않은 채 그저 앞으로 따라잡아야 할 골 수를 셀 뿐이었다.
디오스의 등골이 오싹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