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155)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155화
윤태양이라는 괴물을 최소 두 번 이상씩은 매 시즌마다 상대해야 하는 프리미어 리그의 팀들은 결코 안일하지 않았다.
윤태양의 모든 것을 연구 또 연구했고, 지금도 연구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를 공략해야만 뉴캐슬을 상대로 승리할 확률이 굉장히 높아지니 말이다.
아스날도 마찬가지다.
윤태양에게 고작 한 시즌 반만에 13개가 넘는 공격 포인트를 허락한 만큼 윤태양을 철저히 연구했다.
그 결과 공략이 가능해졌냐고?
사실, 최종적인 결과는 그를 막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결론만 나왔다.
아마 다른 구단들도 마찬가지일 거다.
그래도 아예 성과가 없는 건 아니었다.
일단, 윤태양에게 공이 가지 않도록 하는 게 아스날, 아니, 아마 대부분 팀들의 1차 목표가 됐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윤태양에게 넓은 공간을 주지 않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절대 1대1 상황을 만들지 말 것.
이 세 가지가 몇 안 되는 윤태양을 상대하는 방법이었다.
문제는 그게 쉽지 않다는 거지만, 그래도 첼시나 PSG가 나름대로 해답을 보여주지 않았던가.
그들의 사례를 참고서 삼아 아스날도 만반의 준비를 했건만.
“뭐지?”
전혀 소용이 없었다.
전반전이 끝나가는 지금, 태양은 종횡무진하며 아스날의 수비라인을 탈탈 털어버리더니, 심지어 해트트릭을 하고, 그것도 모자라 일리뉴에게 어시스트까지 기록하며 스코어를 4대0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아스날은 단 두 번의 유효슈팅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못하고 두들겨 맞기만 했다.
물론, 이것에는 바이스티거라는 분데스리가에서 건너온 이제 막 19살이 된 소년이 딜런 먼로를 완전히 묶어버리고 원터치로 최전방으로 보내는 롱패스 탓도 있었고, 메넨데즈가 효과적으로 수비라인 앞에서 수비라인을 보호하고 플레이메이킹을 한 것도 있으며, 그 앞에서 카싸마가 공격적으로 1선과 2선을 오가며 아스날의 진영을 뒤흔든 탓도 있었다.
하지만 가장 문제는 역시 태양이었다.
아무것도 통하지 않았다.
아스날 수준이 첼시나 PSG만도 못한 걸까?
그건 아니다.
아스날은 상대적으로 미드필더가 약하단 소리를 들어도 공격진이나 수비진은 우승권이라는 소리를 10명이면 10명 모두 똑같이 할 수준이었다.
특히 전방에 딜런 먼로가 세계적인 수준이라면, 후방에는 일카이 코작이 세계적인 수준이었다.
센터백이 아쉽다는 이유로 PSG에서 거액의 이적료로 데려가려고 할 정도의 선수다.
그 선수가 작정하고 만반의 준비까지 했는데, 막을 수 없다.
지난 시즌 첼시와 PSG가 보여준 것에 반도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무력하게 전반이 끝나고 감독은 곧 바로 코작에게 물었다.
“준비한 걸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거 아닌가?”
감독의 물음에 코작이 말했다.
“어렵습니다. 협력수비를 해도, 달라붙어도 뭘 해도 안 됩니다. 미묘하게 달라졌어요.”
“달라졌다고?”
“아니, 진화… 했다고 해야 할까요?”
그 말에 감독은 어이없는 얼굴로 코작을 바라봤다.
“저 수준의 선수가 더 진화를 한다고……?”
지금도 괴물인데 더 성장할 건덕지가 있단 말인가?
“코흘리개 소년이 무슨…이 아니라… 소년… 그래, 소년이었어.”
순간 감독은 소름이 돋았다.
그래, 상대는 이제 겨우 17세 소년이었다.
성장이 끝나지도 않았으며, 통상적인 선수들의 전성기 시절도 아직 10년이나 남은 어린 소년.
그 말은…….
“아직 발전한다는 건가…….”
소름이 돋는 수준이 아니라 이 정도면 공포에 질릴 수준이었다.
한편, 아스날의 감독이 공포에 질린 사이 아르텔리 감독은 스포츠 과학자들의 보고서를 떠올렸다.
지금까지 꾸준히 키가 큰 태양은 지금 186cm나 됐다.
그 와중에 코어, 근육량, 유연성 등 신체와 관련된 것들은 모두 크고 작게 발전했다.
태양은 주력도 늘었으며, 몸싸움은 일리뉴나 바이스티거와 붙어도 지지 않을 정도로 힘이 세졌고,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넘어지지 않는 균형감각을 가졌다.
스포츠 과학팀의 철저한 관리가 만들어낸 결과였다.
하늘이 내린 천부적인 재능을 100%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더 놀라운 건 아직 17살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더 발전할 거라는 거다.
그렇다면 전성기에 다다를 즈음에 태양은 어느 수준이 된다는 건가?
“상상만 해도 설레는군.”
설레는 마음을 뒤로하고 라커룸에서 선수들을 격려하고 후반전을 준비해 내보냈다.
[네, 후반전 시작됩니다. 일리뉴 선수가 나가고 아우레 선수가 들어왔습니다.] [아르헨티나에서 데려온 선수인데요, 뉴캐슬의 아시아투어를 보니 굉장히 영리한 공격수더군요.] [그렇습니까? 어떤 스타일의 선수인가요?] [맨체스터 시티의 전설적인 공격수인 아구에로 선수와 비슷한 유형의 선수였습니다.]아우레는 떨리는 마음으로 경기장을 훑었다.
아르헨티나에서도 수많은 관중들이 지켜보는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무려 9만이나 되는 관중은 그로서도 처음이었다.
더욱이 이곳은 모든 축구선수들의 꿈이라고 할 수 있는 프리미어 리그, 그곳에서도 성지로 취급하는 곳이었다.
떨리지 않는다면 거짓말이었다.
“긴장 풀어.”
그런 아우레에게 태양이 다가가 어깨동무하며 말했다.
아우레는 태양의 어깨동무에 흠칫했다.
나이야 자신이 몇 살이나 많지만, 태양은 자신이 함부로 할 수 없는 위치에 오른 선수여서 그런지 대하는 게 어려웠다.
“어깨가 딱딱하게 굳었네. 긴장 풀어. 여기 뭐 대단한 거 같아도 별 거 없어.”
말이야 쉽지…….
“축구의 성지? 웃기는 소리지. 메시의 나라에서 온 선수가 월드컵 우승한 지 반세기가 넘은 나라에서 쫄면 되겠어?”
“그, 그게 그런가?”
왠지 모르게 굉장히 설득력 있는 말이었다.
“평소대로 좋은 위치에서 움직이고 있어. 골맛 좀 보게 해줄 테니까.”
이 말은 굉장히 신뢰가 갔다.
아우레는 긴장되던 마음을 다스리고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후반전도 뉴캐슬이 완전히 지배하는 경기였다.
아스날은 어느 위치에서도 자신들의 플레이를 할 수 없었다.
이적생들이 좋은 활약을 펼쳐준 것도 있고, 그 중심에 발롱도르 수상자인 카싸마가 있는 것도 맞지만, 기존 선수들도 우승을 하면서 먹은 경험치가 컸다.
애초에 선수단 전원이 잠재력이 큰 뉴캐슬은 경험치를 먹은 값을 제대로 해줬다.
아스날은 당장 미래에 카싸마와 델로아의 뒤를 이어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로 손꼽히게 될 메넨데즈조차 넘지 못했고, 공을 차지한 메넨데즈는 대지를 가르는 패스로 단숨에 태양에게 공을 연결했다.
태양이 공을 잡자 카싸마는 1선까지 올라와 톱 쓰리를 형성해 아스날의 수비라인을 교란했다.
그 가운데 태양은 헝크헷을 제치고 카싸마가 코작을 끌어내는 순간 코작의 뒤를 노리고 크로스를 올렸다.
채찍같이 휘어 들어가는 공을 향해 아우레가 득달같이 달려 들어가 공을 슈팅했다.
[골! 골입니다. 5대0! 커뮤니티 실드에서 처참한 모습을 보여주는 아스날!] [아니요, 아스날의 경기력이 처참한 게 아닙니다. 지난 시즌 챔피언이 강해졌습니다. 지난 시즌보다 더 강해졌어요!] [오늘 경기는 2연패를 노린다는 출사표인 것 같습니다.] [오늘 경기를 지켜본 다른 팀의 감독들은 긴장해야 할 것 같습니다.]아스날의 기세가 완전히 꺾여 버린 걸 확인한 감독은 태양을 교체했다.
벤치로 향하는 태양을 향해 웸블리 스타디움에 관중들이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 * *
[아스날, 5대1 충격적인 패배.] [윤태양, 3골 2도움. 더 강해졌다.] [뉴캐슬 커뮤니티 실드 제패!]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기립박수를 받는 윤태양(사진)] [윤태양, 이번 시즌도 맹활약 예정!] [윤태양을 누가 막을 것인가?]뉴스기사를 보니 온통 내 칭찬일색이다.
댓글도 다를 게 없었다.
이런 기사나 댓글 이제 물리지 않냐고?
그럴 리가 있나.
날 칭찬하는 건데 늘 새롭고 짜릿하다.
“너흰 어디 가냐?”
그렇게 내 방이 아니라 모처럼 거실 소파에서 뒹굴거리고 있는데 동생들이 보인다.
내 목소리를 들은 동생 셋이 동시에 흠칫 놀란다.
“다들 왜 그래? 못 볼 사람 본 것마냥.”
“오, 오빠 거실에 있었어? 방이 아니라?”
“응, 곧 있으면 보미 분유 먹여야 할 시간이어서 미리 내려와 있었지?”
내 방에서 부엌까지 가는 건 너무 오래 걸리거든.
“근데 너흰 뭐해? 먹을 걸 왜 그리 들고 가고 있어?”
“어? 음… 그게.”
가을이가 머뭇하는 사이에 여름이가 말했다.
“소, 소풍 가는 중이야!”
“응! 큰오빠 우리는 소풍가는 중이야! 피크닉!”
“마, 맞아. 얘들이 하도 보채서 같이 나가는 중이야.”
피크닉이라고?
“어디로?”
“어디긴 정원이지.”
흐음.
나는 눈을 게슴츠레 뜨고 동생들을 바라봤다.
수상해, 아주 수상해.
“오빠한테 숨기는 게 있는 것 같은데?”
“그, 그럴 리가.”
셋이 동시에 내 시선을 피한다.
저럴 때 보면 누가 한 핏줄 아니랄까 봐 아주 그냥 똑같네, 똑같아.
그나저나 소풍?
정원에 개 잡았나?
아니, 안 잡힌 걸로 아는데.
아……!
얘들이 뭘 숨기는지 알 것 같다.
나는 동생들을 바라봤다.
먹을 것들의 구성을 보자.
통조림 참치, 우유, 무염 비스킷, 가시 없는 생선튀김, 고기, 육포.
뭐 이리 많이 챙긴 거야?
거기에 종이 접시까지.
“너희…….”
“응?”
“개 주려고 그러는구나?”
셋이 일제히 흠칫 놀란다.
“어, 어떻게 알아써, 오빠?”
겨울이가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묻는다.
“오빠가 한때 명탐정이 되고 싶었거든.”
“우아… 진짜?”
물론, 뻥이다.
“위험하다는 엄마 말도 안 듣고 몰래 나가서 먹을 걸 주고 그랬단 말이지?”
나는 짐짓 엄한 얼굴로 아이들에게 말했다.
셋의 얼굴이 순식간에 울상이 된다.
음…….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보미 밥 주고 올 거니까 여기서 기다려.”
“웅.”
“응.”
“으응…….”
동생 셋을 기다리게 하고 서둘러 분유를 타서 보미를 먹인 다음에 트림까지 시켜준다.
대충 30분이 지나고 내려와 보니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심각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오빠가 어떻게 할 거 같아, 언니?”
“글쎄… 못하게 하지 않을까?”
“엉아한테 잘 말해서 우리가 키우자고 하면 안 돼?”
“오빠! 큰 오빠는 효자라서 우리 말 보다 엄마 말만 들어!”
내가 효자이긴 하지.
그런데 효자라는 말은 어디서 배운 거야. 영국 와서 쓸 사람이 없는, 아, 할아버지인가?
“어쩌지?”
“뭘 어째. 다들 일어나.”
“…우웅.”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정원으로 나섰다.
“밥 주는 곳으로 안내해.”
동생들을 앞세워 걸어가다 보니 눈에 들어오는 게 있었다.
“강아지가 몇이야? 하나, 둘… 넷?”
“다섯 마리야!”
“강아지가 다섯이나 돼?”
와, 다섯이나 되는 새끼를 키우는 거야?
저 개가?
내 눈앞에 제법 큰 덩치에 개가 보였다.
셰퍼드인가? 아니, 늑대랑 비슷하게 닮았는데.
잡종인가?
정확히는 모르겠다만, 제법 큰 개가 새끼들 뒤에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큰 거 치고는…….
“엄청 말랐네.”
“그지? 먹을 거 많이 주는데 자기는 조금만 먹고 강아지들 다 준다니까?”
“그리고 젖도 먹여.”
젖 먹이는 모습까지 보여준 거면 아이들을 신뢰하는 건가?
그리 생각하는데 개가 코를 벌름거리더니 조심스럽게 다가온다.
나는 서둘러 동생들을 내 뒤로 보냈다.
여차하면 발로 차서라도 아이들을 보호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헥헥헥.
개는 혀를 내밀고 헥헥거리며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내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다가오다 두, 세 걸음 앞에서 멈춰섰다.
공격할 의사는 없어 보이네.
그때였다.
개는 그 자리에서 발라당 눕고는 배를 보여준다. 꼬리는 여전히 맹렬히 돌아가는 중이었다.
“야, 너 초면인데 그래도 돼?”
“왈왈.”
작게 짖는 게 괜찮다고 말하는 거 같았다.
“너 뭐여.”
내가 놈 앞에서 쭈그려 앉자 개는 등으로 기어 내 발등 위에 머리를 올린다. 마치 만져달라는 거 같아 무심코 손을 올리던 나는 흠칫 놀랐다.
이 자식 이거…….
“키워달라는 거냐?”
“왈……!”
이 녀석… 굉장히 똑똑한 놈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