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162)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162화
-아니, 이런 재미있는 경기를 한국이랑 브라질 놈들만 보고 있었어?
-미쳤네
-우리 툰들은 이미 이 경기를 보고 있었지
-영국놈들이 영국 A매치는 안 보고 이걸 본다고?
-당연하지 그는 우리의 왕이니까
-근데 윤태양 저 선수 대단하네 잘하는 건 알았지만, 혼자 브라질을 두들겨 패고 있네
-아직 성인이 안 됐다는 게 놀라울 뿐이야
-앞으로 오랜 시간 저 괴물이 축구계를 지배하겠군
브라질의 A매치 경기는 브라질 사람이나 상대팀이 아니더라도 이목을 주목시키고 많은 시청자를 끌어모은다.
그런데 그 상대가 윤태양이다?
꽤나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이나 스포츠 OTT를 이용해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제3자인 사람들은 그저 경기를 흥미롭게 바라봤지만, 브라질 선수단에 자기가 좋아하는 클럽의 선수가 있는 사람들은 치를 떨었다.
-저 괴물
-우리를 비참하게 만들었을 때 보다 더 잘해진 거 같은데?
-그 실력이 모자라서 더 성장했다고?
-저걸 또 상대해야 한다니…….
-악몽 그 자체다
-가만 보면 브라질 선수들 전부 다 윤태양에게 패배한 애들뿐이네
-이게 그거냐? 패배자 클럽?
-어벤져스라고 해두자…….
-복수는커녕 되려 복수하러 갔다가 오히려 두들겨 맞고 있는데?
-불쌍해…….
물론, 기뻐하는 사람들도 많다.
일단 대한민국 국민들, 그리고 툰들이었다.
“오오오! 잘한다!”
심지어 그들은 시티센터 펍에 모여서 브라운 에일과 함께 태양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리고 누구 보다 태양이 한 사람만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바로 태양의 가족들이었다.
“이야, 잘한다, 잘혀. 뉘집 자식인지 참 잘혀.”
할아버지의 말에 지성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우리 집 자식이죠. 제 아들입니다.”
“어휴, 뉘집 새끼길래 저런 자식을 난 겨?”
“아버지 자식이죠.”
“그랴, 그랴, 껄껄.”
신이 난 윤씨 부자를 보며 지민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바, 바아!”
TV에서 태양의 모습이 클로즈업되자 보미가 반응하며 손을 들어올린다.
“어머, 얘가 오빠를 알아보나?”
“우리 보미 똑똑한데?”
이제 100일을 막 넘긴 아이가 TV 너머 오빠를 알아보는 모양이다.
신기한 일이었다.
“어?”
“아……!”
“에이!”
그때였다.
가을이와 여름이, 겨울이가 동시에 안타까운 탄성을 지른다.
뭔가 싶어 어른들의 시선이 다시 TV로 향했다.
“브라질이 골을 넣었네.”
“쉽지 않은 상대긴 혀.”
“그러게 말이야, 사돈. 브라질은 늘 잘했지.”
“근데 골 넣은 사람이 일리뉴네?”
겨울이가 볼을 부풀렸다.
“일리뉴 나빠! 왜 골 넣어?!”
“일리뉴도 자기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거지.”
가을이가 그런 겨울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다독였다.
하지만 겨울이는 일리뉴가 다른 팀인 게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이다.
“우리나라 지면 어떻게 해?”
여름이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형아 슬프할 거 아냐?”
“우리 차남이 그런 것도 생각하는구나.”
지성이 웃음을 터뜨리며 여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래, 그러고 보니 우리 아들 국가대표지.
저기 저렇게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데도 상기할 때마다 놀란다.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데 현실은 지금 아들은 영국 땅에 가족을 두고 조국으로 돌아가 나라를 위해 뛰고 있었다.
18살, 아니, 17살 소년이 온 국민의 기대를 등에 짊어지고 뛰고 있었다.
내가 저 나이에 태극기, 온 국민을 등에 짊어지고 뛴다면 어땠을까?
상상만 해도 숨 막힐 것 같았다.
그런데 아들은 그게 당연하다는 듯 그 모든 걸 짊어지고 저렇게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참, 대단한 아들이야.”
아버지는 누구보다 아들이 자랑스러웠다.
* * *
한편, 태양은.
“아, 거, 참.”
가족들이고 온 국민의 기대고 뭐고 답답한 얼굴로 골대를 보고 있었다.
기껏 골을 넣었구만 순식간에 따라잡혔으니 답답할 수밖에.
“뭐 어쩔 수 없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득점이었다.
브라질 선수들은 강하다.
아무리 현역 대한민국 국대 센터백들이 역사상 최초로 유럽파로 구성된 선수단이라 하더라도, 심지어 그 앞을 지키는 미드필더 역시 유럽파라 하더라도 상대는 유럽 최고의 선수들이었다.
작정하고 선수단 전원이 죄다 달려들면 막는 게 쉽지 않았다.
태양은 동료들이 브라질 선수들 특유의 삼바 리듬을 어려워하는 걸 느꼈다.
단순한 별명이 아니라 브라질 선수들 특유의 리듬은 쉽지 않다.
스탭을 자기 마음대로 가지고 놀면서 선수들을 혼란하게 만들거든.
문제는 한국 선수들에게는 그게 굉장히 생소하다는 거다.
유럽식 축구를 배워오면서 유럽과는 어떻게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브라질 저 특유의 리듬, 남미 선수 특유의 개인기는 실제로 볼 일이 없었던 한국 선수들은 어렵게 느껴진다.
적어도 태양은 그렇게 생각했다.
물론, 브라질이 압도적으로 강한 게 가장 큰 이유지만.
그래도 흐름을 타고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공격으로 동점 골을 먹힌 뒤부턴 단단히 걸어 잠그고 몇 번이고 골대를 두들기는 브라질의 공격을 잘 막아냈다.
[전반전 종료됩니다! 스코어는 2대2! 윤태양 선수의 활약을 바탕으로 세계 랭킹 1위 브라질을 상대로 잘 싸우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아주 좋습니다. 이대로 잘 싸워서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냈으면 좋겠습니다.]한참이나 지난 것 같은데 이제 겨우 전반전이 마무리되고 하프타임이 찾아왔다.
이비카 감독은 전술을 약간 변경했다.
이대로 두면 태양에게 체력적인 부담이 너무 컸다.
김현수를 빼고 미드필더 김종연을 투입했다.
김종연은 이현석과 김호와 다르게 공격적인 타입의 미드필더였다.
주로 2선과 1선 사이에서 태양에게 공을 연결해 줄 역할을 할 거다.
이렇게 되면 이현석과 김호는 좀 더 센터백 라인을 지키는 역할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전술을 수정한 이비카는 태양에게 다가가 물었다.
“후반에 수정한 전술을 점검하고 자네를 교체하도록 하겠네.”
그 말에 바나나를 입에 물던 태양이 멈칫했다.
“왜? 무슨 할 말이라도 있는가?”
“감독님, 그냥 풀타임으로 뛰면 안 될까요?”
“…괜찮겠나?”
“우리나라가 브라질을 이긴 게 단 한 번밖에 없대요. 9경기나 붙었는데요. 한 번쯤은 이겨서 국민들이 기쁘게 해줘야죠.”
태양의 말에 이비카는 감탄했다.
어린 선수가 조국을 위해 이럴 수 있나.
요즘 세상에는 드문 일이었다.
국가대표조차도 자신의 커리어와 몸값을 올리는 방법 중 하나로만 생각하는 선수가 수두룩한 요즘 아니던가.
이비카는 근본도 실력도 모두 갖춘 태양의 모습에 감탄하며 그의 어깨를 두들겨 주었다.
“그래, 자네가 원한다면 그렇게 해야지.”
“감사합니다.”
감독이 물러나자 태양은 다시 바나나를 입에 물고 당을 보충하며 후반을 준비했다.
땀에 젖어 피부에 쓸리기 시작한 유니폼을 보송보송한 새것으로 바꾸고 양말도 갈아신었다.
그런 태양의 모습을 보면서 선배들은 말을 잊었다.
어린애가 저렇게 필사적으로 이기려고 하는데, 모범이 되어도 모자랄 판에 뭐했나 싶다.
한동안 정적이 감돌던 가운데 주장을 맡은 김호가 목소리를 높였다.
“자, 얘들아. 후반전에서는 더 필사적으로 한 번 뛰어보자. 지금 2대2잖아. 잘하면 이길 수도 있어. 우리가 언제 한 번 브라질 이겨보겠냐? 이번에 이기면 수십 년 동안 기록에 남는다. 브라질 이긴 선수단으로. 알지?”
“이야, 그 말 들으니 왠지 힘나네.”
동갑인 박동근이 씨익 웃으며 말하자, 김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친선경기라고 설렁설렁 뛰려는 새끼는 진짜 나한테 뒤진다, 알았지?”
“네!”
마음을 다잡은 선수들이 라커룸을 나섰다.
[네, 선수들이 나옵니다. 김현수 선수가 나가고 김종연 선수가 들어왔습니다.] [서울에서 뛰는 선수인데요, 이번 시즌 맹활약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선수입니다.]휘슬과 동시에 재개된 후반전.
김종연의 투입 유무와 상관없이 경기는 여전히 브라질이 주도했다.
그 가운데 후방에 있던 배상현은 태양의 말을 떠올렸다.
‘공을 가지면 감독님 말 무시하고 일단 맨 앞으로 보내. 롱패스를 하라고.’
그래도 될까?
‘내가 커버친다니까.’
자기보다 어린놈이 하는 말을 뭘 믿고 하겠냐만은 상대는 태양이었다.
한국에서 흔히 말하는 OO호의 황태자, 윤태양은 이비카의 황태자였다.
아니, 황제인가.
어쨌든 배상현은 태양의 말을 상기하며 공을 차지할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사실 배상현에게 이렇게 부탁하지 않아도 한국 선수들 모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공을 가지면 태양에게 패스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가운데 오늘 몇 번이고 델로아에게 달려들었던 김호가 델로아의 공을 가로챘다.
[아! 김호, 공 가로챕니다!] [브라질 선수들이 태세를 전환해 압박에 들어갑니다.]김호가 공을 가지는 그 순간, 브라질 선수들은 태양을 향하는 길목을 가로막고 압박해 들어갔다.
뉴캐슬을 상대로 할 때는 어떻게든 결국 태양에게 공이 갔지만, 대한민국 선수들은 브라질의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해 태양에게 공을 보내지 못했다.
델로아는 뒤를 흘끔 바라봤다.
이대로라면 보다 못한 태양이 또다시 내려와서 공을 가져가겠지.
그러면 또 골을 넣을지 모르겠지만, 중요한 건 그러면 그럴수록 태양은 지칠 거다.
지치면 나가겠지?
그러면 이 경기는 브라질의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공을 앞으로 전개하지 못한 김호가 공을 뒤로 돌렸다.
공을 가진 유성재는 김호와 이현석이 브라질 선수들에게 둘러싸인 걸 보고 쉬이 앞으로 공을 보내지 못했다.
그사이 브라질 공격수들이 자신을 압박해 들어온다.
유성재는 빠르게 주변을 훑었다.
“음.”
배상현이 똥 마려운 강아지마냥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유성재는 배상현에게 공을 패스했다.
배상현은 브라질 선수들이 자신에게 달려들기 전에 냅다 공을 앞으로 멀리 뻥 차버렸다.
“엇……!”
유성재가 눈에 불을 켜고 배상현을 바라봤다.
기껏 공을 줬더니 저런 똥볼을……?
하지만 유성재의 생각과 달리 배상현이 찬 공은 정확하게 태양이 있는 위치로 떨어지고 있었다.
태양이 떨어지는 공을 확인하고 공을 쫓아 자리를 잡자 브라질 선수들이 달려들었다.
태양이 그 가운데 가슴으로 공을 받아내 발아래로 떨군다.
앙헬로가 떨어지는 공을 향해 발을 들이미는 순간, 태양은 떨어지는 공을 향해 발등을 들이대며 머리 뒤로 넘기고는 몸을 돌린다.
그 앞을 가로막은 건 다름 아닌 완더레이.
완더레이가 바짝 달라붙는 가운데, 태양은 어깨로 공을 트래핑한다.
그사이 앙헬로가 태양이 어깨로 트래핑한 공을 뺏기 위해 태양에게 어깨를 들이민다.
태양은 밀리지 않고 머리로 공을 떨궈낸다.
기다렸다는 듯 다시 한번 발을 들이미는 완더레이, 태양은 완더레이의 발을 피해 공을 왼발로 흘리며 왼쪽으로 몸을 옮긴다.
완더레이가 왼쪽을 차단하는 순간, 태양은 공을 오른쪽으로 접고 빠르게 완더레이와 앙헬로 사이를 파고들었다.
“오!”
둘을 따돌렸나 싶은 순간, 태양의 앞을 가로막는 무리시.
태양은 반가운 얼굴을 마주하며 씨익 웃고는 무리시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 자리에서 단숨에 왼쪽으로 공을 차고 빠진 탓에 적어도 무리시의 시야에서는 순식간에 사라진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던 거다.
세 명의 선수를 제친 태양은 골대를 바라보며 슛 타이밍을 노린다.
“이 괴물 자식!”
그런 태양을 향해 주니뉴가 이를 악물고 달려와 길을 막아서려 들었고, 태양은 그 주니뉴가 오기 전에 슈팅하려는 듯 다리를 휘둘렀다.
주니뉴가 움찔하며 그 자리에서 몸을 빙글 돌리는 사이, 태양은 슈팅하려던 오른발로 공을 왼쪽으로 접고 들어갔다.
슈팅 페인트에 완벽하게 속아 넘어간 주니뉴가 어리둥절하는 사이, 그래도 그가 벌어다준 짧은 시간에 산체스가 태양을 쫓을 수 있었다.
하지만 태양의 앞을 가로막기에는 너무나도 짧은 시간이었다.
산체스가 태양에게 다다르기 전에 태양은 한발 빠르게 골대를 향해 공을 슈팅했다.
공 중앙을 때리는 강력한 왼발 슈팅에 뻗어나간 공이 골키퍼 앞에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요즘 세상에서는 거의 보기 힘든 무회전 슈팅에 에바닐송의 얼굴이 당황으로 물들어가는 사이.
춤추던 공은 갑작스럽게 오른쪽으로 뚝하고 떨어져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고, 고오오오올! 골골골! 골!] [해, 해트트릭! 해트트릭입니다! 윤태양이 브라질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합니다!] [스코어는 3대2! 다시 대한민국이 브라질을 앞서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