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169)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169화
@V_G07
[배신자가 파리로 온다]바실 그라디나루가 SNS에 게시물을 올렸다.
@Labros_T
[배신자를 짓밟고 뉴캐슬에게 복수한다]이어서 칠리기리스도 게시물을 올렸다. 두 사람 다 배신자를 언급하고 있었다.
배신자 카싸마.
어느 순간 PSG에서는 카싸마를 그렇게 부르고 있었다.
카싸마 입장에서는 억울할 일이었다.
그래, PSG를 버리고 떠난 것은 맞다. 하지만 그 원인은 그라디나루와 칠리기리스의 알력 다툼 때문이 아니던가.
그런데 두 사람은 카싸마가 떠나자 언제 다퉜냐는 듯이 끈끈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아니, 보이는 척 하는 걸까?
어쨌든 지난 시즌 후반에 미끄러져 10여 년 만에 우승을 놓친 PSG는 이 악물고 새로운 시즌을 준비했다.
카싸마의 빈자리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뛰던 리니에르를 영입하며 대체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비앵베누를 영입했다.
이뿐만 아니라 레알 마드리드의 신성 중 하나인 사베리오 가르시아를 영입하며 공격진을 강화했다.
거액의 이적료로 세 명의 선수를 영입한 파리는 리그 모든 경기에서 4대0 이상의 성적을 내며 미쳐 날뛰고 있었다.
그런 만큼 기대할 수밖에 없다.
이번에는 뉴캐슬을 이길 수 있다는 기대 말이다.
-저번에는 졌지만, 사실 우리가 지는 게 이상한 거 아니야?
-그렇지 우리는 발롱도르 위너가 두 명이나 있다고
-그 둘 모두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지 뉴캐슬을 이기지 못할 리가 없어
-복수다
-배신자와 뉴캐슬 모두 부숴 버리자고
PSG를 사랑하는 파리지앵들이 복수를 다짐하는 사이, 뉴캐슬 선수단이 파리에 입성했다.
구단 전용기를 타고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길.
태양은 질색을 했다.
“와, 길바닥에 쥐 돌아다니는 거 봐라.”
뭐 그리 생명을 중요시하는지 프랑스는 쥐가 날마다 늘어나고 있었다.
이 정도 규모면 정말로 셰프 머리 위에서 조종하는 변종 쥐가 한 마리 정도 있어도 이상할 거 없을 정도다, 라고 태양은 생각했다.
“싸마, 너는 여기서 어떻게 살았냐?”
“음.”
카싸마는 말을 아꼈다.
PSG는 사랑하지만, 그 역시 파리는 사랑하지 않는 모양이다.
그럴 만하다.
쥐가 늘어나서 그런 건지 몰라도 지하철역에서나 나던 악취가 거리에서도 나는 것 같았으니 말이다.
“이 정도면 공기 더러운 런던보다도 살기 힘든 곳 같아.”
“넌… 파리를 꽤나 싫어하는군.”
카싸마의 말에 태양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상하게 싫네?”
“그래서 지난 시즌에 우리를 그렇게 괴롭힌 건가?”
“그건 PSG가 못해서.”
“하하.”
카싸마는 웃음을 흘렸다.
그사이 버스는 어느새 PSG의 홈구장인 파르크 데 프랑스에 도착해 있었다.
그때였다.
퍽!
누군가 버스 차창으로 날계란을 던졌다.
“뭐야?”
그 차창 옆에 앉아있던 무리시의 인상이 일그러지는 사이, 바깥에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배신자는 돌아가라!”
“꺼져라!”
“배신자 새끼!”
바깥에서 들리는 소리에 카싸마의 인상이 굳는다.
“오우, 혁명이라도 일어난 줄 알겠네.”
태양이 재밌다는 듯 버스 밖을 바라보며 말하자 카싸마가 태양을 보고 물었다.
“뭐라는지 아는가?”
“배신자 정도는 알아들었어. 진짜 쪼잔한 새끼들이네. 이래서 파리 놈들이 싫어.”
태양은 실실 웃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가자.”
“…….”
“뭐야 쫄았어? 바깥에 경호원들 쫙 깔려서 공격당할 일 없어, 나와.”
“누가 쫄았다는 거냐.”
“가서 짓밟아 버리자고 했잖아.”
“그래.”
태양은 그리 말하고 가장 먼저 버스에서 내렸다.
이런 일을 여러 번 겪어본 것처럼 대범한 태양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카싸마는 이내 결연한 표정으로 버스에서 내렸다.
* * *
[챔피언스 리그가 끝난 게 어제 같은데 벌써 새로운 시즌의 챔피언스 리그가 찾아왔습니다! C조 P파리 생재르맹과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대결입니다!] [오늘의 선발 라인업을 보고 가시죠! 먼저 PSG입니다!]PSG
FW 그라디나루/칠리기리스/가르시아
MF 마옐레/리니에르/비엥베누
DF 멘데스/알론소/왈모르/달리왈
GK 란돌
뉴캐슬
FW 샬렛/윤태양/일리뉴
MF 카싸마
박스올/메넨데즈
DF 린데만/무리시/바이스티거/가브리엘
GK 리첼라
[PSG는 이번 시즌 무서운 공격력을 이끌어가고 있는 베스트 11이 모두 나왔습니다.] [뉴캐슬은 산체스 선수를 대신해서 가브리엘 선수가 나왔네요. 산체스 선수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선수인데, 시즌 전에 당한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다 이번 경기 전 훈련에서 산체스 선수가 가벼운 부상을 당하면서 첫 출전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팀워크 문제는 있을지 몰라도 가브리엘 선수의 실력은 걱정이 없을 것 같은데요?] [적어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보여준 모습만 보면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해설이 열심히 오늘의 선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선수들은 통로에서 입장을 준비하고 있었다.
칠리기리스와 그라디나루는 매서운 눈빛으로 카싸마를 바라봤다.
“배신자.”
“유니폼 갈아입으니 좋냐?”
두 사람이 으르렁대듯이 말하자 카싸마는 시선을 돌려 둘을 바라봤다.
“ㅈ같은 너희 둘을 보는 거 보다는 낫더군.”
“뭐?”
“이 새끼가…….”
“그렇게 잡아 죽일 듯이 싸우던 놈들이 내가 나갔다고 이렇게 사이가 좋아져? 신기한 일이야. 그렇지?”
카싸마는 서로 죽일 듯이 싸우던 두 사람이 화기애애하게 바뀐 이유를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
PSG의 주장이기도 했으며 선수단의 정신적인 지주로 완벽한 리더였던 카싸마였다.
여기에 발롱도르 위너로서 실력까지 겸비한 그는 팀 내 최고의 대우를 받고 있었다.
그 뒤 이인자 자리를 그라디나루와 칠리기리스가 서로 차지하려 아웅다웅하다 크게 싸우게 됐는데, 여기에 카싸마가 얽히게 되면서 그들은 그 순간 태세를 전환해 카싸마를 내쫓는 데 의기투합했다.
그를 쫓아내는 건 간단했다.
선수단을 이간질하고, 프론트에는 두 사람이냐 카싸마냐 선택하길 강요했다.
이때 구단에 회의감을 느낀 카싸마가 떠나길 원했고, 뉴캐슬이 카싸마를 얻게 된 거다.
떠나길 마음먹은 건 카싸마가 맞지만, 그렇게 만든 건 결국 두 사람이란 소리다.
그리고 둘은 카싸마가 떠난 뒤 카싸마만큼의 주급을 받고 사이좋게 PSG의 리더가 됐다.
그 둘은 의문을 표하는 카싸마를 보며 이내 비열한 웃음을 지었다.
“혼자 고고한 척 하는 건 여전하군.”
“위선자 새끼.”
둘의 말에 카싸마는 인상을 찌푸렸다가 이내 시선을 돌렸다.
대화를 더 이어나가 봤자 좋을 게 없어보였기 때문이다.
카싸마가 대화를 거부하는 모습을 본 그라디나루는 이번에는 태양에게 시비를 걸었다.
“쥐어터질 준비는 됐냐, 꼬맹이?”
그 말에 태양은 뒤돌아 그라디나루를 바라봤다.
태양은 말없이 그라디나루를 위에서 아래로 훑어보고 피식, 비웃음을 흘리고는 다시 앞을 바라봤다.
명백한 무시였다.
그 모습에 그라디나루가 이를 악무는 사이, 어느새 필드 입장 시간이 찾아왔다.
-지난 시즌에는 뉴캐슬이 이겼는데 이번에는 어떠려나?
-PSG ㅈㄴ 잘하던데 요즘
-잘하는 건 뉴캐슬도 마찬가지임
-솔직히 PSG는 그 스쿼드로 그 리그에서 못하면 뒤져야 함ㅋㅋㅋ
-그래도 프랑스 빅리그인데?
-빅리그? ㅋㅋㅋ 솔직히 PSG 빼면 네덜란드 리그보다 못함
-PSG가 다른 팀들 쪽 빨아먹고 말라죽이는 구조임
-뉴캐슬이 찐이지 ㅋㅋㅋ
-리그는 그렇다 쳐도 사실 스쿼드만 보면 막상막하긴 해
-내가 예언한다 윤태양 차이로 이긴다
-ㄹㅇ ㅋㅋㅋ
-원정의 축태양은 ㄹㅇ임
-한 번 NTR 당했는데 또 당하지 말라는 법 없음
-이미 파르크 데 프랑스는 축태양의 것이에요오오옷
-ㅋㅋㅋㅋ
-ㅋㅋㅋ
사람들이 실시간 중계로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마침내 주심의 휘슬과 동시에 경기가 시작됐다.
[뉴캐슬이 침착하게 빌드업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카싸마와 메넨데즈가 호흡을 맞추며 라인을 올리기 시작하네요.]traitre!!!
traitre!!!
그 가운데 카싸마가 공을 잡을 때마다 관중석에서 배신자라 외치며 야유가 쏟아져 나온다.
그 기세가 보통이 아니었다.
당장이라도 관중석에서 뛰쳐나와 카싸마를 때려죽일 것 같았다.
뉴캐슬의 동료들은 카싸마의 멘탈을 걱정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자기 플레이를 펼칠 수 있을까?
[아, 카싸마!! 리니에르와 비엥베누를 벗겨내고 그대로 패스! 함께 전진합니다!] [뉴캐슬 공격합니다! 일리뉴 다시 카싸마에게! 카싸마, 달려오는 알론소를 피해 그 뒤로 공을 찔러넣습니다!]날카로운 패스가 알론소가 빠진 공간으로 매섭게 파고 들어간다.
[패스! 잡나요! 아, 아닙니다. 대기하던 왈모르가 적절하게 걷어냅니다!]비록 최종 공격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날카로운 한 수였다.
적어도 이 야유 속에서 카싸마의 멘탈은 걱정할 필요가 없어보였다.
사실, 카싸마는 관중들의 야유는 신경 쓰이지 않았다.
지금 그는 오늘 경기에서 반드시 이겨 두 선수를 복수하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찼기 때문이다.
복수심은 사람을 쉽게 흥분하게 하고 그 탓에 판단력을 잃고 폭주하게 하기도 하지만, 카싸마는 그 반대되는 타입이었다.
목표가 있고 승부욕이 타오르면 그 어느 때보다 냉정하고 날카롭다.
[란돌 곧 바로 전방으로 공 보냅니다. 칠리기리스 공 따내고 그라디나루에게 패스! 그라디나루… 아, 바이스티거! 공 잘라냅니다!]절묘하게 공을 가로챈 바이스티거가 이번에는 역으로 뉴캐슬의 최전방으로 공을 패스했다.
대포알같이 위력적으로 뻗어나간 공을 일리뉴가 헤딩으로 받아내고 윤태양이 공을 쫓았다.
[윤태양! 공, 아, 곧 바로 힐로 백패스! 카싸마 달려들고 슈티이이잉!]일리뉴에게서 윤태양, 윤태양에게서 카싸마까지 그야말로 찰나의 시간, 카싸마는 다가오는 공을 다이렉트로 슈팅했다.
그리고 날카롭게 뻗어나간 공이 란돌을 피해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골! 골입니다!] [뉴캐슬의 선제골!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준 뉴캐슬!]파르크 데 프랑스에서 야유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카싸마는 잠시 고민했다.
득점을 했으니 기뻐하며 관중들을 조롱해야 할까?
아니면 지난 팀의 대한 예우로 입을 다물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할까?
“야, 뭐해?”
그때 태양이 다가왔다.
“응?”
“얼른 달려가서 칠리기리스랑 그라디나루 놀려먹어야지?”
“응? 어떻게?”
“하… 도발을 제대로 해야지. 내가 보여줄게.”
“뭘?”
태양은 쯧쯧, 혀를 차고는 공을 가지고 하프라인으로 돌아갔다.
보여준다더니 왜 안 보여주는 거지?
카싸마가 의아해하는 가운데 다시 킥오프, PSG가 거세게 밀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리니에르를 중심으로 빌드업을 해나가는 PSG! 리니에르가 비엥베누에게! 비엥베누가 다시 리니에르! 리니에르 공을 앞으로 패스합니다! 앗! 윤태양 가로챕니다!]공을 가로챈 윤태양이 달리기 시작했다.
뒤에 있던 비엥베누가 윤태양의 앞을 가로막았지만, 윤태양은 프리플랩을 이용한 그 특유의 넛매그를 선보이며 제쳐 버리고 단숨에 수비라인을 맞이했다.
역습 상황, 공격하는 선수는 윤태양밖에 없는 가운데 왈모르와 알론소가 태양을 향해 달려들었다.
태양은 왈모르를 상체 무빙만으로 제치고 알론소는 거리를 벌려 피하며 골대로 전진했다.
이를 지켜보던 란돌이 알론소의 위치를 확인하며 그와 함께 태양을 포위한다.
타이밍을 재던 태양은 공에 엄청난 스핀을 먹여 공을 위로 차올렸다.
순간 높이 솟아올랐던 공이 스핀에 따라 아래로 뚝하고 떨어지며 란돌의 뒤에 있는 골대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고, 골입니다! 놀라운 득점! 역시 윤태양!!] [뉴캐슬의 킹이 불과 1분 만에 추가 득점에 성공합니다!]득점에 성공한 태양은 열심히 달려 바실 그라디나루 앞에 달려와 그를 바라보며 앰블럼을 두드리고는 뒤로 돌아 자신의 등번호를 가리켰다.
“저… 미친놈.”
세상에 저런 도발이라니.
카싸마는 감탄했다.
바실 그라디나루와 칠리기리스의 말로 하는 도발은 어린애 수준이었다.
차원이 다른 어그로로 인해 PSG 선수들과 팬들 모두가 흥분하기 시작했다.
경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