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172)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172화
지난 시즌 쓰디쓴 실패를 맛본 맨체스터 시티는 대대적으로 선수보강에 나섰다.
보낼 선수는 보내고 데려올 선수는 데려온다.
비록 지난 시즌은 망쳤을지 몰라도 지금까지 맨시티가 해왔던 게 있었기 때문에 선수 수급은 어렵지 않았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던 마리오 쥘톤, 바르셀로나의 아모로스가 그 결과였다.
여기에 이번 시즌 맨시티가 공을 들여 키운 두 어린 선수, 에제크웸과 헨리 도멩게의 포텐이 일찍이 터지면서 맨시티는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고 있었다.
거짓말이 아니라 맨시티의 전성기 시절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사실 선수들의 수준은 맨시티의 황금기와 비교하면 약하다 볼 수 있었다.
이걸 해낸 건 어디까지나 지난 시즌 맨시티로 부임한 감독, 티모시 베르거 덕분이었다.
바이에른 뮌헨으로 마이스터 샬레와 빅이어를 들어올렸던 젊은 명장은 차분히 준비한 끝에 맨시티에 본인이 원하던 팀의 색깔을 입혀가고 있었던 거다.
“윤태양을 막아야 해.”
하지만 그 역시도 맨시티 선수들이나 팬들이 가지고 있는 PTSD를 공유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게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윤태양을 만나고 두들겨 맞았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는 어떻게든 윤태양을 막을 궁리를 했다.
사실, 이건 굳이 PTSD 때문만은 아니다.
뉴캐슬의 알파이자 오메가라고 볼 수 있는 윤태양을 막지 못하면 무조건 필패다.
문제는…….
“윤태양만 막아서 될 일이 아니라는 건데…….”
예전에는 윤태양이 이 팀의 모든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지금은 위험한 선수가 한, 둘이 아니다.
일리뉴의 대포알 같은 왼발이 있고, 윤태양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팀을 주도할 수 있는 발롱도르 위너 카싸마도 있었으며, 그 뒤에는 메넨데즈가 언제든지 대지를 가르는 패스를 찌를 준비를 하고 있다.
어디 하나 방심할 구석이 없는 스쿼드다.
그래서 인정해야 한다.
“우리 팀이 뉴캐슬보다 약하다.”
더 이상 과거에 취해서는 안 된다. 뉴캐슬은 우승팀다운 전력을 갖추게 되었고, 맨시티는 더 이상 제국이라고까지 불렸던 그 시절 위용을 잃었다.
이걸 인정하지 않고 경기에 임했다가는 필패다.
문제는 이걸 선수들에게 인지시켜야 한다는 거다.
제국, 맨체스터 시티 소속이라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선수단을 말이다.
“자, 상대는 뉴캐슬 유나이티드다. 우리의 왕관을 빼앗은 새로운 강팀이지. 그러니까…….”
“왕관을 빼앗아오자 이거죠? 그건 당연합니다. 고작 한 번 우승으로 거들먹거리는 건 못 봐주겠더라구요.”
“…그래도 윤태양이 있는…….”
“우리 팀의 전설 홀란드보다 골을 더 많이 넣었다고 으스대는 그 애송이 말입니까? 잘하긴 하죠. 하지만 우리 전설의 대한 예우가 부족했어요. 되갚아줄 겁니다. 되갚아줄 수 있고요.”
“하지만 지금 뉴캐슬은…….”
“오일머니로 얼룩진 팀 따위 우리가 이길 수 있습니다.”
“오일머니는 우리 구단도 마찬…….”
“수십 년 동안 다져진 우리 팀의 역사와 전통은 승리를 부를 겁니다.”
…선수들에게 인지시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럴 만도 한 게 아직 팀에는 우승을 밥 먹듯이 하던 시절에 있던 선수가 절반이나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새로 온 선수들, 어린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맨시티의 영광의 시절을 주입하며 자부심을 심어주고 있었다.
그게 잘못된 건 아니다.
문제는 그걸 되찾으려 하는 게 아니라 젖어 있는 게 문제다.
베르거는 이 현실을 어떻게 일깨워 줘야 하나 고민했지만, 그걸 해결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았다.
어느새 그들은 뉴캐슬의 홈구장인 뉴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 와 있었다.
-뉴 세인트 제임스 파크 위에 태양이 뜬다.
누구보다 빛나는 우리의 왕 앞에 무릎을 꿇어라.
뉴캐슬의 왕이여 리그의 왕중왕이여.
나의 태양왕, 우리의 태양왕이여.
우리를 승리로 이끌어주소서!
뉴캐슬을 연고로 한 인디 밴드가 만든 태양을 위한 응원가, 태양왕 찬가가 흘러나온다.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순식간에 퍼진 것만 봐도 뉴캐슬에서 태양의 위상을 알 수 있었다.
“무섭군.”
베르거는 광신도를 바라보는 듯한 시선으로 툰들을 바라봤다.
아니, 광신도가 맞는 것 같다.
지금 이 순간 전광판으로 툰들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그들은 하나같이 태양을 부르짖고 있었다.
개중에는 얼굴에 태양을 그린 사람도 있었고, 또 누군가는 구단 엠블럼 위에 태양 마크를 달아놓은 사람도 있었다.
아, 그런데 미친 건 툰들만이 아닌 것 같다.
뉴 세인트 제임스 파크는 돔구장이다. 지붕이 있다는 소리인데, 지붕 위 조명이 태양 형상으로 설치되어 있었다.
말 그대로 태양이 필드를 비추고 있다.
그래, 미친 건 툰만이 아니라 구단 자체도 태양에 미쳐 있었다.
고작 한 시즌 미친 활약을 보여준 구단 프랜차이즈 스타에게 간이고 쓸개고 다 빼준 느낌이다.
“진짜 왕 그 자체로군.”
베르거 감독은 혀를 내둘렀다.
* * *
[프리미어 리그 5라운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의 대결이 펼쳐지는 이곳은 뉴 세인트 제임스 파크입니다!] [요즘 뉴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는 새로운 별명이 태동하고 있죠?] [뭔가요?] [태양궁, 태양의 궁전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음, 한국 사람들에게는 좀 거슬리는 별명이네요. 하하하.] [아무래도 그, 북쪽을 연상케 하긴 하죠. 아무튼, 태양왕의 성이라는 뜻이니 우리 국민 입장에서는 가슴이 부풀어 오를 만한 별명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이제 오늘의 선발 라인업을 살펴볼까요? 먼저 뉴캐슬 유나이티드입니다.]뉴캐슬
FW 윤태양/일리뉴
MF 샬렛/카싸마/메넨데즈/파티노
다미아노
DF 무리시/아놀드/바이스티거
GK 리첼라
[아, 오늘 뉴캐슬은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습니다.] [샬렛과 파티노가 부담되는 포메이션이 아닌가 싶은데요. 아니면, 반대로 측면의 수비를 포기한 진형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제 예상입니다만, 뉴캐슬의 극단적인 공격 성향을 생각하면 쓰리백과 다미아노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공격적으로 나서는 공격 그 자체의 작전이 아닐까 예상되는데요?] [아, 그렇게 볼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이번에는 맨체스터 시티의 라인업입니다.]맨체스터 시티
FW 알케인/루크 영/호킨스
MF 아모로스/로자스/헨리 도멩게
DF 미아흐/에제크웸/네노브/마리오 쥘톤
GK 맥나마라
[반대로 맨시티는 이번 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준 베스트 11과 포메이션을 그대로 들고 왔습니다.] [맨체스터 시티 입장에서는 지난 시즌 뉴캐슬의 윤태양에게 여섯 골을 먹힌 걸 치욕적으로 생각하고 있거든요? 오늘 이 선수들이 그날의 치욕을 되갚아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ㅋㅋㅋㅋㅋ 얘들이 어케 윤태양을 막누
-절대 못 막음 ㅋㅋㅋㅋ
-아무도 못한 걸 맨시티가 해줄 리가 ㅋㅋㅋㅋ
-그래도 에제크웸 수비력 보면 무시 못함
-ㅋㅋㅋㅋ에제크웸 vs 바이스티거 누가 더 잘함?
-개인적으로는 바이스티거
-바이스티거
-바이스티거지 ㅋㅋㅋ
-바이스티거 완승이지? 근데 바이스티거도 적이었을 때 못 막았는데, 같은 팀 되고 보니 더 막기 어려운 게 윤태양이라고 했음 ㅋㅋㅋ
맨시티 팬들을 제외하고 대부분 사람들은 맨시티가 뉴캐슬을 상대로 복수하는 게 불가능하다 보고 있었다.
이번 시즌 뉴캐슬의 스쿼드가 워낙 괴물 같았기 때문이다.
[네, 말씀드리는 사이, 경기 시작합니다! 맨시티의 선축입니다!]그 가운데 시작된 경기.
맨시티는 빠르게 전방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10명 전원이 말이다.
[아! 맨시티 전원 공격에 나섭니다! 단숨에 골키퍼를 제외한 필드 플레이어 모두가 하프라인을 넘어갑니다!]모 아니면 도.
말 그대로 실패하면 뒤를 생각지 않는다는 듯 달려든 맨시티 선수들은 좁은 공간에서도 빠르고 정확하게 패스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지난 시즌을 말아먹으면서도 꾸준하게 같은 훈련을 받아왔다.
상황에 따라 어떤 패스를 해야 할지, 어디에 위치해 있어야 할지 몇 번이고 연습 끝에 그들은 이제 과장 조금 보태서 눈 감고도 패스를 이어갈 수 있을 수준까지 올랐다.
일체의 드리블 없이 공을 소유하자마자 다른 사람에게 넘기며 상대 선수들이 압박할 기회를 주지 않으면서 맨시티의 공은 어느새 최전방까지 다다랐다.
맨시티는 그 순간 모든 선수가 극단적으로 간격을 좁혔다.
[아모로스, 알케인에게! 알케인 루크 영에게! 루크 영, 호킨스! 로자스! 아, 정신없이 빠르게 패스가 전개됩니다!]로자스가 루크 영에게 공을 주면서 1선으로 치고 올라간다.
간격이 워낙 좁기 때문에 몇 걸음 옮겼을 뿐인데도 최전방 공격수와 라인을 같이 할 수 있었다.
루크 영이 올라오면서 수비수의 시선이 분산되는 사이, 알케인과 호킨스가 순간 생긴 빈 공간으로 파고 들어가자 루크 영이 스루패스를 찔러넣었다.
바이스티거의 등 뒤로 이어진 절묘한 패스를 이어받은 건 알케인이었다.
알케인은 공을 잡자마자 망설이지 않고 골대를 향해 슈팅했다.
[아, 골! 골입니다! 맨시티, 경기시작 42초 만에 득점에 성공합니다!] [전원 공격, 빠른 빌드업을 통해 순식간에 몰아붙인 맨시티!] [이번 시즌 네 경기 동안 고작 한 골만 허락했던 뉴캐슬을 상대로 득점합니다!]-오우
-미쳤다
-맨시티 감독 담력 지리네 망하면 오히려 골 먹히는 전술인데
-모 아니면 도 ㄷㄷㄷ
-그래 어차피 아무것도 못하고 질 바에야 뭐라도 해봐야지
-그리고 그걸 성공시키네 ㄷ
-ㅋㅋㅋㅋ 얼룩말 ㅈ같은 ㅅㅋ들 봤냐? 이게 킹갓제너럴시티다 ㅅㅋ들아
-ㅋㅋㅋ 오우 한 골 넣고 신나하는 덜푸른 ㅅㅋ들
-아 억울하면 골 넣으라고ㅋㅋㅋㅋ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뉴캐슬 선수들과 툰들이 입을 다문 사이, 원정석에서는 벌써 이기기라도 한 것처럼 환호했다.
“진짜 별짓을 다 하는군.”
아르텔리는 그리 말하며 슬쩍 베르거 감독을 바라봤다.
베르거 감독은 자신이 고심해서 짠 방법이 통하자 흥분한 듯 붉어진 귀를 하고서는 라인 가까이 서서 선수들을 닦달하고 있었다.
흥분하고 있는 건 맨시티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설마하니 이런 방식이 먹힐 줄이야.
“이렇게 되면 두 번째 플랜도 준비해야겠지?”
“당연하지.”
맨시티 선수들이 수근거리며 뉴캐슬의 공격을 맞이한다.
“집중해라!”
“집중!”
“간격 벌어졌잖아!”
맨시티 선수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당장 이걸 막지 못하면 기껏 만든 골이 아무것도 아니게 되기 때문이다.
그들은 공격을 했을 때처럼 전원이 라인을 내리고 극단적으로 간격을 좁혔다.
윤태양은 좁은 간격에서도 기가 막힌 돌파력을 보여주지만, 대부분의 선수는 이 정도 공간에서 공을 지키거나 패스하는 게 어렵다.
이건 어디까지나 다른 선수들의 공격을 제한하고 윤태양에게 공이 가지 못하게 막는 수단이었다.
그 안에서 어떻게든 윤태양에게 공을 전달하려고 카싸마가 고군분투했지만, 다른 선수들이 받쳐주지 못하니 카싸마 역시 힘을 낼 수 없었다.
그건 윤태양도 마찬가지.
보다 못한 그가 직접 공을 가져가기 위해 움직이는 사이.
맨시티 선수들이 한발 빠르게 카싸마가 메넨데즈에게 연결하려던 공을 가로챘다.
“달려!”
그 순간 맨시티의 주장 로자스가 외쳤다.
이건 기회다.
그들이 준비한 플랜과 상관없이 역습으로 골을 연결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
공을 가로챈 도멩게는 로자스의 목소리와 동시에 공을 최전선으로 찔러넣었다.
루크 영이 공을 잡고 그를 중심으로 맨시티의 공격라인이 뉴캐슬의 수비진을 향해 달려들었다.
[맨시티 다시 공격합니다!] [뉴캐슬 전반 초반에 두 골을 허락하나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뉴캐슬의 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