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213)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213화
“야, 넌 늙으면 미드필더해도 되겠더라.”
실바의 말에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왜 꼭 늙으면이라는 전제가 붙는 거죠?”
“지금은 네 득점력이 아깝잖아.”
“나이가 들면 골 못 넣을 거란 얘기?”
“아무래도 발도 느려지고 민첩성도 떨어지니 힘들지.”
“그러는 님은 마흔이 다 되도록 공격수로 뛰었잖아요?”
“나는 할 줄 아는 게 그거밖에 없으니 그런 거고.”
실바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실바 나이만큼만 공격수로 뛰고 그다음에는 미드필더로 뛸게요.”
“뭐야, 왜?”
왜긴 왜야.
“그래야 실바가 가진 모든 기록을 지우죠. 뉴캐슬 최고령 득점이 님이잖아요.”
“와… 너어는 진짜…….”
그러고 보니 최고령 득점왕이 몇 살이지? 그 기록마저 깨고 은퇴할까?
“아니, 꼭 그렇게 뉴캐슬에서 내걸 다 가져가야만 하냐?”
“황금 동상은 안 건드릴게요.”
뉴 세인트 제임스 파크 앞에 황금 동상은 이제 랜드마크 그 자체가 됐다.
“대신 그 뒤에 더 큰 동상 같은 거 세우려고 그러는 거 아냐?”
“놉.”
사람을 뭘로 보고.
“뉴 세인트 제임스 파크를 윤태양 스타디움으로 바꿀 건데요? 윤태양 스타디움 앞에 마테오 실바 황금동상. 어때요? 앞잡이 같은 느낌 아님?”
“와… 진짜… 와…….”
실바가 말문이 막힌 모습을 보니 통쾌하기 그지없구먼.
“아, 노력해야지. 윤태양 스타디움을 위해. 그런 의미에서 휴식도 중요하지. 전 이만 퇴근합니다.”
몸을 돌려 퇴근하려는데 그런 나를 바라보는 마테오 실바의 눈이 살벌하기 그지없다.
“윤태양 스타디움이라니… 재앙이 따로 없군. 그렇게 되기 전에 너를 은퇴시켜야겠어.”
실바가 나에게 달려든다.
무리수를 두는군.
“드미트리.”
어디선가 귀신같이 나타난 드미트리가 실바를 잡아챘다.
“으아아악! 윤태양을 처리해야 해! 저놈은 악마라고, 사탄 말이야 사탄! 이 자식아!”
“그럼 전 악마의 하수인 정도가 되겠군요.”
“끄아아악! 아파악!!”
실바의 비명소리와 함께 즐거운 퇴근길에 오른다.
훈련장 정문을 나오기 무섭게 사람들이 몰려든다.
퇴근길에 팬들이 기다리고 있는 건 익숙한 일이었다.
뉴캐슬에 사는 사람들은 나를 배려하는 건지, 아니면 싸인이고 사진이고 이미 가질 수 있는 건 다 가졌다고 생각하는 건지 몰라도 찾아오는 일이 이제 거의 없는데, 다른 지역이나 해외에서 오는 팬들이 이렇게 몰려온다.
그중에는 익숙한 말도 들려온다.
“왕! 왕 보러 여기까지 왔어요! 싸인 좀 해주세요, 제발!”
한국어였다.
원래부터 늘 그랬듯이 멈춰서 싸인이나 사진을 찍어줄 생각이었기 때문에 차를 멈추고 창문을 내렸다.
“한국에서 오신 거예요?”
“네!! 군대 가기 전에 윤태양 선수 보고 싶어서 여기까지 왔어요!”
군대라니, 갑자기 숙연해진다.
생각만 해도 마음이 아파온다.
나는 정성을 다해서 싸인을 해주고 사진도 한참이나 찍어줬다.
뭔가를 더 해주고 싶지만, 그러고 난 뒤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걸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이상을 해주진 못하고 집으로 향한다.
아.
그러고 보니 엄마가 고기 사오라고 했는데.
차를 돌려서 시티센터로 향한다.
근처에 주차해 놓고 잭의 정육점에 들렸다.
“어서 오… 오오! 왕께서 누추하신 곳까지 어인 행차입니까?”
잭이 나를 보고 반겨준다.
“오랜만이에요, 잭. 고기 괜찮은 거 있어요?”
“어떤 거? 소? 양? 돼지?”
“돼지요. 뱃살 쪽으로.”
“그… 삼겹살? 그거 먹으려고?”
“아뇨, 수육이라고 삶아서 먹는 한국 요리 있어요.”
“좋아. 왕을 위해서 삼겹살이라는 부위는 항상 준비해 놓고 있었지.”
영국에서 삼겹살이란 부위는 기껏해야 베이컨으로밖에 먹지 않는다.
물론, 다른 나라 음식에서 삼겹살 부위를 활용하긴 할 테지만, 영국이 베이컨으로만 먹는 게 어디냐.
영국이 삼겹살 부위를 베이컨을 모르는 상태로 알았다면 삼겹살에 장어를 꽂아서 젤리를 만들었을 수도 있다.
그나마 양호하면 삼겹살에 카레를 얹어 먹는 정도?
“자, 여기.”
“고마워요.”
“나야말로 고맙지. 첼시 놈들을 아주 신나게 두들겨 패 줬잖아.”
“하하하.”
“다음 경기가 챔스잖아? 맨유 놈들도 그렇게 패줄 거지?”
“당연하죠.”
“역시. 믿고 있을게.”
첼시랑 한바탕 했더니 맨유가 기다리고 있네.
그것도 챔스에서.
맨유 감독이 챔스에 힘을 싣고 있는 것처럼 보이던데 어떠려나?
* * *
[꿈의 구장 올드 트래포트에서 벌어진 축구 잔혹극.] [윤태양,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꿈을 짓밟다.] [해트트릭으로 1차전 3대2 승리를 이끈 윤태양.] [펠리시아노 멀티골에도 홈에서 승리를 놓쳐.] [허탈한 듯 하늘을 올려다보는 펠리시아노(사진)]맨유가 챔피언스 리그에 힘을 싣고 있어 리그와 달리 챔스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궁금해했던 태양이지만, 결과는 리그에서 붙을 때나 다르지 않았다.
펠리시아노가 미친 활약을 보여줬지만, 윤태양이 그보다 더 미친 활약을 보여주며 1차전 승리를 가져왔다.
-홈에서 패배는 큰데
-진짜 같은 프리미어 리그 팀들은 뉴캐슬만 보면 힘을 못 쓰는 듯
-윤태양 PTSD라도 있는 거냐
-ㄹㅇ 윤태양이 공만 잡으면 우왕좌왕이여
-맨유는 수비수도 좀 보강해야겠다
-ㅋㅋㅋㅋ 챔스 4강 쉽게 가겠네
-이 ㅅㅂ놈들아 3대2다 ㅡㅡ 2차전 가서 이기면 될 거 아냐
-그게 쉽냐? ㅋㅋㅋ 홈에서 해트트릭 처맞았는데? 원정 가면 뭐 달라짐? 더 처맞지 ㅋㅋㅋㅋ
-진짜 뉴캐슬한테 맨유는 보약이다 보약 ㅋㅋㅋ 몸보신 제대로 하고 4강 갑니다
아직 1차전밖에 되지 않았지만, 분위기는 벌써부터 뉴캐슬이 맨유를 이기고 4강에 진출한 것 같은 분위기였다.
한편, 이 두 팀과 함께 8강에 오른 다른 팀들도 1차전이 마무리되었다.
한동안 챔피언스 리그와 인연이 없다가 이번 시즌 돌풍을 일으키며 8강까지 진출한 레버쿠젠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홈에서 맞이해 자신들이 8강까지 온 게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걸 2대0 승리로 증명해 냈다.
반대로 아스날은 바이에른 뮌헨을 맞이해서 홈에서 1대0으로 패배했다.
뉴캐슬을 상대로 중원의 힘이 약해 밀렸듯이, 수준 높은 뮌헨의 중원을 상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휘둘리며 경기 내용 자체는 뮌헨이 완벽하게 압도한 경기였다.
수비수들 아니었다면 다섯 골은 더 내줬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8강 대진의 마지막 팀, AC밀란과 레알 마드리드의 대결은 레알 마드리드의 완승으로 끝났다.
[레알 마드리드의 축구의 신(Dios), 해트트릭!] [라리가의 천재, 세계의 천재를 바짝 추격하다.] [14골 1위 윤태양, 13골 2위 디오스, 지금 축구계는 18년생들이 지배한다.]그 중심에는 디오스가 있었다.
그는 윤태양과 마찬가지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AC 밀란을 무릎 꿇렸다.
-세상이 미쳐 돌아가나 20살도 안 된 꼬맹이들이 축구계에서 미쳐 날뛰네
-진짜 ㅋㅋㅋ 18년도에는 뭔 일이 있었냐 역사에 남을 천재가 둘이나 나오네
-그래도 아직 윤태양>>>>>디오스 아니냐?
-윤태양이 넣은 골이 몇 골인데 ㅋㅋ 디오스가 따라가려면 리그 50골은 넣고 와야지
-디오스 그래도 지금 리그 39골이나 넣었다 ㄷ
-응 윤태양 46골 ㅋ
-윤태양은 논외로 치고 디오스 ㅈㄴ 대단하다 싶다가도 윤태양 골이랑 어시 생각하면 그 소리가 싹 들어감
-?? 왜?
-윤태양 46골 26도움 ㅋ
-시발…….
-아직 리그 9경기나 남았는데 공포가 72골이 말이 되냐…….
-이번 시즌은 본인 기록 깨겠네
-미친…….
-애들아 전 경기 다 합하면 공격 포인트 94점이다…….
-윤태양 한 명만 있어도 월드컵 4강 갈 수 있는 거 아니냐
-에이 그건 말이 안 되지ㅋㅋㅋ
-근데… 하는 거 보면 왠지 일을 내줄 거 같긴 해
-ㅋㅋㅋㅋ당장 올림픽부터 기대 ㅈㄴ 되는 거 나뿐임?
-나도 ㅋㅋㅋ
-333333
8강 1차전이 끝나고 며칠 되지 않아 리그 30라운드가 열렸다.
뉴캐슬의 상대는 토트넘으로 뉴캐슬은 로테이션 멤버들을 대거 투입했다.
이 경기에서 뉴캐슬은 아우레와 샬렛이 각각 1골씩 넣으면서 2대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제 남은 경기도 고작 8경기.
뉴캐슬은 30경기 동안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으면서 2위와 승점차가 무려 22점에 달했다.
뉴캐슬은 남은 8경기에서 단 1승이라도 거두면 우승이 확정되는 상황이어서 사실상 우승이나 다름없는 상황이 되었다.
아무리 나태해지고 방심하더라도 뉴캐슬이 8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그 가운데 꾸준히 일정을 잘 치른 맨시티는 위에 팀들을 모두 제치고 2위가 되었으며, 1점 차이로 맨유가 3위, 4위는 아스날인데 맨유와 승점은 동률이지만, 골 득실차에 밀려서 4위에 있었다.
그리고 2위까지 올라왔던 첼시는 뉴캐슬에게 치명적인 패배를 당한 탓인지 몰라도 5위까지 밀려났고, 6위에는 레스터가 자리잡고 있었다.
1위를 제외하고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귀하디 귀한 챔피언스 리그 진출 티켓을 따낼 팀은 아직도 미궁 속에 있었다.
위에 있는 팀이 한, 두 경기만 잘못해도 아래 있는 팀이 득달같이 올라올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리그 30라운드가 끝나고 찾아온 건 챔피언스 리그 8강 2차전이었다.
-진짜 맨유가 보약인가 봐 뉴캐슬은
-제대로 몸보신하네
-아니 펠리시아노 고립된 거 봐
-평소 윤태양 공략할 때 상대팀이 쓰던 방법인데 뉴캐슬이 이걸 써먹네 ㅋㅋㅋㅋ
-펠리시아노 슈팅은커녕 공도 못 잡아 보고 끝나네…….
-태양이가 두 골로 끝내줘서 다행이야…….
-맨유 ㅅㅂ ㅋㅋㅋㅋㅋ 그래… 8강까지 올라온 게 어디냐
결과는 뉴캐슬의 2대0 승리로 종합 스코어 5대2로 뉴캐슬이 4강에 진출하게 되었다.
2년 연속 4강에 올라가는 기염을 토한 뉴캐슬은 벌써부터 레파뮌과 같은 반열에 올리거나 PSG를 빼고 레뉴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렇게 최종적으로 4강에 오른 팀고 대진은 다음과 같았다.
뉴캐슬 UTD VS AT 마드리드
레알 마드리드 VS 바이에른 뮌헨
-와… 레알이랑 뉴캐슬 결승에서 만나겠네
-뭘 벌써부터 두 팀이 올라갈 거처럼 이야기하냐?
-솔직히 뉴캐슬이랑 레알이 정배 아님?
-모르지 ㅋㅋㅋ 뉴캐슬이 알고 보니 4강 징크스 같은 거 있어서 4강에서 어이없게 무너질지
-근데 님들 그거 아냐? 뮌헨이 의외로 레알 많이 잡았어
-레알이 스쿼드 더 빵빵해도 희한하게 뮌헨한테 힘 하나 못 쓰고 진 적이 많긴 해 ㅋㅋㅋ
-지난 시즌 뉴캐슬이랑 레알이 영화 같은 경기 보여줘서 그렇지 사실 챔스 라이벌 구도는 뮌헨하고 레알이긴 했지
사람들이 오래된 챔피언스 리그 라이벌인 레알 마드리드와 바이에른 뮌헨의 대결을 주목하는 가운데, 뉴캐슬의 상대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되었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양강 시대에서도 두 팀을 위협하는 유일무이한 팀이었고, 지금은 바르셀로나와 함께 레알 마드리드를 위협하는 유이한 팀이었다.
그리고… 지난 삶에서 윤태양이 마지막까지 온몸을 바쳐 불태우고 은퇴한 친정팀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