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219)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219화
선축은 레알 마드리드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감독의 주문에 따라서 신중하게 접근했다.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었다.
0대0인 아무것도 아닌 시점에서 굳이 무리해서 할 필요가 없었다.
오히려 지금 이 시점에서 무리해서 공격하다 막혀서 역습을 당해도 손해고 무리한 공격으로 누구 하나 다치는 것도 손해였다.
지금에는 때를 기다려야 했다.
차분하게 빌드업을 깎아가다 보면 공간이 생기고 그 공간을 비집고 들어가 전진하다가 보면 기회가 생긴다.
중요한 건 그때다.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는 그야말로 천금 같은 기회다.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들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지난 시즌 결승에서도 그랬고, 지지난 시즌에도 그랬다.
아마 지난 시즌 4강이 아니라 결승전에서 뉴캐슬을 만났어도 그랬을 거다.
뉴캐슬은 어떨까?
아무리 뛰어난 선수들이라도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뛰는 건 다르다.
결승에서 맹활약하는 강심장을 가진 선수나 노련한 선수는 드물다.
잘하는 것 같아도 어딘가 나사가 하나쯤 빠져있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다를 바 없군.”
뉴캐슬도 지금 그랬다.
평소처럼 촘촘하게 압박이 들어오는 것 같은데 그 속을 자세히 바라보면 어딘가 어수선하거나 들뜬 선수들이 보인다.
이도저도 못하고 정신을 놓은 선수도 보인다.
레알 마드리드가 원하는 상황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저런 선수들을 상대로 실수를 유발시킬 줄 알았다.
사실, 별다른 건 없다.
세계 최강의 팀, 전통의 강호, 빅이어를 가장 많이 든 팀, 디펜딩 챔피언과 같은 커리어만으로도 그들에게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가지게 만든다.
그걸 인식하는 상대는 긴장하고 절로 몸이 굳을 수밖에 없었다.
뉴캐슬도 그것을 의식한 듯 압박하는 과정에서도 막아야 할 상황에 제대로 막지 못하는 모습이 연출된다.
베이트호벤이 생각해도 뛰어난 인재들이 즐비한 뉴캐슬이지만, 생각해 보면 챔피언스 리그 결승까지 온 선수는 얼마 되지 않았다.
심지어 샬렛은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애송이였고, 다미아노도 경험이 없으며 지금의 수비라인도 모두 다 경험이 없다.
이런 큰 무대가 익숙한 선수는 뉴캐슬에서…….
“카싸마, 메넨데즈.”
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챔스를 휘저었던 라이벌 PSG에서 우승을 이끈 카싸마와 자신이 심혈을 들여 키웠지만, 구단의 형편없는 대우에 떠나 버린 메넨데즈.
이 둘은 위험하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 둘을 피하는 쪽으로 중원을 공략해 나갔다.
그 판단은 주효했다.
집요하게 공격당하던 다미아노는 우왕좌왕하며 쉽사리 길을 열어줬다.
중원을 넘어섰으니 이제 수비라인을 공략해야 한다.
레알 마드리드는 드미트리와 산체스 사이에 하프 스페이스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놀라운 건 드미트리가 생각보다 흔들리지 않았다는 거다.
그는 자신의 위치에서 계속해서 상황을 살폈다.
아쉽지만, 그렇다면 산체스를 낚아야 한다.
아담스가 컷아웃하면서 산체스를 낚아보려 한다.
하지만 산체스는 공간을 벌리지 않고 드미트리와 간격을 유지했다.
베이트호벤은 뉴캐슬이 나름대로 단단히 준비해 왔다는 걸 느꼈다.
그렇다면 일보 후퇴다.
감독의 생각을 알기라도 하듯 아담스는 올메도에게 공을 돌렸다. 올메도는 한니발에게 공을 보냈고 이번에는 뉴캐슬의 왼쪽 라인을 공략해 들어갔다.
그러려고 했는데, 메넨데즈가 메네제스에게 향하는 공을 가로챘다.
공을 차지한 메넨데즈는 곧 바로 카싸마에게 공을 패스하려 했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이에 대비하고 있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입장에서 메넨데즈가 보낼 수 있는 패스 코스에서 가장 위협적인 코스 중 하나가 바로 카싸마를 향하는 길이니 당연한 일이었다.
전방이 가로막혀 시야조차 확보되지 않고 순식간에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들이 자신을 포위해 들어오자 메넨데즈는 공을 옆으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
공을 잡은 선수는 다미아노, 그 다미아노를 향해 그쪽을 책임지던 선수들이 삼각 형태로 압박해 들어간다.
메넨데즈는 너무나도 익숙한 친구들이 상대라 부담을 느끼지 않았지만, 다미아노는 지금 숨이 막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공은 앞으로 보낼 수 없고 사방에 선수들이 자신을 압박하고 심장은 터질 거 같고 정신이 없는 가운데 다미아노가 선택한 방법은 공을 뒤로 돌리는 것밖에 없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것을 노렸다.
기다렸다는 듯 그 뒤에 있던 디네이가 공을 가로챘다.
디네이는 몸을 돌리면서 앞에 있는 선수를 바라봤다.
제일 어리지만, 어느 순간 가장 믿음직한 선수가 된 이 선수.
[디오스!!!]디오스에게 공을 패스했다.
디오스는 앞서 달려와 공을 차지하고서 몸을 빙글 돌려 전방을 바라봤다.
무리시가 그의 앞을 가로막은 것을 확인하고 안으로 접고 들어가려 한다.
무리시는 슬며시 몸을 움직이며 디오스가 들어오려는 길목을 차단하고 나섰지만, 디오스는 그 상황에서 반대쪽으로 빠르게 접고 들어가 무리시를 벗겨내려 시도했다.
무리시는 몸을 들이밀어 디오스의 앞을 가로막는다.
그 순간 디오스가 다시 안쪽으로 턴한다.
이미 한쪽으로 몸이 기울어진 무리시로는 그 앞을 막아설 수가 없었다.
단숨에 무리시를 벗겨낸 디오스는 고개를 숙인 채 공만을 바라봤다.
디오스가 고개를 숙이고 있으니 그 앞에서 골대를 지키는 리첼라는 디오스가 패스를 할지 슈팅을 할지, 슈팅을 하면 어디로 어떤 형태의 슈팅을 할지 예측하기 어려웠다.
디오스는 그 상태로 몇 걸음 더 걸어가다 가볍게 공을 툭 하고 찼다.
리첼라로서도 예측하기 어려운 타이밍의 슈팅이었다.
리첼라는 반 박자 느리게 슈팅을 확인하고 몸을 쭉 하고 뻗었지만, 늦었다.
득점한 디오스는 그 자리에 선 채로 포효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들이 그에게 몰려들었다.
-아 저걸 왜 못 막지
-바이스티거가 있었으면 협력수비라도 할텐데
-드미트리 다 좋은데 판단이 좀 느려
-저 부분만 보완하면 될 텐데 그게 안 되네
-무리시도 그래. 너무 무식하게 달려든다니까?
-바이스티거가 무리시 억제기였던 거임
실시간으로 챔피언스 리그 결승을 지켜보던 전 세계 뉴캐슬 팬들이 아쉬운 소리를 한다.
반대로 레알 마드리드는 축제 분위기였다.
골도 골이지만, 누가 봐도 뉴캐슬의 허점이 보이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무리시나 드미트리나 하나같이 판단력이 조금 아쉬웠다.
개개인의 수비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어지간한 팀은 상대할 수 있겠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둘의 시너지에서 나오는 아쉬움을 이용할 수 있는 팀이었다.
“좋아. 기세는 우리가 가져갔다.”
베이트호벤은 아무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고는 필드를 바라봤다.
이제 그가 원하는 대로 필드의 선수들이 필드를 지배하며 베이트호벤이 꿈꾸는 이상적인 축구를 보여줄 것이다.
[경기 다시 시작됩니다. 뉴캐슬 선수들이 공을 돌리며 빌드업을 준비하는데요.] [아… 패스 실수가 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가 압박을 시작하면 저런 패스는 치명적입니다. 침착해야 하는데 레알 마드리드의 선제골로 크게 흔들리는 것 같습니다.]“그래, 그렇지.”
다른 팀이 선제골을 넣는 것과 레알 마드리드가 선제골을 넣는 것의 무게 차이는 꽤 크다.
세계 최강의 팀에게 선제골을 먹혔다는 압박감은 크다.
아무리 상대가 프리미어 리그를 정복한 뉴캐슬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한편, 아르텔리는 침착한 표정으로 필드를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은 어수선하지만, 그는 선수들을 믿고 있었다.
아니, 조금 더 솔직해지자.
메넨데즈.
“여기서 당황하면 마드리드 놈들이 원하는 대로 되는 거야! 다들 침착해!”
레알 마드리드에서 베이트호벤이 심혈을 기울여 키우던 미래의 세계 최고 미드필더.
그의 외침에 선수들이 마음을 다잡으려 노력한다.
“우리는 꿇릴 게 없어! 무패 우승의 뉴캐슬 아닌가!”
그리고 카싸마.
발롱도르 위너이자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 자리를 다투는 그가 선수들을 다독이자 선수들은 무패 우승을 상기하며 마음을 다잡고 자신감을 찾아가기 시작한다.
“수비수들 정신 안 차리냐!!”
그리고 그 뒤에는 이탈리아의 수호신 리첼라가 있었다.
바이스티거의 부재를 뒤에서 채워줄 수 있는 선수.
그런 그들이 오직 경험만이 아쉬운 선수들을 다독이며 레알 마드리드가 가져가려던 기세를 억누른다.
하지만 정작 아르텔리가 가장 믿고 있는 선수는 이들이 아니었다.
경험은 가장 적으면서 나이도 가장 어린 선수.
하지만 믿을 수 없는 기량으로 매 경기 당장 언제 잘못될지 모를 심장을 아프게 만드는 미친 선수.
“Mi Sol!”
나의 태양.
[윤태양이 내려와서 공을 잡습니다!]그가 공을 잡았다.
기세를 올려 뉴캐슬을 침착하게 토끼몰이 하듯 몰아붙이며 공을 따내려 하던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들의 표정이 대번 굳었다.
그가 공을 가진 것만으로도 레알 마드리드의 기세가 사라지고 뉴캐슬에게 묘한 분위기가 감돌기 시작한다.
“윤태양……!”
베이트호벤은 씹어뱉듯이 윤태양의 이름을 되뇌었다.
그래, 저 선수가 있었지.
자신이 만든 레알 마드리드의 무대를 순식간에 뒤바꿀 수 있는 선수.
지휘자와 수많은 연주가들을 들러리로 만들어 버리며 자신만이 무대의 주인공처럼 만들던 악마의 재능을 가진 바이올리스트 파가니니처럼, 필드 위의 21명의 선수를 모두 들러리로 만들어 버리는 선수.
그가 움직였다.
그의 플레이는 예측할 수 없었다.
천하의 베이트호벤도, 자랑스러운 마드리드의 백곰들도 말이다.
그는 카싸마와 같은 라인으로 내려와 공을 잡고서 다급하게 뒤로 물러나는 레알 마드리드의 2선을 향해 저돌적으로 달려들었다.
가장 먼저 그의 앞을 막아선 것은 올메도.
라리가에서는 측면과 중앙을 오가면서 수많은 선수들을 농락하던 재능 많은 미드필더인 그가 윤태양의 라 크로케타 한 번에 손쉽게 제쳐진다.
윤태양은 그 뒤에 바짝 붙은 한니발을 보고 노룩패스로 카싸마에게 보낸 후 한니발 뒤로 침투해 카싸마가 다시 보낸 공을 잡고서 달려 나갔다.
산티아고와 칼론지, 둘이 동시에 그런 윤태양을 막아선다.
산티아고가 옆으로 깊은 슬라이딩 태클을 시도한다.
윤태양은 플릭으로 공을 띄워 태클을 피하고 자신도 훌쩍 뛰어넘어 산티아고를 피했다.
그리고 떨어지는 공을 칼론지의 눈앞에서 어깨로 받아 다이렉트로 칼론지의 뒤로 떨궈낸다.
머리 옆을 지나간 공이 어디로 갔는지 예측하지 못한 칼론지가 당황하며 몸을 돌리는 사이, 태양은 칼론지의 시선을 피해 파고 들어가 공을 가로채고 그대로 질주했다.
이제 남은 건 골키퍼 페나조이아 한 명뿐.
갈레고가 필사적으로 달려와 태양의 앞을 막아서보려고 했지만, 태양은 빨라도 너무 빨랐다.
그는 속도를 죽이지 않은 채 단숨에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들어온다.
‘어? 이건 해볼 만한데?’
그걸 본 페나조이아는 태양이 속도를 죽이기 전에 잽싸게 그에게 달려들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 속도에서 정교한 드리블이나 슈팅이 나올 수 없다는 그의 판단이었다.
멍청한 짓이었다.
태양은 페나조이아가 달려온 것을 바라보며 가볍게 공을 툭 하고 차올렸다.
공은 달려온 페나오지아의 머리를 넘겨 우아한 곡선을 그리며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고, 골입니다! 순식간에 만회골을 만들어내는 윤태야아아아아앙!] [여러분 보셨습니까? 이게 뉴캐슬의 킹입니다! 킹 태양!]디오스가 보여준 퍼포먼스를 압도하는 윤태양의 퍼포먼스에 일순간 모두가 놀라 입을 벌리고 있다가 뒤늦게 우레와도 같은 함성이 울려 퍼졌다.
이를 인터넷 중계로 보던 한 유저가 채팅을 쳤다.
-ㅅㅂ 벌써부터 경기 개꿀잼
과연 그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