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224)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224화
[35/36 챔피언스 리그 챔피언은 뉴캐슬 유나이티드] [트레블을 달성하는 뉴케슬 유나이티드.] [아르텔리, 유종의 미를 화려하게 장식하다.] [태양왕, 유럽을 정복하다.]뉴캐슬 유나이티드의 트레블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만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맨시티 이후 무려 13년 만에 트레블이었으니 모두가 놀라고 신기해할 수밖에.
뉴캐슬은 트레블을 달성한 선수들과 스탭들을 위해 카퍼레이드를 준비했다.
선수들은 세 개의 트로피를 들고서 시티센터에서 툰들의 환호성을 받으며 카퍼레이드를 했다.
사방에서 샴페인과 맥주가 터져 나오고 팬들이 그걸 뒤집어썼지만, 누구 하나 불쾌해하거나 화내지 않았다.
지난 시즌 리그 우승만 해도 기뻤던 이들인데, 창단 이후 144년 만에 처음으로 빅이어는 물론이고 트레블까지 이뤄냈으니 과장 조금 보태서 선수들 중 하나가 침을 뱉어도 웃으면서 맞아줄 지경이었다.
킹!
킹!
킹!
카퍼레이드의 주인공은 뉴캐슬 유나이티드 전체이지만, 역시나 가장 많은 호명을 받는 주인공 중에 주인공은 역시 윤태양이었다.
뉴캐슬의 자랑스러운 태양왕.
유스에서부터 올라와 근본까지 갖춘 뉴캐슬의 프랜차이즈스타.
그를 사랑하지 않는 툰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리그 31경기 55골 32도움, 챔피언스 리그 13경기 23골 3도움, 이번 시즌 총 48경기에서 83골과 37개의 도움을 기록한 그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받을 수 있는 개인상들도 싹쓸이했지만,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UEFA 챔피언스리그 2035-36시즌 올해의 선수, 득점왕, 챔피언스 리그 올해의 팀에 선정됐다.
별개로 올해의 골키퍼는 리첼라가, 올해의 수비수는 바이스티거, 올해의 미드필더는 카싸마가 차지하면서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모든 상을 독차지하다시피 했다.
올해의 팀도 마찬가지였다.
올해의 팀을 살펴보자면,
디오스/윤태양/일리뉴
메넨데즈/카싸마/델로아
린데만/칼론지/바이스티거/산체스
리첼라
이렇게 선정되었고 이 중에 뉴캐슬만 7명이 뽑혔다.
결과적으로 뉴캐슬은 팀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카퍼레이드 이후 선수들은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휴가를 위해 해산하기 전, 아르텔리와 작별의 시간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두 시즌 동안 뉴캐슬에게 두 개의 리그 우승 트로피와 빅이어, 그리고 FA컵 우승 트로피를 선사한 그는 예정대로 은퇴를 하게 되었다.
그는 선수단을 모아놓고 말했다.
“내 축구 인생 마지막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끝날 거라고 생각했다네. 하지만 어쩌다 보니 이곳 뉴캐슬로 오게 되었지. 이건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어. 아마 죽기 전까지 이 선택을 최고의 업적으로 생각하며 죽을지도 모르겠네. 자네들은 내가 이곳에 있는 동안 항상 나를 기쁘게 해주었네. 자네들이야말로 최고일세. 나 같은 못난 감독 말고 더 좋은 감독을 만나 오랫동안 뉴캐슬의 영광을 이끌어주었으면 좋겠군.”
그는 선수들 앞에서 절대 울지 않았다.
아쉬움이 남은 듯 미련이 보였고, 한편으로는 머리가 빠지도록 고생한 축구판을 떠나는 게 후련해 보이기도 했다.
그런 그를 보며 가장 먼저 눈물을 터뜨린 건 일리뉴였다.
정 많은 일리뉴가 눈물을 터뜨리자 주변에 선수들이 전염이라도 된 듯 눈시울을 붉혔다.
아르텔리는 그런 선수들 하나, 하나 인사를 나누고 라커룸을 나섰다.
그는 성대한 은퇴식도 거절하고 그렇게 조용히 자신이 이끌었던 영광의 시대를 마음속에 간직한 채 떠났다.
그가 떠나고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다름 아닌 뉴캐슬의 보드진이었다.
새로운 감독을 데려와야 한다.
이게 쉽지 않았다.
물론, 뉴캐슬의 자금력이라면 세계 유수의 감독들을 데려올 수 있었다.
그리고 뉴캐슬의 감독으로 오고 싶어 하는 감독도 넘쳐날 것이다.
쉽게 생각하면 그중에 가장 커리어가 좋은 감독을 뽑으면 그만일 수도 있다.
하지만 뉴캐슬의 보드진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까지 수많은 빅클럽 중에서 커리어만 보고 감독을 뽑았다가 피를 본 구단이 어디 한, 두 군데인가?
그들은 면밀히 감독들을 검토했다.
그 와중에 언론은 열심히 찌라시를 토해내거나 감독들의 인터뷰를 내보내고 있었다.
[뮌헨 감독, 뉴캐슬로?] [뉴캐슬 감독은 미스터 툰, 마테오 실바?] [바르셀로나 감독, 뉴캐슬 감독에 관심 있다.] [뉴캐슬, 거액의 위약금을 물고 리버풀의 반 이완 감독 데려온다.] [첼시의 히스 조나단, 뉴캐슬 감독 물망에 오르다.]거짓말이 아니라 과장 조금 보태서 커리어에 우승 트로피 하나라도 가지고 있는 감독이라면 하나같이 뉴캐슬과 연결됐다는 뉴스 기사가 나올 지경이었다.
뮌헨이나 바르셀로나 감독은 실제로 감독직에 관심이 있다 언급했지만, 뉴캐슬은 말을 아꼈다.
아니, 모든 차기 감독직 관련 뉴스 기사에 일절 답변하지 않았다.
“아르텔리와 비슷한 유형의 감독은 어떻습니까?”
탈리크 회장의 물음에 보드진은 하나같이 고개를 저었다.
“그는 분명 뛰어난 감독이지만, 그와 비슷한 감독 중에 기복이 없는 감독이 없습니다.”
“아르텔리 감독이 우리에게 영광을 안겨준 건 맞지만, 선수들 영향을 많이 받는 감독이기도 하고요.”
“중요한 건 당장 1, 2년이 아닌 5년, 10년을 이어갈 팀컬러와 전술을 만들 감독은 아닙니다.”
보드진의 말에 탈리크 회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도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히스 조나단 감독은 어떻습니까? 데이터 축구를 바탕으로 완벽한 팀을 만드는 감독인데?”
히스 조나단에게 의사를 타진하긴 해야겠지만, 탈리크 회장은 히스 조나단도 나쁘지 않다 생각했다.
하지만 보드진이 일제히 고개를 저었다.
“그도 좋은 감독이죠. 하지만 선수들을 너무 구속합니다. 융통성이 너무 없어서 문제입니다.”
“그게 문제가 될 수 있나?”
“우리에게 윤태양이 있기 때문이죠.”
“윤태양이 그 정도로 활약한 것도 아르텔리 감독이 무한히 신뢰하며 마음껏 뛰게끔 풀어놓은 것도 있습니다.”
“심지어 아직 20살도 되지 않은 윤태양을 자기 입맛대로 키울 수도 있습니다. 윤태양은 그래서는 안 되는 선수입니다.”
탈리크 회장은 보드진들의 말에 곧바로 히스 조나단을 향한 생각을 접었다.
윤태양은 회장인 자신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구단의 보물이었다.
윤태양이 내색하지 않아서 그렇지 권력구도라는 게 있다면 구단의 소유주인 사우디 왕 다음이 바로 윤태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렇다면 뉴캐슬의 기조를 세워줄 전술철학과 윤태양을 자유롭게 풀어주면서도 키워줄 감독이 필요하다는 건데…….”
탈리크 회장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 감독이 있…나요?”
그 말에 보드진은 서로를 바라봤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한 사람이 말했다.
“그런 사람이 한 사람 있긴 합니다.”
“그래요? 누구죠?”
탈리크 회장의 눈이 빛났다.
* * *
챔스가 끝나고 카퍼레이드까지 하고 나니 6월이었다.
나는 가족들과 함께 짧은 스페인 여행을 떠났다.
바쁜 아버지도 휴가를 내서 가는 휴가였다.
“햐… 스페인 음식은 맛있네?”
오징어 튀김 샌드위치, 보카디요 데 칼라마레스를 입에 문 아버지가 눈을 휘둥그레 뜬다.
“아니… 따지고 보면 피쉬 앤 칩스랑 다를 게 없는 건데 왜 이렇게 맛있지?”
“향신료와 소스의 차이일까요.”
나는 아버지에게 그리 말하면서 마찬가지로 샌드위치를 한입 크게 베어물었다.
이 오징어튀김 샌드위치를 파는 이 집은 내가 지난 삶에서도 애용하던 식당이다.
토마토소스를 베이스로 한 매콤한 이 집만의 특제소스는 한국 정서에도 제법 잘 맞았다.
“맛있네. 스페인 음식은 다 맛있구나.”
“평생 먹어도 안 질릴 것 같아!”
가족들 모두가 스페인 음식에 만족하는 것 같았다.
그나저나 나를 알아보고 수군거리는 사람이 제법 많다.
어쩌면 사람들은 나를 보고 또라이가 아닌가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챔피언스 리그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짓밟은 놈이 마드리드로 휴가를 왔으니 말이다.
극성팬들 중에서 해코지를 하려는 미친놈들이 있을 수도 있지만, 내 주변에는 뉴캐슬에서 파견한 경호원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이렇게까지 과보호를 해야 하나 싶겠지만, 한국과 비교하면 전 세계 어떤 나라든 신변의 안전을 과신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2036년인 지금에도 말이다.
“매어!!”
주변을 살피다 다시 샌드위치를 입으로 가져가는데 보미가 버럭 소리친다.
뭔가 했더니…….
“아니, 얘가? 할라피뇨 맵다고 먹지 말라고 했더니 그걸 그새 입에 넣었어?”
“으에에엥, 어마, 매어!! 매어!!”
왕성한 호기심과 식탐으로 무장한 보미가 할라피뇨를 먹은 모양이다.
처음 느껴보는 제대로 된 매운맛에 보미는 혀를 내밀고 손으로 연신 비벼댄다.
그런다고 매운 게 가시겠냐.
나는 서둘러 우유를 주문해 보미 입에 넣어주었다.
“으에… 오빠, 매어!”
“그래, 이건 매운 음식이야.”
“흥, 보미는 매운 거 못 먹는 구나? 언니는 먹는데!!”
그런 보미를 보고 겨울이가 과시하듯이 할라피뇨 세 개를 한 번에 입에 넣는다.
순식간에 겨울이의 얼굴이 붉어졌지만, 겨울이는 맵다고 내색하지 않고서 보미를 향해 거들먹거리고는 목마르다는 핑계를 대며 콜라를 마신다.
그놈의 언니라는 자존심이 뭔지.
“어니, 나, 나도 코라!”
그나저나 희한한 건 우리 보미는 콜라를 좋아한다.
한동안 단 음식에 푹 빠지더니 이제는 톡 쏘는 맛에 빠져서 엄마 몰래 어떻게든 탄산음료를 먹으려고 들었다.
“이게 다 우리 장남 때문이야.”
엄마가 나를 무섭게 노려보신다.
그래, 다 제 탓이에요.
궁금해하는데 어떻게 해요.
“너 나중에 보미 버릇 나빠졌다고 하소연하지 마?!”
“끄응…….”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엄하게 하고 싶은데 그게 안 되는 걸요.
그리고 지금은 아기 때라 괜찮지 않을까?
아니다.
나는 마음을 독하게 먹고 보미 앞에 콜라를 치우며 말했다.
“보미는 아직 안 돼.”
“히잉…….”
보미가 애처롭게 바라본다.
나는 힘겹게 그런 보미의 시선을 외면했다.
안 되는 건 안 된다는 걸 이참에 가르쳐 줘야지.
엄마, 아빠가 안 된다고 하면 나부터 보는 습관을 바꿔줘야지.
“그나저나 이번 여행 끝나면 한국 가는 건가?”
“아? 아뇨. 영국에서 광고 찍을 거 찍고 한국으로 갈 거 같아요.”
“영국에서도?”
“에이키 광고랑 영국 그… 뭐냐, 향수랑 옷이요.”
영국의 유명 브랜드인 지 말론과 바버리에서 광고 제의가 들어왔다.
참고로 바버리는 앰버서더로 임명됐다.
최근 바버리에서 스포츠 스타를 기용한 적이 없어 모처럼 스포츠 스타가 바버리 앰버서더가 된 거라고 하더라고.
사실 바버리하면 코트밖에 몰라서 그게 그렇게 대단한가 싶지만, 어쨌든 돈 준다니까 열심히 찍어야지.
“광고 찍고 나면… 올림픽이지?”
“네.”
“금메달… 따야겠지?”
“당연하죠.”
이번에 실패해도 다음이 있긴 하지만, 일찍이 금메달을 따놔야 마음 놓고 축구할 수 있겠지.
진심 축구로 23세 이하 선수들을 두들겨 패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