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225)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225화
인천국제공항은 해외를 나가고자 하는 사람들로 인해 항상 붐비는 편이었지만, 이날은 유난히 더 붐볐다.
이유는 다른 게 아니었다.
바로 윤태양이 한국으로 오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입국장 앞에서 진을 치고 있는 팬들과 기자들은 목이 빠져라 윤태양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언제 온대?”
“글쎄, 개인기 타고 와서 추측이 어렵네.”
“진짜 난 놈은 난 놈이다. 구단주가 한국 간다고 자기 비행기를 내주고.”
“비행기 잘못 타다 몸 상하면 안 된다고 그러는 거라며.”
“사우디 왕이 윤태양 때문에 한국을 좋게 본다지?”
“요번에 랜드마크급 빌딩 짓는 거 윤태양이 광고하는 대한건설에 의뢰했다잖아.”
“진짜? 그 정도면 대한건설이 윤태양한테 뭐라도 하나 더 떼줘야 하는 거 아니야?”
“그러니까.”
대한민국 국민들의 윤태양 앓이는 현재진행형이었다.
TV든 너튜브든 인터넷 포털 사이트든 커뮤니티 사이트든 어디를 들어가도 윤태양 이름이 언급되지 않는 곳이 없었다.
굵직한 광고에 윤태양 얼굴이 나오는 건 당연한 일이었고, 국뽕 채널은 물론이고 축구 채널에서도 윤태양을 주제로 한 영상은 조회수가 남달랐다.
사실, 이 부분은 한국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윤태양 이름이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해외 반응을 긁어와 번역하는 사이트는 심심하면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방문했다.
심지어 정치권에서도 윤태양 외교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며 정치적으로 그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었고, 기업에서는 윤태양을 광고 모델로 활용하며 해외 진출까지 노리는 판이었다.
대한민국이 온통 윤태양으로 돌아가는 것 같은 상황, 당연히 이곳에 스포츠 분야를 넘어 정치, 사회, 문화 등 분야를 초월한 온갖 기자들이 모여드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여기에 덤으로 방송사에서 실시간으로 윤태양 입국을 중계하고 있었다.
그 뒤에는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나같이 궁녀단을 위시한 윤태양의 팬들이었다.
기자들은 그 인파를 보며 혀를 내둘렀다.
“와… 아이돌이 입국해도 이 정도는 아니겠다.”
“그러게……. 쓰읍, 근데 안 기자. 빌보드 차트 1위 아이돌이 더 유명할까, 윤태양이 더 유명할까?”
“구굴 검색하니까 윤태양이 압도적이던데.”
그렇게 기자들이 수다를 떨며 윤태양을 기다리는 사이, 게이트 문이 열리며 모두의 시선이 그곳으로 향한다.
“유, 윤태양이다!”
“꺄악! 전하!!”
“윤태양 선수 여기 좀 봐주세요!”
“윤태양 선수!!”
윤태양이었다.
그가 모습을 드러내자 수많은 인파가 그의 이름을 부르짖고 사방에서 카메라 플레시가 터지기 시작한다.
윤태양은 그 모습에 잠시 놀랐다가 이내 여유롭게 웃음을 흘리며 손을 들어 보였다.
그사이 인천공항에서 준비한 경호원들이 우르르 달려들어 윤태양 주변을 감쌌다.
“윤태양 선수가 스케줄이 있어서 짧게 질문 몇 개만 받겠습니다!”
그 말에 수많은 기자들이 손을 들었다. 그중에 선택받은 기자는 신중하게 생각하다가 물었다.
“이번 올림픽에 대한 목표와 각오 한 말씀 들어볼 수 있을까요?”
“목표는 금메달입니다.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 전력을 다할 겁니다.”
“이성호 선수를 제외하면 모두 형들인데 부담스럽진 않으실까요?”
그 말에 태양은 그저 웃었다.
* * *
“주장은 윤태양으로 가야지.”
이정후 감독은 두말할 것도 없다는 듯이 말했다.
“막내가 주장이면 반발이 있지 않을까요?”
“누가?”
올림픽 대표팀 수석코치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외국이면 모를까 우리나라는 아직 정서적으로 나이가 중요하잖아요. 형들이 반발이 심할 것 같은데. 저는 형들이 태양이 기를 죽여서 위축될까 걱정입니다.”
그 말에 이정후는 못 들을 걸 들었다는 듯 콧방귀를 뀌었다.
“너 태양이 성격을 모르는구나. 태양이 걔 나이차가 좀 많이 나지 않는 한 다 ‘야’라고 부르는 애야. 자기 보다 못하는 애는 형 취급 안 한다면서.”
“그, 그래요?”
“A매치 대표팀에서도 죽어도 형이라 안 하고 선배라고 한다더라. 심부름도 절대 안 한대.”
“와… 그걸 가만히 냅둔대요? 꼰대들 꽤 많을 텐데.”
“지들이 기싸움해서 어쩔 건데. 대한민국 역대 최고, 아니, 세계 최고의 선수를 대놓고 갈굴 수 있을 것 같냐? 성인도 그런데 올대라고 다르겠냐? 막말로 지들 금메달 버스 태워주는 게 누구인지 알면 절대 못 개기지.”
그 말에 수석코치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막말로 선수단 전원 몸값을 합쳐도 태양이 한 달 월급도 안 될 판이다.
아무리 선후배 문화가 강하더라도 잘하는 수준을 넘어서 감히 쳐다도 못 볼 실력을 가진 선수라면 아무도 건드리지 못할 거다.
이 바닥은 실력이 먼저인 곳이니까.
“봐라, 분명 올대 소집되고 주장완장 주자마자 애들 기선제압부터 할걸?”
이정후는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파일철을 챙겨들었다.
“자, 늦기 전에 최종 선발 명단이나 발표하자고.”
[2036년 요하네스버그(남아프리카 공화국) 올림픽 남자 축구 선수 최종 선발 명단1. 신호성 24세 전북(와일드카드)
2. 이지훈 22세 포항
3. 윤진용 27세 전북(와일드카드)
4. 배상현 20세 아인트라흐트
5. 김정환 23세 서울
6. 노영근 22세 전남
7. 윤태양 18세 뉴캐슬 UTD
8. 이현석 24세 쾰른(와일드카드)
9. 방성환 22세 전북
10. 이성호 18세 도르트문트
11. 손명현 23세 서울
12. 김정훈 23세 전북
13. 조지호 22세 포항
14. 한민호 23세 서울
15. 박재호 23세 전북
16. 이지훈 22세 포항
17. 이진형 22세 울산
18. 한지원 20세 전북
* * *
“저기… 전화번호 좀 알 수 있을까요?”
살인적인 일정의 마지막 광고를 찍고 나서 집에 가서 쉬려는데 누군가 말을 걸어온다.
세상에, 아이돌이다.
나와 함께 의류 광고를 찍은 요즘 한국에서 잘나간다는 아이돌 멤버인 미래였다.
내가 살다살다 이런 일을 다 겪는구나.
나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그녀의 핸드폰을 받아 번호를 전해주었다.
“감사합니다. 정말 팬이에요!”
“저도요.”
“진짜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바라보는 미래를 보면서 느낀다.
역시 나는 서양 여자보다 한국 여자가 더 좋다는 것을 말이다.
“노래 잘 듣고 있어요.”
사실 뻥이다.
한 번도 들은 적 없다. 노래 감상은 내 취미가 아니거든.
사실 이 친구를 아는 것도 겨울이가 좋아해서 알게 된 거다.
지난 삶에서도 본 적 없냐고?
이맘때 나는 불투명한 미래에 불안해하며 필사적으로 운동하며 내 몸을 망치던 시기거든.
알 리가 없지.
“감사합니다. 톡 하면 꼭 답장해 주세요!”
“네.”
면전에서 대놓고 거절할 수 없어서 번호를 주긴 했지만, 글쎄, 시차도 다른 영국에서 답장을 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윤태양 선수, 바로 집으로 가십니까?”
안나의 에이전시 한국지사 소속 로드 매니저가 나에게 물어본다.
“네, 그래야죠.”
얼른 집에 가서 쉬고 싶다.
곧 있으면 올림픽인데 몸이 이렇게 축나서야 어디 축구 하겠나 싶을 정도로 빡센 일정이었거든.
차에 올라타 집으로 향하는 길에 스마트폰을 들었다.
단톡방 여러 개가 난리도 아니었다.
-일리뉴 : 지중해는 따듯해, 태양 잘 지내나?
-무리시 : 지금쯤 올림픽 대표팀 합류하지 않았을까?
-메넨데즈 : 아니 뭐 좋다고 올림픽을 나가는 거야? 힘들게
-샬렛 : 태양의 나라는 군대가 의무라서 면제 받으려면 메달이 필요하다고 하더군
-카싸마 : 징병제라니 끔찍하군
-무리시 : 그나저나 우리 새 감독은 누가 되려나?
뉴캐슬 동료들은 휴가를 안 보내나? 왜 하릴없이 단톡방에서 떠들고 있는 거야?
청소년 대표팀 단톡방도 말이 많네. 하긴 여긴 지금 올림픽 때문에 할 말이 많겠지.
-이성호 :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더울까?
-배상현 : 날씨 어플로 보니까 선선하더라. 우리나라랑 계절이 반대래. 지금은 겨울이란 소리지.
-이성호 : 네? 겨울이요?
-배상현 : 응
-이성호 : 아프리카는 겨울이 업이 더운 나라… 아니었슴니까?
-배상현 : 지역마다 다르지
-이성호 : 그럼,,,,눈이,,오게ᅟᅢᆻ네요
-배상현 : 기상이변으로 눈이 온 적은 있어도 보통 눈이 안 온다는데?
-이성호 : 그게 무슨,,,겨울임니까,.,,ㅎ 겨울이면 눈이 와야죠ㅎㅎ
-배상현 : …눈이 안올 수도 있지
-이성호 : 장난치지 마세요,,,형,,,저,,바보,,,아님니다 ㅎ
…바보 같은데.
-나 : 넌 진짜 축구 안 했으면 큰일 날 뻔했다
-이성호 : ㅎㅎ오 태양아,,,, 한국이지?
-나 : 응. 광고 촬영함
-김효준 : 하 광고라니 ㅅㅂ 부럽다
-나 : ㅋㅋㅋ아이돌이 나 번호 따감 ㅋㅋ
-김효준 : ㅅㅂ 구라치지 마 ㅋㅋㅋ
-나 : 진짜인데? ㅋㅋ
-김효준 : ㅋㅋ 아이돌이 네 번호를? 무슨 개소리를 참 ㅋㅋㅋ
-배상현 : 솔직히 태양이 정도면 번따 당할 만하지 ㅋㅋㅋ 너랑 다르게 ㅋㅋㅋ 세계 최고 선수인데 ㅋ
-김효준 : 그런가? 하긴 그럴 만하네요 ㅎ 사실 나도 한국 와서 번따당함 ㅎ
-배상현 : 너야말로 구라치지 마라ㅋㅋㅋ
-나 : ㄹㅇ ㅋㅋㅋㅋ 네가 무슨 번따야 ㅋㅋㅋ 사이비에서 포교 당한 거 아니냐? ㅋㅋㅋ
-김효준 : ㅡㅡ 아니 사람 무시하지 마라
-류준서 : 너 모쏠이잖아 ㅋ
-김효준 : …ㅅㅂ
-김효준 님이 채팅방을 나가셨습니다.
-이성호 님이 김효준 님을 초대하셨습니다.
-이성호 : 모쏠은 못 나가
-나 : ㅋㅋㅋㅋ
-배상현 : ㅋㅋㅋㅋ
-류준서 : ㅋㅋㅋㅋ
잘 노네.
배상현이랑 이성호는 조만간 볼 거고. 그나저나 세환이는 단톡방에서 말도 없고 연락도 안 되고 뭐하고 지내는지 모르겠네.
이번에는 단톡방을 끄고 인터넷 뉴스를 확인한다.
어느새 7월에 접어들면서 이적 시장이 열렸다.
우리 팀은 감독 내정부터 해야해서 본격적으로 이적 시장에 뛰어들지 않고 있지만, 다른 팀들은 이적 시장이 열리기 무섭게 이적 시장에 뛰어들어 수많은 기사를 배출해 내고 있었다.
제일 큰 관심은 역시 리버풀이었다.
가난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풍족한 이적 자금을 가져본 적 없는 이 팀이 슈가대디를 품고서 어떤 영입을 보여줄지 궁금했거든.
“…응?”
[리버풀, 디오스 영입 본격적으로 추진 중.] [디오스, 극비리에 영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디오스, 정말 이적하나?]아니… 설마, 진짜?
찌라시겠지?
디오스가 뭐가 아쉬워서 리버풀로 가겠어?
그래, 돈을 많이 준다고 하면 혹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디오스 가족 모두가 레알 마드리드 팬이다.
지난 삶에서 디오스는 은퇴를 일찍 할지언정 레알 마드리드 외에 팀으로 이적할 생각이 절대 없다고 한 선수였다.
실제로 32살, 레알 마드리드 회장과 불화로 쫓아내려 하자 과감하게 은퇴를 선언한 사람이 디오스였다.
솔직히 그가 온다면 리그가 재미있긴 하겠다만, 아무래도 찌라시일 확률이 더 큰 것 같다.
그것도 아니면 레알 마드리드와 연봉 협상을 하려고 수작을 부린 걸 수도 있고.
그런데 이건 뭐야?
[레알 마드리드 새 회장 취임.] [파블로 신임회장, 새로운 시대의 갈락티코를 만들겠다.] [라 파브리카 시대의 종결 선언. 이제는 다시 갈락티고다.] [파블로 회장, 갈락티코 정책을 위해 베이트호벤 감독 경질?] [베이트호벤 감독, 뉴캐슬 감독 부임할 수도 있다.] [뉴캐슬 회장과 베이트호벤 감독, 비밀리에 만남 성사.]이건 또 뭐야?
베이트호벤 감독이 우리 뉴캐슬로 온다고?
레알 마드리드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와 레알 마드리드 역사상 최고의 감독으로 기록될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를 떠난단다.
지난 삶에서는 없었던 일이다.
설마… 이번에 챔스 결승에서 져서 그런 건가?
왠지 나라는 나비의 날갯짓 때문에 사방에서 태풍이 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