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231)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231화
[전반 종료됩니다!]1대0, 윤태양의 득점 이후 추가 득점 없이 전반전이 끝난 뒤.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라커룸 안으로 들어왔다.
“빌어먹을.”
경기 내내 끌려다니기만 한 아르헨티나 선수단은 잔뜩 구겨진 표정이었다.
“아니, 미드필더로 뛰는데 말이 돼?”
“왜 잘하는 건데?”
그들도 윤태양이 무서운 줄은 안다. 같은 팀 선수들이나 그를 상대한 선수들 하나같이 태양을 두려워했고 그들 역시 태양의 영상을 보고 공부했으니까.
중요한 건 태양이 미드필더에서 뛴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는 거다.
물론, 저런 식으로 뛴 적도 몇 번 있었지만, 대놓고 시작부터 미드필더에서 저런 모습을 보여준 걸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본 적이 얼마나 될까?
감독조차도 생각지도 않은 상황이었다.
“우리가 허를 찔렸다.”
감독도 순순히 인정했다.
이번 경기에서 아르헨티나는 대한민국보다 압도적인 중원에서 경기를 풀어나갈 생각이었다.
상대방 감독은 이를 의식한 듯 그들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카드를 중원에 푼 것이다.
“하지만 결국, 한국 감독의 판단은 오판이다. 윤태양이라는 막강한 공격수를 중원에 뒀으니까.”
결국, 그들도 득점을 포기한 거나 다름없다.
그 증거로 전반에 고작 1골밖에 넣지 못하지 않았는가?
“중원을 최대한 생략하고 1선에 공을 몰아준다. 괜찮은 수비라인을 보유하고 있지만, 한국은 드리블을 하는 상대에게 약한 팀이라는 건 변함없으니까.”
“네!”
한국이 유난히 남미 선수의 드리블에 약하다는 걸 그들도 잘 알고 있었다.
감독의 말에 해답을 찾은 선수단은 결연한 얼굴로 후반을 위해 필드로 나섰다.
그 가운데 소비올라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경기가 쉽게 풀리려나?”
아우레가 시선을 돌려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무슨 소리야?”
“태양이가 가만히 있을까 궁금하네.”
“음… 설마.”
아우레는 불안하긴 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하지만 후반이 시작된 후.
“뭐야, 계속 미드필더에서 뛰는 거 아니었어?”
달라진 대한민국의 포메이션에 아우레는 물론이고 모든 선수들이 당황했다.
4-3-3 포메이션으로 전반을 진행했던 대한민국이 쓰리톱에서 한축을 담당했던 손명현을 빼고 수비수인 이진형을 투입하면서 3-4-1-2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 거다.
태양의 위치는 1, 공격형 미드필더 위치였다.
보통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태양의 경기를 많이 본 사람들이나 그와 같이 뛰는 선수들은 알고 있었다.
태양이 가장 좋아하는 위치라는 걸 말이다.
조금 처진 위치에서 공을 잡고 빠르게 달리며 드리블로 상대를 제친 뒤 득점을 만들거나 어시스트를 하는 게 태양이 제일 즐겨하는 플레이 스타일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경기.
아르헨티나는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이했다.
한국은 말이 3-4-1-2지 거의 대부분 선수들이 수비라인에 가세해 방어하면서 아르헨티나가 마음껏 날뛰기 힘든 구조를 만들었다.
게다가 한국 선수들은 생각보다 거친 플레이가 능숙했다.
군면제라는 달콤한 열매 앞에 그들은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아르헨티나와 서슴없이 몸싸움을 했다.
그렇게 아르헨티나가 마음대로 공격을 이어가지 못하는 사이, 오히려 태양이 아르헨티나를 드리블로 압박하기 시작했다.
공격해서 들어갔다 하면 한, 두 명 제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게다가 태양은 교묘하게 경험 많은 와일드카드 산체즈 대신에 파바나 양 풀백을 공략하면서 그들의 신경을 계속해서 긁어댔다.
아직 국제 경험 없이 아르헨티나 리그에서 뛰는 그들에게는 태양의 모든 것들이 생소했다.
다만 아쉬운 건 이성호와 방성환이 쉽게 득점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 대부분 태양이 모든 득점을 하다시피 했지만, 떠서 먹이려고 하면 받아먹기라도 해야 하는데 그들은 아직도 골맛을 보지 못했다.
아르헨티나 입장에서는 그나마 다행인 상황이지만, 중요한 건 급한 건 1골 뒤져있는 아르헨티나지 한국이 아니었다.
그 탓에 가뜩이나 마음도 급한데 상대의 거친 플레이에 본인들이 의도한 플레이 자체가 나오지 않으니 그들은 서서히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이래선 안 되는데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는 잘 알지도 못하는 함무라비 법전의 말이 진리인 것처럼 한국을 상대로 마찬가지로 거친 플레이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 대상은 한국 선수들 전원, 당연히 태양도 예외는 아니었다.
누구보다 열이 제대로 오른 파바는 태양을 상대로 거침없이 무릎 높이로 다리를 높이 든 슬라이딩 태클을 시도했다.
소비올라는 그 모습을 뒤에서 바라보며 생각했다.
‘시발, 좆됐다.’
한국의 욕이 절로 떠오르는 순간이다.
뉴캐슬에서 사적으로도 제일 친한 유스팀 출신 동료 중 한 명인 소비올라는 태양이 반칙성 태클을 얼마나 교묘하게 잘 이용하는 지 잘 알고 있었다.
태양은 그 태클에 당하기라도 한 것처럼 붕 떠올라 파바의 위에 떨어졌다.
“아악!”
반칙성 태클은 파바가 했지만, 고통에 시달리는 것도 파바였다.
무게를 실은 태양의 무릎에 찍힌 파바는 복부를 부여잡고 바닥을 굴렀다.
고통에 신음하는 파바였지만, 주심은 그런 파바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득달같이 달려와 파바에게 레드 카드를 내민다.
“우우우우!”
관중들의 야유가 쏟아진다.
레드카드를 준 주심이 아니라 파바에게 하는 야유였다.
파바는 고통스러워하면서 억울하다는 듯 주심에게 호소했지만, 누가 봐도 의도적인 살인 태클을 옹호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괜찮냐?”
그 가운데 소비올라가 태양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태양은 소비올라의 손을 잡고 일어나면서 소비올라만 보이게 씨익 웃음을 흘렸다.
“할리우드로 진출하지 그러냐?”
“뭐, 인마. 살인 태클을 한 새끼가 잘못이지.”
“그건 그래.”
“동료 관리 좀 잘하라고.”
“흥.”
소비올라가 태양의 어깨를 툭 치고 뒤로 물러난다.
한국의 프리킥 찬스, 프리킥은 태양이 준비했다.
태양은 골대와 28m 거리에서 골대를 바라봤다.
그리 멀지 않은 거리, 태양은 주심의 휘슬과 동시에 도움닫기에 공을 찼다.
크게 휜 공이 단숨에 골대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후반 21분, 태양의 추가 골로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는 자신의 선수들을 바라보며 아르헨티나 감독들은 패배를 직감했다.
* * *
올림픽 축구 8강전
대한민국 3:0 아르헨티나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 4강 진출!] [태양, 또 해트트릭!] [캡틴 윤이 이끄는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은 강하다.] [이제는 4강이다.]-와 ㅅㅂ ㅋㅋㅋㅋ 기어이 4강까지 올라왔네
-얼마 만에 4강이냐 ㄹㅇ
-런던 올림픽 이후로 간만 아님?
-진짜 이렇게 통쾌하게 마음 편하게 기뻐하면서 본 축구 경기가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ㅋㅋㅋ
-윤태양 혼자서 뭘 하겠냐 했는데 반성한다 혼자서 뭘 하는구나
-군면제 버프 받은 태양은 아무도 못 말림 ㅋㅋㅋ
-ㅅㅂ ㅋㅋㅋ 우리가 윤태양 보유국이다!!!
-다음 상대는 누구냐
-일본임
-ㅋㅋㅋㅋ 일본임? ㅋㅋ 이 ㅅㅋ들 지네 유럽파 100명 시대라고 거들먹거린 게 벌써 몇 년인데 이번에 참교육하겠네
-일본은 패야 제 맛
-일본한테는 가위바위보도 지지 마라
-ㄹㅇ ㅋㅋㅋ 일본 쥐어패 줘라 태양아
8강에서 아르헨티나를 이기는 쾌거를 이뤄낸 대한민국의 4강 상대는 일본이었다.
일본 축구는 라이벌로서 가진 감정을 걷어내고 냉정하게 본다면 한국 축구를 뛰어넘은 지 오래였다.
지속적으로 유럽파를 100명 이상씩 내보내고 있으며 J리그 자체도 희한하게 K리그 팀을 상대로 힘을 내지 못해서 그렇지 관중동원력 자체가 한국보다 앞서고 있었다.
여기에 국가대표팀은 꾸준히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이끌어가고 있다 보니 한국보다 좋은 성적을 내고 있었다.
하지만 희한한 건 아무리 일본 축구가 앞서나가고 있다고 하지만, 아시아 최고의 선수는 한국에서 나왔다.
손홍민이 있었고 그 뒤에 이강안이 있었으며 그 뒤를 이어서 박민규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 한국은 아시아에서 절대 존재하지 나오지 않을 것 같은 괴물, 윤태양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일본은?
-우리에겐 일본 삼보와 타케히토가 있어
-일본삼보+타케히토 윤태양
-윤태양 이름 하나만으로도 창피해진다
-일본삼보는 무슨 www
-윤태양이 들으면 비웃을…ww
-한국은 참 이상한 나라야 왜 항상 저런 애들이 나오는 거지?
-우리 일본은 열등민족NIDA
-윤태양 보면 진짜 우리가 열등한 걸지도?
-부럽다
-우린 언제쯤 저런 선수가 나올까
-언제나 한국이 앞서가는 笑笑笑笑笑
-그래도 전체적인 수준은 우리가 앞서니까 이길지도?
-그런 생각으로 붙었다가 이탈리아와 아르헨티나가 졌지
-그것도 큰 점수 차로 졌다는…WWWW
-동메달을 노려야 하나…….
-스페인 or 브라질 둘 중 어딜 상대로 동메달?
-쿠소……!!
스포르팅에서 뛰는 타케히토와 여전히 빅클럽 유스팀에서 자라고 있는 일본 삼보가 있었지만, 일본 자국 내에서도 윤태양 앞에 내세우기에는 부끄럽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리고 패배는 기정사실인 것처럼 동메달을 노리자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동메달 결정전의 상대는 브라질 아니면 스페인이었다.
남아공을 5대0으로 짓밟으며 4강에 오른 브라질이나, 강력한 우승후보인 독일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넣으며 미쳐 날뛴 디오스의 스페인이나 어려운 상대였다.
여러모로 동메달도 어렵게 된 일본이었다.
* * *
한일전.
나에게 있어서 한일전을 특별하다.
내가 국가대표 선수로서 처음으로 온전히 주목받은 게 바로 한일전이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 K리그와 아시아 국가 리그 소속으로 구성된 대표팀 소집에 유일하게 합류한 유럽파였기 때문이다.
처음이었다.
한국 사람들에게 온전히 관심과 집중을 받은 건 말이다.
아니, 고아였던 내 인생에서 그만한 관심을 받은 것 자체가 처음이다.
한일전 이후에도 나를 향한 관심도는 줄어들었을지 몰라도 뒤에서 묵묵히 뛰는 나를 향한 축구팬들의 사랑은 여전했다.
그래, 이제 와서 생각하면 내가 강한 나라로 귀화하는 편한 길을 내버려 두고 다시 한국의 국가대표가 되기를 바랐던 것도 여기에 있었다.
그때 당시 나에게 보여준 그들의 사랑을 져버릴 수가 없었거든.
그 사랑은 다시 사는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었다.
아니, 이제는 온 국민이 나를 사랑하고 아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올림픽 4강전 당일.
“윤태양 선수! 일본 콧대를 짓밟아 주세요!”
“가위바위보도 져선 안 되는 거 아시죠?”
“전하 화이팅!!”
워밍업을 위해 필드를 나서는 순간, 태극기를 휘날리며 내가 듣길 바라며 목소리를 높이는 한국 사람들이 보였다.
한일전 승리를 향한 팬들의 간절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진다.
그래, 최근 10년 동안 한일전에서 속 시원한 장면이 없긴 했지.
오죽하면 우리 집 어른들도 제발 이겨달라고 수시로 카톡을 보냈을까.
나는 고래고래 소리치는 그들에게 스윽 다가갔다.
내가 가까이 다가오니 그들이 눈을 초롱초롱 빛낸다.
“몇 골 넣어서 이겨 드릴까요?”
내 물음에 사람들이 서로를 쳐다본다가 한 여성분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여, 열 골?”
그 말에 옆에 있던 가족으로 보이는 남자분이 여성분을 툭 하고 치면서 말했다.
“아니, 무슨 농구하냐? 열 골은 오바지. 유, 윤태양 선수! 해트트릭 정도는 가능하시죠?”
그 물음에 나는 답했다.
“해트트릭?”
받고 더블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