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233)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233화
일본은 난리가 났다.
전반 3분, 스코어가 3대0.
난리가 안 나는 게 이상하다.
실시간으로 커뮤니티에서 한일전과 관련된 쓰레드가 미친 듯이 올라오고 있었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설명해 줄 사람?
-세 골 먹혀 버렸다
-왜?
-그건… 슈팅을 세 번 했기 때문이지
-아……!
-타이요 사마 너무 하잖아(웃음)
-wwwww 사람 한 명을 못 막아
-계산대로라면 90대 0으로 질 수 있겠네
-꿈을 꾸는 거지?
-괜히 세계 최강이 아닌…….
-참담하다
그들은 태양과 넘을 수 없는 벽을 느꼈다.
-어린 사무라이 재팬… 괜찮을까?
-이미 무너졌어
-공황 상태인 것 같아
-나카지마 표정 봐
-선배들은 뭐하냐? 이럴 때일수록 선배들이 후배들을 다독여야지
일본인들은 와일드카드를 찾았다. 하지만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은 선배들도 마찬가지였다.
일본의 와일드카드인 타케히토나 타무라, 후쿠이치는 모두 유럽을 경험한 선수들이었다.
특히나 타케히토는 두 시즌 전, 그러니까 태양이 막 콜업되어 막판에 리그 몇 경기를 뛰던 시즌까지 프리미어 리그에서 뛰던 선수였다.
마지막 시즌 스포츠 탈장으로 기량이 저하되기 전까지만 해도 중위권 팀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그 대단하다던 펠리시아노나 딜런 먼로가 뛰던 걸 지켜보며 싸우던 사람이었다.
그때 저 사람들은 정말 괴물이구나 느꼈는데…….
“타이요…….”
일본에서도 외모 때문에 타이요 사마라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는 저 어린 소년은 수준이 달랐다.
하늘 위에 하늘이었다.
말도 안 되는 플레이를 지켜보며 주체할 수 없던 질투심마저 꺾인 채 무력해진다.
그래, 저 정도는 되어야 세계 최고가 될 수 있구나.
저 나이 때 자신은 저런 선수가 될 수 있을 거라는 꿈에 부풀었었는데.
이미 모든 걸 다 이룬 소년은 마치 마왕처럼 오연하게 자신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게 사람을 화나게 만들어야 하는데 자신도 모르게 눈을 깔게 만든다.
“오오사마… 킹.”
그래, 그야말로 왕이다.
유럽에서 처음으로 왕으로 불리는 유일무이한 아시안.
그럴 만했다.
타케히토는 입술을 잘근 깨물다가 정신을 차리고 동료들을 바라보며 박수를 치며 외쳤다.
“자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 국민들이 우리를 보고 있어!”
“오쓰!!”
목소리만큼은 아직 기세가 실려있다.
그래, 아직 해볼 만하다.
하지만 타케히토의 생각은 순식간에 꺾이고 말았다.
아직 완전히 꺾이지 않았을 뿐이지, 기세는 한국이 쥐고 있었다.
공은 일본이 가지고 있었지만, 한국의 거센 압박에 일본의 패스워크는 그 특유의 색깔을 잃고서 한국 선수들을 피해 정처 없이 의미 없는 패스를 주고받고 있었다.
[아, 일본 선수들 한국 선수가 압박하면 공을 돌리기 바쁩니다.] [가만히 보면 한국에 공을 뺏기는 걸 두려워하는 게 보입니다.]3분 세 골, 살아보면서 이런 상황을 언제 겪어봤겠는가?
같은 편인 한국은 없던 텐션도 살아나서 신나서 일본을 몰아붙였지만, 적인 일본은 지금 이 순간이 공포 영화 그 자체였다.
다가오면 숨이 막히고 사고가 정지되고 몸이 떨릴 지경이었다.
어린 선수들이어서 더 그랬다.
그 가운데 태양은 필드 위를 유유히 뛰어다녔다.
필드 위 일본 선수들은 느끼지 못했지만, 위에서 필드를 바라보는 양 국의 해설은 놀라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아아, 일본 완전히 갇혔습니다.] [수비 라인에서 더 이상 공을 전진시킬 공간조차 없습니다.] [그것뿐인가요? 좌측으로 집중되었습니다. 코너에 몰렸어요. 완전히 토끼몰이 당했습니다!]한국은 그 상황에서 무리해서 공을 뺏지 않았다.
이 상태를 유지하다 보면 결국 일본은 공을 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니까.
그렇게 세 번째 골 이후 10여 분을 넘어간 즈음, 보다 못한 후쿠이치가 반대편으로 얼리 크로스를 보냈다.
패착이었다.
방성환이 그가 날린 크로스를 가로챘기 때문이다.
공을 가로챈 방성환은 넓어진 공간을 질주했다.
키가 크고 피지컬이 좋아서 느릴 것 같지만, 만약 그랬다면 K-크라우치라 불렸을 거다. 하지만 그는 엄연히 K-홀란드라 불리는 선수였다.
공을 가지고 빠르게 골대를 향해 달려갔다.
다급하게 일본 선수들이 움직인다.
이를 지켜본 후쿠이치는 비명처럼 외쳤다.
“자리 지켜……!!”
이미 늦었다.
생각이라는 걸 하지 못하고 그저 무지성으로 골 먹힐 게 두려워 공에 달려든 선수들은 윤태양을 의식하지 못했다.
방성환은 어그로를 잔뜩 끌고 굳이 무리해서 슈팅하지 않고 윤태양에게 툭 하고 공을 밀어줬다.
자기 발 앞으로 굴러오는 공을 윤태양이 가볍게 툭 하고 찼다.
그것만으로 일본의 골키퍼 모리는 반응하지 못했고, 공은 어김없이 골라인을 넘어섰다.
[네, 네 번째 골! 포트트릭! 포트트릭입니다!]-ㅅㅂ ㅋㅋㅋㅋ 미쳤다
-전반 14분 4대0 ㅋㅋㅋㅋ
-ㅈㄴ 잔인하네
-일본 대학살 ㄷ
-남아공 대참사
-진짜 일본 멘탈 이렇게 터져서 동메달 결정전 제대로 하겠냐?
-어차피 브라질 아님 스페인이랑 붙어야 해서 동메달도 어려움 ㅋㅋ
-이러면 우리 최소 은메달은 확보네 ㅋㅋ
-금메달도 가능해 보임 ;
-아니 ㅅㅂ 혼자서 축구가… 되네?
-나 혼자 캐리해서 금메달 딴 썰 푼다 이런 거 올리면 바로 인기글 될듯 ㅋㅋㅋ
-늙어서 자랑거리가 한두 가지가 아니네 태양이는
-진짜 이 시대에 윤태양 축구하는 거 보는 거만으로도 축복임
-주상전하 ㅠㅠㅠㅠ
네 번째 골을 득점한 태양은 오연히 서서 일본 팬들이 모인 관중석을 훑고서는 가슴에 마킹된 태극기를 쿵쿵 두드렸다.
-ㅅㅂ ㅋㅋㅋ 윤시탈이네
-윤무공 장군 ㄷ
-이 정도면 훈장 줘야 한다 ㅅㅂ ㅋㅋㅋ
-진짜 축구로 일본 개바르는 게 얼마만이냐
-a매치에서도 이렇게 해줬음 좋겠다 ㅠ
-ㄴ 일본 팼으니 기회되면 중국 패줬음 좋겠다.
-중국은 안 된다 중국에서 저러면 백 퍼 반칙할듯
-ㅋㅋㅋㅋㅋ아 속이 다 시원하네
-진짜 9대0 가겠는데?
-ㄴ 내가 보기에 중간에 교체할 듯 결승 대비해야지 브라질전 빼고 윤태양 계속 뛰어서 무리시키면 안 됨 ㅠ
-그지… 그리고 리그 일정 소화하는 것도 빡셀듯
-감독이 생각 있음 교체하겠지
국민들의 우려대로 이정후도 윤태양의 교체 타이밍을 고려하고 있었다.
이 정도로 점수 차이를 내고 있으니 윤태양을 풀타임으로 뛰게 하는 건 멍청한 짓이었다.
적당한 타이밍에 교체를 해줘서 결승을 위해 체력 안배를 해야하는 게 맞았다.
“아무리 그래도 이 정도로 잘해줄 줄은 몰랐지…….”
이정후는 네 골 동안 보여준 윤태양의 퍼포먼스가 아직도 믿겨지지 않았다.
어릴 때 이후로 이번 올림픽이 되서야 그의 플레이를 눈앞에서 볼 수 있었다.
그 짧은 시간에 윤태양은 눈부시다 못해 이름 그대로 태양같이 빛나고 있었다.
혼자 강렬하게 빛나는 태양처럼 윤태양도 혼자서 결승까지 끌어가고 있다.
이게 말이 되나?
“아니, 이거 뭔…….”
그사이에 윤태양은 다섯 번째 골을 넣었다.
이정후는 시간을 확인했다.
전반 28분.
막말로 느긋하게 토끼몰이하면서 플레이해서 그렇지 한, 두 골은 더 넣었을 수도 있었다.
“그나저나 걱정일세.”
이정후는 팔짱을 낀 채로 다른 선수들을 둘러봤다.
아무리 봐도 골짜기 세대는 걱정이 안 될 수가 없었다.
2년 뒤면 월드컵이다.
그쯤 되면 이십대 중반으로 팀의 주축이 되어야 할 선수들 수준이 너무 낮았다.
기대해야 할 것은…….
“역시 태양이 또래겠지.”
이성호부터 김효준, 류준서, 최지우, 파퀘트 나이엘 등.
골짜기 세대 보다는 훨씬 괜찮은 아이들이 부지런히 잘 크고 있었다.
다만 너무 어린 게 걱정인데, 골짜기 세대를 쓰는 것 보다 나을지도 모르겠다.
“뭐, 이비카 감독이 알아서 하겠… 아니, 태양아……!”
그사이 단숨에 세 명을 제치며 득점하는 태양을 보며 이정후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저 말도 안 되는 괴물 때문에 몇 번이나 놀라는지 모르겠다.
아니, 놀란 게 아니라 지린 건가… 어째 조금 축축한…….
“나 잠시 화장실 다녀오마.”
이정후는 부랴부랴 화장실로 향했다.
그사이 전반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었다.
스코어는 6대0.
윤태양이 더블 해트트릭을 기록한 것도 모자라 양발, 머리, 심지어 어깨와 같은 신체 부위로 퍼펙트 해트트릭 그 이상을 달성한 뒤였다.
* * *
[8대0. 올림픽 역사상 최고의 참사 일어나다.] [일본, 남아공의 비극으로 온 국민이 눈물짓다.] [대한민국, 윤태양 더블 해트트릭으로 올림픽 한 경기 최다골 기록.] [윤태양 해트트릭, 2분 49초, 올림픽 최단시간 해트트릭 기록.] [더블 해트트릭 후 전반 종료 1분 남기고 교체된 윤태양.] [경기장에서 기립박수 받는 윤태양(사진)] [이정후 감독, 윤태양 전반 종료 전 교체는 위업을 달성한 윤태양이 기립박수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 [더블 해트트릭 후 태극기에 입 맞추는 윤태양(사진)]윤태양의 더블 해트트릭은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일본이 만만한 팀도 아니고 무엇보다 4강까지 올라간 강팀을 상대로 더블 해트트릭을, 그것도 전반 만에 이뤄냈으니 모두가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한편, 또 다른 4강전 브라질과 스페인의 대결 결과는.
[스페인 축구의 신, 디오스! 해트트릭으로 브라질을 무너뜨리다.] [3대2 접전 끝에 브라질을 무너뜨린 스페인.] [역대 최강의 U-23임을 자부하던 브라질, 패배 요인은?] [브라질 감독, 우리의 유일한 패배 이유는 오로지 하나, 디오스 때문이다.]디오스의 활약에 힘입어 스페인이 승리를 거뒀다.
그렇게 2036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올림픽 남자 축구 결승전은 대한민국 대 스페인으로 결정됐다.
-챔스 결승 끝난 지 얼마 안 된 거 같은데 얘들 둘이 또 붙네 ㅋㅋㅋ
-이번에 또 서열정리 가나요?
-쓰읍, 조금 빡세보이는데
-??? 뭐가?
-스페인 애들 빡셈 ㅋ
-그게 왜?
-태양이가 세 골 넣으면 스페인은 디오스랑 다른 애들이 다섯 골 넣을 듯
-디오스도 개빡인데 같이 뛰는 애들도 만만하지 않으니까 빡세다 이건가?
-ㅇㅇ 우리는 태양이 몰빵팀, 스페인은 그래도 동료들이 디오스 받쳐줌
-와카도 빵빵하고
막상 금메달 결정전이 되니 한국 국민들은 걱정이 앞섰다.
스페인과 한국의 격차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한국 올대 지분율이 윤태양 100%라면 스페인에서 디오스의 지분율은 60% 정도였다.
디오스가 아니어도 다른 선수들이 뭔가를 해줄 수 있다는 거다.
디오스가 윤태양보다 못하다는 평가는 받아도 디오스와 그의 동료들이 몰아붙이면 대한민국 수비라인이 버텨낼 재간이 없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그건 한국에서만 그리 예측하는 것도 아니었다.
전 세계적으로 윤태양은 활약하지만, 결국 승리하는 건 스페인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반박하기 어려웠다.
당장 핵심 전력인 와일드카드만 해도 한국의 와일드카드랑 비교하는 게 창피할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스페인의 와일드카드가 누구길래 그러냐고?
윤태양의 동료 마리오 메넨데즈, 레알 마드리드의 월드클래스 윙백인 산티아고, 마찬가지로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를 책임지는 갈레고 이 세 사람이 와일드카드였기 때문이다.
셋이 아니라 한 사람의 몸값만 해도 윤태양을 제외한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의 몸값을 다 합한 것 보다 최소 3배 이상 많았다.
23세 이하 선수들의 수준도 높았다.
AT 마드리드의 핵심 선수로 발돋움안 세라노, 다니엘 히달고, 바르셀로나의 주전인 호세 안토니오, 알레한드로 코르테스와 같은 선수들이 있었다.
지금까지 다른 국가 올대가 유망주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면, 스페인은 나이와 별개로 유망주를 넘어 빅리그 현역 주전으로 뛰는 선수들로 베스트 11 대부분을 채울 수 있다.
이기는 게 기적인 것 같은 상황.
그 탓에 은메달로 만족할 거 같은 선수들에게 윤태양은 말한다.
“요즘은 은메달 한 번으론 면제 안 되는 거 알지?”
면제를 받으려면 계속해서 개정된 끝에 지난 올림픽에 완전히 체계를 갖춘 메달 포인트를 넘어야 한다.
포인트로 따지면 금메달은 한 번, 은메달은 두 번은 따야 면제다.
다른 종목은 몰라도 축구는 두 번 나가기 힘들기 때문에 어떻게든 금메달을 따야했다.
선수들이 그 말에 얼굴을 굳힐 때 태양은 말했다.
“전원 수비를 해서라도 막아. 그리고 나한테 패스해.”
그렇게 하면 이길까?
태양이라면 어떻게든 골을 넣어서 그렇게 해줄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고 골 먹힌다고 의기소침하지 마. 한 골 먹히면 두 골 넣어주고, 두 골 먹히면 세 골 넣어줄게. 그 대신…….”
태양은 선수들을 바라봤다.
“절대 포기하지 마.”
포기는 배추 셀 때나 하는 거다. 만약 포기한다면…….
“뒤진다?”
태양이 눈을 부라렸다.
막내지만 무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