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258)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258화
“제길.”
리버풀 선수들은 조용히 욕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골키퍼를 욕할 수도, 그렇다고 수비수들을 욕할 수도 없었다.
지 마음대로 이리저리 움직이는 공을 무슨 수로 막는단 말인가.
나날이 공인구가 발전하는 이 시대에서 어떤 공이든 무회전 슈팅을 마음대로 자유자재로 찰 수 있는 사람은 윤태양이 유일했다.
발재간이 남다르다는 선수들도 못하는 걸 저렇게 쉽게 해내니 기가 죽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리버풀의 기세가 한풀 꺾인 가운데 경기가 재개됐다.
여유롭게 상대하다가 어이없는 실점을 당한 리버풀은 무리하지 않고 차분하게 패스를 주고받으며 기세를 올리려는 뉴캐슬의 흐름을 끊어내려 노력했다.
그건 어디까지나 2선과 3선 이야기고, 리버풀의 1선은 달랐다.
그들은 이 와중에도 골을 노리고 있었다.
“내가 일리뉴만도 못해?”
그 가운데에는 그라디나루도 있었다.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이끌며 발롱도르까지 받았던 당대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 한 명으로 손꼽히던 사내.
비록 PSG에서 권력 싸움을 하며 온갖 욕을 먹으며 나락으로 떨어졌지만, 그로 인해 많은 게 달라졌다.
그는 권력이 정말 같잖다는 것도 깨달았다.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구단 내 권력 따위가 아니라 실력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게 굳이 골이 아니어도 된다.
그저 축구를 잘하면 된다.
그럼 자연히 골도 어시스트도 알아서 따라온다.
그런 그의 이번 시즌 성적은 10경기 8골 12도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그야말로 월드클래스 수준이었다.
물론, 디오스의 지분을 무시할 수 없지만, 반대로 디오스 역시 그라디나루의 지분을 무시할 수 없다.
둘은 그야말로 환상의 파트너였다.
‘인정하기 싫지만.’
이상하리만치 호흡이 잘 맞다.
그라디나루는 그리 생각하며 디오스를 찾았다.
때마침 디오스도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둘은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것 봐라.
이상하게 잘 맞는다니까?
둘이 동시에 라인을 내려 마클레이와 나란히 서며 미드필더들과 공을 주고받으며 전체적으로 라인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리버풀, 공격적으로 나가기 시작합니다!] [마클레이, 소비올라를 옆에 두고 그라디나루에게! 그라디나루 치고 달립니다!]공 받은 그라디나루는 소비올라의 뒤로 파고들며 전광석화같이 수비라인에게 짓쳐들었다.
누가 뭐래도 발롱도르 위너.
그의 드리블은 치명적이다.
발이 빠른 무리시가 그라디나루를 맞이해 들어간다.
그라디나루는 좌우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무리시를 피해 앞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그렇게 페널티 박스 앞에 다다를 즈음에 그라디나루가 멈춰서며 다리를 휘두른다.
완벽한 슈팅 모션, 이에 무리시가 반응하는 순간, 그라디나루는 한 번 접고서 무리시를 피해 나간다.
완벽한 슈팅 페인트에 넘어간 무리시가 몸을 돌려 그라디나루를 막는 건 어려웠다.
대신, 바이스티거가 나타나 그라디나루의 앞을 막아선다.
그라디나루는 욕심내서 바이스티거를 따돌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까짓거 못 제칠 것도 없지만, 그사이 무리시를 비롯해 다른 선수들이 붙을 거다.
그라디나루는 오른쪽을 바라보며 라보나로 공을 왼쪽으로 보냈다.
그라디나루의 시선을 쫓아 고개를 돌렸던 바이스티거가 공의 행방을 쫓았을 때에는 이미 디오스가 공을 받아 슈팅한 뒤였다.
디오스는 윤태양과 같은 기예에 가까운 슈팅을 할 줄은 몰랐다.
하지만 그는 골키퍼의 심리를 읽고 골키퍼를 속여서 득점할 줄 아는 선수였다.
찰나의 심리전 끝에 파세리니가 오른쪽으로 몸을 날렸을 때, 디오스가 찬 공은 왼쪽 빈 골대로 들어가 골망을 뒤흔들었다.
디오스가 다시 한번 시그니처 세리머니와 함께 콥들과 함께 포효한다.
[골! 골골골!! 디오스의 두 번째 골이 터집니다! 스코어는 2대1! 리버풀이 다시 앞서갑니다!] [디오스의 골키퍼의 허를 찌르는 슈팅도 대단했지만, 뉴캐슬의 수비수를 모두 끌어내고 어시스트를 찔러준 그라디나루의 움직임도 좋았습니다!] [이번 시즌 둘이 만들어낸 득점만 해도 벌써 몇 골이죠? 그야말로 환상의 파트너입니다!] [시즌 27번째 골! 디오스, 이 기세라면 윤태양의 득점기록도 넘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사방에서 디오스의 이름이 울려 퍼진다.
세리머니를 끝내고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던 디오스는 그런 그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는 자신의 등을 가리켰다.
DIOS
7
스페인어로 신을 뜻하는 디오스의 이름이 카메라에 잡히는 순간, 전 세계 콥들도 그 이름을 부르짖을 수밖에 없었다.
-디오스 그는 신인가? 디오스 그는 신인가? 디오스 그는 신인가?
-이름 뜻이 신은 맞지
-이번 시즌은 디오스의 시즌인 듯
-윤태양 ㅈㄲ라 그래
-ㅋㅋㅋㅋㅋ 미친 명예 영국인, 명예 리버풀 사람들 ㅈㄴ 많네 ㅋㅋㅋㅋㅋ 자국 레전드 ㅈ까라는 소리도 다 하고
-ㅋㅋㅋ 친일전범풀 빠는 꼬라지들 보소
-응 느그 태양
-미친놈들
-ㅅㅂ 리버풀부터 좋아한 걸 어쩌라고
-억울하면 뉴캐슬이 아니라 리버풀로 왔어야지
-…딱히 윤태양이 네가 싫어한다고 억울해할 것 같진 않음 ㅋ
-ㅋㅋㅋ ㄹㅇ ㅋㅋㅋ 콥등이 ㅅㅋ가 연봉=윤태양 초급
-ㅋㅋㅋㅋ 월급도 시급도 아닌 초급 ㅋㅋㅋㅋㅋㅋ
-그래 ㅋㅋㅋ 실컷 웃어라 ㅂㅅ들아 승리는 우리 리버풀이 가져갈 거다
-ㅈㄹ ㄴㄴ
앞서가는 리버풀 모습에 전 세계 콥들이 기세등등해진 가운데, 베이트호벤은 심각한 얼굴로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확실히 그라디나루와 디오스는 뉴캐슬의 수비라인이라고 해도 쉽지 않은 상대였다.
‘센터백을 셋을 둬야 했나?’
아마 그랬다면 반 이완 저 영악한 젊은 감독은 센터백 셋을 둠으로써 비어버린 포지션을 공략할 거다.
쉽지 않은 감독과 선수들이다.
하지만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어차피 오늘은 수비를 포기하고 극단적인 공격으로 나설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베이트호벤은 라인 가까이 서서 목소리를 높였다.
“고작 1골 차이야! 우리는 우리 스타일로 밀어붙인다!”
우리 스타일로 ‘밀어붙인다’.
이건 신호였다.
이제는 뉴캐슬의 전설이 되어버린 트레블에 빛나는 전임 감독이 남겨놓은 뉴캐슬의 DNA.
곧 죽어도 공격.
간은 그만 보고 본격적으로 라인을 올려 뉴캐슬 식대로 공격하라는 의미였다.
그렇게 재개된 경기, 뉴캐슬은 평소대로 빠른 템포로 패스를 주고받으며 수비수까지 모두 라인을 올려 리버풀의 골대를 향해 빌드업하기 시작했다.
[뉴캐슬이 경기 시작과 동시에 템포를 올립니다!] [한 골 뒤진 것뿐인데 너무 조급한 건 아닌지 모르겠군요.]순식간에 하프라인을 넘어서며 몰아붙이는 뉴캐슬의 템포는 점점 더 빨라지기 시작했다.
뉴캐슬이 자신들의 페이스를 가져가려 들자 리버풀도 기다렸다는 듯이 거세게 압박해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렇게 평소 템포를 무너뜨리면 실수를 유발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그건 반 이완의 오산이었다.
뉴캐슬은 높은 템포에도 절대 실수하지 않았다.
이 팀에는 패스에 일가견이 있는 선수들 투성이었다.
특히 중심에 있는 카싸마는 패스 마스터라 불릴 정도의 선수였고, 그 옆에 받쳐주는 메넨데즈도 그에 못지않았다.
플레이메이커가 팀의 코어라면 뉴캐슬은 듀얼코어를 운영하는 셈이었다.
그것도 제라드와 램파드와 같이 겹치는 느낌이 아닌, 둘이 각자의 영역에서 상호 보완적인 모습을 가진 모습이었다.
언제든지 지근거리에서 상대를 보조하면서 라인을 올리면서 공격진이 알아서 가세하게 만든다.
샬렛은 평소처럼 간격을 벌려주고, 일리뉴는 최전방에서 언제든지 그 대포알 같은 슈팅을 할 준비를 하고 윤태양은 메넨데즈와 카싸마와 호흡을 맞춘다.
세 명의 호흡은 디오스, 그라디나루와 그 뒤에서 이 둘을 받쳐주는 마클레이, 트리오와는 달랐다.
리버풀의 트리오가 서로의 역할이 정해진 느낌이라면 이들은 예측하기 어렵다.
누가 선수들을 뚫고, 누가 패스를 하고 누가 슈팅을 할지 모른다.
여기에 일리뉴와 샬렛까지 가세하면 프리미어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하게 되는 거다.
하지만 대부분 상대 선수들은 윤태양에게 초점을 맞춘다.
이 환상의 공격진에서 결국 가장 많은 골을 넣는 건 윤태양이었기 때문이다.
한 시즌에 리그에서만 50골을 넘게 넣는 선수를 경계하지 않을 수 없으니 당연한 일이겠지만, 말도 안 되는 득점수에 눈이 멀어 그의 어시스트 기록을 망각하고야 만다.
[윤태양 치고 들어갑니다. 헉슬과 라우타로가 막아섭니다! 이대로 돌파하나요? 옆으로 접고 들어가는 윤태양! 아! 그 가운데 백힐로 백패스!!]지난 시즌, 윤태양은 리그에서만 32개의 도움을 기록했다는 걸 말이다.
[카싸마 슈티이이잉!] [골!! 골입니다! 단숨에 동점을 만들어내는 뉴캐슬!!]“우오오오오!!”
득점한 카싸마가 포효했다.
[경기는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왔습니다. 정말이지 치열한 양 팀입니다.] [스코어는 2대2, 아, 어느새 전반전이 얼마 남지 않았군요. 경기에 빠져서 정신없이 지켜보다 보니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습니다.]동점과 동시에 전반전은 고작 1분여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다시 킥오프, 리버풀은 남은 1분 동안 뉴캐슬에게 기세를 넘겨주지 않고 이 스코어로 전반을 마무리하기 위해 무의미하게 공을 돌리기만 했다.
하지만 뉴캐슬은 달랐다.
고작 1분이지만, 기세를 타고서 몰아붙이려는 듯 모든 선수들이 하프라인을 넘어 리버풀을 압박해 들어갔다.
그리고 여기서 대부분 선수들이 윤태양에 대해서 간과하는 점이 또 하나 드러난다.
득점과 어시스트에 가려져 있지만, 윤태양은 공격수들 중에서, 아니, 수비수들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가로채기 성공률을 보유하고 있다는 거다.
선수들 사이에서 패스의 흐름을 읽고 귀신같이 그 사이에 끼어 공을 탈취해 나간다.
“이런 Fuck!!!”
압박하는 카싸마와 소비올라를 피해 공을 뒤로 돌리던 바톨레티는 그 사이에 끼어드는 윤태양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윤태양 가로챕니다!!!]바톨레티의 패스를 받기 위해서 앞으로 나서던 헉슬은 기겁을 하고서 윤태양에게 달려들었다.
윤태양이 가로채 간 공을 다시 되찾든지 걷어내려 했지만, 윤태양은 드래그백으로 헉슬의 다리를 피하고 왼쪽으로 공을 접고서 파고 들어갔다.
헉슬은 뒤를 돌아봤다.
그 순간이었다.
헉슬이 제쳐질 걸 예상이라도 한 듯 라우타로가 달려와 태양의 앞에 있는 공을 향해 발을 들이민다.
막았나?
아니었다.
골대를 흘끔 보고 거리를 확인한 태양은 그 짧은 시간에 공을 툭 하고 앞으로 친 다음, 라우타로가 내미는 발에 자신의 다리를 걸었다.
그 타이밍이 너무나 절묘해서 누가 봐도 드리블 치고 앞으로 전진하려다 다리에 걸려 넘어진 것 같은 상황이 연출됐다.
심판은 망설일 것 없다는 듯이 휘슬을 불고 달려와 라우타로에게 옐로카드를 높이 든다.
다행히 퇴장은 아니다.
하지만 좋아할 상황도 아니었다.
골대와 거리는 27m.
잔디 위에서 몸을 일으킨 윤태양이 프리킥을 준비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