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300)
축구가 간절하다 300화
인종차별 문제로 챔피언스 리그가 시끄러웠던 것도 잠시, 프리미어 리그 32라운드가 찾아왔다.
뉴캐슬의 상대는 웨스트브로미치.
이번 시즌 승격해서 프리미어 리그오 올라온 이 팀은 지금 무려 리그 10위, 딱 중간 순위에 위치하는 파란을 일으키고 있었다.
고작 10위인데 파란이냐고?
웨스트브로미치는 이번 시즌 승격한 팀이다.
승격한 팀이 승격한 시즌에 리그 10위, 딱 중간 순위를 유지하는 건 리그 1위를 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었다.
그도 그럴게 세계 어느 리그에 내놓아도 리그 1위를 해도 이상할 게 없는 빅6(최근까지 토트넘이 있었으나 팬들 사이에서 어느 순간 제외됨)가 있는 리그에서 10위도 쉬운 건 아니다.
게다가 누누이 이야기하지만, 프리미어 리그는 잔류하는 팀은 돈을 엄청나게 벌고 그 하부 리그는 돈을 반의반도 못 버는 구조다.
몇 시즌만에 승격해서 돈도 없고 선수층도 얇은 팀이 세계적 강팀 6팀이 있는 리그, 그것도 일정이 타이트하기로 소문난 리그에서 10위는 과장 조금 보태서 기적이다.
빅클럽이나 그 팬들이야 그래서 뭐? 어쩌라고? 이렇게 말할 수 있지만, 그 외에 팀들은 놀라워하며 경계하고 웨스트브로미치의 팬들은 그저 축제 분위기였다.
리그 10위도 기쁘고, 당장 남은 경기에 모두 패배하더라도 강등당할 일이 없으니 그냥 즐거운 마음으로 경기장으로 모인다.
“이 병신새끼들아!!!!!!!”
“그게 축구냐?!”
“때려쳐라 병신들아!!”
“우리 집 개가 너네들보단 축구 잘하겠다!”
물론, 경기장 입장까지만 말이다.
뉴캐슬을 홈에서 맞이한 웨스트브로미치는 주전이 대부분 빠진 뉴캐슬을 상대로 신나게 두들겨 맞았다.
윤태양은 전반에 두 골을 넣고 후반이 시작되기도 전에 교체되어 나갔고, 아우레와 샬렛이 득점하며 4대0으로 경기 막바지에 다다른 상황이었다.
아무리 상대가 말도 안 되게 강한 뉴캐슬이라 하더라도 홈에서 이렇게 무력하게 두들겨 맞으면 오구오구 하며 우리 팀 사랑해라고 외치던 팬들도 흉신악살이 되어버린다.
“씨발……. 니들이 뛰어보든가.”
그리고 선수들 역시 아무리 팬들의 사랑을 먹고살아 간다 하더라도 욕이 나올 수밖에 없다.
“맨 유나이티드도 5대0으로 졌는데 4대0이면 잘한 거 아니야?”
빅6라 불리는 팀도 유린하는 그레이트 1[뉴캐슬에게 붙은 애칭]을 상대로 어떻게 이긴단 말인가.
팬과 선수 모두 툴툴거리는 가운데 그렇게 경기가 끝났다.
그렇게 32라운드를 끝내고 리그도 6경기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31승 1무로 승점 94점을 확보한 상황이었다.
2위는 26승 2무 4패로 승점 80점의 리버풀이었다.
두 팀의 승점 차이는 14점.
단순한 계산법으로 뉴캐슬이 남은 두 경기에서 지지만 않는다면 무난하게 우승을 가져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아직 6경기, 승점 18점 남았다.
-뉴캐슬이 남은 6경기 다 이기라는 법 없잖아?
-그러니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지 끝까지 계속 이겨보자고 우리도
콥들은 아직까지 행복회로를 돌려봤다.
하지만, 대부분 팀들은 이번 시즌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자신들의 커리어에서 프리미어 리그 세 번째 우승을 가져갈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 가운데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는 것은 역시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이다.
뉴캐슬이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한다면 네 장, 우승에 실패한다면 세 장을 두고 다른 팀들이 다퉈야 하는 상황에서 리버풀 아래 3위로는 승점 78점, 리버풀보다 승점 2점 뒤지고 있는 첼시가 있었고, 4위에는 승점 70점의 맨유가 있었다.
그리고 맨유의 뒤를 맨시티가 68점으로 바짝 쫓아오고 있었고 맨시티의 뒤에는 승점 64점으로 벼랑 끝까지 갔다가 꾸역꾸역 올라온 아스날이 있었으며, 아스날의 바로 뒤에는 레스터 시티가 고작 승점 1점 뒤진 상태로 아스날의 뒤에서 콧김을 훅훅 뿜어내며 아스날의 뒷골을 서늘하게 했다.
리버풀과 첼시는 크게 미끄러지지 않는 한 챔스 진출이 가능할 것 같은 가운데, 마지막 티켓을 두고 맨유와 맨시티, 아스날과 레스터 시티가 아웅다웅 싸우는 형태였다.
그 가운데 조리돌림을 당하는 건, 맨시티였다.
-천하의 맨시티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누
-진짜 프리미어 리그의 엄석대였는데…….
-챔스도 못 따내더니 이젠 리그 우승도 못 따내는구나
-그냥 ㅂㅅ팀 된 거임 ㅋㅋㅋㅋ
-맨시티가 아니라 이제 맹시티라 부르자
-홀란드는 이제 맨시티 언급도 안 하더라
-팀 레전드조차 외면한 팀
-맹시티……!
한때 성세를 누리던 팀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물어뜯기 좋은 법이다.
-ㅅㅂ 놈들 지들은 이렇게 안 될 줄 아나?
-두고봐라 너네도 언젠가 이런 꼴 날 거다
-ㅋㅋㅋ 사실 진즉에 이런 꼴 나서 타격 없음 ㅂㅅ아 ㅋㅋㅋㅋ
-ㅋㅋㅋ아 우린 4스날이라고
-우린 맹구
-리중딱이라고 들어봤냐? ㅋㅋ
-우린 원래 강등도 당하던 팀인데? ㅋㅋㅋ
-ㅅㅂ…….
물어뜯기만 하는 건 아니었다.
팬들은 옛 성세를 그리워하며 자조하기도 했다.
아무튼, 그 가운데 프리미어 리그 1황은 영국을 떠나 이탈리아로 향했다.
챔피언스 리그 8강 2차전을 위해서 말이다.
이 경기는 모두의 귀추가 주목되는 경기였다.
인종차별을 당한 윤태양이 어떤 플레이를 펼칠 것인지, 그리고 마테오라는 핵심 선수가 빠진 유벤투스가 어떻게 나올 건지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 * *
인종차별 사건에 중심에 선 나는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본다.
나는 인종차별을 한 적이 없는가?
단언컨대 없었다.
지난 삶에서 내 인생은 차별의 연속이었다. 아니, 차별이 당연한 인생이었다.
부모 없이 고아원에서 자란다는 건 그런 거다.
그런 내가 인종 차별?
말도 안 되는 소리지.
오히려 당했으면 모를까.
스페인에서 인종차별은 흔하다. 웃긴 건 자기들이 인종차별 하는 줄도 모르고 하는 일도 흔하다는 거다.
그 정도로 무지하다.
눈을 찢거나 잽스, 치노 같은 말을 하는데 이게 잘못된 말인 줄 모른다.
그저 바보, 멍청이 같은 가벼운 욕으로 알고 있는 경우도 있다.
아마 유럽 대부분 나라에서 이런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꽤나 흔할 거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다.
대놓고 인종 자체를 혐오하며 알면서도 온갖 모욕적인 제스처나 욕을 하는 놈들이 분명 있다.
예를 들면 마테오 같은 놈들 말이다.
그리고 지금 이곳 유벤투스 스타디움의 일부 팬들.
꺼져라, 원숭이 왕 새끼야!
노란 원숭이가 스타디움을 더럽히려 하는구나!
우우우우우!
유벤투스 울트라스.
서포터로서 정체성과 훌리건으로서 정체성을 모두 가진 하이브리드 혼종인 이 녀석들은 거침없이 나를 향한 인종차별 욕설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다.
하지만 필드 위에 선 내가 똑똑히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놈들이 인종차별 욕설과 함께 눈을 찢고 있었다.
마테오를 돌려내라 이 빌어먹을 몽키 새끼야!
빌어먹을 칭챙총! 우리 마테오는 억울하다!
아, 이 새끼들.
이놈들은 자신들을 사랑하고 자신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마테오가 출전정지 당한 것에 눈깔이 돈 모양이다.
마테오가 한 짓은 생각도 않는 거지.
경찰들이 진압 안 하나?
해도 안 된다.
수만 명이 미쳐 날뛰는데 경찰이 아무리 붙어도 쉽지 않다.
그 가운데 이곳저곳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른다.
홍련이 금지된 상황에서 그 대신 다른 무언가를 이용해 하얀 연기를 피우는 모양이다.
하긴, 사제폭탄까지 만드니 마니 하는 놈들이니 저 정도는 약과지.
나는 허리춤에 손을 얹고 가만히 그 모습을 바라봤다.
그걸 본 베이트호벤이 나를 부른다.
관중석에 소란으로 경기가 시작되지 않은 가운데, 나는 베이트호벤에게 다가갔다.
“네, 감독님.”
“자네, 괜찮나?”
“뭐, 나쁠 것도 없잖아요?”
“설마하니 저 정도로 무식하고 과격할 줄은 몰랐네. 자네를 출전시키지 말 걸 그랬어.”
“전 정말 괜찮습니다, 감독님.”
감독을 안심시키고 다시 내 자리로 돌아온다.
관중들이 잠시 진정된 가운데, 마침내 휘슬이 울린다.
우리는 유벤투스의 진영을 향해 거침없이 파고 들어갔다.
공을 가진 상태로 빠른 템포로 빌드업을 한다.
유벤투스는 오늘도 어김없이 쓰리백, 마테오를 대신해서 앳되어 보이는 선수가 뛰고 있었다.
얼굴도 이름도 낯선 게 대성할 선수는 아닌 모양인데, 당장 유벤투스의 현실이 이렇다.
베스트 멤버 중 한 명이라도 빠지면 대체할 선수가 별로 없는 팀.
재정적으로 열악하니 어쩔 수 없지.
동정하냐고?
아니, 이용해야지.
그 재정적 열세로 인해 챔피언스 리그라는 큰 무대 위에 오른 어린 선수를 향해 공을 받은 내가 달려든다.
어린 선수는 타고난 피지컬도 섬세한 기술도, 뛰어난 지능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담력이다.
이 녀석, 깡이 없다.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뒤로 주춤주춤 물러나는 상대를 가볍게 스쳐 지나가며 골대를 향해 슈팅했다.
골이 골망을 가르고.
우우우우!
엄청난 야유가 쏟아진다.
나는 슈팅한 자리에 서서 느릿하게 한 바퀴 몸을 빙글 돌리며 관중석을 훑었다.
그리고 양팔을 들어올렸다.
* * *
[윤태양!! 양팔을 활짝 펴고 관중을 둘러봅니다.] [마치 야유를 환호로 받아들이는 것 같네요!] [그의 귀에는 인종차별 욕이 브라보로 들리는 걸까요?]-ㅋㅋㅋㅋ미친놈
-윤태양 미친새끽ㅋㅋㅋㅋㅋㅋㅋ
-국지도발 쩌넥ㅋㅋㅋㅋㅋ
-광역어그로 오지구요 ㅋㅋㅋ
-진짜 멘탈은 오진다 ㅋ 나 같으면 빡칠 거 같은데
-나라면 파스타 횽님들 욕에 겁먹고 엉엉 울었을 듯
더욱더 뜨거워진 관중석을 바라보며 태양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원래 위치로 돌아갔다.
재개된 경기.
뉴캐슬은 유벤투스를 압박했다.
유벤투스는 뉴캐슬의 거센 압박에 크게 흔들렸다.
홈팀과 원정팀의 위치가 바뀐 것 같은 상황이 펼쳐진다.
[유벤투스, 지난 1차전의 경기력이 무색할 정도로 뉴캐슬의 압박에 크게 휘둘립니다.] [한 선수가 빠졌다고 이렇게 무기력해지나요?] [아닙니다. 수비적인 부분은 마테오의 부재가 크지만, 지금과 같은 지공 상황에서는 조르지오가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게 큽니다.]해설의 말대로였다.
뉴캐슬은 유벤투스의 공수 연결의 핵심이 조르지오인 걸 파악하고 단단히 준비해 왔다.
지공 상황이든 역습 상황이든 뉴캐슬은 조르지오를 통해 연결되는 유벤투스의 공격을 모두 막아낼 자신이 있었다.
그렇게 단단히 막혀서 의미 없는 패스가 계속되는 가운데 메넨데즈가 잽싸게 공을 가로채 윤태양에게 패스했다.
윤태양이 공을 받은 즉시 또다시 그 어린 선수에게 달려든다.
더 이상 어린 선수가 당하는 걸 두고 볼 수 없다는 듯 다른 수비수들이 그를 지원하려 달려왔지만, 윤태양은 그보다 한 박자 더 빠르게 공을 슈팅했다.
철썩하고 골망이 흔들린다.
[골! 골입니다! 윤태양의 골!] [종합 스코어 6대1!! 점점 유벤투스의 다음 라운드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집니다.] [그나저나 저는 유벤투스와 관중들의 처벌이 어떻게 될지 관심이 갑니다. 계속된 인종차별, 이를 막지 못한 유벤투스에게 분명 중징계가 이뤄질 건데요.] [마테오의 징계 수위를 생각하면… 절대 가벼운 징계는 나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무슨 징계가 나와?
-챔스에서 무관중 경기?
-챔스 참가 불가?
-벌금? ㅋㅋㅋ
-일단 이탈리아에서 법적으로 인종차별 불법이라 저기 팬들은 경찰서 행은 확실함 ㅋ
-경찰도 썩어서 눈감아 줄지도?
-ㅅㅂ ㅋㅋㅋ 설마 ㅋㅋㅋㅋ
모두가 유벤투스의 징계를 궁금해하는 가운데.
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