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303)
축구가 간절하다 303화
상대팀 선수가 말도 안 되는 골이나 생각지도 못한 어이없는 골을 넣어버리면 멘탈이 나갈 법도 하다.
윤태양을 상대하는 팀들 대부분이 그렇게 멘탈이 갈려 나간다.
너무나도 허무하게 뚫리고 실점을 허용해 버리니 말이다.
리버풀의 반 이완은 이 부분에 대해서 선수들에게 다른 식으로 접근해 생각해 보라고 유도했다.
‘윤태양의 득점은 자연재해와도 같은 거다. 그러려니 생각해라.’
그래.
쟨 어차피 저렇게 골을 넣는 놈이니까.
그냥 그러려니 하자.
막상 그렇게 생각하니 지금 방금 실점도 충격적이지 않다.
그저 보이는 건 뉴캐슬의 골대.
물론, 뉴캐슬의 수비라인이 만만한 건 아니지만, 디오스와 그라디나루, 그리고 이 둘을 받쳐주는 리버풀의 스쿼드라면 마냥 어려운 건 아니다.
리버풀은 그렇게 생각하고 뉴캐슬을 상대로 빌드업 해나갔다.
[리버풀, 초반 실점은 잊은 듯 자신들의 플레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 리버풀의 강점입니다. 절대 일희일비하지 않아요.] [이런 정신 중요하죠. 멘탈이 흔들리면 흐름마저 내준 채 크게 질 수도 있거든요?]리버풀이 단단한 마음으로 뉴캐슬의 빈 공간을 파고들며 공략해 들어간다.
이에 뉴캐슬 역시 평소와 다를 바 없이 거세게 압박한다.
공을 뺏고 뺏기는 상황이 계속 연출된다.
[양 팀, 어느덧 전반 24분이 지나고 있는 가운데,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지만 정작 유효슈팅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엄청난 집중력이 아닐 수 없네요. 한 번의 실수가 치명적이라는 걸 아는 거죠.] [하지만 90분 내내 이 상태를 유지할 수는 없을 겁니다. 결국, 집중력이 흩어져 실수를 하는 팀이 실점하게 되겠죠?] [그렇습니다.]대부분 그렇다.
하지만 아무리 집중한다 하더라도 완벽할 수는 없는 법. 실수가 아니라 실력으로 뺏기는 경우도 있었다.
그라디나루가 소비올라의 뒤에서 소비올라에게 오는 공을 잽싸게 가로챈 지금의 상황이 그랬다.
당황한 소비올라가 몸을 돌리며 그라디나루를 바라봤을 때, 그라디나루는 자신이 따낸 공을 가지고 뉴캐슬의 골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그런 그라디나루의 앞을 가로막는 건 드미트리였다.
그라디나루는 한 마리 그리즐리 베어와도 같은 괴물을 마주하고 질린 듯 그를 피해 들어가려 한다.
“못 가.”
드미트리는 짧게 말하며 그라디나루를 따라붙었다.
그 순간 그라디나루는 속도를 높이며 린데만과 드미트리 사이의 하프 스페이스를 향해 달렸다.
린데만이 그라디나루를 방어하는 데 가세하고 그 뒤에는 소비올라가 포위하는 형세.
이대로 더 들어가 봤자 고립될 수밖에 없는 그 상황에서도 멈추지 않고 달려가며 모두가 속아 넘어갈 만한 라보나 패스를 선보였다.
미처 예측하지 못하고 곧바로 보지 못한 드미트리가 뒤늦게 공을 찾았을 때, 공은 디오스의 발 아래 있었다.
그렇다면 바이스티거는?
놀랍게도 그와 거리가 있었다.
전반기 대결에서 바이스티거에게 몇 번이나 발이 묶였던 디오스는 그 짧은 사이에 더욱더 진화해 바이스티거를 속이고 자유의 몸이 될 정도로 발전해 있었다.
그것에 적응하지 못한 바이스티거가 뒤늦게 그에게 달려가는 사이, 프리미어 리그에서 데뷔 시즌에 47골을 꽂아넣은 디오스의 왼발이 움직인다.
한 박자 빠른 슈팅과 동시에 공이 벼락같이 뻗어나간다.
파세리니조차도 반응하기 어려운 공은 가차 없이 골망을 뒤흔들었다.
[골! 골입니다! 디오스의 시즌 48번째 골이 나왔습니다!] [대단하군요. 대단해요!! 데뷔 시즌에 50골 고지를 넘어서려 하고 있습니다!] [아, 이제 이렇게 되면 1대1 동점이군요. 전반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뼈아픈 실점을 하는 뉴캐슬입니다.] [흐름을 리버풀에 주고 끝나려나요?]베이트호벤은 남은 시간을 확인했다.
15분 정도 남았나?
아직 전반이 끝나기에는 많은 시간이 남았다.
윤태양 계산법으로는 해트트릭 그 이상을 넣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자연스럽게 시선이 윤태양을 향한다.
감독이 선수에게 너무 의존하면 안 된다는 주의였지만, 신자가 신을 찾듯이 자연스럽게 그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게 일개 신도가 신을 어떻게 부정한다 말인가.
그저 우러러볼 뿐이다.
그건 비단 베이트호벤뿐만이 아니라 필드 위 선수들, 관중석에 툰들까지 모두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킥오프를 앞두고 허리춤에 손을 올린 채 가만히 필드를 바라보는 태양을 말이다.
태양을 바라보는 건 비단 동료와 툰들뿐만이 아니라 리버풀의 선수들이나 콥들도 있었다.
그들의 시선에는 두려움이 있었다.
저 괴물이 또 무슨 짓을 벌일 것인지.
또 어떤 말도 안 되는 득점을 보여줄 것인지 말이다.
그렇게 기대와 두려움의 시선이 교차하는 가운데 주심의 휘슬이 울렸다.
뉴캐슬이 차분하게 공을 주고받는 듯하더니 갑작스럽게 템포를 빠르게 올리며 리버풀의 진영을 거침없이 파고 들어간다.
리버풀은 마치 유벤투스처럼 단단하게 공간과 선수를 모두 막아내면서 뉴캐슬의 진입을 막아섰다.
하지만 역시 이 선수, 윤태양을 막는 건 쉽지 않았다.
윤태양은 조금 처진 위치에서 스스로 플레이메이커를 자처하며 패스를 주도했고, 리버풀은 그 흐름을 끊지 못했다.
윤태양을 감싸고 그의 모든 걸 차단해도 불가능했다.
패스를 줄 곳이 없으면 선수를 뚫고서 패스길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뉴캐슬, 단숨에 최전방까지 올라갑니다.] [리버풀이 흐름을 가져간 듯싶었습니다만, 뉴캐슬의 기세는 여전히 무섭습니다!] [뉴캐슬, 그야말로 노도와도 같습니다.]디오스가 지난 전반기에서 체감한 것 보다 더 발전했듯이, 베이트호벤 체제에서 뉴캐슬도 단순하게 영상으로 보는 것 보다 막상 이렇게 필드 위에서 체감하니 수준이 더 높아져 있었다.
가뜩이나 무적인 팀이, 발전할 구석이 있었던 거다.
그들은 감독의 전술에 완전히 익숙해져 있었고, 대부분 선수들이 세 시즌 이상 합을 맞춰온 덕분에 팀워크도 절정에 달해 있었다.
유벤투스에게 영감을 받고 급조된 수비전술로 완벽하게 틀어막기에는 뉴캐슬은 여러모로 강했다.
“윤태양! 윤태양 견제해!!”
그 가운데 리버풀 선수들은 수시로 윤태양을 살폈다.
저 괴물을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가운데 윤태양은 여전히 1선 보다는 약간 쳐진 위치에서 수비라인의 틈을 노리고 있었다.
리버풀은 공간을 만들어주지 않으려 노력했다.
공간이 생긴다?
그 순간 기다렸다는 듯 윤태양이 파고 이를 드러내며 물어뜯을 거다.
하지만 윤태양은 공간이 없어도 달려들어 물어뜯는 맹수 같은 존재였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자신의 드리블이 막힐 거라는 생각 따위 하지 않는다는 듯 리버풀의 수비진영으로 달려든다.
[윤태양, 헉슬의 정면으로 달려듭니다. 리버풀, 헉슬을 도와 협력해서 윤태양을 포위하며 압박합니다!] [포위했다고 하지만,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 상대는 윤태양이에요!]윤태양은 멈추지 않고 헉슬의 코앞에서 프리플랩을 선보였다.
헉슬이 예상하고 속아 넘어가지 않자, 한 번 더 프리플랩.
연속 프리플랩으로 헉슬을 제친 윤태양의 앞에는 어느새 지원하러 온 바톨레티가 앞을 막아선다.
태양은 멈추지 않았다.
다만 그의 발 아래 공은 사라진 뒤였다.
[아아, 라보나!!]그라디나루가 보여준 절묘한 라보나 그 이상으로 선수들을 속여넘긴 윤태양의 라보나 패스는 정확하게 일리뉴의 발 아래 닿았고 일리뉴는 디오스가 그랬던 것처럼 망설임 없이 왼발을 휘둘렀다.
펑!
가죽이 터지는 것 같은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뻗어나간 공이 골대 안에 쑤셔박혔다.
[일리뉴의 강력한 왼발 슛! 골입니다!] [앞서가는 골입니다! 전반 종료를 앞두고 뉴캐슬이 다시 앞서갑니다!] [득점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마치 리버풀의 득점과 같군요. 윤태양, 의도한 건가요?]-100% 노린 거다
-윤태양이라면 분명 노린 거임
-상대방이 어떻게 하면 ㅈ같은 기분이 들게 할지 ㅈㄴ 잘 앎ㅋㅋㅋ
-리버풀 애들 똥 씹은 표정 짓는 거 봐라 ㅋㅋㅋ
-나 같아도 ㅈ같음 ㅋㅋㅋ
-그라니나루 분명 내 라보나 패스 ㅈㄴ 지렸다 이랬을 텐데 ㅋㅋㅋㅋ 바로 따라해 버리네 ㅋㅋㅋ
-진짜 미친놈
-축구 천재가 아니라 어그로 천재 아니냐
윤태양의 라보나와 일리뉴의 왼발 슈팅은 리버풀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본인들이 골을 넣은 방식 그대로 곧바로 골을 넣는데 반응하지 않을 선수가 어디 있겠는가.
“빌어먹을 새끼.”
그라디나루는 윤태양을 바라보며 으르렁거렸다.
“진정해. 저 새끼 저러는 거 하루 이틀이야?”
스마트폰 메시지로 하루에도 몇 번씩 조리돌림을 당하는 디오스는 익숙하다는 표정으로 그라디나루를 달랬다.
“쟤가 뉴캐슬의 왕이라고? 마왕 아니냐 솔직히?”
“뉴캐슬은 마왕성이고.”
시즌 초반을 생각하면 필드 위에서 둘도 없는 친구가 된 두 사람은 윤태양을 향해 툴툴거리며 위치로 돌아갔다.
[경기 재개됩니다.]그렇게 다시 킥오프, 하지만 경기는 오래 이어가지 못하고 전반 종료 휘슬이 울렸다.
[전반전 종료됩니다! 스코어는 2대1, 뉴캐슬이 1골 앞서가는 중입니다.] [뉴캐슬이 우승을 향해 조금씩 전진하고 있습니다만, 리버풀, 이번 시즌 강력한 맞수다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렇습니다. 전반에 이 정도 스코어로 박빙으로 싸운 팀도 몇 없거든요?] [새로운 구단주 밑에서 새로운 체제로 맞이한 첫 시즌에 이 정도 활약이면 다음 시즌에는 정말 뉴캐슬을 위협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ㅋㅋㅋㅋ 해설 콥이냐?
-그러면 뭐 뉴캐슬은 새 감독 아님? ㅋㅋㅋ
-뉴캐슬도 내년이면 더 강해질 듯 ㅋㅋㅋㅋ
-그러니까 ㅋㅋㅋ
-ㅅㅂ 뉴카슬 ㅅㅋ들 ㅈㄴ 깝치네
-깝칠 만하지 않음?
-리버풀 구단주가 뉴캐슬 구단주한테 깝치긴 하더라ㅋㅋㅋㅋㅋ
-ㄹㅇ ㅋㅋㅋㅋ ㅈ도 아닌 재력으로 어딜 감히 뉴캐슬한테 ㅋㅋㅋ
-깝칠 만한 돈 있다 진짜 다음 시즌에는 다르다 리버풀이 뉴캐슬 이긴다 ㄹㅇ
-ㅋㅋㅋㅋㅋㅋ ㅈㄹ하네
* * *
“오우오우, 우승까지 앞으로 후반 45분.”
“대충 한 시간 뒤면 우승이다.”
메넨데즈, 소비올라, 샬렛 셋이서 거들먹거리며 라커룸 안에서 춤을 춘다.
미친놈들이 따로 없었다.
“고작 한 골 앞서가는데 설레발들이 왜 이리 심해?”
그걸 본 바이스티거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말하자 메넨데즈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걱정 마. 후반에는 세 골을 더 앞서갈 거거든.”
“그 세 골을 네가 넣냐?”
“네가? 아니, 태양이가 넣겠지. 안 그래, 킹?”
뭐지 저 해줘 마인드는?
할 말이 없어 혀를 차고 바나나를 입에 물었다.
“봐봐, 딱히 부정은 안 하잖아?”
“그래, 킹은 세 골을 넣을 거 같은데 너희들이 들떠서 그보다 더 많은 골을 먹힐 거 같다.”
“무슨 소리야, 네가 다 막을 거면서.”
“어휴.”
바이스티거마저 혀를 내두르다 셋은 껄껄 웃음을 터뜨리며 좋아한다.
“교체카드 세 장을 지금 써야하나?”
그때마침 들어온 감독의 말에 세 사람은 화들짝 놀라며 언제 그랬냐는 듯 자기 자리로 돌아간다.
그 셋을 보며 피식 웃음을 흘린 베이트호벤은 짐짓 엄한 표정을 지어 보이면서 말했다.
“저 얼간이가 말한 대로 앞으로 후반 45분 만에 우승의 향방이 갈린다. 하지만 얼간이의 낙관하는 것과 다른 상황이 나올지도 모르지.”
그 말에 메넨데즈가 머쓱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인다.
그런 메넨데즈를 잠깐 바라보던 감독은 다시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리버풀과 승점 차이가 꽤 크지. 비록 오늘 우승하지 못하더라도 다음 경기, 다다음 경기가 있으니 부담 없이 싸웠으면 좋겠군.”
그래, 솔직히 홈에서 이번 시즌 우승 레이스의 경쟁자였던 리버풀의 박수를 받으며 우승 시상식을 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열을 올리는 거지, 사실 오늘 지더라도 우승에 가까운 건 우리였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 이겨서 리버풀을 들러리로 세우는 건 너무 짜릿할 것 같은 걸?
“그래도… 역시 오늘 이겨서 우승하는 게 짜릿하겠지? 가서 이기고 와라. 내가 해줄 말은 이게 전부다.”
역시 감독도 같은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