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58)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58화
“Porra!! Merda!!”
델로아가 라커룸 문을 거칠게 걷어차며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새빨개진 얼굴로 씩씩거리다 분에 차지 않았는지 이어서 쓰레기통을 걷어찬다.
깔랄류, 씨 포다 등등.
온갖 욕을 다하면서 승질을 부리는 그를 아무도 말리지 못했다.
그럴 만하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기라도 어린애한테 그렇게 휘둘리고 당하면 화가 안 날 수가 없다고 델로아의 동료들은 생각했다.
“그 빌어먹을 꼬맹이. 내가 후반에 나가서 갈아 마셔 버린다.”
델로아의 눈이 살기로 번들거렸다.
고향에서 사고치고 다니던 그 시절 본능이 마구 꿈틀대는 그런 기분이었다.
지금이야 브라질 빈민을 구제하고 건전하고 모범적인 삶을 사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그의 유년시절은 절대 그렇지 않았다.
가난한 환경에서 범죄가 당연시 되는 그런 곳에서 살았으니 말이다.
그래, 그때 그 시절 성질머리가 다시 살아나는 것 같다.
“아무래도 사고 칠 거 같은데.”
씩씩거리는 델로아를 보고 동료들이 수군거리는 가운데 완더레이가 델로아의 어깨를 잡았다.
“진정해. 여기 우리 경기장 아니다?”
“알아!”
“그 상태로 후반 나갈 거야?”
“그건 아니지.”
그사이 감독이 들어왔다.
히스 조나단 감독의 표정은 그 어느 때 보다 심각했다.
미국에서 건너와 통계를 바탕으로 한 축구를 들이밀며 자신 있게 첼시 면접을 보고, 선수들을 이끌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헤이, 델로아, 미안해, 뉴캐슬 보이의 통계가 없어서 대비하지 못한 건 사과할게. 하지만, 너는 델로아잖아. 패스 마스터. 혹시 상대하기 어려워? 교체해 줄까?”
“후반은 다를 겁니다. 보여드리죠.”
그 말에 감독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래야, 나의 델로아지. 좋아, 제발 나가서 저 기름 냄새나는 빌어먹을 새끼들을 이겨 달라고.”
아이러니하게도 오일머니로 승승장구하기 시작한 건 첼시였다.
그걸 새카맣게 잊은 듯 일장연설을 늘어놓은 첼시 감독은 선수들과 일일이 핸드셰이크를 하며 내보냈다.
후반전이 시작됐다.
[전반전 윤태양의 놀라운 퍼포먼스로 뉴캐슬이 우세한 경기였지만, 득점은 나지 않은 채로 후반전이 시작됩니다.] [윤태양 선수는 다시 봐도 놀랍네요. 16세 소년이 그 델로아를 무력화하고 경기를 지배했습니다.] [대단한 소년이에요. 하지만, 상대는 델로아입니다. 후반전에는 또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하겠죠?]* * *
델로아가 날 보는 시선이 살벌하기 그지없다.
경기장에서 날 담글 기세다.
그래, 그러고 보니 어릴 적에는 갱단 심부름꾼까지 하던 양반이라 그랬지.
그 성깔이 터져 나오는 모양이다.
저 상태인 델로아는 답이 없다.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델로아에 대해서 말이다.
어떻게 아냐고?
당연히 델로아니까.
내가 프리메라리가까지 입성할 때쯤에는 이미 은퇴하고 사라진 양반이지만, 내가 한참 성장할 때는 모든 미드필더들의 롤모델 중 한 사람이었으니까.
내가 후방에서 피를로처럼 카릴레로 역할을 수행한 것도 무릎 부상과 에이징 커브로 포지션을 후방으로 옮긴 델로아를 보고 영감을 얻은 결과다.
그와 관련된 걸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었다.
심지어 그의 약점까지 말이다.
전반전 내내 그에게 트래시 토크를 한 것도 그 이유다.
유난히 그가 상대의 도발에 약하기 때문이다.
물론, 나이가 들면서 어린 시절처럼 심할 정도로 급발진하진 않지만, 도발을 하는 상대가 16살 어린애라면?
참을 수 있는 양반이 아니었다.
그 결과 전반 내내 그는 바보가 되었다.
그래도 하프타임에서 뭔 소리를 듣고 온 건지, 아니면 스스로 전반 활약이 쪽팔려서 마음을 다잡고 온 건지 몰라도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블루 고블린, 어디 갔어? 너무 작아서 보이질 않네? 아, 내 앞에 있네?”
“깔랄류……!”
아무리 도발을 해도 욕 한 번 하고 참는 게 보인다.
그럼 슬슬 후반 작업에 들어가야겠군.
아까 말한 대로 그는 말년에 에이징 커브와 큰 부상으로 포지션을 옮겼다고 말했는데, 사실 큰 부상이 없었어도 선수 생활을 오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는 발목에 폭탄을 달고 있었다.
유년시절 갱단 심부름꾼을 하던 시절 바이크 뒤에 탔다가 사고를 당한 적이 있거든.
그때 발목이 크게 다친 이후 부상을 달고 살았다.
괜히 저번에 2군 경기에서 마주친 게 아니라는 소리지.
부상만 아니었으면 미드필더 올타임 레전드가 됐을지도 모르지.
아무튼, 나는 그 발목을 신경 쓰이게 할 예정이다.
지금처럼.
툭.
“헛……!”
내가 심판의 눈을 피해 공을 뺏는 척 힘주어 그의 발목을 툭하고 차자 움찔하며 피한다.
그 틈에 나는 어깨를 들이밀어 그의 균형을 무너뜨리며 공을 빼앗았다.
그의 입에서 다시 욕이 터져 나온다.
진짜 욕 한 번 징하게 하네.
나는 델로아를 따돌리고 전방을 바라봤다.
전반과 다르게 진지한 마테오 실바가 보인다.
교묘하게 수비수의 견제가 덜 한 곳에서 언제든지 수비수의 등 뒤로 파고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래, 한 번 더 믿어보자.
나는 좀 더 앞으로 나아가 어그로를 끌어 공간을 더 만들어주고 발등으로 공을 차올렸다.
내 앞을 가로막은 선수들의 머리 위를 훌쩍 지나가 아무도 생각지도 못한 공간에 공을 떨군다.
선수들 모두가 공의 위치를 찾는 가운데, 오로지 실바만이 그 공을 쫓아가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다가오는 골키퍼를 바라보며 마테오 실바는 공을 찍어찼다.
골키퍼가 미처 대응하기 어려운 위치로 절묘하게 들어가는 허를 찌르는 슈팅은 골로 이어졌다.
와아아아아!
함성과 동시에 툰들이 자신들의 자랑인 미스터 툰을 향한 응원가를 부르짖기 시작했다.
* * *
“크으…….”
골을 성공시킨 실바는 그 자리에 잠시 멈춰섰다.
진통제를 맞았는데도 저릿한 게 아픈 것 같았다.
“후…….”
크게 심호흡하며 이 정도는 진통제를 맞기 전 고통이랑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스스로를 다독이고 그는 관중석을 향해 천천히 달려가며 뉴캐슬 앰블럼에 키스하고 양팔을 십자가처럼 벌렸다.
Mr.툰! no.7!
위대한 뉴캐슬 그 자체!
오오, 우리의 툰!
위대한 뉴캐슬 그 자체!
그래, 이거지.
이것 때문에 축구하는 거지.
그는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노래를 부르짖는 팬들의 모습에 씨익 웃어주고는 태양을 찾았다.
태양은 이미 하프라인 너머 자기 위치로 걸어가고 있었다.
“하여간 귀여움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자식.”
방금 태양이 찔러준 패스는 분명 무릎을 크게 쓰기 힘든 자신을 위해 차기 좋게 준 패스였다.
어린놈이 어떻게 그런 섬세한 패스를 하는지 모르겠다.
“쓰으… 가만 보면 패스가 델로아랑 비슷한 거 같기도 하고.”
뭐, 보고 배웠나보지.
저 괴물 새끼는 남들이 하는 거 한 번 보고 따라하는 놈이니 말이다.
* * *
[마테오 실바가 기어이 득점에 성공합니다.] [오늘 최고의 스쿼드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온 첼시였습니다만, 정작 경기는 한 소년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델로아가 해줘야 할 걸 윤태양이 해주는 느낌이네요.] [첼시가 이번 경기에서 진다면 맨시티가 남은 경기와 상관없이 우승을 차지하게 됩니다.] [첼시가 원하는 그림은 아니네요. 아, 물론 지금 경기도 마찬가지입니다.]-오늘은 갓로아가 아니라 씹로아 모드네
-개같이 못하네
-델로아랑 윤태양이랑 영혼 바뀐 거 아니냐? ㅋㅋ 델로아가 하던 걸 태양이 하고 있누
-윤태양이 델로아 하는 거 보고 배운 듯
-솔직히 저 나이 미들이면 델로아가 롤모델이긴 할 거임
-근데 윤태양 원래 공격수 아님? 델로아 보고 배웠다고?
-그것도 그렇네?
-ㅅㅂ 공격하는 게 ㅈㄴ 쩔어서 공격수인 줄 알았던 애가 저 위치에서도 쩔 줄은 누가 앎?
-태양이에게 ㅈ의 칭호를 내려줘야 하는가
-ㅈ태양 ㄷㄷ
-태양에 ㅈ을 붙이면 난리나는 거 아님?
-???
-태양+ㅈ = 금태양
-ㅋㅋㅋㅋ 미친놈 그게 어케 그게 됨 ㅋㅋㅋㅋ
-금태양 씹 ㅋㅋㅋ 일리있네
-야, 또 뭐 한다.
-오 델로아 넛매그당함 ㅋ
* * *
태양은 계속해서 델로아의 발목을 괴롭히면서 그가 공을 잡을 때 적극적으로 부딪쳤다.
피지컬로도 밀리고 심지어 발목이라는 약점을 계속 공격당하자 델로아는 무력하게 공을 빼앗긴다.
다시 한번 이어진 공격 찬스, 이번에는 마테오 실바가 아닌 레델리에게 공을 찔러넣었다.
측면에서 풀백과 수비 사이 하프 스페이스로 파고 들어가는 레델리를 맞춰 선수들이 기민하게 움직인다.
완더레이가 간격을 조절하며 레델리를 막자 레델리가 사이드에 있는 알브레히트에게 공을 패스했다.
공을 잡은 알브레히트는 최전방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이런 헤딩에는 자신 없는데.”
마테오 실바는 다가오는 공을 보며 이를 악물었다.
옆에는 어느새 피지컬 좋은 크루즈가 붙어 있었다.
“이익.”
억지로 버티면서 뛰어오르는 시늉을 하는 순간, 크루즈가 마테오 실바의 어깨를 찍어 누르며 먼저 점프한다.
좋아.
의도한 대로 됐군.
마테오 실바는 애초에 점프력이 좋은 것도 아니었고, 점프할 생각도 없었다.
공중에 뜬 크루즈를 심판이 안 보이는 뒤에서 슬그머니 밀어내며 타점을 부정확하게 만든다.
그렇게 크루즈가 의도한 것과 다르게 엉뚱한 곳에 떨어지는 공을 향해 실바는 다리를 최대한 쭉 뻗어 옆에 빈 곳으로 공을 밀어냈다.
누군가는, 아니, 뉴캐슬 선수들이 공을 잡아주길 바라면서.
그런데 이 상황에서 누가 공을 잡지?
“…태양!”
공을 향해 누구보다 먼저 달려온 건 다름 아닌 태양이었다.
어떻게?
공간이 어디서 나서?
태양은 마테오 실바가 공에 집중하는 사이, 오마르가 벌려준 공간을 비집고 들어온 거였다.
그렇게 공을 잡은 태양은 마테오 실바를 버리고 자신에게 붙는 크루즈를 보며 그를 향해 슈팅을 시도한다.
크루즈가 움찔하며 몸을 돌리는 그 순간 태양은 옆으로 공을 접어 들어갔다.
‘와우.’
마테오 실바는 태양의 움직임을 보고 감탄했다.
전성기 자신이라 해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허겁지겁 달려온 완더레이를 보며 태양은 공을 뒤로 굴려 브라질 선수들이나 할 법한 유려한 힐 플릭으로 완더레이를 피하며 왼발을 휘둘렀다.
크게 감아찬 공이 무지개 같은 곡선을 그려내며 골키퍼를 넘어 골대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와아아아아!
[골! 골입니다!] [태양의 환상적인 득점!] [첫 골은 태양의 도움, 실바의 득점이었다면 이번에는 실바의 도움, 태양의 득점으로 골이 만들어집니다!] [미스터 툰과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시대의 툰의 환상적인 호흡입니다!]두 사람이 만들어낸 두 개의 득점, 그것은 마치 뉴캐슬의 왕위를 승계하는 과정처럼 느껴졌다.
툰에게 있어서 가장 아름답고 위대한 승계 절차가 이뤄지고 있었다.
[두 골로 앞서간 이후 뉴캐슬이 경기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델로아는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하고 무력하게 교체되네요.] [프리미어 리그 현역 최연장자와 최연소 선수가 첼시를 침몰시키네요!] [이렇게 되면 네, 그렇습니다. 맨체스터 시티가 33/34시즌 우승을 확정 짓게 되네요.] [그리고 뉴캐슬은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두고 승점 1점으로 앞서는 아스날과 중요한 일전을 앞두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