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74)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74화
시작된 경기.
한때는 자타공인 세계 최강의 팀으로까지 불렸던 바르셀로나는 더 이상 없지만, 그래도 명문은 명문이다.
그 근본이 어디 가지 않는다는 듯 뉴캐슬을 촘촘하게 압박하고 있었다.
[뉴캐슬이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공을 앞으로 전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뉴캐슬이 무리하지 않고 신중하게 움직이는군요.]그렇다고 이대로 지지부진한 상황을 유지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판단한 메넨데즈는 서서히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런 메넨데즈를 저지하기 위해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메넨데즈가 공을 잡을 때마다 삼각 대형을 유지하며 숨통을 조여왔다.
메넨데즈는 박스올을 불러들여 1대1 패스를 통해 자신의 앞을 막은 한 선수를 벗겨냈다.
패스를 통한 탈압박은 메넨데즈의 장기였다.
더욱이 상대는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그것도 라 파브리카에서 부터 자라온 그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상대였다.
“바르카 놈들 수준 떨어지기는.”
그는 전통의 라이벌의 수준 떨어지는 선수들을 비웃으며 공을 앞으로 보냈다.
한 명을 벗겨낸 공간.
그거면 충분했다.
이다음부터는 괴물 같은 꼬맹이가 알아서 해줄 테니까.
[메넨데즈가 윤태양에게 패스합니다!] [윤태양을 압박해 들어가는 바르셀로나! 뒤에서 붙어오는 선수를 등진 채로 왼쪽으로 움직이는 태양, 이를 차단하는… 아!]왼쪽으로 돌아 들어가려는 것 같은 태양의 움직임에 바르셀로나 수비형 미드필더 우가르테는 몸을 들이밀어 그 길을 차단하고 들어갔다.
그 순간 태양은 왼발을 공 밑을 툭 차올려 머리 뒤로 넘겼다.
“……!”
공이 떠올랐는데, 보이지 않는다.
우가르테가 왼쪽으로 몸을 기울여 뒤를 보는 사이, 태양은 오른쪽으로 턴해서 떨어지는 공을 잡고 달려 나갔다.
이제 남은 건 수비라인.
이들을 공략하는 건 보다 더 쉬웠다.
마테오 실바가 안쪽으로 들어가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자신을 마크하던 센터백을 데리고 간다.
풀백과 센터백 사이에 하프 스페이스가 환하게 열렸다.
태양은 그곳을 향해 달려 나갔다.
다급하게 좁혀오는 풀백보다 빠르게 그 공간을 파고드는 사이, 뒤늦게 자신이 끌려왔다는 걸 깨달은 실바를 마크하던 센터백, 엔조가 멈춰서며 실바와 태양의 사이에서 공간을 차지해 골대로 들어가는 공간을 없앤다.
엔조의 파트너, 가르시아 역시 일리뉴를 풀백인 발데에게 맡기고 페널티 에어리어 안의 공간을 점령하자, 실바는 태양에게 다가갔고, 태양은 주춤주춤 왼쪽으로 움직였다.
‘막았다.’
모든 코스가 차단됐다고 생각하는 순간.
태양이 급발진해 정면으로 파고들어간다.
모든 선수의 이목이 공을 가진 태양에게 끌리는 순간.
태양은 아주 빠르게 공을 후방으로 패스했다.
공을 잡은 건 어느새 달려 올라온 메넨데즈.
메넨데즈는 태양과 실바, 일리뉴가 벌려준 작은 공간.
그 공간으로 힘껏 공을 슈팅했다.
[슈우우우우웃! 골! 골골골!] [골입니다! 골!] [캄 노우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선제골을 넣습니다!] [선제골의 주인공은 메넨데즈입니다!] [레알 마드리드에 있을 당시에도 메넨데즈는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유난히 강한 모습을 보여줬죠?]메넨데즈가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한다.
캄 노우는 그런 메넨데즈를 향해 야유를 보냈다.
꾸레의 입장에서는 얄미운 선수일 수밖에 없었다.
[경기 재개됩니다. 바르셀로나 다시 침착하게 패스를 주고받으면서 상황을 살핍니다.]골을 넣은 뉴캐슬은 더욱더 적극적으로 바르셀로나를 압박해 들어갔다.
[뉴캐슬의 압박이 거센데, 바르셀로나의 패스는 원활하게 돌아갑니다.] [이거죠. 이겁니다. 바르셀로나가 무서운 게 이거예요. 선수들의 개인 기량은 프리메라리가에서도 레알 마드리드와 AT마드리드보다도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마지막까지 레알 마드리드를 괴롭히며 우승 경쟁을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게 뭔가요?] [바로 패스입니다. 그들은 선수들 개개인의 기량보다는 지독한 훈련으로 만들어진 패스워크를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나갑니다. 전, 후방을 가리지 않고 좁은 공간에도 여러 가지 플랜으로 패스를 끊기지 않게 합니다.]하나의 정밀한 기계 같은 팀을 한 팀만 고르라고 하면 단언컨데 바르셀로나밖에 없었다.
모든 경우의 수를 가정해서 선수들의 위치와 패스까지 상정해서 움직이는 팀이 지금의 바르셀로나였기 때문이다.
더 이상 구단의 재정상 비싼 선수는 없지만, 구단은 선대로부터 훌륭한 코치진과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좁은 공간에서 정확하게, 그리고 빠르게.
선수들이 대비하지 못하게끔 기계처럼 패스를 주고받으며 바르셀로나는 단숨에 뉴캐슬의 수비 진영까지 들어섰다.
[바르셀로나! 반디가 하프 스페이스를 파고 들어갑니다. 산체즈 막아섭니다! 반디가 사이드로 파고드는 페드리에게 패스! 페드리, 산체즈의 뒤로 파고 들어갑니다!]산체즈가 뒤로 들어가는 페드리를 막아서지 못하자 아놀드가 페드리의 길목을 막아선다.
페드리는 무리해서 돌파하지 않고 아놀드의 앞에 선 세르게예프에게 패스했다.
공을 받은 세르게예프는 아놀드와 제나스 사이로 공을 찔러넣었다.
그 공을 잡은 건 코르테스.
우루과이의 젊은 공격수 코르테스는 리첼라를 상대로 머뭇거리지 않고 낮고 빠른 슈팅을 했다.
[골입니다! 동점골이 터졌습니다!] [묵묵히 빌드업하며 결국에는 스코어를 따라잡는 바르셀로나!] [전반전은 이렇게 마무리될 것 같군요!]해설의 말대로 하프라인에서 휘슬과 함께 공을 돌리기 무섭게 주심이 휘슬을 불러 전반전을 마무리 했다.
* * *
지난 삶에서 내가 프리메라리가에 뛰었을 당시에 바르셀로나는 지금의 재정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날아오르던 시점이었다.
라 마시아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을 배출해 내고, 과거 메시나 네이마르 같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를 영입하며 레알 마드리드와 우승을 주고받는 시대였다.
그때도 바르셀로나는 지금처럼 경우의 수를 모두 고려한 듯한 기계 같은 플레이를 해왔다.
지금 만들어진 체계가 미래까지 쭉 이어진다는 소리지.
다른 점이라면 그 플레이를 지금 선수보다 좀 더 수준 높은 선수들이 해내고, 마무리를 해줄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는 전술과 관련 없이 프리롤처럼 움직이며 창의적인 플레이를 해줬다는 점뿐이려나?
아무튼,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 바르셀로나는 해볼 만하다.
아쉬운 건 우리 팀이 바르셀로나의 완벽한 팀워크를 감당하기에는 아직은 오합지졸이라는 점이랄까.
이럴 때는 디다의 노화가 아쉽다.
오랜 시간 호흡을 같이한 아놀드와 디다라면 아까 그 실점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뭔 생각을 그리하냐?”
생각에 잠긴 사이, 실바가 나에게 바나나를 내밀며 말을 걸었다.
“바르셀로나를 어떻게 요리할까? 뭐 그런 생각?”
“그건 필드 위에서 해도 늦지 않아. 바나나나 먹고 감독 말이나 잘 들으렴, 꼬맹아.”
“네,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너무한 거 아니냐?”
낄낄 거리며 웃는 실바는 아직은 여유가 있어 보였다.
무릎 상태는 괜찮은가 보군.
일리뉴는 괜찮나?
“이거 맛있다.”
미친놈이 바나나 한 다발을 먹어치우고 있었다.
“야, 작작 처먹어!”
“바나나 맛있다. 오늘 유난히 바나나 맛있다.”
어휴.
일리뉴는 음식을 가리지 않는 대식가였다.
저러다가 은퇴하면 돼지가 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아, 실제로 돼지가 되던가?
일리뉴가 한 다발을 다 먹고 이번에는 사과를 먹으려는 걸 말리는 사이 아르텔리 감독이 좀 더 공격적으로 나서라는 지시와 함께 우리는 후반을 위해 다시 필드로 나섰다.
“아, 사과 먹어야 하는데.”
“그렇게 먹고 뛰면 구역질 안 나냐?”
“일리뉴는 먹어야 잘 뛴다.”
참, 파면 팔수록 이해가 안 되는 놈이야.
* * *
후반이 시작되고 뉴캐슬은 더욱더 간격을 좁히며 거센 압박을 가했고, 바르셀로나는 빠른 패스로 압박을 벗겨내고 공을 앞으로 전개하려 들었다.
반대로 뉴캐슬이 공격하기 시작하면 바르셀로나는 라인을 뒤로 물리고 간격을 극도로 좁혀 골대 앞을 단단히 지켰다.
그들은 뉴캐슬의 패스 플레이보다는 태양의 돌파력을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도 그럴 게 뉴캐슬은 이번 시즌 대부분의 공격은 태양의 그 돌파력으로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도 간과한 게 있으니, 뉴캐슬은 패스 게임도 생각보다 잘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태양도 그들이 생각한 것 이상으로 패스를 잘한다는 것도 간과하고 있었다.
태양은 공간이 없고 사방에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길목을 막아서고 있자 무리해서 돌파하지 않았다.
공을 잡으면 즉시 측면으로 공을 보냈고, 그러다 보니 산체즈와 반디아가 전방까지 올라와 윙어처럼 움직였다.
두 사람의 엄청난 체력 소모가 예상됐지만, 그 덕에 상황이 풀리기 시작했다.
[반디아! 측면에서 공 잡아 곧 바로 최전방으로 얼리 크로스!] [양팀 선수들이 볼 경합을 합니다!]일리뉴는 완성형 스트라이커에 가까운 선수였다.
뛰어난 돌파력과 라인을 부수는 동물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었고, 이런 상황에서는 거침없이 몸싸움을 한다.
그를 몸싸움으로 이기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선수 두 명이 달라붙었음에도 절대 밀리지 않고 일리뉴는 높이 뛰어올라 머리를 들이밀었다.
그의 헤딩은 왼발만큼이나 정교했다.
살짝 머리를 틀며 골키퍼가 잡지 못할 골대 구석으로 방향을 전환한다.
바닥에 한 번 튕긴 공은 그대로 골라인을 넘어섰다.
[골! 일리뉴의 헤딩골입니다!] [바르셀로나, 수비진으로는 일리뉴의 힘을 이길 수 없었습니다!]후반 18분, 다시 점수 차가 벌어지자 바르셀로나는 선수를 교체했다.
안수 파티.
늙었지만, 아직도 바르셀로나 최고의 선수로 불리는 그가 필드로 들어왔다.
[반디가 나가고 안수 파티가 들어옵니다. 부상에서 회복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오늘 경기에 선발로 나오지 못했는데요. 과연 지금 상황을 바꿀 수 있을지 기대되네요.] [33살 노장이지만, 아직 그는 뛰어난 선수입니다.] [안수 파티의 나이를 걱정하기에는 뉴캐슬에는 나이가 더 많은 노장이 뛰고 있어요.]실바는 휘파람을 불며 필드로 들어선 안수 파티를 바라봤다.
“아, 우리 노인네가 질투하는 안수 파티가 들어왔네.”
“내가 뭔 질투를 해, 인마!”
“아니에요? 질투하는 거 같은데?”
“아냐, 질투까지는.”
“그럼 뭔데요?”
“좀 만만해 보였는데 알고 보니 나한테는 넘을 수 없는 벽을 가르쳐 준 그런 상대?”
실바의 말에 태양은 안수 파티를 바라봤다.
제2의 메시가 되리라 기대한 그는 메시의 반도 성장하지 못했지만 지금까지도 꾸준히 리그 15골 이상을 넣어주는 선수였다.
언제 은퇴하더라?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잘 막을 수 있을까?
태양은 수비진을 약간은 걱정스럽게 바라봤다.
아니나 다를까.
[골! 안수 파티가 투입된 지 4분 만에 득점합니다!] [저 위치에서 저런 득점이라뇨! 역시 안수 파티는 안수 파티군요!]정밀 기계 같은 바르셀로나 빌드업에서 절묘하게 라인을 부수고 들어가는 그의 움직임은 간결했고 마무리까지 완벽했다.
다시 동점으로 넘어간 상황.
이어지는 경기에서 안수 파티는 반전된 분위기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빠르게 전진해 반디아의 공을 빼앗아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 들어가며 선수들의 어그로를 끌더니 세르게예프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 넣었다.
아놀드의 시선을 피해 들어간 세르게예프는 파티가 찔러준 공을 잡고 슈팅해 추가득점을 만들어냈다.
[교체가 이렇게 중요합니다! 안수 파티가 교체 출장 8분 만에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바르셀로나가 역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