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84)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84화
[뉴캐슬 유나이티드, 시작하기 무섭게 득점합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이번 시즌 경기 시작 후 20분 안에 득점한 경기가 많습니다. 이번 경기도 어김없이 득점을 했네요.] [그리고 그 득점의 주인공은 대부분 윤태양이었죠? 오늘도 윤태양입니다.]-윤태양, 진짜 미친 거 아니냐
-쩌는 것도 맞는데, 맨시티가 더럽게 못하긴 한다
-아주 그냥 구멍투성이네, 구멍투성이야
-윤태양 지금 EPL 득점랭킹 2위 ㄷㄷ
-도움 1위 ㄷ
가볍게 득점에 성공한 윤태양은 느꼈다.
몸이 너무 가볍고 감각이 예리해서 뭘 해도 될 것 같은 날이란 걸 말이다.
이런 날이 꼭 한 번쯤은 온다.
가볍다 못해서 몸이 날아갈 듯해서 무슨 기술을 넣어도 다 될 것 같고, 감각에 날이 서서 축구화 면에 닿은 공이 마치 피부에 맞닿아 있는 것만 같은 그런 날.
지난 삶에서조차 이런 날은 뭘 해도 됐다.
사람들은 이런 날의 윤태양을 마법에 걸린 날, 그날의 윤태양이라 불렀다.
그런데 지금은 오죽하랴.
“마티, 공 잡으면 어디 있든 나한테 줘요.”
“왜? 나도 뭣 좀 하자. 출전할 때마다 득점도 못하고 그래서 눈치 보인다고.”
“이번 시즌 좀 못한다고 욕먹을 사람이 아니잖아요, 마티.”
“그건 그래.”
“어시라도 할 수 있게 만들어볼게요.”
“뭐, 그렇다면야.”
실바는 어깨를 으쓱하고 자기 위치로 돌아갔다.
이번에는 일리뉴에게 말했다.
“골 못 넣을 거 같으면 무조건 나한테 줘.”
“싫다.”
일리뉴가 뚱한 얼굴로 말한다.
이 자식이 왜 이러지?
윤태양이 눈을 게슴츠레 뜨고 말했다.
“쪼잔하게 이럴래?”
“네가 더 쪼잔하다. 나 빼고 친구들 불렀잖아.”
태양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다음에 초대할게, 다음에. 걔들은 한 번도 안 불러서 그랬어.”
“약속해라.”
“약속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너한테 패스한다. 일리뉴 자신 있다.”
태양은 허허롭게 웃으며 일리뉴의 등을 두들겨 주고 자리에 섰다.
경기가 다시 시작됐다.
알케인, 루크 영, 카르벨, 에제크웸은 개중에 많아야 21살밖에 되지 않은 어린 선수들이었다.
아직은 쉽게 멘탈이 흔들리고 분위기에 휩쓸릴 나이였다.
지금 그들은 어떻게든 실점을 만회해야 한다는 조급함만이 가득했다.
조급함은 실수를 부른다.
그리고 그것을 노련한 중원의 플레이메이커, 메넨데즈는 놓치지 않았다.
[메넨데즈! 카르벨에게서 공을 가로챕니다! 그대로 전방으로 패스!]대지를 가르는 패스가 태양을 향했다.
태양은 자신의 뒤에 바짝 붙은 에제크웸을 축으로 빙글 돌며 공과 함께 에제크웸을 지나쳤다.
“이런……!”
에제크웸이 손쉽게 뚫리는 걸 본 네노브가 다급하게 태양에게 달려갔다.
태양은 공을 툭툭 치고 달려가며 네노브와 거리를 벌리고 골대를 바라봤다.
네노브를 피해 오른쪽으로 컷아웃하는 바람에 골대가 조금 멀다.
더욱이 골을 노리기에는 각이 너무 좁았다.
하지만 오늘이라면.
태양은 멈추지 않고 왼발을 휘둘렀다.
공이 크게 휘어서 골키퍼를 지나치더니 골키퍼의 등 뒤로 파고 들어갔다.
철썩!
[골입니다!] [경기 시작 2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두 골입니다! 윤태양, 오늘 무섭습니다!] [이 기세라면 해트트릭도 가능할 것 같은데요?]언제나 그렇듯이 골을 넣은 뒤 태양을 향한 응원가가 울려 퍼진다.
태양은 그 응원가를 들으며 느긋하게 하프라인으로 걸어갔다.
여느 때처럼 이 정도 골은 별것 아니라는 듯한 그 태도에 맨시티의 어린 선수들을 자극했다.
“저 새끼…….”
가장 열이 받은 건 에제크웸이었다.
자신을 바보로 만들고 골까지 넣어놓고는 별것 아니라는 저 태도가 사람을 열 받게 만든다.
“에지! 침착해! 휩쓸리면 안 된다고 했잖아!”
그때 라인 너머 감독이 자신을 다그치는 소리가 들린다.
에제크웸은 감독의 말에 크게 심호흡하고 경기에 집중했다.
휘슬과 함께 다시 시작되는 경기.
맨시티는 이번에는 조금 신중…하기는 개뿔.
아까보다 더 조급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간격이 넓은데도 불구하고 무리한 전진 패스, 그리고 무리한 돌파가 이어진다.
억지로 공을 잡은 카르벨은 자신의 상대인 산체스를 억지로 뚫으려다 공을 뺏겼다.
산체스는 공을 앞에 있는 일리뉴에게 패스했다.
일리뉴는 막강한 피지컬로 미아흐를 밀어내며 태양을 찾았다.
“패스…….”
발끝에 힘을 실어 다리를 휘두른다.
“한다!!”
패스인지 슈팅인지 모를 것이 엄청난 속도로 태양을 향했다.
정직한 위치에 힘이 잔뜩 실린 공을 확인한 에제크웸은 태양의 퍼스트터치 이후 공을 가로챌 생각으로 자세를 잡았다.
어느새 공이 태양의 발이 닿는다.
이 정도 위력이면 아무리 볼트래핑이 좋아도 퍼스트 터치가 정확할 수 없다.
물론, 일반적인 선수라면 그렇겠지.
태양은 에제크웸을 등지며 발등으로 부드럽게 공을 받고서 머리 뒤로 넘겼다.
태양의 다리만 보던 에제크웸은 순간 공이 사라졌다 착각했다.
“?!”
“위! 위야!”
다급한 네노브의 말에 고개를 든 에제크웸은 공이 자신의 등 뒤로 넘어가는 걸 목격했다.
그사이 에제크웸의 시선을 피해 태양은 몸을 빙글 돌리며 에제크웸을 지나치고 있었다.
“여전히 어설퍼.”
지나치며 하는 태양의 말을 들으며 욱하면서 뒤늦게나마 몸을 돌렸을 때, 태양은 이미 한 걸음 더 앞서 있었다.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확 태클해 버려?
유니폼이라도 잡아?
아니다.
결국, 놈이 원하는 대로 되는 거다.
에제크웸은 그저 전력을 다해 달렸다.
“잡기라도 해 멍청한 놈아!”
네노브가 버럭 소리쳤지만, 에제크웸은 그 말을 무시하고 열심히 쫓았다.
그 가운데 태양은 골대를 바라보며 침착하게 슈팅했다.
공이 낮고 빠르게 뻗어갔다.
와아아아아아!
[이럴 수가… 윤태야아아앙!!] [골입니다! 경기시작 2분 만에 해트트릭입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대단합니다! 이 기록은 제가 정확하게 기억합니다. 정확히 19년 전, 사디오 마네가 기록한 최단 시간 해트트릭을 윤태양이 경신합니다!]해트트릭을 기록한 윤태양은 이것도 별것 아니라는 듯 하프라인으로 걸어가려 했다.
“태야아아앙! 우리 아들!!!”
들리는 소리만 아니라면 말이다.
태양은 시선을 돌렸다.
관중석 가장 앞에 엄마가 있었다.
태양은 그쪽으로 달려가 엄마를 향해 씨익 웃어보이고는 뒤돌아 등을 가리켰다.
YOON
7
그 순간 모든 관중들이 홀린 듯 태양의 그 모습을 카메라로 찍었다.
훗날 윤태양 축구 커리어 역사상 최초의 세리머니로 기록될 모습이었다.
[윤태양, 뉴캐슬의 어린 왕자이자 프리미어 리그에서 가장 위험한 소년을 모두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단언컨데 다른 팀들도 숨죽이며 이 선수를 지켜보고 있을 겁니다. 어떻게든 연구해서 막아내야 하니까요.] [그게 아니면 어떻게든 이 소년을 데려가려고 지켜볼 수도 있겠죠?] [뉴캐슬이 재계약을 준비하고 있다는데요, 지켜볼 일입니다.]엄마에게 멋진 세리머니를 보인 태양이 하프라인으로 향한 후, 맨시티 입장에서는 잔인하게도 경기가 다시 시작된다.
맨시티는 어느새 조급함이 사라져 있었다.
그 빈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건 두려움과 패배 의식이었다.
저 괴물을 어떻게 감당한단 말인가?
베르거는 그런 분위기를 읽었다.
“요즘 애들은 포기가 빠른 건가.”
자신이라면 이를 악물고 더 열심히 뛰려고 할 텐데.
이 분위기 속에서 어떻게든 뭔가를 해보려고 말이다.
그렇다고 선수를 탓할 수는 없었다.
자신도 지금 이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었으니 말이다.
그 가운데 맨시티는 조심스럽게 잔뜩 웅크린 채 패스를 주고받았다.
경기를 만회하기 보다는 어떻게든 또 골이 먹히는 걸 막아보려는 움직임이었다.
“공격하게! 다들 공격해!”
상황을 읽은 아르텔리 감독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모처럼 선수들을 독촉했다.
태양이 말도 안 되는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니, 이참에 처참하게 박살 내 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야 가뜩이나 절벽 끝에 선 맨시티가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으니까.
감독의 지시를 들은 뉴캐슬의 선수들이 라인을 올려 강도 높게 압박하기 시작했다.
[맨시티가 소극적인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어느새 전반 7분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맨시티 입장에서는 지옥 같은 7분입니다. 압박해 들어갈 때마다 크게 휘둘리는 맨시티 선수들을 보십시오.] [어린 선수들은 그렇다고 해도 베테랑들이 이러면 안 됩니다. 선수들을 다독여서 팀 분위기를 잡아줘야죠!]하지만 멘탈이 흔들린 건 맨시티의 베테랑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맨시티가 이렇게 두들겨 맞은 게 얼마만이던가.
이 자리에 대부분 선수들이 이렇게 얻어맞은 게 처음인 상황이었다.
유난히 약한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이렇게 두들겨 맞아본 적이 없었다.
빈약한 순위로 흔들리던 마음이 지금 이 순간 산산이 부서지고 있었다.
윤태양은 그런 그들을 봐줄 생각 따위 없었다.
이번에는 스스로 라인을 내려 로자스의 공을 가로챘다.
[윤태양 공 가로챕니다! 그대로 전진!]로자스의 공을 뺏어 달리기 시작하자 카르벨이 태양의 앞을 달렸다.
태양은 공을 툭 길게 차고 카르벨을 크게 따돌린다.
그때 가까이 다가온 로드리게스를 향해 이번에는 마르세이유 턴을 선보이며 제치자 이번에는 에제크웸이 달려온다.
태양은 속도를 줄이지 않고 시저스 드리블을 하며 다가갔다.
어디로 빠져나갈지 예측하지 못한 채 에제크웸이 거리를 유지하는 가운데, 태양이 갑작스럽게 에제크웸에게 가까이 달라붙었다.
놀란 에제크웸이 발을 들이미는 순간, 태양이 귀신같이 사라졌다.
고속의 라 크로케타에 반응하지 못한 에제크웸은 뒤를 돌아보다 네노브가 바짝 붙어있는 걸 보고 안심했다.
아니, 안심할 게 아니라 그대로 네노브와 협력 수비를 했어야 했다.
라 크로케타 이후 간격이 없어 그 어떤 드리블도 못할 것 같았는데, 태양은 그 짧은 공간에서도 공을 이리저리 끌다가 네노브의 균형을 무너뜨린 뒤 그의 사타구니 사이로 공을 흘려넣어서 그를 제치고 좀 더 달려가다 슈팅했다.
골대를 벗어나거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으면 좋았으련만, 맨시티에게는 가혹하게도 윤태양의 슈팅이 정확하게 골대 구석 하단으로 낮고 빠르게 들어갔다.
[아……! 맙소사!] [이게, 이게 뭡니까!] [골입니다! 골! 맨시티가 뉴캐슬의 어린 왕자 앞에 무력하게 휘둘리고 있습니다!] [7분 32초 만에 네 골입니다! 눈으로 보고 있어도 믿어지지 않습니다! 목소리가 다 떨리네요!]-와… 진심 미쳤다.
-아니 맨시티가 아무리 이번 시즌 ㅈ 박고 있더라도 동네 호구도 아니고 7분 만에 네 골을…ㄷㄷ
-갓태양 ㄷ ㅈ태양 ㄷ ㅆ태양 ㄷ
-축태양 원정 경기가 아니어서 아쉽겠네
-ㅋㅋㅋ ㄹㅇ경기장 뺏어야 하는데 ㅋㅋㅋㅋ
-애들아 7분에 네 골이면 남은 83분 동안은 몇 골을 넣을 수 있는 거냐? ㄷ
-대충 48골?
-ㄷㄷㄷ 52대0으로 지겠네 맨시티
-ㅋㅋㅋㅋ 농구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