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unuch Regains His Manhood in His Second Life RAW novel - Chapter (266)
2회차 환관이 남성을 되찾음-266화(266/267)
요하 삼각주 평야에서 펼쳐진 대회전은 대명제국의 승리로 끝났다.
주가율은 여세를 몰아 파죽지세로 청나라의 수도인 심양을 향해 진격했다. 요하 삼각주 대회전의 패배로 주력군이 소멸당한 청나라는 용맹하게 저항했지만 결국 패배했다.
심양은 함락당했다. 청 황제를 참칭한 아이신기오로 인청은 심양 함락 직후 가족들과 함께 집단 자살했다. 남은 아이신기오로 일족은 천민으로 강등당해 중원으로 모조리 강제 이주당했다. 청나라의 천명을 상징했던 대원전국옥새는 주가율의 수중에 떨어져 청나라 망국(亡國)의 전리품이 되었다.
그렇게 청나라는 왕망이 세운 옛 신나라처럼 일대 만에 멸망했다.
심양을 정복한 주가율의 토벌군은 심양 중심에 세워진 청나라의 궁(宮)을 임시 거점으로 삼아 휴식을 취했다.
이후 압록강과 두만강을 도하한 조선군이 청나라와 혈교의 잔당을 토벌하면서 심양에 합류했다. 심양에 입성한 조선군을 맞이한 주가율은 혈교의 총본산인 임강을 향해 군대를 보냈다.
임강에 있던 혈교의 총본산이 불타고, 혈교도들을 남김없이 추적 말살한 후에야 마침내 진정으로 전쟁이 끝났다.
명나라와 조선은 전후 회담에서 송화강을 기준으로 서쪽은 명나라 영토, 동쪽은 조선의 영토로 만주를 분할 통치하기로 합의하고 그 경계를 정하는 비석을 송화강의 수원(水原)인 백두산 병사봉에 세웠다.
명나라와 조선의 국경을 확정하는 백두산정계비(白頭山定界碑)가 만들어진 순간이었다.
그렇게 회담까지 끝낸 뒤 주가율은 만주에 주둔할 점령군을 제외한 병력을 데리고 만주에서 철수한 뒤 북경에 개선(凱旋)했다.
“황태녀 전하 천세!”
“대명제국 만세!”
“황제 폐하 만세!”
뛰어난 정치력으로 정적들을 전부 파묻으며 여인의 몸으로 국본의 자리에 등극한 주가율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불만이 없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금상보다 뛰어난 정무 능력과 통치력으로 고관대작들을 입 다물게 한 주가율이었다.
그런 주가율이 이번에 전쟁까지 승리한 것이다.
그것도 보통 전쟁이 아니었다.
태조 주원장도 토벌하지 못한 혈교를 완전 토벌하고 오랑캐로부터 제국의 천명을 수호한 전쟁이었다.
이보다 더 확실한 정통성과 명분은 없었다.
그녀는 대명제국에서도 손꼽히는 정통성을 손에 넣었다.
만백성의 축수를 받으며 개선한 주가율을 막을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당금의 황제조차 그녀를 막을 수 없었다.
결국 주가율의 개선 바로 다음 날.
“그동안 짐은 천하를 덕으로 다스려왔으나, 최근 들어 과인의 부덕함을 실감하였다. 따라서 국본한테 제위를 양위하고자 하니 문무백관들은 국본을 보좌하여 성군(聖君)의 정치를 펼치도록 하라.”
홍광제는 태화전의 보좌에 앉아 양위를 선언했다.
사실상 주가율에게 무조건 항복한 셈이었다.
“폐하. 소인은 아직 천하를 다스리기에는 미숙합니다. 부디 명을 거둬주십시오.”
“아니다. 과인은 부덕하여 변방에서 역적이 일어나는 것조차 국본이 아니었으면 알지 못했다. 국본은 과인의 황명을 받아라.”
“아닙니다. 폐하께서 살아계시는데 어찌 소녀가 감히 옥좌를 탐할 수 있단 말입니까. 이 무슨 불효란 말입니까. 부디 명을 거둬 주십시오!”
주가율은 이마를 쿵하고 찧으면서 말했다.
물론 진심이 아니라 일종의 의례에 가까웠다.
양위 제안을 한다고 바로 수락하는 건 예법에 어긋나는 일.
형식적이라도 몇 번 거절할 필요가 있었다.
“과인의 마음은 변하지 않았으며 불효도 아니다. 오히려 국본이 과인의 명을 따르지 않는 것이 불효이다. 국본은 과인을 더 부끄럽게 할 셈이더냐. 어서 황명을 받들어라.”
“폐하께서 그리 마음을 굳히셨다면, 어쩔 수 없이 폐하의 명에 따르겠습니다.”
주가율은 속으로 웃으면서 홍광제의 양위를 수락했다.
대명제국의 만승천자가 바뀌는 순간이었다.
양위를 수락한 이후 주가율은 즉위식을 준비했다.
길일을 택했고, 구주팔황은 물론 중원 무림과 번국에 사자를 보내 즉위를 통보하였다.
조선, 대월, 일본, 서장, 신강, 막북을 포함한 번국에서 축하 사절이 도착했다.
문무백관과 축하 사절이 모인 자리에서 곤복(袞服)과 면류관(冕旒冠)을 착용한 주가율이 등장했다.
원구단에서 하늘에 제사를 지낸 뒤 자금성으로 돌아온 주가율은 대사면령과 즉위 조서를 반포하고, 문무백관과 번국의 축하 사절을 접견하면서 옥좌에 앉았다.
“황제 폐하 만세!”
“대명제국 만세!”
“만세만세 만만세!”
천하에서 황제만 들을 수 있는 만세 삼창을 듣는 주가율이 웃었다.
마침내.
여기까지 왔다.
옥좌에 앉은 그녀의 시야에 태화전 앞 광장에 선 문무백관과 번국의 축하 사절들이 보였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무림맹주와 사도련주, 천마까지.
정사마 삼대세력을 대표하는 강호 무림의 고수들도 참석해 있었다.
이번 혈교대전에서 강호 무림의 공로가 큰 점을 감안하여 특별히 즉위식에 초청된 것이다.
주가율의 시선이 천마와 무림맹주 도황을 거쳐 사도련주 적사월을 향했다.
적사월의 적안과 주가율의 금안이 허공에서 부딪혔다.
‘······훗.’
적사월을 보던 주가율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건 조소였다.
‘역시 노야의 배필로는 과인이 더 낫습니다.’
적사월 같은 노괴는 그녀의 상대가 아니다.
주가율은 그 사실을 새삼스럽게 다시 확인했다.
‘흥. 가가는 본녀를 선택할 것이다. 본녀가 그리 만들 것이야.’
적사월은 주가율을 바라보면서 입술을 삐죽였다. 그녀는 의기양양한 주가율의 표정이 묘하게 마음에 안 들었다.
하지만 오늘은 새로운 천자의 즉위식. 함부로 감정을 드러내면 안 되는 날이었다. 적사월은 감정을 감추면서 웃었다.
두 소녀의 짧은 신경전이 끝난 뒤.
주가율은 적사월에게서 시선을 옮겨 이철수를 향했다.
주가율의 시야에 관복을 입은 그녀의 노야가 보였다.
이철수.
주가율은 당연히 그를 즉위식에 초청했다.
노야에게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스스로의 힘으로 옥좌에 앉는 모습을.
노야와 눈을 마주한 주가율은 웃었다.
가짜 미소가 아닌, 진심이 담긴 미소였다.
그녀의 심장이 뛰었다. 그녀의 얼굴이 붉어졌다.
부끄러웠다
동시에 뿌듯했다.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
이제 전생처럼 노야에게 온갖 포상을 내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노야의 정실부인 자리도 온전히 그녀의 수중에 떨어질 게 분명했다.
억조창생을 다스리는 만승천자의 명령을 거역할 수 있는 자는 주가율의 천하에 없었다.
역적이 되고 싶은 게 아니라면 말이다.
주가율은 마지막으로 태묘와 사직에 제사를 지낸 뒤, 전생과 동일한 원화(元和)의 연호를 반포하면서 즉위식을 마무리지었다.
대명제국의 천자가 홍광제에서 원화제로 교체되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제위에 오른 원화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바로 혈교대전의 공신록을 작성하는 일이었다.
*
혈마를 죽인 이후.
나는 명실상부한 천하제일인이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혈마가 사라진 무림에서 나만 유일하게 생사경의 고수였기 때문이다.
천하제일인이 된 나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는 진정으로 무림지존이 되었다.
게다가 넘쳐나는 정력까지.
그래.
나는 모든 것을 이뤘다.
이게 웹소설이면 여기가 에필로그겠지.
하지만 내 인생은 웹소설이 아니다.
아니 오히려 지금에서야 프롤로그가 끝났다고 볼 수 있었다.
‘흐흐흐흐흐흐.’
그렇다.
나는 마침내 내 목표였던 순극생기, 절대 정력을 손에 넣었다.
내 심상세계 안에서는 아직 생명의 나무가 살아 숨 쉬고 있었다. 생명의 나무가 세워져 있는 한 내 양물은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중원으로 복귀하는 동안 나는 순극생기의 힘을 실험해봤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무려 칠주야.
칠주야 동안 발기가 가라앉지 않았던 것이다. 어떤 자극에도 끄떡없이 말이다.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절대 정력은 실존했던 것이다.
게다가 내 나이도 이제 약관(弱冠).
드디어 성년이 되었다.
이제는 운우지락을 해도 합법이라는 뜻이었다.
‘기나긴 모멸의 시간이었다. 이제 색도의 일대종사 이철수로 돌아갈 시간이다.’
나는 웃었다.
물론 지금 당장은 운우지락을 할 생각이 없었다.
황상의 즉위식도 참관해야 하고, 혈교를 무찌른 광명공신(光明功臣)의 첫 자리에 이름이 오른 일등공신으로서 여러 명예직도 받고.
마지막으로 공동파로 돌아가 장문인 자리도 계승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구주팔황에 내가 공적으로는 혈교 토벌 광명일등공신이며 명문대파 천년공동의 장문인이라는 점을 과시해야 했다.
그래야 내 여인들을 모두 부인으로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아주 인내심이 강했다.
약관이 될 때까지, 절대정력을 가질 때까지 참아온 나였다. 조금 더 참는 것 정도는 별일 아니었다.
그렇게 내가 무림지존이라는 사실을 공표한 다음에 공개적으로 여러 여인과 맺어질 생각이었다.
나는 침을 삼키면서 중원으로 돌아와 황상의 즉위식에 참여했다.
즉위식은 전생까지 합치면 두 번째였다. 문무백관과 번국의 사절들에게 축하받는 황상을 보니 문득 전생이 생각났다.
전생의 나는 즉위식에서 여기 광장이 아닌 태화전 옥좌 근처에서 황상을 보좌했다. 즉위식에서 황제가 용상에 앉을 때는 환관의 부축을 받을 수 있는데, 그 부축하는 역할을 내가 담당했다.
생각해보면 그때의 황상은 참 부끄러워했었다.
그리고 지금도.
황상과 눈이 마주했다. 국본에서 드디어 제위에 오른 그녀는 나와 눈이 마주하자 얼굴이 확 붉어졌다. 그녀는 나를 바라보며 웃었다.
나는 이제 알고 있었다.
그녀는 나를 사랑한다.
그리고 나도 황상이 좋다.
게다가 뿌듯했다. 내 도움 없이 권좌를 차지한 황상이라니. 언제 이렇게 컸는지. 장성한 딸이 좋은 직장에 취직했을 때와 같은 기분이었다.
두근.
심장이 뛰었다.
황상의 얼굴을 계속 보고 있자니 쓸데없이 얼굴이 붉어졌다.
나는 자연스럽게 고개를 숙였다.
쿡.
적사월이 내 허리를 가볍게 찔렀다.
갑자기 왜 저러지?
고개를 돌리니 그녀가 볼을 살짝 부풀리고 있었다.
볼 부풀리기라니.
환장하겠군.
그렇게 적사월의 쓸데없는 애교를 마지막으로 그날 하루가 지나갔다.
*
즉위식이 끝난 뒤.
우리 일행은 북경에 조금 더 머물렀다.
황상이 전 내각대학사 용악마존이 머무르던 대저택을 하사해준 덕분에 우리 일행이 머무를 장소가 부족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일주일 정도 지난 뒤.
“이철수 공과 그의 여인들은 들어라! 폐하께서 그대들한테 친히 혈교대전의 공로를 치하하고자 특별히 궁에 자리를 마련하였으니, 영광으로 알고 전부 입궁(入宮)하라.”
공신 책록은 원래 조회 같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행하는 일.
하지만 황상은 그러지 않았다.
하긴 혈교 토벌이라는 전공으로 정통성을 챙긴 황상이었다. 정통성과 정치력에 통치력까지 삼위일체인 황상을 막을 수 있는 대신은 북경 조정에 아무도 없었다.
“폐하의 명을 받듭니다.”
나는 예를 표한 뒤에 황상이 언급한 내 여인들.
사형, 검후, 적사월, 소수마후, 괴의, 사매, 소검후, 흑사룡, 서문청하, 소천마까지.
모두 함께 내시의 인도를 받아 자금성으로 입궁했다.
<삽화 별도 첨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