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x-Inquisitor’s Exorcism Broadcast RAW novel - Chapter (91)
전직 이단심문관의 퇴마 방송-92화(91/157)
층간소음 (2)
[자기야, 내가 묻잖아?]“!”
[자기 옆에 누운 저년 누구야.]핏발선 붉은 눈자위에 살기가 실린다. 그것은 강준의 코앞에 제 얼굴을 바짝 드민 상태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저년, 누구야, 누구야, 누구야!]그런 살기 어린 음성에 강준의 얼굴 근육이 꿈틀거린다.
뚜욱, 뚝, 뚜욱—
“으, 으으으···”
여자의 입에서 쏟아진 액체가 그의 뺨위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녹슨 쇳내, 늘어지는 붉은색 액체, 썩은 악취.
그건 다름 아닌 피였다.
“커, 커커헉.”
이를 눈치챈 강준은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제대로 가위에 눌린 것이리라.
‘씨발, 씨발, 씨발—!’
비단 몸뿐일까, 목소리도 나오지 않는다. 강준은 절망적인 눈빛을 한 채 거듭 고개를 저으려고 노력했다.
그때, 그것이 눈꼬리를 휘게 접으며 입꼬리를 귀밑까지 끌어올린다.
‘웃어?’
[히히히히]조금 전까진 누구 하나 죽일 기세로 살기를 쏘아내던 그것이었다. 그런 그것이 갑자기 태세를 전환했다.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라고? 흫, 흐흐흐. 역시 자기는 나밖에 없구나.]무슨 오해를 한 듯하다. 다행인건가? 모르겠다. 순간, 불길한 예감이 강준의 온몸을 휘감았다. 그리고 불길한 예감은 여지없이 적중하고야 만다.
“어, 어억헉—!”
[나도, 자기 뿐이야.]마치 몸 위로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감각을 느낀 강준이었다. 발끝에서 시작된 감각은 점차 위를 타고 올라온다. 발목, 무릎 그리고 사타구니 깊숙한 곳까지···
[하아아.]그와 동시에 귓가와 볼이 축축해진다. 앞서 말했지만, 강준은 가위에 제대로 눌린 상태. 그는 시체처럼 가만히 누워 그것의 역겨운 행위를 감내해야 했다.
“으으으.”
처음은 아니었다. 얼마 전, 한차례 경험해 본 적 있었다. 그래서 알 수 있었다. 저것이 제게 무얼 하고 있는지를 말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그저 소리 없이 절규하는 것 외에는···
삐걱, 삐걱—
그렇게 침대가 요란하게 울리던 때였다.
“흐으, 추워.”
윤화가 몸을 뒤척였다. 돌연 서늘한 한기를 느껴서였다. 그녀는 자연히 손을 뻗어 강준을 찾았다. 여느 때처럼 그 품에 안길 생각이었으니.
“!”
그러나 이내 화들짝 놀라 손을 떼고 마는 그녀였다. 남자친구의 몸이 얼음처럼 차가웠기 때문이다.
“으으, 으으.”
더불어 끙끙 앓는 신음과 몸의 떨림도 느껴진다. 악몽이라도 꾸는 건가? 몸은 왜 이렇게 차가운 거야?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한 윤화가 번쩍 눈을 떴다. 잠에서 깨는 순간이었다. 그녀의 동공에 남자친구, 강준이 담겼다.
“오빠?”
놀랍게도 강준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 상태였다. 분명 커플 잠옷을 입은 채로 잠들었는데···
도대체 언제 벗은 거지 싶다.
더욱이 저렇게 몸이 차가운데 말이다.
“으, 으으으.”
그렇게 나체 상태를 한 강준이 마치 전기에 감전이라도 된 듯 경련하고 있었다.
윤화는 깜짝 놀라 몸을 일으켰다.
강준의 상태를 자세히 확인하고자 한 것이다.
그럴 목적으로 그의 얼굴을 향해 손을 뻗었다.
“오빠, 왜 이래. 괜찮아?”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녀의 손은 강준의 얼굴에 닿지 못했다.
“정신 좀 차리고 일어나···꺄아아아악!”
난데없이 나타난 검은 손이 그녀의 손등을 후려쳤기 때문이다. 그와 동시에 솜털을 쭈뼛 서게 하는 날카로운 목소리가 윤화의 귓가를 때린다.
그 목소리를 들은 윤화가 흠칫 놀라 몸을 떨었다. 그 순간, 그것의 형체가 윤화의 눈에도 보이기 시작한다.
“으, 으으으”
흉측한 몰골을 한 여자가 남자친구 강준의 배 위에 올라타 있었다.
[얘는 내꺼야, 아무도 못 건드려.]그것은 보란 듯이 강준의 몸을 더듬으며 윤화를 섬뜩하게 노려보았다.
“아악!”
그렇게 핏발선 눈동자와 마주한 윤화는 순간 생각했다. 오빠가 마주했다는 귀신이 바로 저 여자구나 하고.
털썩. 그와 동시에 까무룩 정신을 잃고 마는 윤화였다.
***
서울에 위치한 고급 한정식 식당.
태구 일행이 저녁 모임을 즐기고 있다. 태구에게 월급을 받은 아경이 한턱 내겠다며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겸사겸사 해외여행 콘텐츠를 찍고 돌아온 흑룡을 환영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크으, 역시 고기는 남이 사주는 고기가 최고란 말이야. 된장찌개도 환상이네. 이래서 한국 사람은 한국 음식을 먹어야 한다니까.”
흑룡은 그리 말하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모처럼 먹는 한식이,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저녁 식사가 퍽 즐거운 것이리라.
“여행 가서 제대로 못 드셨어요?”
“말도 마. 필리핀 음식 짜도 너무 짜더라. 흐으, 하다못해 맨밥도 짜요. 아주 강제 다이어트하고 왔다니까. 내 얼굴 핼쑥해진 것 좀 봐.”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핸드폰에 불이 나게 음식 사진을 보내던 흑룡이었다. 더불어 얼굴도 이전과 별반 다를 게 없다.
태구는 픽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복차는 그 말이 들리지도 않는지 그릇에 코를 박은 채 식사를 이어가고 있었다. 진지하게 대답해 주는 이는 야경뿐이었다.
“그래요? 사진으로 봤을 땐 엄청 맛있어 보이던데··· 아무튼 다음에는 저희랑도 같이 가요!”
“나야 언제든지 환영하지. 아, 그리고 아경아. 오늘 잘 먹었다.”
“에이, 이 정도로 뭘요. 다음 달엔 더 맛있는 거 사드릴게요!”
순간 흑룡이 와락 미간을 구겼다. 다른 사람이 한 말이라면 싱글벙글했을 테지만 아경이기에 이렇듯 마뜩잖은 기분을 느낀 것이리라.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아경을 여동생처럼 여기고 있었으니.
“다음 달은 무슨, 월급 턱은 한 번이면 족하지. 그렇게 돈 쓸 생각만 해서 어떻게 돈을 모으겠어?”
“헤에. 따로 적금하는데요?”
“어허? 웃어? 장난으로 하는 말 아닌데? 안 되겠다. 이거 정신 아니 소비 개조가 필요할 성싶네. 아경이, 너!”
“네?”
“이 시간 이후부터 돈 쓰는 생각 금지야. 앞으로는 그 생각만 해.”
그 생각? 쓸데없이 궁금해진다. 태구는 목소리를 낮게 까는 흑룡을 바라보았다. 복차도 귀를 쫑긋거린다.
“무슨 생각요?”
“크흠.”
그런데 갑자기 헛기침하는 흑룡이었다. 그는 대답 대신 테이블 위에 올려진 카메라를 힐긋거렸다.
‘방송으로 나가선 안 되는 말인가?’
그랬다. 태구 일행의 저녁 식사 자리는 흑룡의 개인 방송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송출되고 있었다. 태구와 함께하는 먹방은 곧 돈이 되기에 방송을 켜둔 돈미새 흑룡이었다.
“네?”
아경은 입을 닫은 흑룡을 보며 되물었다. 잠시 고민하던 흑룡이 묘수를 떠올렸다. 그는 아경의 귓가로 입을 가져다 대며 속닥거렸다.
“···허, 허하하.”
그런데 그 귓속말이 황당하다 못해 어이가 없다. 그로 인해 아경은 헛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그 순간, 당연하게도 채팅창이 들썩였다.
[현대판노비 님. 달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흑룡, 고 매니저한테 개수작 부리지 마라 ㅡㅡ
– 뭐라 했길래 고 매니저 표정이 저럼?
– 우리도 좀 같이 알자.
– 나도 돈 모으고 싶다고.
[흑룡용죽겠지 님. 달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신개념 스킬 쓰네. 귓속말 들으려면 유료 결제하라는 말이지? 5초 안에 고 매니저한테 했던 말 읊는다 실시. 달풍 3000개 대기 중.
3,000개의 달풍은 흑룡의 이성을 마비시키기에 충분했다.
“어떻게 하면 형님들에게 달풍을 더 뜯어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태구의 지갑에서 월급을 더 뽑아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만 하라고 말했습니다.”
돈미새, 흑룡만이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아경아, 맞지? 내가 그렇게 말했잖아. 형님들한테 그렇다고 말해줘. 그래야 달풍 수금 들어가지.”
– ㅋㅋㅋㅋㅋ골 때리네.
– ㅉㅉ 애한테 좋은 거 가르친다. 엉?
– 크크크 한결같아서 좋네.
– 여자랑 돈밖에 모르는 놈 같으니.
흑룡의 재촉에 아경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태구를 바라보며 한마디를 덧붙였다.
“사장님. 오해하시면 안 돼요! 저 사장님 지갑에서 월급 더 뽑아올 생각 같은 거 절대 절대 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사실 지금 받는 월급도 너무 많아서 죄송스럽기도 하고···”
태구는 대수롭지 않게 대꾸했다.
“그 월급이 뭐가 많다고 그래. 네가 한 만큼 받아 가는 건데. 다음 달은 더 많이 나갈 거야.”
“에에? 아뇨, 아뇨! 진짜 지금도 충분해요!”
그러자 아경이 히익 소리를 내며 손을 휘저었다. 그게 또 못마땅한 흑룡이었다.
“에헤이, 또 그런다. 어른이 주는 건 거절하는 게 아니야. 감사합니다하고 냉큼 받아야지.”
“진짜 너무 많아서 그래요.”
“많기는. 몇 개월도 안 된 매니저한테 많이 줘 봤자지. 이 바닥 뻔한데.”
그 역시 사람을 쓰고 있기에 잘 알고 있다. 흑룡은 아경이 겸손을 떠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도 아니면 나이가 아직 어려 돈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거나···
“진짜라니까요! 저 이번 달에 이만큼이나 받았는걸요?”
그런 흑룡의 생각은 반쯤 적중했다. 아경은 어렸다. 어렸기에 이렇듯 공개적인 자리에서 월급을 깔 수 있었다. 욱한 아경이 호기롭게 손가락 두 개를 들어 올린 것이다. 그녀의 손짓은 월급을 의미하고 있었다.
“이봐, 이봐. 내가 이럴 줄 알았지.”
흑룡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시청자들도 다르지 않았다.
[흑룡용죽겠지 님. 달풍선 3,000 개 감사합니다.]– 태구 은근 짜네ㅋ 딱 최저 임금에 맞춰 주고. 지는 명품으로 휘감고 다니면서.
– ㅋㅋㅋ왜 난 나쁘지 않은데?
– 근무 환경을 생각해 봐라! ㅋ
– 숙식 제공이잖아.
– 그래도 은근 깸ㅋ 태구 돈 ㅈㄴ많이 벌텐데.
– 오늘 밥값으로 월급 다 썼겠네
– 그런 면에서 흑룡한테 교육 좀 받아야 함ㅋ
그들은 아경의 월급을 이백으로 단정짓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틀렸다.
“다들 무슨 소리 하시는 거예요. 최저 임금이라뇨. 이천 받았다니까요?”
이어진 아경의 말에 두 눈을 휘둥그레 뜨는 흑룡이었다.
“이, 이이이천 원은 아닐 테고 이천만 원?”
“제가 말했잖아요. 진짜 많이 받았다고요.”
“이천, 이천. 근데 다음 달은 더 올려준다라···”
흑룡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그러고는 태구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태구야 이참에 나도 그쪽으로 합류할까? 어떻게 오늘부터 아경이한테 선배라고 불러?”
수요 없는 공급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 너튜브 진출 안 하세요?
– 저 편집 기깔나게 하는데ㅠㅠㅠㅠㅠ
– 난 메이크업 맡을게요.
– 그럼 난 도끼날 가는 부서로 지원하겠음요.
– 전국에 있는 흉가란 흉가는 다 찾아오겠습니다ㅠ. 제발 뽑아만 주세요.
– 빙의 경력자입니다. 뽑아만 주신다면 다시 한번…
“어허이, 어딜 ! 다들 내 자리 넘보지 마. 태구야. 나 진짜 진지해.”
흑룡이 그리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태구의 옆자리로 이동할 생각이었다.
그 순간.
부르르르르—
테이블에 올려진 핸드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흑룡의 폰이었다.
“비제이 님. 전화 오는데요. 여기···”
이를 확인한 아경이 일어선 흑룡을 향해 손을 뻗었다. 발신자는 달프리카 탑티어 BJ강준. 과거, 지독히도 자신을 무시하던 달프리카 대표 남캠이었다.
“얘가 웬일이래. 옛날에는 그리 무시하더니, 됐다 그래.”
흑룡은 고민 없이 그의 전화를 젖혔다.
그리고 그 순간.
[BJ강준 님. 달풍선 10,000개 감사합니다.]– 형, 제발 내 전화 좀 받아줘. 부탁이야.
백만 원에 달하는 달풍이 터졌다.
– ??? 헉! 저거 찐 강준이냐?
– ㅅㅂ 휴방 때리고 흑룡 방송 보고 있네.
– 근데 쟤 말투 왜 저래?
흑룡은 이미 그에게 전화를 거는 중이었다.
“어, 강준아. 내가 안 받으려고 그랬던 게 아니라 손이 미끄러져서 말이야. 어엉. 그래. 근데 무슨 일이야? 태구? 옆에 있지. 이쪽으로 오겠다고? 왜? 어엉? 네가 뭘 당했다고?”
그렇게 태구는 BJ 강준과 만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