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xtra’s Academy Survival Guide RAW novel - Chapter (145)
금의환향 (3)
“마음 같아선 조찬을 함께하고 싶으나, 마침 서리의 황녀 셀라하님께서 로스테일러 저택에 도착하셨구나. 황족께서 친히 행차해주셨으니, 신하된 예로서 극진히 대접해 드려야 할테지.”
장소는 메인 로비 뒤쪽에 준비된 자그마한 접견실이었다.
자그마하다고 하지만, 이미 어지간한 집의 거실보다도 컸다. 들어차 있는 가구들도 하나 같이 고급품이라서, 이 방 안에만 들어간 돈을 일일이 다 따져보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러니 오전에는 방으로 안내를 받고 쉬고 있다가, 오찬을 함께 하자꾸나. 그간 밀린 이야기도 많고, 풀어야할 회포도 많지?”
“예, 감사합니다. 아버지.”
가면을 쓰고 나누는 대화다.
간만에 돌아온 아들과 그를 환대하는 아버지의 대화이지만… 둘 사이의 대화에는 어느 것 하나 진심이 들어있지 않았다.
서로를 가늠하고, 속내를 까뒤집어보기 전에 주고 받는 전초전에 가까웠다.
“지금은 저택 여기저기가 어수선 할테지. 내일 저녁부터 성대한 사교회가 열릴 예정이다. 사용인들은 모두 그 준비를 위해 바쁜 상태니, 다소 네게 소홀하더라도 조금만 이해해주길 바라마. 제국 제일가는 귀빈들께서 속속들이 도착할테니 다들 정신이 없을 것이다…”
닷새의 기간 동안 각자 다른 날에 다른 귀빈들이 들렀다 간다고 한다.
각 귀빈마다 방문 일자도 다르고, 체류 기간도 다르며, 성향과 신분도 제각각이니 모두 챙기려면 정신이 없을 것이다.
“이런 어수선한 시기에 돌아와서 죄송하게 됐습니다.”
“아니다. 오히려 이런 시기라서 불렀다. 이번 사교회 때, 내 자랑스러운 아들 에드 로스테일러가 돌아왔음을 만천하에 알리도록 하자꾸나. 너는 사교계에서 발을 뗀지 오래 됐으니 새로운 인맥을 형성해야할 필요성도 있을 테지. 이번 사교회가 그 기회가 되어줬으면 좋겠군.”
크레핀은 그리 이야기하고, 소파 한 켠에서 차를 홀짝이는 예니카와 루시를 보았다.
“그 쪽이… 우리 아들이 신세를 지고 있는 학우들인가.”
“예예예…. 예니카… 페일로버라고 합니다… 아…”
땀 흘리기, 말 더듬기, 말꼬리 흐리기, 손 떨기, 시선 떨기. 긴장해서 하면 안될 일들을 딱딱 골라서 전부 하는 것도 재주다.
예니카는 이런 말도 안되는 규모의 대접과 더불어서 제국을 호령하는 공작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사실까지 겹쳐 한계까지 긴장한 상태였다.
땋은 머리를 괜시리 베베 꼬면서 시선을 못 맞춘다. 누군가는 이런 모습조차도 하찮은 매력으로 여기겠지만, 일단 공작가의 가주 앞에서 할만한 언행은 아니었다.
“그리 긴장할 필요는 없다. 내 아들의 친구라면 어깨를 당당히 펴야지.”
크레핀이 자애로운 어조로 그리 이야기 하자, 예니카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서는 고개를 붕붕 끄덕였다.
“그 이름이라면 아예 못 들어 본 건 아니지. 고위 정령을 무리 없이 다룰 정도로 엄청난 실력을 지닌 정령술사라고 했었나. 그리고 그 쪽이 타냐가 편지에서 말했던… 그 명망 높은 희대의 천재 마법사 인가…”
“루시 메이릴.”
말이 짧다.
예니카가 딸꾹질을 했다. 루시가 존대도, 정중한 예법도 없이 그냥 냅다 이름만 던져놓는 모습을 보고 화들짝 놀란 것이다. 그것도 바로 그 로스테일러 가문을 책임지는 공작 앞에서 말이다.
루시는 등받이에 몸을 걸친 채로, 아무런 미동도 없이 멍하니 크레핀을 쳐다보았다.
예니카는 물론이고 주변 사용인들조차도 그대로 굳어버렸다. 크레핀 로스테일러는 자애로운 공작으로 유명하지만, 선을 넘은 자에 한해서는 한없이 가혹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권위는 남이 세워주는 것이지만, 자기가 직접 세워야만 할 때도 분명히 있다. 그렇지 않으면 기강이 해이해지거나, 군주를 얕보는 신하들이 생겨난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을 크레핀이, 다짜고짜 말을 짧게 뱉은 루시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이런 분위기가 되었음에도 루시의 행동거지엔 아무런 변화조차 없다.
둘 중 하나다. 아예 상식이 없는 인간이거나, 아니면… 상대가 자신에게 별로 위협이 되지 않거나.
루시 메이릴은 전자보다는 후자에 가까웠다.
이렇게 해도, 그 누구도 자신을 제압할 수 없다는 자신감.
신분은 상대가 더 높을지언정, 절대적인 무력은 절대로 자신을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있다.
그렇기에 루시는 그 누구를 만나더라도 자기 페이스대로 행동한다. 단 한 명, 에드 로스테일러만 제외하고.
“재밌는 친구들을 데리고 왔군.”
크레핀은 끝끝내 표정을 풀었다. 그도 루시의 기저 심리에 깔린 자신감을 읽은 것이다.
이건 절대로 허세가 아니라는 확신이 든다. 심지어는 실베니아가 배출한 최고의 천재라는 타이틀까지 달고 있다.
아무리 그래도 로스테일러의 이름에 도전하는 듯한 태도는 선을 넘은게 명백했지만, 크레핀은 일단 서리의 황녀를 맞이 하러 나가는 게 더 급한 상황이었다.
“어디 그럼, 오찬 때 천천히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꾸나.”
그렇게 말하고, 크레핀은 일단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아, 맞다. 드릴 게 있습니다. 아버지.”
*
“그럼, 필요한 게 있으면 불러주십시오.”
– 끼익
정중하게 인사한 사용인이 조심스럽게 문을 닫았다.
에드 로스테일러의 개인실.
실베니아 아카데미에 입학하기 전, 그 한심하고 멍청한 삼류 악당이 쓰던 방.
파문 당했음에도 방은 그대로 남아있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 애초에 이 로스테일러 저택에는 남아도는 방이 너무 많아서, 이 정도 공간 낭비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듣기로는 아르웬 로스테일러의 방도 없애지 않고 그대로 남겨두었다는데, 어떤 각별한 의미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지간한 방 세 개는 붙여놓은 듯한 넓이의 개인실. 나는 그 호화로운 개인실의 침대 한 켠에 앉았다.
침대 옆에 붙어있는 사이드 테이블에는 사용인이 타다 준 차가 있다. 나는 차를 찻잔 째로 들어올려서, 창가에 있는 화분에 그대로 부어버렸다.
그리고는 한참 동안 방 여기 저기를 돌아다니면서 혹시 모를 함정 장치나, 감시용 마공학용품 같은 것은 없는지 찾아보았다. 일단 내 눈썰미에 걸리는 것은 없었다.
그리고 나서 방문의 잠금쇠를 걸어서 잘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창문도 제대로 잠기는지 확인을 끝마쳤다.
이런 기본적인 안전사항 체크야… 크레핀이 마음만 먹으면 다 뚫을 수 있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 그래도 최소한의 경계는 해야 했기에 생략하기도 좀 그랬다.
“흠… 또 체크해야할 것들이 있나.”
모든 사용인들이 날 환대하고, 크레핀이 반갑게 맞이해주고, 내가 사용하던 방마저도 그대로 남아 있는 상황.
누가 됐든 고향에 돌아온 듯한 기분에 마음이 풀어질 수밖에 없는 분위기지만, 나는 절대로 경계를 풀지 않았다.
혹시 모를 위험 요소를 전부 체크하자고 마음 먹은 순간이었다.
-끼익
내 방 문이 열렸다. 노크조차도 하지 않고 들어오는 걸 보면 사용인은 아니었다.
일단 한 눈에 그 얼굴이 들어오지 않는 것은, 그 왜소한 체구 때문이다. 시선을 슬쩍 낮춰보면 백발을 예쁘게 늘어뜨린 루시가 방문을 밀고 들어온 모습이 똑바로 보였다.
“너… 결국 옆 방으로 간다고 하지 않았나?”
크레핀과 쓸 데 없이 신경전을 했던 탓에, 루시는 나랑 한 방을 쓰겠다는 말을 차마 건네지 못했다.
애초에 그런 말을 부모 앞에서 꺼냈다간 주변이 다 뒤집어졌을 것이다. 루시는 고개를 휙휙 가로젓고는, 품에 안고 있는 베개를 꽉 쥔채 종종 걸음으로 방에 들어왔다.
그리고는 내 방 구석에 있는 커다란 침대에 몸을 던졌다. 그대로 침대 솜에 파묻혀 있는 모습이 앙증맞다.
“무슨 일 있으면 깨워.”
그렇게 말하고는 쌔근 쌔근 잠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저렇게 늘어져서 자고 있다가도 중요한 순간에는 벌떡 벌떡 잘 일어나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
무엇보다, 저택에 있는 동안에는 나를 꼭 붙어서 지켜주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나. 그 약속대로 철저하게 곁에 붙어있을 마음이 보여서, 내 딴에는 꽤나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만사에 무신경하고, 매번 대충대충 사는 것 같이 굴지만 중요한 일은 절대로 놓치지 않는 것이다.
나는 그대로 세상 편안한 얼굴로 잠에든 루시를 내버려 둔 채, 다시 방을 이리저리 수색하기 시작했다.
옷장을 열어보니 최근에 세탁한 듯한 고급스러운 복식이 여러 벌 들어있다. 아무래도 사교회에 참여할 때 입고가라고 미리 마련해준 모양이다.
침대 시트와 커튼, 소파 커버까지 모두 먼지 한 톨 없이 말끔하다. 내가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깔끔하게 치워놓은 모양새였다.
그대로 나는 반대쪽 창가에 붙은 개인 테이블 쪽으로 향했다. 학업을 하거나 책을 읽을 때 쓰라고 마련해준 서재용 책상인 듯 했다.
혹시 뭐라도 건질까 없어서 서랍을 전부 열어보았다. 에드 로스테일러가 쓰던 잡동사니들이 그대로 들어있었다.
대부분은 호화로운 보석 장신구들이었고, 넥타이나 예장용 단검, 고급스러운 필기구 따위도 눈에 밟혔다.
– 턱, 턱.
문득, 마지막으로 확인하려 했던 맨 윗칸 서랍이 열리질 않는다.
보아하니 안에서 잠겨있는 모양이었다.
– ‘그래서 혹시나 해서 묻고 싶었어요. 혹시.. 오라버니가 어떻게든 가문에서 나오려고 했던 이유는… 그.. 서랍에 관련된 건가요…?’
– ‘…서랍…?’
– ‘항상… 가까이 못가게 하시고, 절대 못 열어보게 하시던 오라버니 방의 그 서랍이요. 언제부턴가 아예 열쇠로 잠가놓으시기까지 하셨잖아요. 지금도 로스테일러 저택에 가면 그대로 있을 건데…’
“이게… 타냐가 이야기 했던 그 서랍인가…”
호흡을 가다듬는다.
이 안에 무언가가 있다.
내가 빙의 하기 전, 망나니였던 에드 로스테일러가 유독 숨기려고 했던 것들.
따로 에드 로스테일러의 방에 손을 대지 않았다면, 아직 그대로 이 서랍 속에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지금 당장 열 방법이 없다. 그 열쇠가 어디 있는지 조차도 모른다.
“…부숴버릴까?”
그리 튼튼해보이지는 않는다.
허나, 도착하자마자 책상부터 때려부수는 건 너무 눈에 띄는 행위다. 사용인이 보고한다면 크레핀의 의심을 살 수가 있다.
설령 의심을 사지 않는다 할지라도,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이 뭔지도 모르는데 큰 충격을 줄 수는 없다.
쉽게 훼손되는 종이류나, 아니면 예민한 부품을 잔뜩 쓰는 마공학 용품이라도 들어있을지도 모른다.
“흐음… 좀 섬세하게 잠금쇠만 부술 수는 없나… 아직 내 마력 감응으로는 좀 무리인 것 같기도 하고…”
– 파삭.
그 순간, 서랍의 잠금쇠 부분에 자그마한 충격이 가해졌다. 외부적으로는 거의 변화가 보이지 않지만, 내부의 잠금 장치를 연결하는 연결쇠만 골라서 부순듯한 느낌이다.
실제로 서랍을 스윽 당겨보자, 생각보다 부드럽게 열렸다.
“…뭐?”
내가 휙 뒤를 돌아보자, 침대에 누워있던 루시가 몸의 자세를 고쳤다.
아무 생각도 없이 드러누워서 잠들어 있는 듯 하지만, 한 켠으로는 착실히 나를 의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확실히 듬직하다. 일단 루시와 같이 다니면 갑작스럽게 객사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듯 했다.
나는 고맙다고 인사를 보낸 뒤, 그대로 서랍을 끝까지 당겨서 열어보았다.
내부에는… 엄청난 양의 편지 뭉치가 가득히 쌓여있었다.
이게 다 뭔가 싶어서 한 뭉치를 꺼내서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전부 다 에드가 자필로 쓴 편지들이다.
“이건… 대체…”
하나 하나 다 읽어보는 데에는 아무래도 시간이 걸릴 듯 했다. 그래도 최소한 무슨 내용이 담긴 편지들인지 파악은 해볼 필요가 있었다.
나는 맨 위에서 편지 한 장을 꺼내어 대충 그 내용을 위에서부터 스윽 빠르게 읽어 내렸다. 이 뭉치에 가득한 편지들 중에서도, 가장 최근에 쓰인 것인 듯 했다.
– ‘친해하고 존경해마지 않는 아르웬 누님께.’
숨을 머금고, 턱을 훑었다. 당황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건… 에드 로스테일러라는 인물에 대해 나로서는 전혀 알 수 없었던… 완전한 미지의 영역이다.
제 1막 1장에서 퇴장하는 삼류 악당. 말도 안되는 만용을 부리며, 헛된 허영심에 빠져 주인공 테일리 맥로어를 모함하다 파문 당해 비참한 꼴을 맞이하게 되는… 바로 그 멍청한 망나니의 이야기다.
– ‘이대로 가면 저는 곧 죽습니다.’
– ‘어차피 죽어야할 삶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 ‘약속된 죽음을 기다릴 뿐인 삶에 대체 어떤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단 말입니까.’
– ‘로스테일러의 위광에 취해 살아온 삶은 짧았지만, 이제는 그 모든 것을 마무리 하려 합니다.’
– ‘누님께선 이젠 이 편지에 답장을 해주실 수도 없겠지요. 그렇다면, 저는 저 나름대로의 활로를 찾겠습니다.’
– ‘저는 누님 같은 선택을 할 수는 없습니다.’
– ‘로스테일러 가문의 일원으로서 제 여정은 여기서 끝이 나지만, 제 삶은 끝나지 않습니다.’
단편적인 내용들을 슥슥 읽어내려가다가… 일단 조용히 숨을 죽이고 편지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한 쪽에 올려두었던 편지 뭉치들을 다시금 촤라락 넘겨서 살펴보았다.
이것은, 생전의 아르웬과 에드가 주고 받았던 편지들이다. 이 정도 양이면 족히 몇 년은 주고 받았을 것이다.
그렇게 서류를 촤라락 펼치다보니, 그 사이에서 깃털 하나가 떨어져서 책상 위에 내려 앉았다.
“이건… 깃펜은… 아니군. 그냥 깃털인가.”
그 깃털을 주워들고서, 나는 꽁지를 잡고 휙휙 돌려보았다. 신묘한 느낌의 붉은 문양이 새겨진 깃털이었다.
지금 당장은 용도를 알 수가 없다. 나는 책상 옆에 깃털을 내려 놓은 뒤, 가득한 서류들을 보고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일단, 시간이 날 때마다 해야할 일이 생긴 듯 하다.
이 방대한 양의 편지들을 전부 머리 안에 쑤셔 넣어야만 했다.
*크레핀 로스테일러가 손에 쥐고 있는 것은 페니아 황녀의 인장이 새겨진 편지였다.
그 편지에 아무런 봉인 조치가 취해져 있지 않다는 것을 봤을 때, 서리의 황녀 셀라하는 마른 침을 삼켰다.
황실의 실세인 크레핀 로스테일러가 벌써 페니아 황녀 쪽에 붙었단 말인가.
그렇지 않고서야, 봉인 없는 편지를 받을 수 있을 리가 없다. 저 편지는 그야말로 전적인 신뢰를 상징하는 것이다.
“오해가 있으신 듯 하군요.”
이른 아침의 호화로운 조찬 자리.
로스테일러 영지에 방문한 셀라하는 극진한 대접을 받고 있었다.
그녀는 크레핀과 가벼운 담화를 주고 받았지만, 아무래도 그 시선이 크레핀의 손에 들려 있는 편지에서 떨어지질 않았다.
예리한 크레핀은 셀라하가 하는 생각을 정확히 가늠해낸 듯 했다.
“봉인 없는 서신이라는 것은, 수신자에 대한 신뢰를 상징하는 게 아니라… 이 편지를 전달하는 자에 대한 신뢰를 상징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 말이 맞다. 셀라하 치고는 드물게도 바보 같은 오해를 했다.
크레핀은 빙긋 웃고 읽고 있던 편지를 다시 품 속에 집어 넣었다.
“제 생각에, 셀라하 황녀님은 이 편지를 누가 전달했는지 궁금하실 것 같군요.”
각지에서 온갖 유명인사가 몰려들기 전, 로스테일러 공작령에는… 폭풍전야와도 같은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
1년에 한 번 뿐인 방대한 규모의 사교회가, 딱 하루 남은 시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