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xtra’s Academy Survival Guide RAW novel - Chapter (210)
자제하세요, 예니카 씨 (1)
“슬슬 오필리스관으로 돌아오시려면 돌아오실 수 있습니다.”
예니카가 벨 마이아에게 그런 이야기를 전달 받은 건, 정령 학회와 원소학 수업이 끝나고 캠프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생활동에 들러서 간단한 장을 본다음, 종이 봉투 다발을 품에 안은 채 콧노래를 부르며 캠프로 돌아가고 있자니, 오필리스관 초입으로 이어지는 길을 정리하고 있는 벨을 만난 것이다.
예니카 페일로버가 막 입학해 시골 출신 티를 벗지 못해서 사소한 일에도 아등바등 거리던 시절, 근처에서 가장 많이 도움을 준 게 당시 선임 메이드인 벨이었다.
뿐만 아니라, 벨은 로르텔의 별장을 관리하러 캠프에 자주 오곤 했으니 만날 때마다 반갑게 인사를 주고 받는 일이야 당연한 것이었다.
“응?! 괘, 괜찮은데… 애초에 나 징계 때문에 오필리스관 입사 자격도 박탈되지 않았나?!”
“학사 징계 위원회에서 발효된 징계 절차들은 대개 1년이면 시효가 끝납니다. 작년 봄에 받은 징계 건이고, 벌써 올해도 가을이 한창입니다.”
오필리스관으로 이어지는 길은 초입부터 깔끔하게 닦여있다. 예니카의 눈에는 더 정리할 게 뭐가 있는지 솔직히 봐도 잘 모르겠는데, 벨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부들에게 이것저것 지시를 하고 있었다.
사소한 것 하나라도 철저히 관리하는 벨의 성격이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새로 징계위원회를 소집해서 징계 시효를 갱신하지 않았다는 것은, 학사 차원에서도 슬슬 넘기려고 하는 것이지요. 보통 1년이면 큼지막한 잡음은 다 사라지니까요.”
“그, 그런가…?”
“사실 현재 학생회장으로 계시는 게 타냐 아가씨라는 점도 영향이 큽니다. 딱히 예니카 아가씨를 엄벌하실만한 분도 아니고, 그 이전에… 1년 전 일에 신경 쓰실 수 있을만큼 여우로우신 것 같지도 않고…”
징계위원회를 소집할 수 있는 결정권은 학사 본부에도 있고, 학생회에게도 있다.
둘의 권위 차이는 어느 정도 존재하지만, 위원회 소집 결과에 따른 집행안의 효력이 차이가 나진 않는다.
타냐 로스테일러가 예니카의 처벌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것은 꽤나 고무적인 사실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 전반적으로 예니카 아가씨에 대해 우호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으니… 다시 오필리스관으로 복귀하셔도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
학생들 사이에서 예니카 페일로버는 여전히 인기인이다.
애초에 글라스칸 사건 때도 예니카는 고위 어둠 정령의 힘에 먹혀버린 상태였으니, 고의성이나 악의는 없다고 봐도 무방한 상태였고… 그 이후로 탄원서가 쏟아져 내린 것이나 학생들 사이에서 동정 여론이 일어난 것을 생각해보면 이대로 징계를 마무리 지어도 역풍이랄 것은 없을 터.
“작년 2학기부터 기숙사를 나가 생활하셨으니, 올해 2학기가 마무리 되면 방학부터 다시 입사 자격이 생기는 것이지요.”
“그렇구나…”
“사실 이렇게 묻긴 했습니다만, 복귀할 의지는 없으신 것이지요?”
확실히 벨 마이아는 예리하다.
예니카 페일로버의 야생 생활은 학사 사이에서도 이미 소문이 날 만큼은 나 있다.
그러나, 예니카와 가까운 몇 몇 사람들 사이에서 도는 이야기일 뿐이지, 사실 전교생이 다 관심을 가지는 것도 이상한 일이다.
어쨌든, 에드 로스테일러와 동거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확실하므로… 몇 몇 학생들은 에드와 예니카가 갈 때까지 간 사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예니카는 그런 오해가… 딱히 싫지는 않았다…!
“캠프에서 생활하시는 것이 썩 만족스러워 보이셔서, 쓸 데 없는 오지랖일까 싶었습니다만… 그래도 이야기는 해두는 것이 맞지 않겠나 싶었습니다.”
“그, 그래애…?”
“오필리스관은 입사 희망자들이 항상 산더미처럼 몰려 있는 곳이니까요. 기회가 있으면 그걸 인지는 하고 계시는 게 맞습니다.”
“으, 응… 고마워. 확실히, 오필리스관은 꼭 들어가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으니까… 굳이 안 들어가겠다는 것도 배가 부른 소리겠지…”
말은 그렇게 하지만 예니카 페일로버는 오필리스관으로 돌아갈 마음이 추호도 없다.
“사실 에드 도련님이랑 생활 하시는 걸 더 선호하시는 거 아닙니까? 오필리스관 쪽 입사자 명단에서는 이름을 빼드리는 게 낫겠지요? 뻔한 헛소문이긴 합니다만, 에드 도련님과 갈 때까지 갔다는 소문도 사실 썩 싫어하시는 것 같진 않고…”
“으, 응?! 무슨 소리야! 그런 소문이 돌면 에드가 곤란하잖아! 나는 만나는 사람마다 부정하고 다니느라 입이 아플 지경이야!”
“그렇습니까… 그건 제 오해였군요, 죄송합니다.”
“으, 응. 아냐. 사과할 일은 아니야, 벨…!”
사려깊은 모습으로 사과를 올리는 벨의 표정에 진심이라고는 단 한 톨도 느껴지지 않는다.
사실 예니카 페일로버의 심정이야 벨 마이아에게는 훤히 보이는 것이다. 제 딴에는 부끄러워서 쭈뼛대고 있지만… 벨 입장에서는 아련한 기분만 들 뿐이다.
사소한 접점 하나만 가지고도 저렇게 쭈뼛대며 부끄러워할 수 있다는 건, 그 나잇대 여자아이들의 특권과도 같은 것이다.
지금 누릴 수 있을만큼 많이 누려놔야지… 세상의 때에 타고, 사람을 가늠하는 눈이 건조해지고 나서는 그 스릴도 맛볼 수 없다.
이렇게 생각하는 벨 마이아도 실제로는 인생 역경이 심해 제대로 된 낭만과 청춘이란 걸 구가해 본 적 없는 입장이다. 시기를 놓치면 풋풋함이란 것도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묘하게 아련한 분위기의 벨을 보면서… 예니카는 땋아내린 머리를 꾹꾹 잡아당기고만 있었다.
“어쨌든, 슬슬 학사에 축제 분위기도 감돌기 시작했군요. 저희 오필리스관도 간단한 소연회를 열거나 정원에서 다과회도 하고, 밤에는 뒷공터에서 큰 불을 피우고 악단을 부르기도 합니다. 굳이 입사생이 아니더라도 참가할 수 있으니, 축제 기간에 에드 도련님이랑 시간 나면 한 번 오십시오.”
“응. 알았어! 고마워!”
그렇게 말하며 예니카는 품에 가득 들어오는 종이봉투를 꽉 끌어 안고는 해맑게 대답했다.
“요즘 이렇다 할 고민도 다 해결 되셨고, 표정도 좋아지신 것 같아서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헤어지기 전, 벨이 예니카에게 그리 말하자… 문득 예니카는 쭈뼛거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해질녘 학사를 따라 걷다보면 마음이 풀어지는 기분이 든다.
하루 종일 빡빡했던 일정들을 마치고, 자기들끼리 재잘대며 생활동으로 향하는 학생들의 무리는 멀리서 보고 있으면 푸근하다.
불그스름한 노을빛과 함께 나른함이 자리한 학사에는 평화가 깃들어, 파란만장한 바깥 역사와는 상관없는 완전히 별개의 세계에 들어온 것만 같다.
시대를 불문하고, 학교라는 공간은 그런 특성이 있다.
배움의 땅은 언제나 학생이 우선되는 곳이다.
물론, 학생이라고 해서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학업에 대한 고민, 진로에 대한 고민, 당장 코앞에 놓여진 과제에 대한 고민.
예전의 예니카 페일로버 또한 그런 고민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지만, 최근들어 고질적으로 예니카의 마음을 괴롭히던 고민이란 것들은 다 털어내버린지 오래였다.
수석 자리는 놓쳤지만, 여전히 학사 최상위 급에서 놀고 있는 성적 덕에 학업에 대한 고민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
진로에 대한 고민도 진지하게 해본 적이 없다. 솔직히 하려고 마음먹으면 뭐든지 할 수 있겠지만, 그냥 고향으로 돌아가서 농장이나 이어받아도 별 문제는 없다. 예니카의 재능을 아까워하는 학사진들이 피눈물을 흘리겠지만.
그리고, 예니카를 향한 기대감이나 압박감 같은 것들도 수석 자리가 에드 로스테일러에게 넘어가고 나서는 꽤 덜어진 기분이다. 그러고 나니 인간 관계도 좀 더 활로가 트인 느낌이 들었다.
거기다가 하루 일과는 또 어떤가.
굳이 억지로 에드 로스테일러를 어쩔 수 없이 겨우 겨우 엮어넣어 보자면, 어쨌든 그와 매일 같이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지 않는가.
굳이 억지로 겨우 겨우 어쩔 수 없이 에드 로스테일러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을 순 없지만, 굳이 억지로 끈질기게 꼭 하루가 흡족한 이유를 하나 꼽아보라고 등을 꾹꾹 떠민다면 그 소년의 이름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다.
속으로 횡설수설 이야기 해봤자 듣는 사람도 없건만, 저녁 노을을 따라 걷고 있던 예니카는 괜시리 손 끝을 부볐다.
고민이랄 것이 없는 삶이야 말로 모두가 꿈꾸는 것 아니던가.
지금 예니카 페일로버가 구가하고 있는 하루 하루가 딱 그런 느낌인지라, 오히려 너무 과분한 행복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허억, 벌써 이번 학기도 절반이 넘게 지나갔어…”
“그럴수가… 내년부터는 졸업 준비 해야되는데… 나 너무 나태하게 살았나…”
“나도, 낙제 점수 아슬아슬해서 걱정이야… 3학년 되니까 수업 난이도가 정말 확 뛰네.”
“그러게, 2학년 까지는 정말 연습이었나봐. 이래가지고 4학년 버틸 수 있을까…”
동급생 학생들이 자기들끼리 고민을 토로하며 슥 스쳐지나갔다.
예니카에게 반가운 듯이 인사를 건네긴 했지만, 예니카는 머쓱한 웃음을 지으며 받아주는 게 전부였다.
‘나… 진짜 고민이랄 것이 아무것도 없네….?!’
진짜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다. 근래 보냈던 하루 일과를 생각해보자면, 하루의 시작부터 끝까지 행복감에 젖어서 헤실헤실 웃고 있는 나날의 반복이었다.
배부른 소리일지도 모르겠으나, 이 쯤 되면 그냥 생각이란 걸 놓아버린 사람 같다.
그래도 사람이라면 고질적인 고민이나 걱정 한 둘은 가슴에 품고 살아가기 마련 아니던가.
예니카 페일로버는 애초에 욕심이나 야망이랄 것도 별로 없는 인간이라, 성적 그럭저럭 잘 나오고, 인간 관계 별 문제 없고, 잘 먹고 잘 잘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리도 만족스러운 것이었다.
“…”
사실 그게 뭐 잘못한 것은 아니다. 다만, 예니카가 신경 쓰이는 것은 결국 에드 로스테일러였다.
지금 보내는 하루 하루가 너무나도 만족스러운 예니카는, 밤이 되고 잠에 들 때마다 혼자 기도하곤 한다. 이런 부족함 없는 나날들이 계속되게 해주세요.
그렇게 침대에 누워있다가, 어느 날은 모닥불 쪽에서 나는 인기척에 오두막 문을 슬쩍 열고 밖을 본 적이 있다.
언제나 에드 로스테일러는 가장 늦게 잠에 든다.
혼자서 책을 더 읽거나, 마력 감응 훈련을 하거나, 캠프 유지 보수에 대한 잡다한 일을 좀 더 처리하기도 하지만… 마지막에는 결국 불을 보고 멍하니 생각을 정리하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하늘에 별이 잔뜩 박힌 야심한 시각.
문틈 너머로 보았던 에드 로스테일러의 진중한 표정이 예니카의 눈에는 아직도 아른거린다.
항상 행복하고 흡족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 예니카와는 달리, 에드 로스테일러는 아직도 큰 짐과 고민을 가득 안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부지깽이로 장작을 슥슥 눌러가면서, 에드는 언제나 깊은 생각에 잠겨 하루를 마무리 했다.
에드와 엮여서 많은 일에 휘말렸고, 그 과정에서 많은 일을 해결해왔다.
급기야는 에드의 본가에까지 가서 악신이 강림하는 일을 수습하기까지 했다.
한 사람이 겪기에는 너무 많은 시련과 고행들이었지만, 에드는 그럭저럭 다 헤쳐나왔다.
가문의 일도 어느정도 정리 되어가기 시작하고, 타냐가 학생회장이 되면서 슬슬 학사 내에서 겪어야할 수모나 고민들도 다 마무리 되었을텐데도…
여전히 에드에게는 큰 고민과 짐이 남아 있는 듯… 밤이 되면 불을 보며 생각에 잠기는 것이다.
그런 에드의 모습과, 하루 하루가 천국처럼 행복한 자신의 모습이 대비 되어보여서…
예니카는 그 행복감마저도 잠시 눌러놓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토록 많은 일을 헤쳐나왔는데에도, 에드에게는 아직도 넘어서야할 산이 남아있다.
그 사실이 여실히 느껴지는 데에도… 철 없이 행복한 듯 웃으며, 세상 물정 모르는 소녀로 남아있고 싶진 않았다.
행복감에 자격론 같은 걸 들이미는 건 불합리한 일이다. 허나, 소녀는 홀로 그 사실을 깨우치기엔 아직 너무 어리숙했다.
*
“페니아 황녀님한테 서신이 왔다. 나 뿐만이 아니라 예니카 너도 부르던데.”
“으응…?”
예니카는 딴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인지, 자기 턱을 받치고 있었던 양손을 확 거두며 놀랐다.
여전히 활을 다듬고 있던 나는 새삼스럽게 놀라는 예니카를 보고 어리둥절한 시선을 보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벌써 나흘 째 활을 만드는 수련을 하는 중이다. 로르텔이 보내준 목재들까지 다듬어서 수련을 하면, 대충 일주일 안에는 쓸만한 물건이 나올 듯 했다.
“응?! 서신? 누구한테?!”
“별 일이네, 예니카. 골똘히 생각에도 잠겨있고.”
“으, 으응… 생각할 게 좀 있었어.”
“생각? 무슨 생각?”
“에드 생각.”
각자 불가에 앉아서 자연스럽게 오가는 대화다. 그러나 그 끝 마무리가 썩 석연치 않았는지, 예니카는 말을 내뱉고 나서야 흡 하고 숨을 머금었다.
“…내 생각?”
“어, 아니! 뭐 이상한 생각 한 건 아니고! 내가 말이 헛나왔네! 사실 헛 나온 건 아니고 엄밀히 말하면 에드 생각한 건 맞긴 한데! 그렇게 막 중요하고 대단한 생각은 아니었어!”
화들짝 놀라서 이리저리 변명을 해대는 모습을 보아하니, 과연 별 대단한 생각은 아니었을 거란 느낌이 든다.
예니카는 이러니 저러니 해도 거짓말은 정말 끔찍하게 못한다. 내뱉는 말도 대부분 진솔하거나 솔직한 이야기들이니, 나도 별로 의심하는 법이 없다.
“나도 참! 말을 할 거면 뇌를 거쳐서 이야기를 해야하는데, 에드랑 같이 있다보면 그냥 물 흐르듯 말이 먼저 튀어나갈 때가 있다니까!”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뭐, 지금은 서신 이야기가 먼저다.”
나는 다듬던 활을 내려놓고, 품속에서 오늘 아침에 황족 숙소에서 도착한 편지를 꺼내들었다.
“슬슬… 클로엘 황제가 올해 안으로 이 지지부진한 황권 경쟁을 끝내려고 하는 것 같다.”
“그래…?”
“응. 린돈 황태자가 이유도 말하지 않은 채 갑자기 황권 계승을 포기한지도 벌써 한참이 지났잖아. 슬슬 이 혼란을 수습할 생각인 거겠지. 후계자를 슬슬 확정 지어놔야, 제대로 된 후계자 교육도 시작할 수 있고 황실 내 세력도 정리가 될테니까.”
페니아 황녀 입장에서는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미 여기까지 왔으면, 페니아 황녀 또한 황권을 위해 달려나가야만 한다.
“심지어 이번 크레스톨 대축제 기간에는 셀라하 황녀까지 실베니아에 오기로 했으니까.. 뭔가 행동을 취할 타이밍인거야.”
“근데 그거랑 우리를 부르는 거랑은 무슨 상관이야?”
“분명… 그 쪽 입장에서도 우리를 끌어들이고 싶을거다.”
페니아 황녀의 거처 역할을 하고 있는 황족 숙소는, 아켄섬 서쪽의 절벽 지대에 고고히 솟아올라 있다.
몇 번인가 들어가 본적 있기에, 찾아가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다.
“무슨 이야기를 할지는 직접 가서 들어가봐야겠지. 예니카 너도 같이 불렀으니까, 내일 오전에 같이 가자. 수업 일정은 널널하지?”
“으, 응… 알았어.”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서신을 다시 품 속에 집어 넣었다.
학사는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축제 준비 기간에 접어든다.
나 또한, 그 준비를 시작해야만 했다.
다만, 묘하게 쭈뼛거리는 예니카의 태도가 심상치 않아서… 괜시리 신경쓰였다.
…사실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는 바가 있긴 하다.
슬슬 예니카에게도… 모든 것을 말해줄 때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