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102)
얼굴 천재 배우님-102화(102/200)
얼굴 천재 배우님 102화
드디어 <배틀맨>은 최종 레이스에 돌입했다.
두 번째 레이스에서 우리 팀은 꼴등을 했기 때문에 힌트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그랬기 때문에 나는 우리 팀의 유석재와 전소지 중 한 사람이 밀정이라고 확신했다.
그렇지 않고는 꼴등이라는 성적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아직 다른 팀의 밀정을 추측하기가 힘들었다.
‘물건 모른 채 설명하기’라는 게임 자체가 실력보다는 운에 따라 성적이 나뉘는 편이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그중 너무 웃기는 데 집중한 것 같은 사람은…. 송지호와 지정현.’
이렇게 두 사람이었다.
확실히 이 둘은 다른 사람들보다 좀 의심스러웠다.
전체적으로 게임 성적도 좋지 않았는데 두 번째 레이스에서도 승리할 마음이 없는 것처럼 행동했다.
게다가 지정현의 경우에는 게스트였기 때문에 더욱더 의심스러웠다.
그렇게 우리는 최종 레이스가 진행되는 SBC 방송국으로 이동했다.
PD가 최종 레이스의 룰에 대해서 설명했다.
“최종 레이스에서 여러분께는 물총이 지급됩니다. 이 물총의 물이 이름표에 묻으면 탈락이며 최종까지 살아남은 팀이 승자가 됩니다. 다만 주의할 점은 밀정의 힌트를 얻지 못하면 최종 승자가 되어도 우승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 밀정이 최종 생존자가 될 경우에도 밀정의 최종 우승입니다.”
“아. 혹시 이 건물 안에 밀정에 대한 힌트가 있는 건가요?”
“네. 맞습니다. 그러니 여러분께서는 다른 팀을 잘 상대하면서도 밀정에 대한 힌트를 반드시 찾아야 합니다.”
결국 곧장 싸워서 이기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뜻이었다.
일단은 싸우지 않고 충분히 밀정의 힌트를 확보해야만 최종 승리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밀정의 경우에는 그냥 이렇게 싸움을 벌이지 않으면 안 됐다.
그런 까닭에 너무 시간이 지연되기 전에 물총으로 같은 팀까지 모두 아웃을 시킬 가능성이 있었다.
실제로 밀정 두 사람의 경우에는 정체가 들통나지 않으면 우승할 수 있었다.
그 때문에 같은 편 모두 아웃이 되어도 전혀 상관이 없었다.
‘내 추측대로라면 우리 팀에는 분명 밀정이 있어. 그러니 등을 조심해야겠어.’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
마침내 최종 레이스가 시작됐다.
나는 빠르게 움직이며 힌트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최종적으로 살아남아도 밀정을 추리하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게 한창 힌트를 찾고 있을 때였다.
김종협이 내 쪽으로 다가왔다.
“시준 씨!”
“안녕하세요. 선배님.”
“혹시 시준 씨 밀정 아니죠?”
“에이. 당연히 아니죠. 혹시 힌트 찾은 거 있으세요? 공유하면 좋을 것 같은데….”
“힌트 공유? 좋죠. 나도 오늘은 시준 씨가 아닌 것 같아.”
김종협은 <배틀맨>에서 유난히 촉이 좋은 멤버였다.
괜히 ‘능력자’라는 별명이 붙는 게 아니었다.
나는 김종협에게 내가 알고 있는 힌트를 두 개를 공유했다.
힌트 하나는 방금 건물을 수색하면서 얻은 것이었다.
“아아. 성별 힌트랑 나이 힌트구나. 꽤 유용하네. 알겠어요. 그럼 이따가 또 봐요.”
김종협은 꽤 많은 힌트를 가지고 있었다.
앞서 두 번의 게임에서 모두 1등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김종협의 힌트에 따르면 밀정 중 한 사람의 직업은 배우였다.
또한 최근에 작품 활동을 했으며 이름에 지읒이 들어갔다.
마지막으로 데뷔를 한 지 20년이 넘었다는 힌트도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힌트가 모두 한 사람을 가리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래도 유력한 후보는 짚어 낼 수 있었다.
일단 내 예상대로 지정현은 밀정일 가능성이 큰 것 같았다.
거의 모든 힌트가 지정현을 가리키고 있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송지호 또한 밀정의 가능성이 있었다.
데뷔를 한 지 20년이 넘은 배우였으며 이름에 ‘지읒’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일단 둘을 밀정이라고 생각하고 힌트를 더 찾아보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김종협 아웃! 김종협 아웃!
가장 중요한 조력자라고 생각했던 김종협이 갑자기 아웃을 당했다.
거의 나와 헤어지자마자 일어난 일이었고 나는 두려움을 느끼며 서둘러 자리를 옮겼다.
밀정에 의해 아웃을 당한 것 같았기 때문이다.
‘누구지? 누가 밀정인 거지?’
한창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나는 또 하나의 힌트를 발견할 수 있었고 그 힌트를 통해서 또 한 명의 밀정이 희극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배틀맨>에서 희극인은 유석재, 지준석, 양주찬이었다.
다만 이 중에서 데뷔한 지 20년이 넘은 사람은 유석재와 지준석뿐이었다.
‘역시 유석재가 밀정인가?’
나는 추측이 확신에 가까워지는 것을 느끼며 움직였다.
그때 하중훈이 이쪽으로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오오! 시준 씨!”
“안녕하세요.”
“혹시 힌트 찾은 거 있어요?”
“네. 있긴 한데. 혹시 공격 안 하실 거죠?”
“왜 공격해. 일단 밀정부터 찾아야지.”
“알겠습니다. 그럼 믿고 힌트 공유하겠습니다.”
그렇게 나는 하중훈과 힌트를 공유했다.
그 덕분에 밀정이 두 명 다 남자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로써 송지호가 밀정의 가능성에 배제됐다.
상당한 성과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럼 우리 또 힌트가 나오면 공유하는 걸로 해요.”
“네. 알겠습니다. 몸조심하세요. 선배님.”
그렇게 나는 하중훈과 헤어졌고 아래층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때 또 한 번 더 방송이 나왔다.
-하중훈 아웃! 하중훈 아웃!
미칠 노릇이었다.
또 나를 만났던 사람이 아웃을 당하다니.
이것은 꼭 누군가 내 뒤를 따라다니면서 다른 사람들을 아웃시키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나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걸 느끼며 얼른 아래층으로 이동했다.
밀정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면 계속 움직이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그렇게 아래층에 도착했을 때.
나는 이번에 같은 팀 전소지를 만날 수 있었다.
“으앙. 어디 있었어요. 나 엄청 시준 씨 찾았다는 말이야.”
“그랬나요?”
“아니. 석재 오빠 너무 이상하지 않아요? 힌트도 전부 그런 느낌이고.”
“그러니까요. 저도 좀 이상한 거 같더라고요.”
“힌트를 조금만 더 찾아보고 석재 오빠가 영 수상하면 우리 힘을 합쳐서…. 어?”
이야기를 하고 있던 전소지가 가까운 곳에서 힌트를 발견했다.
나는 그것을 잽싸게 주웠고 전소지와 함께 내용을 확인했다.
“대박! 내가 찾은 거 알죠?”
“네. 알죠. 같이 봐요. 선배님.”
그렇게 힌트를 확인했고 힌트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밀정은 20대입니다.]그와 동시에 나를 바라보는 전소지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배틀맨>의 출연자를 통틀어서 20대는 나뿐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전소지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이며 물총을 쐈다.
-전소지 아웃! 전소지 아웃!
내가 물총을 내리기 무섭게 건물 안에는 전소지가 아웃됐다는 방송이 큰 소리로 울렸다.
전소지는 나라를 잃은 듯 배신감에 찬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어떻게… 어떻게 시준 씨가!”
나는 멋쩍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 배신자!”
전소지의 원망을 등 뒤로 한 채 나는 빠르게 다음 목적지를 향해 달렸다.
* * *
내가 오늘 밀정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부터.
나는 내 스스로가 밀정의 역할을 맡지 않았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배틀맨>은 미리 정해 놓은 대본이나 시나리오대로 연기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너무나도 많은 경우의 수가 펼쳐진다는 뜻이었다.
아무리 메소드 마스크를 가지고 있는 나라도 이 상황을 모두 대처하며 밀정의 역할을 연기할 수 없었다.
분명 어떻게든 어색하게 행동하는 지점이 드러날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나는 밀정이 아닌 일반 출연자를 연기하기로 마음먹었다.
그와 동시에 어떻게든 내가 밀정이라는 사실을 잊기 위해서 노력했다.
내가 밀정이라는 사실을 잊고 행동한다면 조금 더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을 테니까.
또 그것은 내가 밀정이라는 사실을 숨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했다.
그렇게 나는 모든 레이스에서 일반 출연자로서 최선을 다했다.
보통의 밀정처럼 일반 출연자인 척하면서 몰래 게임을 지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았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연기의 난이도가 내려갔다.
또한 누구도 나를 밀정이라 생각하지 않게 됐다.
우리 팀원 중 모든 게임에서 홀로 좋은 성적을 거뒀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 식으로 나는 스스로를 속이며 최종 레이스까지 진행했다.
하지만 최종 레이스에서는 계속 전처럼 완전히 나까지 속일 필요가 없었다.
그렇게 김종협과 하중훈이 빈틈을 보였을 때 둘을 제거했고.
결정적인 힌트를 확인하게 된 전소지까지 아웃을 시켰다.
그 뒤로는 일사천리였다.
나는 또 다른 밀정인 유석재와 힘을 합쳐 양주찬과 지정현을 정리했고.
비교적 약체인 송지호와 지준석까지 아웃시키며 최종 우승을 거머쥐었다.
“와. 나 진짜 소름이야. 시준 씨가 밀정일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
“저렇게 착한 얼굴로 어떻게 우릴 감쪽같이 속일 수 있었던 거지?”
“아니. 나는 게임을 너무 열심히 해서 절대 밀정이라고 생각 못 했네.”
“진짜 대박! 아예 몰랐어요! 아예! 계속 밀정이었던 거죠?”
“아. 마지막에 등을 보일 때 뭔가 느낌이 싸하더라고. 왜 의심을 안 했지? 내가?”
“진짜 잘생긴 사람이 더 무섭다. 무서워. 이걸 속게 되네.”
유석재를 제외한 모든 <배틀맨> 멤버가 내 활약에 대해서 좋은 평을 남겼다.
지정현 또한 배신감에 치를 떨면서 한마디 말을 남겼다.
“솔직히 말하게. 이 방송…. 나 골탕 먹이려고 출연하자고 한 거지?”
“하하.”
“자네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겠어.”
나조차 흠칫할 만큼 진심이 담긴 듯한 한마디였다.
그 덕분에 <배틀맨> 출연진들은 또 한 번 웃음을 터뜨릴 수 있었고 그걸로 촬영이 끝났다.
나는 <배틀맨> 출연이라는 값진 경험과 함께 한우 세트를 손에 들고 돌아갈 수 있었다.
* * *
몇 주 뒤.
나와 지정현의 <배틀맨> 출연분이 방송으로 나갔고 꽤 좋은 호응을 끌어냈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배틀맨>의 최종 레이스가 대부분 나의 시선으로 진행됐다는 점이었다.
내가 연기한 대로 방송에서 나는 내가 밀정인지 모르는 사람처럼 행동했고.
전소지를 직접 아웃시킬 때까지도 시청자는 의혹만 있을 뿐 나를 밀정으로 지목하지 못했다.
그러나 반전처럼 나는 전소지를 직접 아웃시켰고 그 장면이 그대로 방송에 나갔다.
특히 전소지를 아웃시키기 직전, 미소를 지어 보이는 장면은 내가 보기에도 압권이었다.
나와 함께 <배틀맨> 본방송을 시청하고 있던 아버지가 내 쪽을 바라보더니 자신의 어깨를 쓸었다.
팔에 소름이 돋았다며 몸을 떨었다.
“아들. 내가 혹시 뭘 잘못한 거 없지?”
문득 아버지가 <황녀님, 동거합시다> 첫방 축하 기념 케이크에 내 이름을 빼놓은 일이 떠올랐지만 아무런 얘기도 하지 않았다.
얼굴 천재 배우님 102화
저 자│빌리언맨
발 행 인│원스토어 주식회사
펴 낸 곳│원스토어 주식회사
출판등록│제 2016-000040
주소│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146번길 20, 원스토어 주식회사
ISBN│979-11-6795-057-4
정가│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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