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117)
얼굴 천재 배우님-117화(117/200)
얼굴 천재 배우님 117화
팬미팅은 갑자기 기획된 게 아니었다.
나는 항상 팬들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언제든 기회가 생긴다면 팬미팅을 진행하기로 마음먹고 있었다.
그런 점에서 지금이 딱 좋은 시기였다.
<나는 악당이 아닙니다>의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장 새로운 작품에 들어가기도 애매한 상황.
나는 페스타 엔터테인먼트와 상의해 이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팬미팅에 사용하기로 했다.
다행히 페스타 엔터테인먼트 측에서도 팬미팅 아이디어를 환영했다.
김보미가 입을 열었다.
“팬미팅! 너무 좋네요! 최근에 배우님이 공식 석상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아쉬워하는 사람이 많았거든요.”
TV 등 광고에는 자주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하지만 팬들에게는 아무래도 부족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나는 악당이 아닙니다>가 당장 개봉할 수 있다면 좀 낫겠지만,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으니까.
무엇보다 기다림이 오래 지속되고 있다는 게 문제였다.
그렇게 나는 김보미와 함께 구체적인 팬미팅 날짜와 방식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한 달이면 팬미팅을 홍보하고 이와 관련된 이벤트를 준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한 달. 딱 좋네요. 장소는 어디서 하면 좋을까요?”
“규모에 따라 달라질 것 같아요. 혹시 배우님께서 공연 같은 거 할 생각 있나요?”
회귀 전 나는 팬미팅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한 적이 있었다.
그 솜씨가 대단하다고 할 수 없었지만 먼 걸음을 해 준 팬들에게 어떻게든 선물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었다.
“한 곡 춤을 추고, 다른 한 곡 노래를 부르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너무 좋죠! 그럼 공연 두 번에 키워드 인터뷰랑 팬들과 함께 배우님이 출연한 작품을 짧게 관람하는 시간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 게임도 하고요.”
이외에도 팬미팅 기념을 위한 포토 타임 및 케이크 커팅식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내가 이전에 했던 팬미팅과 크게 내용이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배우님과 관련해서 굿즈 같은 걸 만들어도 좋을 것 같아요.”
“팬들에게 판매하는 건가요?”
“아뇨. 선물의 개념으로요. 팬미팅에 참가한 분들께 굿즈를 한 세트씩 드리는 거죠.”
확실히 이런 식으로 선물을 줄 수 있다면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다만 굿즈의 퀄리티가 떨어진다면 안 하니만 못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었다.
내가 이 부분에 대해서 우려를 표하자 김보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죠. 다만 배우님들의 팬미팅 때도 나쁘지 않은 반응을 얻었으니 굿즈의 퀄리티에 대해서는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굿즈의 구성은 포토 카드, 다이어리, 만년필, 파일 홀더, 포스터, 스티커, 담요 등이었다.
추가로 모자나 맨투맨 같은 것을 넣으면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를 꺼내 봤지만 김보미가 고개를 저었다.
“그건 좀 비용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것 같았다.
보통 모자나 맨투맨은 보통 판매용 굿즈로 제작했으니까.
‘팬들에게 조금이라도 의미 있는 선물을 해 주고 싶었는데 아쉽네.’
나도 모자나 맨투맨은 무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금방 생각을 접었다.
그 대신에 다른 아이디어를 떠올랐다.
내가 이 부분에 관해서 이야기를 꺼내자 김보미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랐다.
“아니. 그게 가능할까요? 적어도 3,000명은 팬미팅에 올 텐데….”
“3,000명이라…. 확실히 조금 힘들긴 하겠네요. 그래도 틈틈이 노력해 봐야죠.”
“알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대략적으로 팬미팅의 계획이 잡혔고, 며칠 뒤 나는 홍대의 연습실로 향했다.
* * *
홍대의 연습실은 팬미팅 공연을 위해 따로 빌린 것이었다.
페스타 엔터테인먼트는 배우 중심의 소속사였기 때문에 사옥에 연습실이 없었다.
회의실 중 한 곳을 비워서 연습실로 사용해도 괜찮겠지만, 복잡하게 그럴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하면 여경찬이 나를 데리러 오기 위해 고생할 필요도 없었다.
홍대의 연습실은 내가 집에서 쉬엄쉬엄 자전거를 타고 가도 괜찮은 거리에 있었다.
그렇게 연습실에 도착한 나는 먼저 춤 연습을 시작했다.
댄스 트레이너는 페스타 엔터테인먼트에서 섭외한 분이었다.
들어 보니 아이돌 연습생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분인 것 같았다.
“케이케이의 를 추고 싶다고요?”
댄스 트레이너의 질문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는 <어메이징 선데이>에서 선보인 적 있는 MOST의 를 출까 했지만 생각을 바꿨다.
팬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고민 끝에 나는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케이케이라는 가수의 곡을 선택했다.
케이케이는 MOST 이전에 대한민국을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한 남자 아이돌 그룹이었다.
“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이라서요. 가능할까요?”
“충분히 될 것 같은데요? 우연히 배우님이 방송에서 MOST의 추는 걸 본 적 있는데 나쁘지 않더라고요. 심지어 그거 혼자 연습한 거였죠?”
“네? 네. 뭐….”
“의 안무가 조금 격렬하지만 그 정도의 춤을 독학으로 소화할 정도라면 연습은 문제없을 거예요. 곧장 시작하죠.”
댄스 트레이너는 긍정적으로 대답한 뒤 먼저 간단히 시범을 보였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연습이 시작됐고, 잠시 후 댄스 트레이너의 표정이 급격히 굳었다.
“이게 왜….”
댄스 트레이너는 생각보다 많이 부족한 내 실력에 놀란 것 같았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나는 MOST의 를 독학으로 연습한 게 아니었으니까.
심지어 그때도 춤이 잘 안 늘어서 굉장히 오랫동안 고생을 해야 했다.
타고난 몸치였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어…. 일단 너무 욕심내지 말고 초반 몇 동작만 익히는 것으로 해 볼까요?”
댄스 트레이너는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연습 방법을 바꿨다.
나 또한 그런 식으로 연습을 하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그렇게 바뀐 방법으로 연습을 하며 생각했다.
‘메소드 마스크로는 춤 연습이 불가능하려나?’
집에 가면 한번 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뮤직비디오를 분석하는 방향으로 메소드 마스크를 이용하면 가능할 것 같았다.
그렇게 댄스 트레이너와 두 시간을 연습해 서너 개의 동작을 익혔다.
연습실을 나서는 댄스 트레이너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나 또한 이대로는 팬미팅 전까지 안무를 모두 익힐 수 없을 것 같았다.
“집에서 꼭 연습해 오겠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네. 정 안 되면 안무를 바꾸는 방법도 있으니까…. 어쨌든 내일 뵙는 것으로 해요.”
그렇게 댄스 트레이너가 떠나고 난 뒤 몇 분 후 보컬 트레이너가 연습실에 도착했다.
보컬 트레이너 또한 밝은 표정으로 연습을 시작했다.
하지만 표정이 금방 굳었다.
나는 사실 노래에도 별로 소질이 없는 편이었다.
“우리 노래를 다른 걸로 바꿔 볼까요?”
그렇게 보컬 트레이너는 노래를 세 번이나 바꿨고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마 강도재가 부른 가 가장 낫네요. 이대로 쭉 연습해 보는 걸로 하죠.”
나는 보컬 트레이너의 지시대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중간중간 보컬 트레이너가 끼어들어 음정을 바로잡았다.
곧장 시범을 보여 줬기 때문에 따라 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다만 한 곡을 정상적으로 완곡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았다.
‘메소드 마스크로 노래를 어떻게 연습하지? 방법이 있을까?’
내가 노래를 부르며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보컬 트레니어가 시간을 확인하더니 입을 열었다.
벌써 두 시간이 지난 모양이었다.
“오늘 연습은 여기까지 할게요. 집에서 가사를 완벽히 숙지하고 오면 좋을 것 같아요.”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렇게 연습실에는 나 혼자만이 덩그러니 남았고, 나는 미리 준비한 가방에서 메소드 마스크를 꺼냈다.
굳이 집으로 갈 것 없이 이곳에서 메소드 마스크를 사용해도 괜찮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좋아. 시작해 볼까?’
본격적인 연습은 이제 시작이었다.
* * *
한 달간 나는 부지런히 팬미팅을 준비했다.
춤과 노래가 생각만큼 늘지 않아서 걱정이 많았지만, 메소드 마스크로 연습한 덕분에 무사히 준비를 끝마칠 수 있었다.
댄스 트레이너와 보컬 트레이너 모두에게 합격점을 받았으니 이제 무대에서 떨지 않고 연습한 것을 보여 주면 될 것 같았다.
참고로 춤과 노래 연습은 모두 뮤직비디오를 분석해 메소드 마스크로 진행할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오늘 팬미팅이 진행되는 한국대학교 축복의 전당에 먼저 도착해 리허설을 진행했다.
무대 위에서 미리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동선을 익히는 과정은 물론, 팬미팅의 전체적인 순서 또한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약 한 시간.
리허설을 끝내고 무대에서 내려오자 여경찬이 내 쪽으로 다가왔다.
“오늘 팬미팅의 초대 손님들 전부 대기실에 계십니다.”
“벌써요? 왜 다들 이렇게 빨리 왔지? 등장까지 꽤 오래 기다려야 할 텐데….”
“그래서 현장 스태프들도 지금 많이 당황하고 있어요.”
“그렇군요. 어쨌든 그쪽으로 가죠. 인사를 드려야 할 테니까.”
나는 여경찬과 함께 걸음을 옮겨서 대기실에 도착했다.
오늘 팬미팅의 초대 손님은 총 3명이었고, 모두 각자 대기실을 따로 받았다.
그중 가장 선배인 지정현의 대기실로 먼저 이동했다.
똑똑.
“선배님.”
“왔군.”
“일찍 오셨네요?”
“원래 나는 시간 약속을 잘 지키는 편이니까. 아마 자네가 <나는 악당이 아닙니다>의 우정 출연을 부탁했어도 그랬을 거야.”
지정현은 내가 <나는 악당이 아닙니다>의 우정 출연을 부탁하지 않은 것에 상당히 불만을 품고 있는 듯했다.
사정을 잘 이야기했는데도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말씀드렸잖아요. <나는 악당이 아닙니다>는 선배님께 부탁을 드릴 만큼 비중이 큰 역할이 없었다고요.”
“그래. 들었네. 나도 이해했어.”
“아닌 거 같은데….”
“크흠. 그나저나 오늘 초대 손님 중에 혹시 박준이 있는 건 아니겠지?”
“네. 아니에요. 초대 손님 다른 두 분은 신디 선배님이랑 이주연 선배님이에요.”
두 사람 다 <나는 악당이 아닙니다>의 우정 출연을 부탁하지 않은 사람이었다.
일부러 이런 식으로 했다.
우정 출연을 해 준 사람들에게 팬미팅의 초대 손님까지 부탁하는 것은 좀 염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지정현은 이러한 사실에 만족한 것 같았다.
“아까 인사를 온 두 사람이군. 알겠네.”
또한 그 이후로는 말끝마다 언급했던 <나는 악당이 아닙니다>의 이야기도 더 이상 하지 않았다.
‘하여튼 성격 참 이상하다니까….’
그렇게 나는 지정현과 대화를 나눈 뒤 신디와 이주연의 대기실에도 찾아갔다.
다행히 두 사람 다 표정이 밝았고 첫 팬미팅을 축하해 줬다.
그리고 잠시 후.
“배우님. 이제 곧 팬미팅 시작합니다.”
현장 스태프 중 한 사람이 내 쪽으로 다가와 이렇게 말했다.
시간을 확인해 보니 팬미팅 시작이 코앞이었고 나는 약간의 긴장감을 느꼈다.
얼굴 천재 배우님 117화
저 자│빌리언맨
발 행 인│원스토어 주식회사
펴 낸 곳│원스토어 주식회사
출판등록│제 2016-000040
주소│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146번길 20, 원스토어 주식회사
ISBN│979-11-6795-057-4
정가│100원
※ 이 책은 원스토어 주식회사가 저작권자와의 계약에 따라 발행한 것으로 당사의 허락 없이 무단 복제하거나 배포하는 것은 저작권법에 의해 금지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