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118)
얼굴 천재 배우님-118화(118/200)
얼굴 천재 배우님 118화
팬미팅의 오프닝은 내가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을 짤막하게 임팩트 있는 장면만 모아 편집한 영상을 시청하는 것이었다.
영상은 내가 직접 편집해 페스타 엔터테인먼트 측의 검수를 받았다.
내 편집 기술을 시험해 볼 만한 적당한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평가가 나쁘지 않았다.
“영상 퀄리티 대박이네요!”
“매일 편집실에 상주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의 영상이 나올 줄 몰랐어요!”
“아…. 진짜 우리 배우님 할 줄 모르는 게 도대체 뭐야….”
영상을 함께 시청한 김보미, 여경찬, 송진아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영상을 시청하고 있는 팬들의 반응도 괜찮은 것 같았다.
무대 뒤쪽에서 몇 번이나 엄청난 크기의 환호성을 들었다는 게 바로 그 증거였다.
그렇게 영상이 모두 끝나고 오늘 팬미팅 진행을 맡은 조성호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조성호에게는 <뉴퀴즈>에서 인연을 맺은 것이 생각나 진행을 부탁했는데 다행히 스케줄이 맞았다.
“자. 여기까지가 하이라이트 영상이었습니다. 눈치챈 분들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 영상은 소속사가 아니라 이시준 배우님이 직접 편집한 것입니다.”
조성호의 이야기에 팬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진짜 이걸 시준이가 편집했다고?”
“와. 대박. <나는 악당이 아닙니다> 시나리오도 직접 썼으면서 편집까지 할 줄 아네.”
“도대체 우리 시준 오빠는 못 하는 게 뭐야!”
“그나저나 <나는 악당이 아닙니다> 언제 개봉해! 빨리 보고 싶다!”
그렇게 팬들이 목소리를 내는 사이.
조성호가 다음 말을 이었다.
“그럼 이제 영상 시청이 끝났으니 오늘의 주인공 이시준 배우님을 맞이할 시간입니다. 큰 박수로 맞이해 주세요!”
조성호의 멘트가 끝남과 동시에 축복의 전당에는 <체포> OST 중 하나가 흘러나왔고 나는 OST에 맞춰 모습을 드러냈다.
객석에서는 폭풍과 같은 환호성과 박수 소리가 쏟아졌다.
* * *
무대에 올라선 후.
나는 가장 먼저 키워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키워드 인터뷰는 미리 팬들에게 질문을 받아 단어별로 정리해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 것이었다.
미리 질문 내용을 공유받았기 때문에 답변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다만 무슨 생각인지 페스타 엔터테인먼트 측에서는 이상한 질문을 섞어 놓은 상태였다.
“세 번째 키워드로 넘어가서 질문을 해 보겠습니다. 세 번째 키워드는 ‘관계’입니다. 이시준 배우님께서는 연예계에서도 꽤 발이 넓은 걸로 알고 있는데 신발 사이즈는 몇인가요?”
“네?”
“신발 사이즈요.”
“아…. 260입니다.”
“발이 생각보다 크지 않은데 발이 넓으시네요? 어떻게 된 거죠?”
“글쎄요. 신발 사이즈랑 여러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은 아무런 연관성이 없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닐까요?”
“그렇군요. 저도 연예인 친구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신발을 좀 큰 걸 신고 다녀야 하나 고민했는데 그러지 않아도 괜찮겠네요.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조성호가 몇 번이나 이런 식으로 질문을 던졌기 때문에 결국 팬들에게 아유를 받았다.
그러자 조성호는 억울해하며 팬들에게 대본을 공개했다.
대본에는 정말 황당한 질문이 가득했다.
“아니. 저도 처음에 대본을 받고 당황했다니까요? 원래 페스타 엔터테인먼트의 직원들이 이렇게 짓궂은 편인가요?”
“그렇게 생각한 적은 따로 없는데 유독 오늘 이상하네요. 혹시 저도 질문 좀 읽어 봐도 될까요?”
“네. 보세요. 아. 보여 주면 안 되나.”
“안 될걸요? 그래도 좀 볼까요?”
조성호와 내가 질문지를 두고 실랑이를 벌이자 팬들 사이에서는 웃음이 터졌다.
귀엽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팬들도 무척이나 많았다.
그렇게 나는 조성호의 질문지에서 괜찮은 내용을 찾아냈다.
“다섯 번째 키워드로 질문이 괜찮은 게 있네요. 다섯 번째 키워드는 사랑입니다.”
“사랑이요? 그게 여기서 말해도 되는 단어입니까?”
“시럽에 대한 사랑을 말하는 건데 당연하죠. 무슨 생각을 한 거예요?”
“어…. 시럽에 대한 사랑이요. 저도 그거 생각했어요.”
“아닌 거 같은데…. 어쨌든 키워드 질문은 이겁니다. 집에서만 보여 주는 애교 같은 게 있을까요? 사랑하는 시럽을 위해서 한 가지만 보여 주세요.”
다행히 나에게는 미리 준비한 애교가 있었다.
팬미팅 현장에서 당연히 애교를 보여 주게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객석을 양손으로 손하트를 만들어 보이며 윙크를 했다.
“사랑해요. 시럽.”
* * *
우여곡절 끝에 키워드 인터뷰 시간이 지나고 나는 팬미팅 첫 번째 공연을 진행했다.
첫 번째 공연은 라는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다.
미디움 템포에 맞춰 반주가 시작됐고 나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유난히 내가 작아 보일 때
네가 있어서 행복했지
-그래 너는 나를 알아주는 사람
그래서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람
-이제는 네가 힘들 때 있을게
오늘도 내가 곁에
-아프면 아프다고 말해 주고
힘들면 힘들다고 말해 줘
나는 그만큼 사랑한다고 말할게
는 전체적으로 음이 높지 않은 곡이었다.
그런 까닭에 연습을 통해 완곡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노래를 완성할 수 있었다.
솔직히 내가 느끼기에도 노래를 잘 부른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의 가사가 잠시나마 팬들에게 기쁨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의 가사에는 팬들을 향한 나의 진심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가사를 내가 직접 쓴 것은 아니었지만 수없이 연습을 반복하며 깨달은 사실이었다.
‘정말 좋은 노래야.’
그렇게 첫 번째 공연이 끝나고 난 뒤.
초대 손님을 불러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시간을 가졌다.
첫 번째 초대 손님은 이주연이었다.
극단 소리샘 시절 처음 인연을 맺은 이주연은 현재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고 있었다.
얼마 전에는 MBS 드라마의 단독 주연을 맡으며 성장세를 이어 나갔다.
“팬미팅의 첫 번째 초대 손님은 이시준 배우님과 <사랑을 캐스팅하겠습니다>를 통해 인연을 맺은 이주연 배우님입니다!”
조성호의 소개와 함께 이주연이 모습을 드러냈고 팬들이 반갑게 맞이했다.
이주연과의 인터뷰에서 팬들이 가장 즐거워한 것은 소리샘 시절의 이야기였다.
“듣기로는 함께 극단에 있던 시절에 재밌는 연극을 함께했었다고요?”
조성호의 질문에 이주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이방인>이라는 작품이었어요.”
“아. 혹시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맞아요. 동명의 소설을 연극으로 각색해 극장에 상연했거든요.”
“오오. 그랬군요. 연극에서는 각자 어떤 역할을 맡았나요?”
“뫼르소는 여기 시준 씨가 맡았고 저는 연인인 마리의 역할을 맡았어요.”
“<사랑을 캐스팅하겠습니다> 때처럼 그때도 연인 역할을 맡았던 거군요?”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 물론 <사랑을 캐스팅하겠습니다> 때와 같은 좋은 결말이 아니었지만.”
“소설이랑 결말이 비슷했나 보구나. 그나저나 궁금하네요. 그때 이시준 배우님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이주연이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입을 열었다.
“그때도 지금처럼 엄청 잘생겼었죠. 사실 처음에는 연기가 썩 좋지 않았는데 워낙 외모가 특출나서….”
“아! 그때 누가 이시준 배우님을 뫼르소 역할 꽂아 준 거구나!”
“네. 맞아요. 그래서 여러 우여곡절이 많았죠. 뫼르소 역할에 난이도가 상당했거든요. 막 주변에서 시준 씨를 괴롭히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이주연 배우님은요? 어땠나요? 안 괴롭혔나요?”
조성호의 질문에 내가 얼른 마이크를 들고 끼어들었다.
“선배님은 극단에서 거의 유일하게 저를 지지해 주는 분이었어요. 저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그러자 이주연이 미소를 지어 보이며 대답했다.
“성급한 결정을 내린 것은 다른 사람인데 시준 씨가 괜히 피해를 보는 것 같아 도움을 준 것도 있었지만….”
“네. 있었지만요?”
“저는 원래 잘생긴 사람을 괴롭히지 않는다는 주의거든요.”
“아. 역시.”
“무엇보다도 얼마 지나지 않아 시준 씨가 누구도 반박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뫼르소 역할을 소화해 왔어요.”
“그렇죠. 실력으로 보여 주면 할 말이 없죠.”
“그때 정말 뫼르소 역할을 잘 소화했는데…. 사실 시준 씨가 사이코패스 역할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것도 좀 잘하는 편이에요.”
이주연의 이야기에 조성호가 눈을 반짝이며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확실히 이시준 배우님처럼 잘생긴 사람이 그런 역할을 하면 더 소름 끼칠 것 같네요. 혹시 계획이 있나요?”
나는 <나는 악당이 아닙니다>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리며 대답했다.
“아. 조만간 비슷한 역할로 많은 분들을 찾아뵐 수도 있겠네요.”
* * *
그 이후로는 케이크 커팅식을 했고 초대 손님으로 신디가 등장했다.
신디와는 <황녀님, 동거합시다>의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황녀님, 동거합시다>의 편집 방향을 바꾸게 된 일화를 최초 공개한 것이었다.
이를 위해 유성효 감독에게 미리 양해를 구한 상태였다.
그렇게 다음 순서는 나의 댄스 공연이 있었고, 다행히 팬들은 열렬히 열광해 줬다.
공연 마지막에 미리 연습한 팬들에게 사랑의 총알을 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기 때문에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댄스 공연 이후에는 지정현이 초대 손님으로 나와서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이주연 이야기의 연장선상으로 <체포> 때 내가 원래 황인섭 고등학생 역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무대 뒤편에서 팬미팅 현장을 지켜보고 있던 지정현이 이야기를 꺼낸 것이었다.
“황인섭이면 <체포>의 최종 보스 아니에요?”
조성호가 호들갑을 떨며 이렇게 묻자 지정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엄청나게 무시무시한 최종 보스죠. 그런데 시준 씨가 예쁘장한 얼굴로 그 역할까지 완벽하게 해내더라고요.”
“우와! 역시!”
“사실 <체포>가 위기에 빠졌을 때 시준 씨가 신한재 고등학생 역을 맡게 된 것도 이때 이 역할을 잘 소화했기 때문이었죠.”
“어쩐지…. 그때 얘기가 많았잖아요. 왜 외부에서 배우를 안 데려오냐면서.”
“마땅한 배우도 없었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던 거죠. 이미 우리에게는 시준 씨가 있었으니까. 다만 결정이 그렇게 나면서 여기 있는 분들이 시준 씨의 사이코패스 연기를 못 보게 됐네요.”
지정현의 말에 팬들이 아쉬워했고 나는 다시 한번 조만간 비슷한 역할을 선보이게 될 거라는 이야기를 전하며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그렇게 팬미팅은 마지막까지 내가 생각한 것보다 풍성한 이야기를 남기며 성황리에 마무리되는 듯했다.
‘무엇보다 팬들을 지루하지 않게 해 준 것 같아서 기뻐….’
하지만 팬미팅은 내가 생각한 것처럼 간단히 끝나지 않았다.
조성호가 끝나기 직전, 갑자기 뭔가를 들어 보이며 입을 열었다.
“그럼 이제 팬미팅을 끝낼 차례인데….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솔직하게 답해 주세요. 이시준 배우님.”
“네?”
“이게 도대체 뭡니까?”
이 장면을 목격한 팬들의 목소리가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얼굴 천재 배우님 118화
저 자│빌리언맨
발 행 인│원스토어 주식회사
펴 낸 곳│원스토어 주식회사
출판등록│제 2016-000040
주소│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146번길 20, 원스토어 주식회사
ISBN│979-11-6795-057-4
정가│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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