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119)
얼굴 천재 배우님-119화(119/200)
얼굴 천재 배우님 119화
조성호가 들어 보인 것은 예쁜 포장지에 담겨 있는 뚱뚱한 마카롱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제가 만든 겁니다.”
“정말요? 정말 이걸 직접 만들어서 이 상자에 넣은 거예요?”
“네.”
팬미팅에 참가한 팬들에게 하나씩 나눠 준 굿즈 세트.
나는 본래 이 세트 구성에 모자나 맨투맨 같은 것을 넣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새로운 방법을 구상했다.
그것은 바로 지금처럼 마카롱을 직접 만들어서 굿즈 세트에 포함하는 것이었다.
물론 마카롱은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전부 혼자 만든 게 아니었다.
마카롱 특유의 바삭하면서도 쫀득한 식감은 며칠 배운다고 해서 흉내 낼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수제 마카롱을 제작했다.
재료 배합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반죽 및 마카롱 사이에 크림을 채우는 작업 등은 직접 해내는 식이었다.
그렇게 하나하나 내 손을 거쳐서 3,000개의 마카롱이 탄생했고 굿즈 세트에 포함됐다.
또한 이것에 그치지 않고, 한 문장씩 카드를 써서 굿즈 세트에 넣었다.
“거기 조성호 씨가 가지고 있는 카드는 샘플이라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지만, 우리 시럽들은 각자 다른 문장이 적혀 있는 카드를 가지고 있어요. 제가 전부 다르게 하나씩 적었습니다.”
내 말을 듣고 별생각 없이 굿즈 세트를 받았던 팬들이 다시 한번 내용물을 확인했다.
그와 동시에 난리가 났다.
“정말이야! 문장이 달라!”
“그럼 문장 3,000개를 직접 전부 쓴 거라고? 미쳤나 봐!”
“으아앙! 나 살면서 이런 선물 처음 받아 봤어!”
팬들 중에는 정말 감동을 했는지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있었다.
나 또한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울컥했고 동시에 뿌듯함을 느꼈다.
3,000개의 서로 다른 문장을 떠올리고 그것을 하나하나 카드에 옮겨 적었던 일이 전혀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다.
팬들을 위해서라면 또 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
조성호가 이쯤이면 적당하다고 생각했는지 마무리 멘트를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무대 위로 꽃가루가 뿌려졌고, 엔딩에 어울리는 음악이 흘러나왔다.
<황녀님, 동거합시다>의 엔딩으로 사용됐던 음악이었다.
“그럼 이쯤에서 제1회 이시준 배우님의 공식 팬미팅은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한 말씀 해 주세요.”
조성호가 나에게 멘트를 넘겼고.
나는 마이크를 든 채 팬들의 모습을 하나하나 눈에 담기 위해 노력하며 입을 열었다.
꽃가루 속에서 눈물을 닦는 팬들의 모습은 내가 매일 아침 거울로 보는 얼굴보다도 아름답게 느껴졌다.
“시럽. 오늘 만나서 너무 행복했고 즐거웠습니다. 조만간 또 만나는 걸로 해요. 전부 조심히 들어가세요. 사랑합니다.”
* * *
팬미팅 후.
여러 종류의 후기가 SNS를 점령했다.
처음에 후기들은 팬미팅에 참가하지 못한 시럽을 중심으로 퍼져 나갔다.
하지만 곧 시럽이 아닌 사람들까지 후기에 관심을 보였다.
팬미팅 내용이 너무 알차고 팬들에게 하나씩 나눠 준 굿즈 세트의 내용물이 감동적이라는 여론 때문이었다.
먼저 팬미팅의 초대 손님이었던 지정현, 신디, 이주연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전부 후기를 통해 알려져 기사화됐다.
실시간으로 수천 개의 기사가 쏟아졌고 나에 관해서 관심이 없던 사람들까지 그 소식을 전달받았다.
특히 <체포> 때 황인섭 고등학생 역을 맡을 뻔했다는 사실은 크게 화제가 됐다.
여기저기 내가 황인섭 고등학생 역을 연기하는 모습을 궁금해했고, 며칠 후 ITBC에서는 페스타 엔터테인먼트 측으로 공문을 보냈다.
<체포>의 과거 촬영분을 자신들의 너튜브 채널에 공개해도 괜찮겠냐는 내용이었다.
이제는 넥스에서 탈퇴한 안명현이 소속돼 있던 FQ이라면 또 모를까.
나로서는 크게 문제가 되는 부분이 아니었기 때문에 ITBC의 요청을 허락했다.
그렇게 내가 황인섭 고등학생 역을 연기한 촬영분이 세상에 공개됐고 꽤 큰 호응을 얻었다.
ITBC가 신경 쓴 것인지 실제 촬영본처럼 장면을 편집하고 음악까지 깔았다.
그리고 이것은 나의 사이코패스 연기를 갈망해 왔던 시럽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아…. 지렸다…. 이러니까 신한재 고등학생 역으로 내부 승격을 하지
-약간 진짜 눈이 돌아간 것 같은 연기 뭐지? 저게 말이 되나?
-나는 이시준이 황인섭으로 데뷔를 했어도 좋아했을 것 같아ㅋㅋㅋㅋ
-근데 뭔가 넘사벽으로 잘생겨서 더 사이코패스 연기가 잘 붙는 느낌 아님?
-ㅇㅇ 반전 느낌이라서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음;; 꿈에 나올 듯;;
-꿈에 나왔으면 좋겠다ㅋㅋㅋㅋ 제발 나와 주세요ㅋㅋㅋㅋ
-진짜 이시준은 잘생긴 것도 잘생긴 거지만 연기 스펙트럼이 넓어서 더 좋음bbb
-하지만 아무리 연기 스펙트럼이 넓어도 잘생겨서 좋은 건 이기지 못한다ㅋㅋㅋㅋ
또한 화제가 된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굿즈의 내용물은 배우를 좋아하는 팬들을 넘어 아이돌을 좋아하는 팬들까지 부럽게 만든 것 같았다.
배우의 팬과 아이돌의 팬은 연예인을 좋아한다는 넓은 범위에서 같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너무나도 달랐다.
하지만 이번 팬미팅의 굿즈 세트는 이러한 구분 없이 모두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이러한 소식은 특정 연예인을 좋아하지 않은 사람들에게까지 일종의 감동 실화처럼 입소문이 났다.
-진짜 이시준 팬들은 너무 좋겠다….
-그니까ㅋㅋ 카드마다 문장이 다르다는 건 하나밖에 없는 선물이라는 거잖아ㅋㅋㅋ
-진짜 그날 이시준 팬미팅에 간 사람들이 승리자;;
-나중에 카드 팔면 돈 엄청 벌겠지? 벌써 팔고 있는 사람 있으려나?
-그걸 왜 팔아ㅋㅋㅋ 애초에 카드를 받은 사람이 이시준 팬인데ㅋㅋㅋ
-카드를 파는 사람은 없고 다들 SNS에는 내용을 공개하더라고 있음ㅇㅇ
-각자 어떤 문장을 받았는지 궁금할 것 같긴 함ㅋㅋㅋ
-직접 만든 마카롱만 들어 있어도 감동일 텐데…. 대박이다ㅋㅋ 진짜ㅋㅋㅋ
-이시준은 아이돌이었어도 팬서비스로 톱급이었을 듯ㄷㄷㄷ
-이시준은 그냥 인성이 톱급인 듯ㅋㅋㅋㅋㅋㅋ
나로서는 이런 결과를 전혀 예측하지 못하고 오로지 시럽을 위한 마음으로 선물을 준비한 것이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로부터 긍정적인 이야기를 들으니 기쁠 수밖에 없었다.
“팬미팅이 무척이나 성공적이었나 봐요. 여기저기 배우님의 이야기가 안 나오는 곳이 없어요.”
“그러게요. 그나저나 최서영 감독님은 어디에 계시나요?”
“이 근처에 있다고 했던 것 같은데…. 아! 저기 있습니다!”
나, 여경찬, 송진아는 현재 인천 국제공항에 나와 있는 상태였다.
<나는 악당이 아닙니다>의 프랑스 개봉이 코앞이었기 때문이다.
3일간 우리는 생테티엔에 머물며 극장을 찾은 관객에게 무대 인사를 할 생각이었다.
‘해외 영화제 초청 조건을 채우기 위해 프랑스 개봉을 하는 것이지만….’
내가 직접 쓰고 제작에 관여한 영화가 개봉을 하는 것인 만큼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최서영 감독 또한 마찬가지인지 생테티엔 극장에서 관객의 반응을 직접 살피고 싶어 했다.
그렇게 나와 최서영 감독은 프랑스 출국을 마음을 먹었고.
그 사실을 파악한 페스타 엔터테인먼트에서 이 일을 공식 스케줄로 잡았다.
여경찬과 송진아가 일행에 합류한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배우님!”
우리 세 사람을 발견한 최서영 감독이 손을 흔들었다.
프랑스 출국까지는 약 한 시간가량이 남아 있었다.
* * *
나는 생테티엔으로 향하며 휴가와 같은 상당히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생테티엔은 파리와 같은 곳과 비교했을 때 한국인 관광객이 비교적 많지 않은 곳이었다.
그 때문에 알아보는 사람이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 생각대로였다.
생테티엔에서는 정말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었다.
평소 시내를 돌아다닐 때처럼 ‘어! 이시준이다!’라는 소리를 듣지 않는다는 게 바로 그 증거였다.
애초에 내가 출연한 작품 중 프랑스에서 인기를 끌 만한 게 없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음껏 얼굴을 내놓고 다닐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회귀 후 처음 모자와 마스크를 쓰지 않고 밖을 나섰을 때처럼 내 얼굴을 확인하고 수군거리는 사람들이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처음에는 한두 명뿐이었던 것이 순식간에 수십 명으로 늘어났다.
“거봐요. 제가 뭐라고 했어요. 후….”
나와 함께 생테티엔 시내로 나온 여경찬이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매니저님.”
나는 더 이상 사족을 붙이지 않고 곧장 사과했다.
숙소를 나서기 불과 10분 전, 절대 알아보는 사람이 없을 테니 안심하라고 했던 게 너무나도 미안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와 여경찬은 어렵사리 인파를 헤치고 숙소에 돌아왔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식으로 생테티엔 시내를 돌아다니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애초에 현지 가이드와 동행을 하지 않고 프랑스 시내를 돌아다닌 것 자체가 문제였다.
프랑스인들은 거의 대부분 영어를 모르거나 영어로 대화하는 것을 꺼렸으니까.
조금 전에도 여경찬은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주문하기 위해 손짓‧발짓을 모두 동원해야 했다.
“어쨌든 오늘 일은 배우님이 프랑스에서도 인파가 몰릴 정도로 잘생긴 분이라는 걸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네요.”
여경찬이 위로를 하듯 이렇게 이야기를 꺼냈지만 전혀 기쁘지 않았다.
“프랑스에서는 조금 편하게 있고 싶었는데…. 아쉽군요.”
그렇게 생테티엔 스케줄에 대한 나의 환상이 깨졌을 때.
갑자기 핸드폰이 연속으로 몇 번이나 메시지가 도착했다는 신호를 보냈다.
핸드폰을 확인해 보니 형의 메시지였다.
[단답맨][19:31] 지금 있는 숙소 어디야? [단답맨][19:31] 생테티엔 프루스트? [단답맨][19:31] 맞아? [Sijun][19:32] 응 프루스트 [Sijun][19:32] 형도 프랑스야? [단답맨][19:33] ㄴㄴ 난 한국 [단답맨][19:33] 내 친구가 널 보고 싶다네 [단답맨][19:34] 지금 그쪽으로 간대 [Sijun][19:34] 누구? [단답맨][19:34] 리장드루 메이에르나는 형의 메시지를 받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리장드루 메이에르는 일전에 <뉴퀴즈> 출연 당시 뜻밖의 선물을 한 적이 있는 루이비통의 수석 디자이너였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왜 파리가 아닌 생테티엔에 있는 거지?’
무엇보다도 어째서 날 만나고 싶어 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내 생각은 오래 이어질 수 없었다.
갑자기 어디선가 전화벨 소리가 들려 왔기 때문이다.
고개를 돌려 보니 호텔 방에 놓여 있는 전화기였다.
“뭐지?”
여경찬이 고개를 갸웃하며 전화를 받았다.
이곳의 호텔 직원은 영어를 사용했기 때문에 소통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게다가 여경찬은 영문학과 출신으로 영어를 꽤 잘하는 편이었다.
그렇게 전화 통화를 하던 여경찬이 깜짝 놀라며 영어로 되물었다.
“네? 정말요? 리장드루 메이에르가 여기에 왔다고요?”
얼굴 천재 배우님 119화
저 자│빌리언맨
발 행 인│원스토어 주식회사
펴 낸 곳│원스토어 주식회사
출판등록│제 2016-000040
주소│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146번길 20, 원스토어 주식회사
ISBN│979-11-6795-057-4
정가│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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