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135)
얼굴 천재 배우님-135화(135/200)
얼굴 천재 배우님 135화
<퇴마환야담>의 첫 번째 에피소드는 창귀를 잡는 것이었다.
민간을 통해 구전된 창귀는 크게 두 종류의 귀신을 뜻했다.
호랑이에 의해 죽임을 당한 사람의 혼과 물에 빠져 죽은 자의 혼이었다.
굶어 죽은 아이의 시신 곁에 고양이가 있으면 창귀가 된다는 말도 있었지만 흔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렇게 나는 여러 이야기를 혼합해 <퇴마환야담>만의 창귀를 만들었다.
<퇴마환야담>의 창귀는 호환을 당한 사람의 혼이 귀신화된 것으로 설정했다.
물에 빠져 죽은 자의 혼의 경우 물귀신이라는 더욱더 대중적인 단어가 존재했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리고 창귀의 이미지는 고양이와 까마귀를 일부 섞어 놓은 듯한 느낌으로 그려 냈다.
고양이의 형상에 까마귀의 깃털을 가지고 있는 느낌이었다.
창귀는 또 다른 호환의 피해자를 만드는 게 목적인 악령이었기 때문에 최대한 기괴한 느낌으로 이미지를 그려 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창귀가 탄생했고 <퇴마환야담> 1부는 창귀와 본격적으로 맞대결을 벌이는 것까지 사건이 전개됐다.
원래는 창귀를 잡는 것까지 1부에 모두 담아내고 싶었지만 분량상 그럴 수 없었다.
보통 드라마 1부에서는 전체적인 인물 소개가 이뤄져야 했기 때문이다.
첫 촬영에서 서희가 상인에게 창귀에 관한 임무를 받는 장면을 넣은 것도 이런 까닭이었다.
또한 마재 마을에는 서희 말고도 연과 위랑이 도착할 예정이었다.
연과 위랑은 다른 악령을 뒤쫓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호환을 당한 시체를 발견하게 될 예정이었다.
그렇게 단서를 쫓아 마재 마을까지 흘러들어 오게 되는 것이었다.
한편 또 다른 주인공인 이현은 잠행을 나간 게 왕에게 들켜 외출 제한의 벌을 받는 중이었다.
왜란 당시 한양에 남아 백성을 끝까지 돌본 이현의 경우에는 백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상당했다.
그래서 백성을 버리고 의주까지 몽진했던 왕은 이현의 인기를 시기해 사사건건 트집을 잡았다.
결국 이현은 한 달간 동궁에 갇히는 형벌을 받았으나 이 기회를 이용해 더 먼 곳으로 잠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먼 곳에서 신음하는 백성들의 목소리가 귓가에 아른거리는 듯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마재 마을에는 <퇴마환야담>의 주연급 배역이 모두 모이게 되고.
각자 창귀를 꼬리를 잡는 데 성공한다는 게 1부의 전반적인 내용이었다.
* * *
“컷! 오케이!”
“수고하셨습니다!”
“고생했어요!”
나는 2주간 강한성 감독과 함께 1부 촬영을 진행했다.
그동안 우리 두 사람이 촬영을 진행한 씬에는 전부 내가 등장하지 않았다.
감독 역할에 먼저 익숙해질 수 있도록 일부로 이렇게 스케줄을 구성한 것이었다.
“스케줄을 이런 식으로 짜서 감독 역할에만 익숙해지면 배우님은 현장을 어렵지 않게 지휘할 수 있을 거예요.”
본격적인 1부 촬영 시작 전.
함께 스케줄을 정리하며 강한성 감독이 이렇게 이야기했다.
“그럴까요?”
“네. 이미 배우 역할과 작가 역할이 무엇인지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잖아요. 그러니 문제가 없죠.”
“확실히 1부 촬영 초반이 아니라면 이런 식으로 스케줄을 구성하기도 힘들겠네요. 이번에 많이 배워 보겠습니다.”
연의 등장 없이 서희와 이현을 중심으로 촬영을 진행하는 일.
이것은 마재 마을에 모이기 전까지 인물이 각각 다른 장소에서 촬영을 진행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만약 촬영 장소가 같다면 제작비 절감 및 시간 절약을 위해서라도 다른 촬영을 같이 진행해야 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다행히 마재 마을 전까지는 그런 장면이 없었고 서희, 이현을 중심으로 무사히 촬영을 진행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감독 역할에 꽤 익숙해졌다.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았지만 무난한 현장에서는 더 이상 어려움을 겪을 일이 없을 것 같았다.
특히 연기 디렉 부분은 강한성 감독이 여러 차례 인정할 정도로 괜찮은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었다.
내가 연기 디렉을 할 때마다 배우들의 연기가 조금씩 나아졌던 것이다.
확실히 내가 생각하기에도 이 부분에서는 강점이 있었다.
‘나는 오랫동안 스스로를 제삼자처럼 대하며 연기 연습을 진행했으니까.’
다른 사람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생각하는 즉시 원하는 연기를 펼칠 수 있었을 테니까.
때로는 어떤 장면을 직접 따라 하면서 이렇게 하는 거구나, 생각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원래 사람은 생각에 행동을 일치시키거나 그 반대의 경우가 자연스럽게 가능했다.
하지만 지독한 몸치인 나는 그게 불가능했다.
그래서 항상 작품 분석을 충분히 하고 난 다음에 천천히 몸에 그것을 체화시키는 방식으로 연습을 진행해야 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심지어 이것은 메소드 마스크를 손에 넣고 난 이후에도 마찬가지야.’
메소드 마스크는 내가 원하는 배역에 빙의해 연습을 도와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었지만 만능이 아니었다.
기능을 제대로 활성화하려면 꼼꼼한 작품 분석이 필수였다.
나의 분석에 따라 표정, 말투, 감정 등이 크게 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나는 남들보다 작품의 전반적인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많이 필요했다.
특히 내 배역과 접촉을 하는 다른 배역이 어떤 인물인지 파악하는 게 중요했다.
그러다 보니 작품의 모든 인물을 내가 직접 연기를 하는 수준으로 분석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이 다른 배우들에게 디렉을 주는 데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해당 배역에 대해 담당 배우만큼이나 잘 알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이 부분의 강점을 잘 살린다면 <퇴마환야담>은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을 거야.’
물론 감독으로서 다른 능력을 기르는 것도 중요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연기 디렉에 강점이 있는 감독은 배우에게 환영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는 이 부분의 강점을 더욱더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나와 강한성 감독이 미리 계획한 대로 초반부 촬영이 모두 끝났다.
방금 동궁을 탈출하는 장면의 촬영을 마친 형이 내 쪽으로 다가와 말을 걸었다.
“이제 곧 네 연기를 볼 수 있겠군. 언제 시작해?”
“장소를 숲으로 옮겨야 하니까 적어도 한 시간 정도는 세팅해야겠지. 보고 가게?”
“그래야지. 연의 모습을 직접 확인해야 연습이 편해질 테니까.”
아무래도 <퇴마환야담>의 모든 인물은 연과의 접점이 많았다.
그러니 다른 배역을 맡은 배우들로서는 대본 밖의 연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주인공과의 접점이 크지 않는 배역이라도 드라마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실제 연의 모습을 확인하는 게 중요했다.
아무래도 드라마의 분위기라는 것은 주인공의 중심으로 형성될 수밖에 없었으니까.
그런 까닭에 현장에는 내 연기를 확인하기 위해 배우들이 꽤 많이 모여 있었다.
오전에 이미 오늘 촬영을 모두 끝낸 임승희 또한 내 연기를 보기 위해 현장에 남아 있는 상태였다.
여러모로 부담될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나는 크게 긴장감을 느끼지 못했다.
이미 여러 차례 비슷한 경험을 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나도 이제 꽤 성장한 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형이 빤히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게 느껴졌다.
“왜? 역시 칸까지 다녀온 사람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
내가 장난스럽게 묻자 형이 볼을 긁적이며 대답했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긴 하네….”
이 사람이 왜 이런대.
칭찬을 다 하고.
어쨌든 지금까지 감독 역할을 잘 해냈으니 이제 배우로서의 내 임무를 완수할 차례였다.
잠시 후.
우리는 자리를 옮겼고 마침내 첫 촬영이 시작됐다.
“스탠바이! 큐!”
* * *
밤이 깊게 내려앉아 있는 숲.
한 여자가 몽유병 환자처럼 눈을 감은 채 숲을 떠돌아다니고 있다.
숲은 어쩐 일인지 풀벌레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다.
여자의 저고리에 사락사락, 길게 자란 풀이 스치는 소리만 들린다.
그렇게 한참 걸음을 옮기던 여자는 갑자기 우뚝, 발을 멈추고 천천히 고개를 옆으로 돌린다.
그와 동시에 여자가 크게 입을 벌리며 눈을 기괴하게 뜬다.
“크아아아아아!”
누구라도 기겁하며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러나 나는 당황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뛰어올라 여자를 향해 검을 휘두른다.
쉬잉!
악령을 베는 검.
귀참도다.
하지만 검이 여자를 베기 직전.
검은 기운이 한발 빠르게 여자의 몸에서 분리된다.
그리고 숲 안쪽으로 빠르게 줄행랑을 친다.
나는 다급함을 느끼며 목소리를 높인다.
“위랑!”
내가 이렇게 외침과 동시에 무뚝뚝한 표정을 서 있던 위랑의 표정이 사납게 일그러진다.
아- 우우우우우!
그러더니 긴 하울링과 함께 곧장 푸른색 늑대로 변해서 악령의 뒤를 쫓는다.
그렇게 악령은 멀리 도망가지 못하고 위랑에게 덜미를 잡힌다.
화가 난 듯 악령 또한 검은색 늑대로 변해서 위랑과 한바탕 전투를 벌인다.
크아앙!
커엉!
서로 물고 뜯기는 긴박한 전투.
나는 서둘러 달려서 악령을 향해 다시 한번 귀참도를 휘두른다.
위랑과 전투를 벌이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악령이 검을 피해 내지 못한다.
서걱!
그렇게 연기로 흩어지기 시작하는 악령.
나는 악령을 향해 묻는다.
“마역령은 어디 있나?”
내 질문에 흩어지던 악령의 몸이 일순간 검게 빛나지만 그뿐이다.
츠츠츠츠츠.
악령은 비웃음과 같은 소리를 남긴 채 소멸한다.
나는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귀참도를 검집에 넣는다.
“이번에도 놈을 놓친 건가….”
내가 이렇게 중얼거리자 위랑이 위로라도 하는 것처럼 내 손바닥 아래로 머리를 들이민다.
나는 위랑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입을 연다.
“그래. 돌아가자. 저분만 집에 데려다주고.”
위랑이 고개를 한 번 끄덕이더니 다시 사람의 모습으로 변한다.
나는 위랑과 함께 바닥에 기절해 있는 여자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검으로 베어 냈지만 여자의 몸은 멀쩡하다.
귀참도는 오로지 악령만을 베는 검이었으니까.
그렇게 걸음을 옮기던 중 문득 커다란 바위 뒤에서 악취를 느낀다.
코를 찌르는 고약한 냄새다.
“이게 무슨 냄새지?”
위랑 또한 심상치 않은 기색을 느낀 듯 바위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나는 곧장 고민하지 않고 그곳으로 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그곳에서 발견한 것은….
“시체?”
짐승에 의해 살해를 당한 것이 분명한 사람의 모습이다.
나는 바닥에서 나뭇가지를 주워 주술부를 이용해 불을 붙인다.
화르륵.
그러자 시체에 선명한 이빨 자국이 새겨져 있는 게 보인다.
“그런데….”
어째서 이빨 자국만 남기고 더 이상 시체를 건드리지 않았는지 의문이다.
“사람을 죽이는 데 재미를 들린 호랑이의 소행인가.”
나는 푸른 불꽃을 내뿜는 횃불을 바닥 쪽으로 옮긴다.
이번에는 호랑이의 것으로 추정되는 발자국이 보인다.
그리고 그 순간, 발자국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이 어렸다가 사라진다.
“호랑이 한 마리가 아니군. 다른 놈이 또 있어.”
나는 이 숲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 쪽을 고개를 돌린다.
마재 마을이 있는 곳이다.
“위랑…. 또 한 번 마역령의 꼬리를 잡았는지도 모르겠어.”
얼굴 천재 배우님 135화
저 자│빌리언맨
발 행 인│원스토어 주식회사
펴 낸 곳│원스토어 주식회사
출판등록│제 2016-000040
주소│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146번길 20, 원스토어 주식회사
ISBN│979-11-6795-057-4
정가│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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