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148)
얼굴 천재 배우님-148화(148/200)
얼굴 천재 배우님 148화
비행기에 내려 호텔에서 짐을 풀고 곧장 <뉴 데일리 쇼> 출연을 위해 움직였다.
오랜만에 소화하는 방송 스케줄이었기 때문에 조금 긴장됐다.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토크쇼에 출연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더욱더 그런 느낌이었다.
그렇게 <뉴 데일리 쇼>의 촬영장에 도착하자 지미 킹이 먼저 우리 쪽으로 다가왔다.
“두 사람을 드디어 뵙네요. 지미 킹입니다. 반갑습니다.”
지미 킹은 생기가 느껴지는 목소리로 기분 좋게 인사를 건넸다.
자신감이 넘친다는 인상이었다.
“저도 <뉴 데일리 쇼>에 초대를 받게 돼 영광입니다.”
“저도요.”
나와 형은 지미 킹과 악수를 나누며 인사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묻고 싶은 말은 촬영이 시작되면 전부 쏟아 내는 것으로 하죠. 그래도 괜찮겠죠?”
지미 킹은 금방 이런 식으로 대화를 마무리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마무리였지만 딱히 우리와 깊은 교류를 원한다는 느낌이 아니었다.
대충 이러한 태도를 통해 지미 킹이 우리 두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반짝스타.’
딱 그렇게 보는 듯했다.
지미 킹은 자신이 진짜 좋아하는 사람이 게스트로 나오면 같이 셀카를 찍어서 SNS에 올리는 등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럴 마음이 전혀 없는 듯 연신 시계를 확인하며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확실히 지미 킹의 입장에서는 우리를 이런 식으로 평가하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뉴 데일리 쇼>는 최소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세계적인 스타가 게스트로 초대되는 인기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이다.
<퇴마환야담>의 최근 기세가 대단했지만 지미 킹의 입장에서 이 정도의 인기를 구가하는 경우는 얼마든지 흔했다.
또한 30년 넘게 <뉴 데일리 쇼>을 진행한 지미 킹이 보기에 <퇴마환야담>의 기록은 언제 깨어질지 모르는 것이었다.
실제로 <퇴마환야담> 또한 <달고나 게임>의 기록을 경신했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이었고.
그러니 지미 킹의 입장에서는 우리 두 사람이 그다지 대단하게 보이지 않을 수 있었다.
실제로 우리 두 사람의 <뉴 데일리 쇼> 출연 소식은 국내에서 더 활발하게 다뤄지고 있었다.
그것은 <뉴 데일리 쇼>에 출연하는 나와 형 쪽이 더 영광이라는 방증이었다.
‘확실히 <뉴 데일리 쇼>의 위상은 대단해. 에미상에 80번 가까이 노미네이트된 프로그램이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와 형이 기죽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우리가 여기서 마냥 고개를 숙인다고 오늘 촬영이 잘되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뉴 데일리 쇼>의 시청자들은 자신감 있는 모습에 환호를 보내는 편이었다.
그래서 나와 형 또한 이 자리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 주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리고 형은….
‘딱히 그런 부분을 의식하지 않아도 걱정이 없을 만큼 표정 관리를 잘하고 있군.’
형은 자신감을 빼면 시체나 다름없는 사람이었다.
그러니 이 자리에서 잘하면 되는 것은 나뿐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나는 미리 연습한 대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대답했다.
“얼마든지 쏟아 내 주세요. 전부 받아 내도록 하겠습니다.”
지미 킹은 나를 잠시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이따 뵙죠.”
* * *
잠시 후.
본격적으로 촬영이 시작됐고 지미 킹의 소개와 함께 방청객의 박수를 받으며 등장한 우리 두 사람은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한국식 인사는 이미 미국의 다른 토크쇼를 통해 화제가 된 상태였기 때문에 우리는 무난하게 이 방식을 선택할 수 있었다.
그렇게 정해진 자리에 앉자마자 지미 킹이 질문했다.
“<퇴마환야담>으로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두 분을 만나게 돼 정말 기쁩니다. 들어오면서 고개를 숙인 것은 한국식 인사였죠?”
“네. 맞습니다.”
형이 마이크를 잡고 영어로 대답했다.
우리 두 사람의 곁에는 원활한 대화를 돕기 위해 통역사가 함께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와 형은 영어가 어느 정도 능숙한 편이었기 때문에 웬만하면 거의 모든 대화를 직접 하기로 협의했다.
통역사의 동행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 보험 같은 것이었다.
“<달고나 게임>의 이정준 배우님도 한국식 인사로 화제를 모았죠? 그 부분을 의식한 건가요?”
“힌트를 얻은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이정준 배우님처럼 화제를 모으고 싶어 한국식 인사를 택한 것은 아닙니다. 그저 우리가 가장 편한 방식으로 인사를 해도 되겠구나, 이렇게 생각했을 뿐이죠.”
형이 사실대로 편하게 대답했고 지미 킹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확실히 이제 한국식 인사는 꽤 익숙한 느낌입니다. <달고나 게임>에 이어 <퇴마환야담>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죠. 그럼 자연스럽게 이와 관련된 질문을 던져 볼까요? 이런 식으로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지미 킹이 내 쪽을 보면서 질문을 던졌기 때문에 나는 곧장 마이크를 입에 가져다 댔다.
“여러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죠. 하지만 그중 한 가지만 꼽으라면 작품의 완성도에 대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아무리 다양한 요소가 개입해도 작품의 완성도가 높지 않으면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을 수 없다는 게 제 생각이거든요.”
“다른 국가의 작품이라도 작품의 완성도가 높으면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인가요?”
“물론입니다. 사실 작품의 완성도만큼 보편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은 존재하지 않죠. 이외에는 모든 게 변수거든요.”
“하지만 때로는 예술적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 않습니까?”
“지미 킹이 예술적 완성도라는 주제를 꺼내면서 이야기가 좀 깊어지겠군요.”
“그런가요? 제가 괜한 얘기를 꺼냈나 보네요. 다른 주제로 넘어갈까요?”
“아뇨. 이왕 주제가 나온 거 전부 얘기해 보죠. 저는 예술적 완성도가 작품의 완성도를 평가하는 다양한 항목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작품의 완성도를 가르는 항목에는….”
<뉴 데일리 쇼>는 매일 다양한 주제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런 까닭에 이런 식의 대화 또한 자유롭게 이어지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나는 한참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마침내 지미 킹이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이시준 배우님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어째서 <퇴마환야담>이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는지 알 것 같네요. 이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최근 <퇴마환야담>의 기세가 엄청납니다. <달고나 게임>에 이어서 다가오는 9월 에미상의 수상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상을 받을 것 같습니까?”
이번에는 형이 대답할 차례였다.
“네. 솔직히 말하자면 그럴 것 같네요.”
“와! 굉장한 자신감이네요! 이럴 때는 잘 모르겠다고 하는 게 보통일 텐데.”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기사가 연일 쏟아지고 있으니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죠.”
“그건 그렇죠. 저도 <퇴마환야담>의 수상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 가지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네요. <퇴마환야담>이 이번에 에미상을 받으면 시즌 2에 대한 부담감이 더 커지는 것 아닌가요? 시즌 2의 성공….”
지미 킹이 갑자기 말을 끌더니 우리 두 사람을 향해 눈을 빛내며 질문을 덧붙였다.
“가능하시겠습니까?”
나와 형은 잠시 당황했다.
이런 식으로 시즌 2에 대한 질문까지 받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내가 당황한 것은 질문에서 느껴지는 지미 킹의 생각이었다.
지미 킹은 <퇴마환야담>의 시즌 2 성공을 낙관하지 않는 것 같았다.
나와 형이 이대로 반짝스타로 사라질 거라 확신하고 있는 듯했다.
어디서 이런 확신을 가지게 된 것인지 의아했지만 나는 잠시 생각을 정리한 뒤 입을 열었다.
“형은 에미상의 수상을 확신했지만 저는 사실 시즌 2의 성공을 더욱 확신하고 있습니다.”
“오호. 그렇습니까? 혹시 그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저는 <퇴마환야담>을 함께 만들어 가는 모두가 최고라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음…. 제가 조사한 것과는 정보가 좀 다르군요. 일단 여기에 앉아 있는 두 분은 인정합니다. 특히 이시준 배우님의 경우에는 <나는 악당이 아닙니다>라는 작품으로 칸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았죠. 하지만 <퇴마환야담>을 둘러싼 모든 것 중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이 정도뿐 아닌가요? 제가 듣기로 <퇴마환야담>의 제작사, 배우, 연출진, 현장 스태프 대부분이 뉴 페이스이거나 뉴 페이스에 가까운 인물이던데요?”
나는 지미 킹의 이야기를 들으며 어째서 <퇴마환야담> 시즌 2의 성공에 부정적이었는지 알 수 있었다.
역시나 지미 킹은 지금의 인기를 반짝이라고 생각했다.
확실히 <퇴마환야담>은 한 걸음 멀리서 떨어져 봤을 때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은 작품이었다.
하지만 나는 지미 킹의 제대로 된 질문을 받은 후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지미 킹의 근거가 내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빈약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재밌네요. 한 걸음 떨어져서 본다면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어요. 실제로 저 또한 처음 <퇴마환야담>을 준비할 때만 해도 불안했으니까요.”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까?”
“네. 그렇지 않습니다. 애초에 성공에 대한 불안감은 저로 인해 기인한 것이었으니까요. 아까도 말했지만 저는 <퇴마환야담>을 둘러싼 모든 게 완벽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딱 한 가지 부족한 게 있다면 그게 저라고 생각했죠.”
“놀라운 얘기네요. 저는 이시준 배우님이 이미 <나는 악당이 아닙니다>의 성공으로 굉장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네. 많은 분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사실 지금껏 자신감을 가지기 위해 작품에 출연하고 작품을 쓰고 작품을 연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늘 불안함에 시달렸죠. 내가 이런 위치에 있어도 되는 사람인가? 이래도 괜찮은 건가? 이런 느낌으로요. 불안한 긴 여정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 <퇴마환야담>이었습니다. <퇴마환야담>의 성공으로 비로소 내가 이렇게 훌륭한 사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도 괜찮겠구나, 깨달았거든요. 그러니 지금 누군가 <퇴마환야담> 시즌 2의 성공 가능성을 묻는다면….”
나는 여기까지 말한 뒤 지미 킹을 똑바로 쳐다봤다.
그런 뒤 말을 이었다.
“예. 성공할 거라고 확신합니다. 어떻게 성공을 확신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 * *
그렇게 나와 형은 무사히 <뉴 데일리 쇼>의 촬영을 끝마칠 수 있었고 저녁 늦게까지 술을 마셨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 한창 <퇴마환야담> 13부 촬영에 매진하고 있을 때 마침내 우리 두 사람이 출연한 <뉴 데일리 쇼>가 방영됐고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뉴 데일리 쇼’에 출연한 이시준, ‘퇴마환야담 시즌 2’의 성공 확신!>
<어떻게 성공을 확신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이시준 발언 연일 화제>
<미국이 반한 이시준의 자신감 넘치는 언변! ‘퇴마환야담 시즌 2’ 기대감 증폭!>
<눈이 호강했고 마음이 움직였다…. 미국 유명 문화 평론가 이시 형제 출연분 호평>
<근거 있는 자신감! 벌써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퇴마환야담 시즌 2’ 성공 여부>
<‘퇴마환야담 시즌 2’, 9월 에미상 시상식 전에 공개될 수도 있다?>
<완벽하기만 한 줄 알았던 이시준의 솔직한 심정 최초 공개! 응원 댓글 쏟아져>
생각 이상의 반응이었다.
얼굴 천재 배우님 148화
저 자│빌리언맨
발 행 인│원스토어 주식회사
펴 낸 곳│원스토어 주식회사
출판등록│제 2016-000040
주소│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146번길 20, 원스토어 주식회사
ISBN│979-11-6795-057-4
정가│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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