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150)
얼굴 천재 배우님-150화(150/200)
얼굴 천재 배우님 150화
16부 21씬.
예상한 것보다 강하다.
마역령의 기운을 어렵사리 받아 내며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이다.
심지어 마역령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악령 군단이 목숨을 잃을 때마다 사특한 기운이 마역령에게 되돌아왔기 때문이다.
이대로면 승산이 없다.
아니나 다를까, 마역령이 가짜 주술부를 다발로 사용하더니 내 몸을 옭아매는 속박술을 사용한다.
나는 귀참도를 휘둘러 속박술을 베어 내 봤지만 소용없다.
마역령이 무한정으로 사용하는 가짜 주술부는 그 힘이 막대하다.
중첩된 효과가 귀참도의 힘을 쉽게 뛰어넘는다.
퍼억! 지이이이잉-
결국 내 몸은 검은 사슬에 휘감겨 바닥에 처박힌다.
마역령이 저벅저벅, 내 쪽을 향해 걸어오면서 입을 연다.
“실체가 없는 것에는 이길 수 없는 법이지. 우리의 스승이 결국 목숨을 잃어야 했던 것처럼.”
“과연 그럴까?”
나는 이렇게 물으며 소매에 감춰 뒀던 주술부 한 장의 기운을 폭발시킨다.
마역령이 뒤늦게 내가 바닥에 처박혀 있던 자리로 검은 창을 내지르지만 소용없다.
이미 몸이 빠져나간 후다.
“가짜로는 진짜를 이길 수 없어. 주술부 한 장에 네 가짜 주술부가 중첩된 힘을 잃은 것처럼.”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지 지켜보지.”
마역령이 더 많은 숫자의 가짜 주술부를 꺼내 보인다.
그러더니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강한 힘을 터뜨린다.
그와 동시에 땅이 흔들리더니 검은 송곳이 발밑에서 마구 뚫고 나오기 시작한다.
나는 바쁘게 몸을 움직이며 송곳을 피하고 주술부를 사용해 힘을 파훼한다.
확실히 이런 식이라면 주술부를 먼저 소진하고 패배하는 것은 내 쪽이 될 것이다.
‘승부수를 띄워야 해.’
나는 직감적으로 그것을 느끼고 마역령의 몸 안쪽으로 파고든다.
“그럴 줄 알았다.”
마역령이 무표정한 얼굴로 이렇게 말하는 순간 또 다른 송곳이 발밑으로 올라온다.
지금껏 본 것 중 가장 큰 송곳이다.
하지만 상대의 전투 방식을 꿰고 있는 것은 마역령뿐이 아니다.
“나도 알았지.”
나는 이렇게 대답하며 귀참도를 쥐고 있던 왼손을 뗀다.
그런 뒤 왼손으로 검은 송곳을 막아낸다.
“어리석은!”
마역령의 외침대로 내 왼손은 검은 송곳의 힘을 이기지 못한다.
주술부를 쥐고 있는 손이었지만 내 움직임을 예측하고 함정을 판 만큼 이번 검은 송곳에 담긴 힘이 만만치 않다.
그렇게 나는 왼손과 함께 왼팔 전부를 잃는다.
하지만….
“귀참도는 오른손으로도 휘두를 수 있지.”
마역령이 오래전 나에게 처음 검술을 가르쳐 줬을 때 했던 말.
나는 그 말을 돌려주며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 마역령의 가슴에 귀참도를 꽂는다.
그와 함께 마역령에 가슴에 갇혀 있던 환한 빛이 터져 나온다.
검은 가슴에 숨겨져 있던 환한 빛.
그것이 한양 전체를 휘감을 듯 퍼져 나가기 시작하고 악령 군단은 그 빛에 닿을 때마다 스러진다.
정화.
이 단어가 아니면 정의할 수 없는 현상.
“어째서…. 정화의 빛을 가슴에….”
내가 이렇게 묻자 마역령이 본신의 모습으로 미소를 지어 보인다.
“글쎄. 나도 모르겠다. 이렇게 될 줄 알았던 건가?”
그렇게 마역령은 최후의 한마디를 남긴 채 환한 빛과 함께 사라지고 정화의 빛은 마지막으로 내 팔이 있던 자리에 머무른다.
나는 마역령이 사라진 자리를 가만히 바라보며 입을 연다.
“그래도 인간으로 죽고 싶었던 건가. 내 오랜 친우여.”
* * *
<퇴마환야담> 16부는 마역령과의 최후 대결 후 에필로그 형식으로 흘러갔다.
서희가 과거의 슬픔을 잊고 산골 마을에 정착해 살아가는 모습과.
이현이 왕위에 올라 성군이 되겠다고 다짐하는 모습이 차례로 화면에 비쳤다.
그렇게 연은 위랑과 함께 그 모습을 먼 곳에서 지켜본 뒤 조선 팔도에 아직 남아 있는 악령을 물리치기 위해 길을 떠났다.
이게 <퇴마환야담>의 마지막이었다.
[인간은 누구나 죽지만 모두가 악령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인간으로 죽고 인간답게 죽는 것. 퇴마사는 그것을 위해 싸우는 자다.]마지막 내레이션 녹음을 끝으로 <퇴마환야담>의 촬영이 끝났다.
우리는 그대로 우르르 몰려가 뒤풀이를 진행했다.
넷플렉스의 서비스 일정을 맞추느라 바빴기 때문에 시즌 1 촬영 후에도 이런 식의 뒤풀이는 진행할 수 없었다.
그런 까닭인지 <퇴마환야담>의 연출진과 출연진은 뒤풀이에 한이라도 맺힌 사람처럼 쉬지 않고 술잔을 비워 냈다.
“먹고 죽자!”
“건배!”
가게를 통째로 빌려서 뒤풀이를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 다행이었다.
누군가가 이런 모습을 본다면 충분히 오해를 살 만했기 때문이다.
특히 형과 강한성 감독이 많이 취했는데 둘은 생각지도 않은 이야기로 언성을 높이고 있었다.
“이시환 배우님! 시환아!”
“네! 감독님! 말씀하세요!”
“너는 참 좋겠어! 동생이 잘나서! 내가 매일 현장에서 고민했다…. 어떻게 저런 사람이 존재할 수 있는 거지?”
“감독님! 시준이는 제 동생입니다! 그러니까 완벽한 게 당연하죠!”
“아니!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연기력에 직접 작품을 집필하고 연출하는 능력까지! 이렇게 못하는 게 없으면 나 같은 사람은 어떻게 살라는 거야? 안 그래?”
“죽지 마세요! 제 동생 시준이 계속 보려면 죽으면 안 돼요! 아깝잖아요!”
“안 죽어! 근데 죽고 싶다! 진짜 왜 저렇게 완벽한 거야! 얼굴까지 왜 이렇게 잘생겼냐고! 얼굴만 잘생기면 안 되는 거냐고!”
“안 돼요! 시준이는 제 동생이라서 얼굴만 잘생긴 게 안 돼요! 근데 감독님!”
“응?”
“죽지 마세요! 아까워요! 우리 시준이 잘나가는 거 계속 지켜봐야죠!”
“알겠어! 안 죽을게!”
…같은 자리에 앉아서 술을 마시는 나야말로 죽을 맛이었다.
무엇보다도 문제는 두 사람의 대화가 진심인 건지, 나를 놀리는 건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두 사람을 말리려다가 그만두고 자리를 옮겼다.
술 취한 사람들을 말려 봐야 소용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테이블을 돌며 다른 주연급 배우들부터 소품을 담당하는 막내 스태프까지 모든 사람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 노력했다.
아무래도 처음 연출을 맡은 작품이다 보니 부족한 점이 있을 수밖에 없었고 뒤풀이는 그것을 확인하는 데 가장 좋은 자리였다.
혹시 내 부족함으로 인해 예기치 않게 상처를 받았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위로하기에도 좋았다.
다행히 술에 많이 취했는데도 나한테 서운함을 토로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지금껏 이런 자리가 많지 않아서 아쉬웠다는 게 최대 불만이었다.
조만간 또 한 번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하자 스태프 중 한 사람이 소리쳤다.
“닭한마리집이요! 우리 또 닭한마리집에서 뒤풀이해요!”
나는 미소를 지어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것도 괜찮겠네요. 그럼 우리 다음에는 닭한마리집에서 만나기로 해요.”
그렇게 술자리는 늦은 시간까지 이어졌고 다음 날 해가 밝고 나서야 끝났다.
* * *
촬영이 끝난 후.
나와 강한성 감독은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편집에 매진했다.
중간중간 닭한마리집에서 회식을 갖거나 해외 스케줄을 소화할 때가 아니면 거의 모두 편집실에서 시간을 보냈다.
최근 계속 잡히고 있는 해외 스케줄은 전부 시상식이었다.
<퇴마환야담> 시즌 2 촬영 중에는 시상식을 전부 대리인이 소화했다.
촬영 스케줄을 맞추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편집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고 그 때문에 나는 촬영 후 웬만하면 시상식에 참여하기 위해 노력했다.
<뉴 데일리 쇼> 때 그랬던 것처럼 가편집본의 경우에는 비행기 위에서도 확인이 가능했다.
그렇게 나는 이름을 전부 외울 수 없는 여러 시상식에 참가하며 4관왕, 5관왕, 6관왕 등의 영예를 안았다.
콘텐츠 사업이 활발하지 않은 국가의 작은 시상식에도 기쁜 마음으로 참석했다.
물론 비행 시간이 너무 길거나 시상식 규모 자체가 매우 작은 경우에는 직접 시상식에 참석하기가 힘들었지만 최대한 노력했다.
다행히 <나는 악당이 아닙니다>의 때도 비슷한 경험을 해 봤기 때문에 이런 과정이 어색하지 않았다.
다만 다른 상을 아무리 많이 타도 국내외 언론에서 주목하는 것은 에미상의 수상 여부였다.
미국 영화계에 아카데미상이 있다면 TV 방송계에는 에미상이 존재한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시즌 2 촬영이 한창이었던 5월.
<퇴마환야담>은 백상예술대상에서 대상, 작품상, 연출상, 극본상, 최우수연기상, 조연상을 거머쥐며 6관왕을 차지했지만.
국내외 언론은 에미상 수상 여부에 더 비중을 뒀다.
<‘퇴마환야담’, 백상예술대상 6관왕! 기세를 에미상까지 이어 가나?>
이런 식의 기사가 국가를 불문하고 연일 쏟아졌다.
나에게 이번 백상예술대상은 국내에서 연기, 연출, 극본을 모두 인정받은 기억에 남는 시상식이었다.
하지만 주변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아무래도 마냥 기뻐하기가 힘들었다.
만약 <퇴마환야담>이 이번에 에미상을 수상하게 된다면 비영어권 작품 중 두 번째였다.
최초의 타이틀은 이미 <달고나 게임>이 가져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K-드라마가 또 한 번 에미상을 받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컸다.
비영어권에서 딱 두 번 에미상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는데 두 작품이 모두 K-드라마라니….
내가 생각해도 흥분이 될 만한 일이었다.
그렇게 모두가 <퇴마환야담>이 이러한 역사에 이름을 남기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래서 다른 수상 소식은 에미상을 위한 전초전 같은 느낌으로 비칠 수밖에 없었다.
에미상 시상식 전에 <퇴마환야담> 시즌 2가 공개되는 것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시즌 2 엄청 기다렸는데 솔직히 걱정되는 게 사실이다
-그러니까 괜히 이 타이밍에 공개돼서 에미상 못 타는 거 아님?
-시즌 2가 재밌을 수도 있잖아ㅋㅋㅋ 왜 그런 식으로 단정함ㅋㅋㅋ
-나도 재밌었으면 좋겠고. 그걸 너무나도 바라는 사람인데 솔직히 좀 걱정됨
-이번 에미상 시상식이랑 시즌 2는 아무런 상관없음;;
-애초에 왜 영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지?
-에미상 주최 측에서 객관적으로 잘 판단하겠지 시즌 2 서비스 끌어들이는 건 ㄱㅇㅂ
-뭔 소리야ㅋㅋㅋ 에미상 심사 위원도 사람인데 시즌 2 반응 고려하는 게 당연하지ㅋㅋㅋ
-나도 어쩔 수 없이 고려하게 될 것 같음ㅇㅇ
-이시준도 그걸 알고 서비스를 서둘렀던 거 아닐까?
-그건 알 수 없지ㅋㅋㅋ 근데 이시준의 평소 성격이라면 팬 생각해서 서둘렀을 듯
-확실히 에미상 때문에 시즌 2 서비스 서둘렀다는 건 비약이지 잘될지도 알 수 없는데
-그런 점에서 이번에는 이시준이 오판한 거 같음ㅠㅠ 이대로 에미상 멀어질 듯ㅠㅠ
-아직 시즌 2 결과도 안 나왔는데 왜 그럼? 오판인지 결과를 봐야 알지
-솔직히 기대치가 이렇게 높은데 그걸 충족할 수 있겠냐?
-지미 킹도 성공할 거라고 확신했다ㅋㅋㅋ 까불지 마라ㅋㅋㅋ
-시즌 2를 아직 보지 못한 건 지미 킹도 마찬가지인데 무슨 확신이야;;
-아. 진짜 답답하네. 시즌 2는 에미상에서 고려가 안 된다니까?
-고려된다고 무지성아! 생각을 좀 해라! 너라면 안 할 수 있겠나
-근데 이시준은 에미상 노리고 시즌 2 오픈하는 거임?
같은 대화가 도돌이표처럼 반복됐고 감정이 격해져 싸우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벌어졌다.
그만큼 <퇴마환야담>이 국제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나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에미상 수상은 어떨지 몰라도 <퇴마환야담> 시즌 2의 성공만큼은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9월 1일.
마침내 <퇴마환야담> 시즌 2가 넷플렉스에 공개됐다.
에미상 시상식을 딱 일주일 남긴 시점이었다.
얼굴 천재 배우님 150화
저 자│빌리언맨
발 행 인│원스토어 주식회사
펴 낸 곳│원스토어 주식회사
출판등록│제 2016-000040
주소│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146번길 20, 원스토어 주식회사
ISBN│979-11-6795-057-4
정가│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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