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152)
얼굴 천재 배우님-152화(152/200)
얼굴 천재 배우님 152화
마이클 포크너는 일찌감치 시준의 존재를 눈치챘다.
시준이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모든 사람의 시선이 그쪽을 향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시준을 발견하고도 걸음을 한 발자국도 뗄 수 없었다.
시준의 외모를 보고 있자니 도저히 발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렇게 몇 분의 시간이 흘렀을까.
누군가가 먼저 정신을 차리고 시준에 대해서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 왔다.
그와 동시에 다른 사람들도 깨어나 말을 덧붙였다.
“와! 오늘도 잘생겼다!”
“역시 의상을 소화하는 능력이 대단한데?”
“이번에도 루이비통의 의상이 가장 잘 팔리겠네.”
“베스트 드레서는 따로 따져 보지 않아도 이시준의 몫이 되겠지?”
그렇게 간신히 정신을 붙잡은 마이클 포크너가 생각했다.
‘내가 이런 식으로 누군가의 외모에 압도를 당하다니….’
살면서 처음 경험해 보는 일이었다.
자신과 동급으로 평가를 받는 할리우드 3대장.
제이 디제너러스, 데이브 모니스의 실물을 처음 봤을 때도 이런 느낌이 아니었다.
그만큼 시준의 외모는 압도적이었다.
‘심지어 연기력까지 뛰어나…. <퇴마환야담>을 통해 그 사실을 이미 확인했다.’
솔직히 오늘 시준을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마이클 포크너는 이런 평가를 내리고 있었다.
연기력은 자신이 조금 부족해도 리즈 시절의 외모만큼은 근소하게 앞선다고.
하지만 시준의 실물을 확인한 마이클 포크너는 자신의 생각을 부분적으로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연기력은 물론, 외모까지 시준이 압승이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오래 이 바닥에서 활동하며 쌓아 온 필모그래피가 마이클 포크너의 체면을 세워 주고 있었지만 이게 얼마나 갈지 알 수 없었다.
분명 시준은 오늘 에미상의 트로피를 몇 개나 가져갈 테니까.
<퇴마환야담> 한 작품만으로도 자신에게 근접한 필모그래피.
그런데 시준은 아직 앞날이 창창한 배우였다.
심지어 자신이 가지지 못한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연기력을 넘어 작품을 직접 쓰고 연출까지 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은 도저히 흉내 낼 수도 없는 놀라운 능력이었다.
마이클 포크너는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가슴이 달아오름을 느꼈다.
그만큼 시준이라는 존재는 이미 특별했고 미래가 밝았다.
그런 까닭에 흥분된 마음을 감추지 못한 채 먼저 나서서 말을 걸 수밖에 없었다.
지금이 아니면 시준과 쉽게 친해질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혹시 이시준 씨 아닙니까?”
그렇게 어렵사리 시준과 대화를 트게 된 마이클 포크너는 신이 나서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 냈다.
그러던 중 점차 이쪽으로 미국의 유명 인사들이 모이고 있다는 사실이 깨달을 수 있었다.
이들도 아는 것이었다.
시준이 얼마나 대단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그저 용기가 없어 마이클 포크너처럼 먼저 말을 걸지 못한 것뿐이었다.
그렇게 시준과 대화를 주고받으며 마이클 포크너는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올해 에미상의 주인공이 시준이라는 사실을.
그렇게 잠시 후.
본격적으로 시상식이 시작됐고 드라마 시리즈 남우조연상에서 <퇴마환야담>의 배우 중 한 사람의 이름이 호명됐다.
“드라마 시리즈 부분 남우조연상 수상자는…. <퇴마환야담>의 이시환입니다!”
* * *
설마설마했다.
하지만 형의 이름이 불렸고 <퇴마환야담> 팀은 동시에 환호했다.
나 또한 입 밖으로 우와! 하는 소리가 저절로 튀어나왔다.
그렇게 감탄사를 내뱉으며 고개를 돌리자 형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무대 위를 뚫어져라 올려다보고 있었다.
나는 그런 형을 일깨워 주기 위해 입을 열었다.
“형! 일어나! 무대 위로 올라가야지!”
형이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내 쪽을 돌아봤다.
그러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갑자기 나를 끌어안았다.
나로서는 평소 경험해 보지 못한 격한 리액션이었다.
조금 당황했지만 곧 형의 중얼거림이 귓가에 들려 왔기 때문에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고맙다…. 전부 네 덕분이야….”
그렇게 형은 통역사와 함께 무대 위로 올라가 트로피를 건네받고 수상 소감을 말하기 시작했다.
“에미상에서 트로피를 받게 되다니 영광입니다. 새삼 제가 동생을 잘 뒀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형이 살짝 경직된 표정으로 농담을 던지자 웃음소리가 들려 왔다.
그 덕분에 긴장이 풀린 듯 형은 조금 더 여유롭게 수상 소감을 이어 나갈 수 있었다.
“배우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을 때 저를 다시 꿈꾸게 한 것은 가족이었습니다. 특히 먼저 배우로서 멋지게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동생을 보며 마침내 굳게 마음을 먹을 수 있었죠. 그렇게 저는 동생을 스승 삼아 연기했고 오늘 이렇게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노력의 보답을 받게 돼 기쁩니다.”
지금껏 알 수 없던 과묵한 형의 진심.
그 진심이 내 가슴에 와닿았고 뭔가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강하게 내 가슴을 뒤흔들고 있는 것은 뿌듯함이었다.
회귀 전 본의 아니게 가로막아야 했던 형의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을 줬다는 뿌듯함.
“아마 오늘 제 잘난 동생은 여러 번 이 자리에 서서 같은 수상 소감을 반복할 것 같네요. 부디 지루하시더라도 예쁘게 봐주십시오. 아마 얼굴이 질리는 일은 없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형이 위트 있게 수상 소감을 마무리하고 내려왔고 동시에 박수가 터졌다.
자연스럽게 박수를 보내는 사람들이 내 쪽을 힐끔거렸기 때문에 나는 조금 더 부끄러움을 느꼈다.
하지만 간신히 내색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을 따라서 형에게 박수를 보낼 수 있었다.
그때 카메라가 이쪽을 비췄고 커다란 화면에 내 얼굴이 드러났다.
그것으로 나는 결국 평정심을 잃은 채 휴, 하고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그게 재밌게 느껴졌는지 웃음을 터뜨렸다.
강한성 감독이 함께 웃으며 중얼거렸다.
“하여튼 재밌는 형제라니까….”
그나마 다행인 점은 곧장 다음 시상이 진행됐다는 사실이었다.
그렇게 쭉, 코미디 시리즈와 미니시리즈 및 영화 부문의 시상이 진행됐다.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체로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으로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었다.
확실히 시상식 분위기에서 문화적 차이가 느껴졌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마침내 드라마 시리즈 각본상의 수상자가 발표됐다.
“일단 제가 오늘 처음으로 이 이름을 부르겠네요…. <퇴마환야담>의 이시준!”
시상자의 너스레와 함께 내 이름이 호명됐고 나는 <퇴마환야담>의 주역들에게 축하를 받으며 무대 위로 올라갔다.
그런 뒤 생각보다 묵직한 에미상의 트로피를 받고 마이크 앞에 섰다.
나의 수상 소감을 기다리고 있는 미국의 유명 인사들.
나는 이 사람들이 지루해하지 않게 입을 열었다.
“네. 오늘 첫 번째 등장한 이시준입니다.”
* * *
형의 말대로였다.
나는 드라마 시리즈 남우주연상에서 또 한 번 이름이 호명됐다.
칸 영화제에 이어 에미상에서도 받게 되는 국제 시상식의 남우주연상이었다.
물론 이미 다른 국제 시상식에서도 4관왕, 5관왕, 6관왕을 하며 남우주연상을 받았지만.
아무래도 에미상은 그 의미가 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 위상을 따지자면 유일하게 비교할 수 있는 것이 칸 영화제의 남우주연상뿐이었다.
“여기서 두 번째군요. 오늘은 딱 두 번만 이 자리에 서려고 했는데 계획대로 되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드라마 시리즈 남우주연상 수상 소감이 이런 식으로 시작된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앞서 <퇴마환야담>은 드라마 시리즈 감독상에서도 이름이 호명됐는데 그때 나는 강한성 감독만 무대에 올려보냈다.
공동 연출인 만큼 함께 무대에 올라가도 상관없겠지만 같은 수상 소감을 반복하게 될까 봐 부담스러웠던 것이다.
그렇게 홀로 시상식 무대에 오른 강한성 감독은 형에 못지않은 파격적인 수상 소감을 읊었다.
“수상 소감이 반복되는 걸 두려워하는 이시준 배우님에게 어쩔 수 없이 떠밀려 혼자 이 자리에 서게 된 <퇴마환야담>의 감독 강한성입니다.”
심지어 강한성 감독은 한술 더 떠서 사과까지 했다.
“이런 얼굴을 보고 싶은 분은 아무도 없었을 텐데 죄송합니다. 그래도 조금만 참으면 좋은 구경을 다시 할 수 있을 겁니다.”
그 덕분에 살짝 머리가 지끈거렸지만 내심 안심할 수 있었다.
이렇게 드라마 시리즈 감독상을 건너뛰면 드라마 시리즈 작품상에서 딱 한 번 더 시상식 무대에 오르면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드라마 시리즈 남우주연상에도 노미네이트된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만약 딱 하나 <퇴마환야담>이 상을 받지 못한다면 그것이 드라마 시리즈 남우주연상이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퇴마환야담>은 여러 부분에서 화제가 됐지만 나의 연기력에 대한 언급은 적은 편이었다.
분명 그랬는데….
결국 나는 드라마 시리즈 남우주연상의 수상자가 됐고 생각한 것보다 빠르게 무대를 두 번이나 밟았다.
그렇게 미국의 유명 인사들 앞에서 두 번째 수상 소감을 이어 나갔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수상 소감을 미리 당겨서 하자면…. <퇴마환야담>은 저에게 무척이나 뜻깊은 작품이었습니다. 처음 집필에 도전하는 드라마였고 처음 감독을 맡게 된 작품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까닭에 집필을 하고 연출을 배우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고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만 했습니다.”
내가 여기까지 수상 소감을 말했을 때 청중의 웃음기가 희미해졌다.
수상 소감에 담겨 있는 진심이 통하는 듯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제가 가장 신경을 썼던 것은 당연하게도 연기였습니다. 천성이 배우였기 때문에 집필하고 연출하는 동안에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 상은 무엇보다도 저에게 의미가 큽니다. <퇴마환야담>의 다른 부분에 가려져 크게 언급되지 않던 연기에 대한 제 진심이 통한 것 같은 느낌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다시 한번 큰 상을 주신 것에 감사하며 두 번째 수상 소감을 마치겠습니다.”
그렇게 박수가 쏟아졌고 나는 환호 속에서 잠시 생각했다.
‘그런데 이러다 드라마 시리즈 작품상을 못 받는 거 아니야?’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 * *
<드라마 시리즈 작품상까지! <퇴마환야담> 프라임타임 에미상 5관왕 대업!>
<수상 소감을 다섯 번이나 했지만 버릴 게 없었다! 해외 언론 극찬!>
<위트 있는 수상 소감으로 K-콘텐츠의 품격을 보여 줬던 이시준!>
<동생밖에 모르는 이유가 있었다? 에미상 남우조연상 이시환 수상 소감 화제!>
<드라마 캐릭터 이상의 매력! 에미상의 주인공으로 우뚝 선 이시 형제….>
<강한성, 에미상 감독상 홀로 수상 소감! 못생겨서 죄송합니다….>
<‘왜 한 번은 빼먹었어!’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는 이시준의 외모(포토)>
<(칼럼) 에미상 5관왕으로 확인할 수 있는 ‘퇴마환야담’의 가치>
<마침내 두 번째! ‘달고나 게임’에 이어서 드라마 시리즈 작품상을 받은 ‘퇴마환야담’>
<드라마 시리즈 작품상의 수상 소감은 모두 함께! ‘퇴마환야담’ 주역 한자리에….>
얼굴 천재 배우님 152화
저 자│빌리언맨
발 행 인│원스토어 주식회사
펴 낸 곳│원스토어 주식회사
출판등록│제 2016-000040
주소│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146번길 20, 원스토어 주식회사
ISBN│979-11-6795-057-4
정가│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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