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159)
얼굴 천재 배우님-159화(159/200)
얼굴 천재 배우님 159화
<세이크리드: 혼돈의 서막>은 시체보관실에서 걸려온 한 통의 전화로 시작한다.
저주 의식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신원 미상의 시체가 시체보관실을 탈출했다는 것.
예롬은 뭔가 좋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깨닫고 추적에 나서고.
그 과정에서 시체를 통해 진행된 의식이 순혈 악마 소환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순혈 악마가 거리를 계속 활보한다면 큰 문제가 발생한다는 건 자명한 사실.
예롬은 순혈 악마를 쫓기 위해 움직이지만 단서가 충분하지 않다.
그사이 도시는 순혈 악마가 욕망을 일깨운 혼혈 악마로 인해 점점 더 혼란해지고.
검시관이었던 샤이아가 시체에 새겨져 있던 저주 내용의 일부를 해석한다.
알고 보니 샤이아는 아주 약간이지만 천사의 피를 타고났던 것.
그렇게 예롬은 욕망에 사로잡힌 혼혈 악마의 대장을 처치하며 단서를 추가로 얻고.
샤이아의 도움을 받아서 순혈 악마를 추적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순혈 악마는 예롬이 본래 가지고 있는 힘만으로 상대하기가 버거운 상대.
그렇게 전투가 순혈 악마 쪽으로 기우는 순간.
예롬은 순혈 악마가 과거 연인의 영혼을 지옥으로 끌고 간 존재라는 걸 깨닫는다.
이번에는 도망칠 수 없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스스로를 내던지자 성스러운 빛이 예롬을 감싸고.
예롬은 순혈 천사 이상의 힘을 얻어 순혈 악마를 처치하는 데 성공한다.
그 후 서서히 몸을 빠져나가기 시작하는 예롬의 영혼.
예롬은 자신이 천국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갑자기 신을 저주한다.
그렇게 천국에 가지 못하고 다시 현실에 남게 된 예롬.
샤이아가 어째서 천국에 가지 않았냐고 묻자 예롬이 대답한다.
“데려갈 사람이 있어서.”
지옥에 끌려간 자신의 연인과 함께 천국에 가는 게 예롬의 목표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이것이 <세이크리드: 혼돈의 서막>의 대략적인 스토리였다.
그리고 우리는 순조롭게 촬영해 순혈 악마가 거리를 활보하며 혼혈 악마의 욕망을 일깨우는 장면까지 촬영을 끝낸 상태였다.
꽤 빠른 속도였고 이 사실을 프랭크 브로드빈 또한 알고 있는지 우리에게는 며칠 간의 휴식이 주어졌다.
루가노 보나벤투라는 휴식 소식을 듣고 허공에 어퍼컷을 몇 차례 날리더니 내 쪽으로 다가왔다.
“시준 씨! 혹시 내일 시간 있습니까?”
“시간이요?”
“네. 이왕 쉬게 된 거 파티를 열면 어떨까 싶어서요. 어때요?”
“음….”
반사적으로 거절의 말을 떠올리다가 이내 그럴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악당이 아닙니다>나 <퇴마환야담> 때와 달리 이 영화에서 나는 배우 역할만 맡으면 됐으니까.
‘확실히 편집 걱정을 하지 않아도 괜찮으니 마음이 편하네.’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며 루가노 보나벤투라를 향해 입을 열었다.
“좋습니다, 파티. 내일 참석하는 것으로 하죠.”
“잘됐네요! 시준 씨가 참석한다고 하면 꽤 많은 사람이 모일 겁니다!”
“그런가요?”
“물론이죠. 아, 이럴 때가 아니네요. 저는 다른 배우들도 얼른 초대하러 가 보겠습니다.”
그렇게 루가노 보나벤투라는 서둘러 걸음을 옮겨 낸시 크루쉬커에게 말을 걸었다.
낸시 크루쉬커는 예롬의 과거 연인인 제니의 역할을 맡은 배우였다.
루가노 보나벤투라가 뭔가를 한참 설명하자 낸시 크루쉬커가 놀라며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정말 루가노의 파티에 참석하기로 한 거예요?
낸시 크루쉬커는 입 모양으로 이렇게 묻고 있었고 나는 손을 흔들어 보이는 것을 대답을 대신했다.
휴식 기간에 꼭 이런 식으로 배우들끼리 친목을 다질 필요는 없었다.
애초에 할리우드의 시스템 자체가 그런 식이었다.
서로 친해지지 않더라도 어렵지 않게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원래 함께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들과 친해지는 것을 좋아했다.
그것이 연기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된다고 믿는 편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루가노 보나벤투라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었고 다행히 다른 배우들도 이 파티에 관심을 보였다.
낸시 크루쉬커는 물론, 레이첼 콜리어와 길버프 라잔 또한 참석 의사를 밝혔다.
어쩌다 보니 <세이크리드: 혼돈의 서막>의 주연급 배우가 전부 파티에 참석하게 된 셈이었다.
그러다 보니 다른 배우들과 현장 스태프 또한 파티 참석을 원하게 됐고 루가노 보나벤투라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모든 사람을 초대했다.
그렇게 휴식 기간에도 일을 해야 하는 몇몇을 제외한 모든 사람을 파티에 초대한 루가노 보나벤투라가 다시 내 쪽으로 다가와 말했다.
“거봐요! 시준 씨가 참석한다고 하면 꽤 많은 사람이 모일 거라고 했잖아요!”
루가노 보나벤투라는 파티가 성대하게 열리는 게 기쁜지 입가에 미소를 걸치고 있었다.
‘어린 나이에 할리우드로 건너와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고 그랬나?’
언젠가 루가노 보나벤투라가 했던 말이 떠올라 이런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루가노 보나벤투라는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즐기는 성격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런 성격이 마음에 들었다.
내가 현장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던 데도 루가노 보나벤투라의 도움이 컸으니까.
“그렇네요. 루가노 씨의 말이 맞았습니다.”
나는 대답하며 내일 파티를 기대했다.
새로운 사귄 친구와 함께라면 파티를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 * *
그리고 다음 날, 저녁.
나는 약속한 것보다 늦게 파티장에 도착했다.
‘하필 이때 <세이크리드: 혼돈의 서막>의 캐스팅 기사가 뜰 줄 몰랐군.’
원래라면 캐스팅 기사가 뜨더라도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아무리 감춰도 때가 되면 뜰 수밖에 없는 게 캐스팅 기사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보통 출연 확정 소식이 알려진다고 해도 내 쪽에서 대응해야 할 문제는 없었다.
그냥 이쯤에서 소식이 알려졌구나, 생각하고 넘어가면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위너 패밀리에서는 캐스팅 기사가 뜨면 뉴욕 타임스를 통해 인터뷰를 진행해 달라는 계약 조건을 걸었고.
급하게 영화 홍보를 위한 인터뷰를 진행하다 보니 파티에는 늦을 수밖에 없었다.
‘일단 루가노 보나벤투라부터 만나서 사과를 해야겠군.’
미리 연락해 자초지종을 설명했지만 아무래도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사과하는 것과는 달랐다.
그렇게 커다란 대문을 지나 파티장 내부에 들어선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파티의 규모가 대단했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웬만한 시상식 파티에 못지않겠는데?’
나는 엄청난 크기의 수영장에서 시끄럽게 음악을 틀어놓고 술을 마시고 있는 사람들을 지나쳐 조금 더 안쪽으로 이동했다.
그 과정에서 혼혈 악마 대장, 라크 역할을 맡은 길버프 라잔을 만났다.
“오! 시준 씨! 드디어 도착했군요! 위너 패밀리랑 미리 약속한 인터뷰 때문에 늦는다는 얘기는 들었어요.”
“오늘 같은 날 인터뷰라니…. 운이 없었죠. 그나저나 루가노 씨는 어디에 있나요?”
“2층에 있을 거예요.”
“그럼 이따 한잔하는 걸로 해요.”
“기대하겠습니다.”
나는 길버프 라잔이 알려 준 대로 저택의 2층으로 걸음을 옮겼다.
저택의 2층은 수영장 중심으로 파티가 벌어지고 있는 아래층과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고급 바와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레이첼 콜리어와 낸시 크루쉬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시준 씨!”
“이쪽으로 와요!”
나는 그쪽으로 걸음을 옮긴 뒤 두 사람에게 물었다.
“루가노 씨는 여기 없나요?”
“방금까지 있었는데 무슨 전화를 받더니 급하게 3층으로 가던데요?”
“3층이요?”
“네. 막 시준 씨 이름도 언급되고 무슨 일이 생긴 모양이에요.”
레이첼 콜리어가 설명했고 왠지 좋지 못한 느낌을 받았다.
“3층에 다녀와야겠습니다. 이따 합류하도록 하죠.”
그렇게 나는 다시 3층으로 걸음을 옮겼고 마침내 루가노 보나벤투라를 만날 수 있었다.
“그딴 원숭이 같은 새끼 때문에 내가 화를 참는다는 게 말이 돼?”
하지만 루가노 보나벤투라는 여유가 없는 듯했다.
왠지 얼굴이 익숙한 어떤 남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화가 났는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상태였다.
‘무슨 일이지?’
이렇게 생각하며 두 사람 쪽으로 다가가고 있을 때 루가노 보나벤투라의 대화 상대가 또 한 번 말을 꺼냈다.
“말해 보라고. 왜 그렇게 이시준을 싸고도는지. 너는 백인으로서 자존심도 없는 거야?”
나는 걸음을 멈칫했다.
남자의 발언이 너무 충격적이라 그런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내가 걸음을 멈춘 것은 남자가 누군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남자는 <세이크리드: 혼돈의 서막>에서 샤이아의 동료 검시관 역할을 맡은 로날드 본이라는 배우였다.
‘단 한 번도 현장에서 만나 보지 못한 배우…. 놀랍군. 일면식도 없는 사람한테 인종 차별을 당하다니.’
나는 살짝 열이 오르는 걸 느꼈다.
걱정한 것보다 현장에 잘 적응해서 만족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었다.
하지만 나보다 더 화가 난 사람이 있었다.
루가노 보나벤투라가 결국 참지 못하고 로날드 본의 멱살을 잡았다.
그와 동시에 근처 테이블에 놓여 있던 술잔이 쏟아졌다.
쨍그랑!
“어머! 뭐야? 갑자기?”
“저기 싸우나 봐!”
루가노 보나벤투라는 소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멱살을 잡은 채 로날드 본을 향해 언성을 높였다.
“주둥이 함부로 놀리지 마! 너랑 같은 인간이라는 게 치욕스러우니까!”
하지만 로날드 본은 멱살이 잡힌 상태에서도 능청스럽게 웃었다.
“끝까지 원숭이의 편을 들다니 우습군. 이탈리아 놈들은 전부 원숭이 사육사라도 되는 건가?”
“이 자식이!”
그렇게 루가노 보나벤투라가 주먹을 들어 올렸을 때.
다행히 두 사람 근처에 접근할 수 있었고 나는 루가노 보나벤투라의 팔을 잡았다.
그대로 팔을 뻗으려던 루가노 보나벤투라는 놀란 눈으로 내 쪽을 바라봤다.
“시준 씨….”
“네. 접니다. 그만하시죠.”
나는 이렇게 대답하며 여전히 루가노 보나벤투라에게 멱살이 잡혀 있는 로날드 본을 쳐다봤다.
그런 뒤 소란 중에도 바닥에 떨어지지 않고 테이블 위에 남아 있던 술잔 중 하나를 손에 들었다.
코냑을 베이스로 한 독한 칵테일이었다.
하지만 술이 당겼기 때문에 그대로 잔을 깨끗이 비웠다.
그사이 루가노 보나벤투라는 로날드 본의 멱살을 놓았다.
로날드 본은 멍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루가노 보나벤투라가 로날드 본을 향해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꺼져. 꼴 보기 싫으니까.”
“…….”
“내 말 안 들려? 꺼지라고!”
“잘생겼…. 네? 네.”
로날드 본은 루가노 보나벤투라가 언성을 높이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
그러더니 뒤늦게 취기가 오르는 듯 얼굴을 붉히며 파티장을 빠져나갔다.
루가노 보나벤투라는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사과의 말을 꺼냈다.
“죄송합니다, 시준 씨. 파티 주최자로서 험한 꼴을 보였군요.”
“괜찮습니다. 저를 옹호하려다가 벌어진 일이잖아요. 그보다 이곳이 엉망이 됐네요.”
“2층으로 자리를 옮기죠. 제가 오늘 아끼는 와인을 꺼내겠습니다.”
루가노 보나벤투라가 앞장섰고 나는 그 뒤를 따랐다.
그러다가 문득 마지막에 로날드 본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마지막에 뭐라고 했었지? 설마 잘생겼다고 한 건가?’
나는 이렇게 생각하다가 피식, 웃었다.
인종 차별주의자가 갑자기 잘생겼다는 이야기를 꺼냈을 리 없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로날드 본이라고 했지…. 파티가 끝나고 나면 놈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해 봐야겠군.’
하지만 고민할 것도 없었다.
파티가 끝나고 며칠 뒤 로날드 본에 대한 처분이 먼저 나왔기 때문이다.
얼굴 천재 배우님 159화
저 자│빌리언맨
발 행 인│원스토어 주식회사
펴 낸 곳│원스토어 주식회사
출판등록│제 2016-000040
주소│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146번길 20, 원스토어 주식회사
ISBN│979-11-6795-057-4
정가│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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