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162)
얼굴 천재 배우님-162화(162/200)
얼굴 천재 배우님 162화
타냐는 <퇴마환야담> 시즌 1을 통해 시럽에 가입한 외국인 팬이었다.
워낙 다양한 국가에서 시준의 팬을 자처하고 있는 지금.
외국인 팬이라는 표현에는 조금 부적절한 느낌이 있었지만 어쨌든 그랬다.
그리고 타냐는 오늘 전 세계의 시럽이 그렇듯 <세이크리드: 혼돈의 서막>의 2차 티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11분…. 곧 있으면 2차 티저가 공개된다. 조금만 참자.’
타냐는 스스로를 위로하며 몇 달 전에 공개된 1차 티저를 떠올렸다.
1차 티저는 대박이었다.
티저가 공개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던 전 세계 시럽은 물론이고 보통의 영화 팬들까지 난리가 났다.
1차 티저가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간단했다.
자신이 시준에게 입덕한 이유인 시준의 미친 외모가 부각된 형태의 영상이었던 것이었다.
술에 취한 채 우수에 찬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는 시준.
담배 연기가 가득한 방에서 주기도문을 읊조리는 시준.
그리고 단검과 권총을 꺼내 들고 사나운 표정을 짓는 시준.
정말 모든 게 완벽한 티저였다.
티저가 공개된 것만으로도 시럽에 가입한 팬의 숫자가 늘어날 정도였다.
그랬기 때문에 <세이크리드: 혼돈의 서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고.
이 기대감은 자연스럽게 2차 티저의 퀄리티에 대한 걱정으로 이어졌다.
1차 티저가 너무 잘 뽑혔기 때문에 2차 티저가 혹시나 안 좋은 평가를 받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가 생겨난 것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라는 말.
이 말이 부디 2차 티저 영상에서만큼은 적용되지 않기만 바랐다.
타냐가 현재 불안에 떨며 2차 티저 영상을 기대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괜찮을 거야. 2차 티저에는 전투씬 일부가 등장한다는 소식이 있었으니까.’
그렇게 긴장감 속에서 마침내 미국 시각으로 자정이 됐을 때.
<세이크리드: 혼돈의 서막>의 2차 티저가 공개됐고 타냐는 정신없이 영상에 빠져들었다.
놀라운 영상미.
압도적인 전투씬.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시준의 연기력.
타냐는 감탄사가 터져 나올 것 같아 양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혼자 사는 만큼 누가 감탄사를 들어도 상관이 없었다.
그저 2차 티저에 자신의 목소리가 섞이는 것을 용납하지 못할 뿐이었다.
그렇게 타냐는 열 번이 넘게 영상을 돌려 봤고 그제야 만족한 듯 컴퓨터에서 물러났다.
그런 뒤 후, 하고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었다.
현타를 맞아서 그런 게 아니었다.
너무나도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내쉴 수 있는 만족의 한숨이었다.
‘많은 사람의 예상대로….’
2차 티저에는 전투씬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준의 외모가 담겨 있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1차 티저가 정적인 느낌이라면 2차 티저는 역동적인 느낌이 강했다.
악마를 향해 권총을 쏘고 단검을 휘두르는 시준.
불길에 휩싸인 대검을 피하기 위해서 바닥을 구르는 시준.
뺨에 상처를 입은 채 전투 의지를 다지는 시준.
2차 티저에서는 이런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복을 입은 채 귀참도를 휘두르고 부적을 던지는 시준 오빠도 멋있었지만….’
흰색 와이셔츠 차림으로 권총을 쏘고 대검을 휘두르고 피를 흘리는 시준 또한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의 경우에는 이쪽이 더 취향에 맞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특히 자신과 같은 외국인 팬은 이런 문화에 더 익숙할 테니까.
물론 그렇다고 해서 타냐가 <퇴마환야담>보다 <세이크리드: 혼돈의 서막>을 좋아하냐면 그렇지 않았다.
타냐의 취향은 미묘하게 <퇴마환야담> 쪽이 우위였다.
‘영화가 개봉하고 나면 바뀔지 모르지. 그나저나 공식 굿즈가 판매되면 또 돈이 엄청 깨지겠는데?’
타냐는 굿즈를 사지 않는다는 선택지를 배제하고 이렇게 생각했다.
타냐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닌 듯 2차 티저 영상 아래로 댓글이 난리나 있었다.
-와…. 이거 뭐야?
-저번에는 가만히 서서 날 놀라게 하더니 이번에는 움직이면서 그러네ㄷㄷ
-새삼 이시준이 액션씬을 잘 소화한다는 생각이 든다
-퇴마환야담 때도 엄청났지…. 권총이랑 단검이라니 짜릿해!
-얼굴이 역동적이니까 그냥 다 재밌는 느낌ㅋㅋㅋ
-흰색 와이셔츠에 피에 젖었다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섹시할 수 있는 건가?
-세이크리드는 화보에서나 볼 수 있던 이시준의 퇴폐미를 제대로 감상하는 작품일 듯
-아…. 통장 드릴 테니까 영상 좀 제발 더 풀어 주세요
-근데 티저로 너무 엑기스를 전부 공개하는 거 아님?
-팬으로서 약간 걱정이 된다만…. 오빠가 알아서 잘했겠지
-미래에서 왔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여 실제 영화는 더 재밌으니까
-이제 이시준의 작품은 무조건 평타 이상이라는 기대감이 있음ㅇㅇ
-데뷔 후 실패한 작품이 없긴 했지ㅋㅋㅋ 이번에도 성공하면 레전설….
-뭘 걱정해;; 1차 티저랑 2차 티저 조회 수만 합쳐도 이미 성공각 나왔는데
엄청난 기대감이 느껴지는 댓글 반응이었다.
댓글을 보고 있자니 타냐는 불현듯 또 한 번 불안함이 느껴졌다.
그래서 양손을 모으고 기도를 시작했다.
‘제발. 우리 오빠 작품 재밌게 해 주세요. 평타여도 괜찮고 평타 이상이면 너무 행복할 것 같습니다.’
시준의 외모와 인기라면 영화가 평타만 나와 줘도 실패를 면할 테니까.
그렇게 한창 기도를 하고 있는데 뭔가 이상했다.
아까 2차 티저 영상에서 봤던 십자가가 떠오르더니 졸지에 시준의 얼굴만 떠오르기 시작했던 것이다.
‘왜 신이 아니라 오빠 얼굴이….’
이렇게 생각하던 타냐는 이내 뭔가를 깨닫고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에게 있어서는 시준이 곧 신이었으니까.
* * *
1차, 2차 티저 영상은 공개가 되자마자 엄청난 반응을 끌어왔다.
그리고 그 반응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이었다.
<퇴마환야담>의 영향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세이크리드: 혼돈의 서막>을 기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물론 일부에서는 너무 엑기스를 영상으로 만든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내가 느끼기에는 엑기스가 될 만한 더 좋은 장면이 많았다.
특히 <세이크리드: 혼돈의 서막>은 명대사가 많은 작품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명대사는 짧은 시간에 임팩트를 주어야 하는 티저 영상에 전부 담기지 못했다.
연결성을 위해 아주 일부분만 등장했을 뿐이었다.
또한 이 영화에는 티저 영상에 담지 못한 킬링 파트가 무척이나 많았다.
전투씬만 해도 핵심이 될 만한 부분이 전부 빠져 있었다.
프랭크 브로드빈은 할리우드에서 블록버스터로 인정받는 감독답게 전투씬에 상당히 공을 들이는 스타일이었다.
생각해 보면 회귀 전에도 <세이크리드> 후속편의 액션씬만큼은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이크리드: 혼돈의 서막> 촬영을 먼저 할 수 있었으면 <퇴마환야담>의 전투씬 완성도가 더 높아지지 않았나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만큼 프랭크 브로드빈의 전투씬 촬영 기법은 배울 점이 많았다.
새삼 뛰어난 감독과 함께 작업하는 일이 왜 중요한지 깨달을 수 있었다.
내가 연속된 성공에 취해 계속 같은 방식으로 작품을 쓰고 연출만 했으면 인풋 없이 아웃풋만 계속됐을 것이다.
‘배우로서 다른 감독 및 작가의 작품에 출연하는 일을 더 적극적으로 검토해 봐야겠어….’
한창 이런 생각을 하며 카메라 앞에 서 있을 때였다.
방금 촬영한 <세이크리드: 혼돈의 서막>의 마지막 분량을 살펴보고 있던 프랭크 브로드빈이 오케이 사인을 보냈다.
“우리 영화 촬영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다들 고생 많았어요!”
“조만간 또 보자고!”
내가 현장 스태프들과 인사를 나누며 다가가니 프랭크 브로드빈이 촬영분을 보여 줬다.
촬영본은 언제나처럼 중요한 소품을 제외한 모든 것을 블루스크린으로 촬영해서 그런지 뭔가 허전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CG를 입히면 어떤 장면이 될지 충분히 상상됐기 때문에 만족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나의 경우에는 메소드 마스크로 해당 장면을 미리 체험하는 게 가능했다.
오늘 촬영한 액션씬은 상당히 퀄리티 있게 잘 나온 것 같았다.
‘이 영화의 대중성을 극명하게 상징하는 장면이라 촬영이 괜찮을까 싶었는데 다행이군.’
이 장면은 출연 계약 전 프랭크 브로드빈에게 얘기해 수정한 것이었다.
본래 <세이크리드: 혼돈의 서막>은 사람이 많은 도시에서 싸우는 장면이 없었다.
‘퇴마’를 소재로 한 작품이라서 그런지 유독 인적이 드문 도시의 골목이나 공터에서 전투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게 조금 쓸쓸한 느낌을 자아낼 정도였다.
하지만 나에게 <세이크리드: 혼돈의 서막>은 다크한 느낌의 히어로물이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히어로물의 가장 흥미로운 장면 중 하나는 여러 사람 앞에서 전투를 벌이는 장면이었다.
<세이크리드> 1편에서 이런 장면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꼭 넣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다행히 프랭크 브로드빈이 이 의견을 받아들였다.
프랭크 브로드빈 또한 <세이크리드: 혼돈의 서막>의 전체적인 결이 달라진 만큼 이러한 액션씬이 필요하다고 느낀 것이었다.
확실히 <세이크리드> 후속편은 이제 마니아를 위한 작품이 아니었다.
<세이크리드: 혼돈의 서막>의 순항으로 조금씩 논의가 되고 있는 3편 역시도 이러한 분위기를 이어 갈 예정이었다.
2편에서 암암리에 괴담처럼 알려져 있던 천사와 악마가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예롬이 전면에 나서서 싸움을 벌인다는 게 새롭게 기획되고 있는 3편의 내용이었다.
그렇게 오늘 촬영한 전투씬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탄생했고 촬영은 만족스럽게 끝났다.
장면의 중요도 때문에 촬영을 마지막으로 미뤘는데 결과물이 괜찮게 나와서 다행이었다.
“이제 이 촬영분에 예롬의 전투 장면이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장면이 추가되는 거죠?”
“네. 그 장면들은 이미 촬영을 마쳤고 액션씬 중간에 삽입되거나 함께 나올 거예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얼른 CG가 입혀진 완성본이 도착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세이크리드: 혼돈의 서막>의 편집은 3분의 2 정도 완료된 상태였다.
“그럼 이제 작품 홍보 일정까지 잠시 안녕이네요.”
“그렇네요.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배우님. 그런데 혹시….”
“네?”
“괜찮으면 중간중간 연락을 드려도 될까요? 아무래도 편집본을 먼저 보여 드리고 싶어서요.”
프랭크 브로드빈과는 원래도 이런 식으로 자주 연락을 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촬영이 끝났다고 연락이 오지 않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당연히 평소처럼 연락이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프랭크 브로드빈은 그 부분을 신경 쓴 모양이었다.
나는 뭐가 문제겠냐는 듯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대답했다.
“아. 물론이죠. 언제든 연락 주세요.”
그렇게 마침내 <세이크리드: 혼돈의 서막>의 촬영이 마무리됐다.
그리고 몇 달간.
휴식을 취하며 간간이 프랭크 브로드빈이 보내 주는 편집본을 확인하는 사이 홍보 투어 날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에서 시작해 미국으로 끝나는 대대적인 투어 일정이었다.
얼굴 천재 배우님 162화
저 자│빌리언맨
발 행 인│원스토어 주식회사
펴 낸 곳│원스토어 주식회사
출판등록│제 2016-000040
주소│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146번길 20, 원스토어 주식회사
ISBN│979-11-6795-057-4
정가│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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