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164)
얼굴 천재 배우님-164화(164/200)
얼굴 천재 배우님 164화
왕소창은 중국에서부터 지금까지 <세이크리드: 혼돈의 서막>을 취재하고 있는 기자였다.
그리고 최근 왕소창의 기분은 상당히 좋았다.
시준의 기사를 쓰는 대로 엄청난 반응이 돌아왔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자국 내 시준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중국에서 넷플렉스가 서비스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상기해 보면 이 인기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
그만큼 <퇴마환야담>이 불법적으로 성행하고 있다는 뜻이었으니까.
물론 중국 내 시준의 인기는 <퇴마환야담>만으로 정리할 수 없었다.
시준이 지금껏 출연한 다른 영화나 드라마는 중국에서 정식으로 서비스됐기 때문이다.
특히 <황녀님, 동거합시다>는 여전히 중국에서 회자되고 있는 드라마였다.
결국 시준은 <퇴마환야담> 이전부터 굉장한 인기를 끌고 있었다는 뜻이었다.
왕소창도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다만 시준의 홍보 투어를 다루는 기사가 이 정도의 호응을 끌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단순히 홍보 투어를 쫓아다니며 그 내용을 옮겨 적는 식의 기사라는 점에서 그랬고.
시준을 지금의 자리에 위치하게 한 <퇴마환야담>이 중국 내 정식으로 서비스되지 않았으니 화제성이 덜할 거라고 예상한 것이었다.
<세이크리드> 1편 또한 중국 내에서는 그다지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시준을 다루는 기사가 연일 대박이 나고 있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세이크리드: 혼돈의 서막>의 2차 티저 영상을 보고 특정 기사를 쓴 것이 얻어걸렸기 때문이다.
당시 연일 계속되는 야근으로 피곤에 절어 있던 왕소창은 동양풍의 단검 손잡이 장식을 보고 아무렇게나 대충 중국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기본적인 사실 관계조차 확인하지 않은 그 기사가 대박을 쳤다.
<퇴마환야담>으로 전 세계적인 인정을 받고 있는 시준의 신작 영화에서 중국의 영향을 받은 물건이 등장하다니.
자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넘치다 못해 그것을 표출하고자 하는 욕망으로 똘똘 뭉쳐 있는 중국인으로서는 호응할 수밖에 없는 기사였다.
그렇게 중국 내에는 비슷한 종류의 기사가 퍼지기 시작했다.
왕소창의 기사가 대박이 난 것을 보고 다른 중국 기자들이 너도나도 단검 손잡이 장식이 중국풍이라고 써 댔기 때문이다.
그렇게 어느새 2차 티저 영상에 등장한 단검 손잡이 장식은 중국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둔갑됐고.
중국인 어느 누구도 이 사실을 의심하지 않았다.
또한 최초로 이러한 의견을 제시한 왕소창은 중국 내 인정받는 기자가 됐고 시준을 전문적으로 취재하는 전담 기자가 될 수 있었다.
지금 시준의 홍보 일정을 쫓으며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편하다. 편해. 계속 이렇게 파견 업무만 했으면 좋겠군….’
왕소창은 현재 생활에 만족 중이었다.
단순히 기사가 좋은 반응을 끄는 것 때문에 기쁜 게 아니었다.
<세이크리드: 혼돈의 서막>의 홍보 일정이 생각보다 빡빡하지 않아 그 뒤를 쫓으며 기사를 적어야 하는 왕소창 또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던 것이다.
지금의 업무량과 이로 인해 얻게 되는 성과는 왕소창으로서 꿈만 같은 수준이었다.
‘무엇보다도 영화 제작사 측은 내가 쓴 기사에 대해서 일언반구 언급이 없어. 그리고 그렇다는 것은….’
2차 티자 영상에서 사용된 단검 손잡이 장식이 중국의 영향을 받았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었다.
왕소창은 이렇게 단정을 지었고 혹시 영향을 받지 않았더라도 상관이 없었다.
<세이크리드: 혼돈의 서막>의 성공을 바란다면 이것을 전면적으로 부인할 수 없을 테니까.
그만큼 왕소창이 생각하고 있는 중국의 티켓 파워는 상당했다.
할리우드 최고의 영화 제작사라도 지레 겁을 집어먹을 정도.
‘중국 전체를 등 돌리겠다는 생각이 아니면 절대 부인할 수 없지…. 암!’
왕소창은 이렇게 믿고 있었기 때문에 오늘도 편안한 마음으로 제작발표회 현장을 찾았다.
하지만 곧 심기가 불편해졌다.
자신과 같은 방법으로 일본 내에서 기사를 쓰고 있는 다이고 고키다를 맞닥뜨렸기 때문이다.
다이고 고키다는 2차 티저 영상에 등장한 단검 손잡이 장식이 일본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단정 짓고 기사를 내보낸 기자였다.
일본인들은 중국인들이 그런 것처럼 다이고 고키다의 기사에 환호를 보냈지만 왕소창은 알고 있었다.
다이고 고키다는 자신과 같은 부류였다.
결국 아무런 근거 없이 인기를 끌기 위해 단검 손잡이 장식이 일본의 영향을 받았다고 쓴 것이 분명했다.
‘저런 것도 기자라고…. 역겹군. 쓰레기 자식.’
왕소창은 자신이 다이고 고키다보다 나은 기자라고 확신했다.
알고 보니 다이고 고키다는 3년 전부터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기사를 써 왔던 인물이었던 것이다.
똥 묻은 개가 더 큰 똥을 묻은 개를 보고 나무라는 꼴이 우스웠지만 왕소창은 스스로 그런 부분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한창 비웃고 있을 때 왕소창은 다이고 고키다와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다이고 고키다 또한 왕소창을 향해 비릿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왕소창은 그 모습에 기분이 나빠 인상을 찌푸렸지만 오래 그러고 있을 수 없었다.
마침내 독일에서의 제작발표회가 시작됐으니까.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왕소창과 다이고 고키다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시준이 직접 자신의 입으로 단검 손잡이 장식의 유래가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환두대도라는 것을 밝혔기 때문이다.
각각 중국과 일본에서의 흥행을 위해 단검 손잡이의 유래를 바로잡을 수 없을 거라고 믿었던 왕소창과 다이고 고키다로서는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심지어 시준이 유래를 밝히고 나자 감독인 프랭크 브로드빈이 직접 나서서 중국과 일본에 퍼지고 있는 잘못된 소문에 대한 정정 기사를 내줄 것을 부탁했기 때문에 더 충격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충격을 받을 만한 일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또한 사실 관계의 확인 없이 이와 관련된 기사를 내보낸 언론사의 취재는 정정 기사가 나올 때까지 거부하도록 하겠습니다.”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다.
하지만 프랭크 브로드빈의 태도는 단호했고 곧 왕소창과 다이고 고키다는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물러나야 했다.
두 기자뿐만이 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많은 언론사 기자들이 발걸음을 돌려 제작발표회 현장을 빠져나갔다.
* * *
나는 단순히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사실을 바로잡는 이야기만 꺼내려고 했다.
하지만 프랭크 브로드빈이 먼저 나서서 정정 기사를 요구하고 언론사 취재 거부를 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생각한 것보다 단호한 조치에 놀랐지만 이내 어떤 흐름에서 이러한 얘기가 나왔는지 이해했다.
사실 외국에서 취재 거부는 없는 일이 아니었다.
클릭 낚시와 왜곡 보도를 단호히 대처해야 정당한 방식으로 비판과 공적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식으로 먼저 언론사에서 사실 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기사를 내보냈을 때는 조치가 명확했다.
인기에 편승해 잘못된 기사를 쓴다는 게 명백하게 드러났으니까.
그렇게 나와 프랭크 브로드빈은 단검 손잡이 장식에 관한 논란을 일축하기로 합의했다.
중국과 일본 쪽 홍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것이 진실을 알리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다행히 위너 패밀리 측에서도 흔쾌히 단검 손잡이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는 데 동의했다.
중국과 일본의 영화 시장이 큰 것은 사실이었지만 이 문제 때문에 영화를 보거나 보지 않는 사람이라면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게 위너 패밀리의 판단이었다.
논란은 있겠지만 결국 큰 줄기에서 의미가 없다고 본 셈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독일에서 제작발표회를 진행한 후 중국과 일본에서는 취재 거부와 관련된 기사가 쏟아졌다.
처음에는 일방적으로 취재를 거부한 것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유럽에서의 홍보 일정을 소화하는 사이 차츰 분위기가 바뀌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국가에서는 단검 손잡이가 한국식이라는 것에 대한 호응이 있었기 때문이다.
<퇴마환야담>과의 연결 고리.
이스터에그의 공식화.
이것은 <퇴마환야담>을 재밌게 본 사람들에게 있어 기대가 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심지어 여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세이크리드: 혼돈의 서막>에는 이스터에그가 더 있을 거라는 소문이 돌았다.
나는 휴대폰으로 해당 기사를 보여 주며 프랭크 브로드빈에게 이 부분에 대해서 질문했다.
“단검 손잡이 장식을 제외한 <퇴마환야담>을 연상시킬 만한 또 다른 이스터에그라니…. 그런 게 있을 리 없을 텐데…. 이것도 정정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그러자 프랭크 브로드빈이 놀란 기색으로 내가 보여 준 기사를 한참 읽다가 허탈한 듯 웃음을 터트렸다.
“허…. 영화도 개봉 안 했는데 사람들이 이걸 어떻게 알았지?”
“네?”
“사실 <퇴마환야담>과 관련 있는 이스터에그를 더 숨겨 뒀거든요. 3개 정도.”
“어…. 왜요?”
“그냥 재미로요. 제가 워낙 <퇴마환야담>의 팬이기도 했고.”
프랭크 브로드빈이 당당하게 대답했고 나는 내가 모르는 이스터에그의 존재에 놀랐다.
프랭크 브로드빈에게 매번 편집본을 전달받으면서도 그것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게 더 충격적이었다.
내가 이 부분에 대해서 말하자 프랭크 브로드빈이 미소를 지어 보이며 대답했다.
“더 없다고 생각했다면 발견하지 못했을 수도 있죠. 그런 게 이스터에그의 묘미잖아요.”
맞는 말이었기 때문에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이스터에그의 존재가 궁금했기 때문에 나는 편집본을 다시 확인했다.
프랭크 브로드빈의 말대로 미처 발견하지 못한 이스터에그가 딱 3개 더 있었다.
‘…잘 숨겨 뒀네.’
그렇다고 해서 정말 꼭꼭 숨겨 둔 느낌은 아니었다.
발견하고자 하면 충분히 발견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추가적인 이스터에그의 존재를 의심하고 있는 관객이라면 무조건 발견할 수 있을 듯했다.
어쨌든 그렇게 이스터에그에 대한 이야기가 돌면서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국가에서 <세이크리드: 혼돈의 서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리고 중국과 일본에도 이스터에그에 대한 소문이 유입됐고 여론이 반전되기 시작했다.
유난히 외부의 시선에 신경을 많이 쓰는 일본에서 먼저 여론이 바뀌었다.
최초 일본의 영향을 받아서 단검 손잡이 장식을 제작했다는 기사를 쓴 언론사를 맹비난하는 것은 물론, 이러한 기사를 믿은 사람을 조롱하는 밈이 생겨난 것이었다.
중국 또한 일본만큼은 아니지만 올바른 기자 정신을 가지고 있는 일부 사람들에 의해 여론이 바뀌기 시작했다.
특히 각각 두 국가에서 단검 손잡이 장식에 관한 잘못된 보도를 한 왕소창과 다이고 고키다라는 인물이 뭇매를 맞았다.
그렇게 마지막 미국까지 우리는 홍보 일정을 무사히 마쳤고 마침내 <세이크리드: 혼돈의 서막>이 전 세계 동시 개봉했다.
얼굴 천재 배우님 164화
저 자│빌리언맨
발 행 인│원스토어 주식회사
펴 낸 곳│원스토어 주식회사
출판등록│제 2016-000040
주소│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146번길 20, 원스토어 주식회사
ISBN│979-11-6795-057-4
정가│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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