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176)
얼굴 천재 배우님-176화(176/200)
얼굴 천재 배우님 176화
케빈 베이커가 술에 취한 기색으로 입을 열기 시작했을 때.
나는 나도 모르게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직감적으로 케빈 베이커의 입에서 취중진담이 튀어나오리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곧 이어진 케빈 베이커의 취중진담에는 부정적인 뉘앙스가 담겨 있지 않았다.
“시, 시준 씨…. 나는 당신을…. 존경합니다….”
오히려 생각지도 못한 긍정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시준 씨처럼 완벽한 사람이…. 술까지 이렇게 잘 마시다니…. 불공평…. 아니…. 당연한 건가….”
털썩.
결국 케빈 베이커가 술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졌고.
“케빈!”
마크 톰슨이 얼른 케빈 베이커를 부축했다.
그 덕분에 케빈 베이커의 거구가 바닥에 널브러지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었다.
마크 톰슨은 케빈 베이커의 무게를 힘겹게 견뎌 내며 말을 이었다.
“아무래도 케빈은 이대로 귀가를 시켜야겠군요. 토비.”
“네?”
“케빈의 매니저에게 연락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괜찮을까요?”
“아. 물론이죠. 잠시만요.”
그렇게 잠시 후.
매니저가 급하게 등장해 케빈 베이커를 데리고 술집을 벗어났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에드먼드 탤벗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중얼거렸다.
“도대체 술을 얼마나 마셨길래 우리 중 술이 가장 센 케빈 베이커가 쓰러진 거지?”
뜻밖에도 그 말에 대답한 사람은 지금껏 바쁘게 칵테일을 만들어 우리에게 전해 주던 바텐더였다.
“오늘 이곳에서 와일드 터키 온 더 락을 마신 분이 딱 두 분인데 한 분이 케빈 베이커였고 다른 한 분은….”
바텐더는 말을 줄이며 내 쪽을 바라봤고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다른 한 사람이 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계속 이야기를 해 보라는 듯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바텐더가 말을 이었다.
“어쨌든 두 분이 전부 비워 낸 와일드 터키만 총 합쳐서 두 병입니다. 각각 한 병씩 마신 셈이죠.”
에드먼드 탤벗이 그 말을 듣고 놀라더니 바텐더에게 빈 병을 보여 달라고 부탁했다.
별생각 없이 마셨는데 나와 케빈 베이커가 마신 와일드 터키는 50.5도짜리 마스터 킵 리바이벌이었다.
용량은 750ml로 이걸 17도짜리 소주로 환산하면….
‘한 병당 소주 여섯 병쯤 되는 건가? 평소보다 과음을 하긴 했군.’
그와 동시에 어째서 케빈 베이커가 쓰러졌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하하. 놀랍군요. 이 정도였다니.”
에드먼드 탤벗은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그런 뒤 말을 덧붙였다.
“어쨌든 우리 중 한 사람이 장렬하게 전사했으니 이쯤에서 술자리를 마무리하는 게 좋겠습니다. 다 같이 모여 시준 씨의 히어로즈 합류를 축하하고 마무리하죠.”
아닌 게 아니라, 벌써 새벽 3시였다.
이쯤이면 에드먼드 탤벗의 말대로 술자리를 마무리하는 게 옳았다.
그렇게 바텐더가 새로운 술을 내왔고 히어로즈 멤버들이 동시에 술잔을 치켜들며 나의 합류를 축하해 줬다.
어쩌다 보니 케빈 베이커의 축하를 받지 못하게 됐지만 꽤 만족스러운 술자리였다.
* * *
촬영 첫날 생각지 못한 환영을 받은 후 <히어로즈> 촬영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종종 예상 밖의 부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다.
충분히 촬영을 진행해 나갈 수 있는 정도였다.
그렇게 촬영은 ‘마그’에게서 차원의 문을 닫는 장치를 되찾아온 히어로즈 멤버들이.
딜리트를 막는 쪽의 멤버들에 합류해 최후의 싸움을 벌이는 것까지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다른 우주의 딜리트는 심각한 타격을 입고 원래의 차원으로 돌아갔다.
이때 가장 크게 활약한 것은 당연히 스피더, 닥터 매지션, 그리고 딜런 조였다.
끝까지 원래의 우주로 돌아가지 않으려고 발악하는 딜리트.
스피더는 딜리트를 본래의 자리에 돌려놓기 위해 서서히 닫히기 시작한 차원의 문을 넘었다.
딜리트를 끌어안은 채.
그렇게 스피더는 다시 돌아올 생각으로 현재의 지구를 향해 거미줄을 쏘아 보냈고.
하필 거미줄은 닥터 매지션의 몸에 붙어 닥터 매지션까지 차원의 문에 빨려가는 위기를 맞이했다.
이대로라면 스피더와 닥터 매지션이 다른 우주에 갇혀 언제 돌아오게 될지 모르는 상황.
다행히 딜런 조가 늦기 전에 염력을 발동해 닥터 매지션의 발을 묶었고.
그 덕분에 몸을 지탱할 수 있게 된 닥터 매지션은 마법을 발휘해 스피더까지 구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닫히는 차원의 문.
또 한 번 히어로즈가 승리하는 순간이었다.
“컷! 오케이!”
로버트 루소가 마지막 촬영의 오케이 사인을 보냈고 촬영을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일제히 한숨을 내쉬었다.
그것은 안도의 한숨이었다.
드디어 촬영을 마쳤다는 데에서 오는 안도의 한숨.
최후의 전투씬은 <히어로즈> 페이즈 4의 절정에 해당하는 가장 난이도가 높은 장면이었다.
장면은 하나였지만 찍어야 하는 컷은 수십 개에 달했다.
심지어 컷마다 특수 장비가 필요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시간이 여러모로 지체될 수밖에 없었다.
중간에 부족한 컷이 생겨 액션 배우와 급하게 합을 맞추고 카메라 앞에 서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렇게 히어로즈의 멤버들은 이 장면을 2주 내내 촬영했다.
도저히 끝이 보이지 않는 긴 촬영이었다.
오케이 사인이 떨어지자마자 촬영장 여기저기에서 안도의 한숨이 터져 나온 것은 이 때문이었다.
한바탕 한숨을 내쉬고 난 뒤 촬영장에 있던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가까이 서 있던 사람들과 악수를 나눴다.
내 주위에는 히어로즈의 멤버들이 서 있었다.
마지막 컷까지 촬영을 진행한 사람들이었다.
“고생 많았습니다, 시준 씨.”
“마지막 컷까지 좋은 연기였어요.”
“조만간 또 술 한잔하기로 하죠.”
“홈파티에 초대하기로 한 거 잊지 말아요.”
중간에 합류한 만큼 함께 촬영한 기간이 길지 않았지만.
히어로즈 멤버들과는 꽤 친해진 상태였다.
멤버들은 다들 타임 코믹스의 히어로 역할을 맡고 있다는 데 상당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고.
그런 까닭에 함께 작업하는 다른 멤버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자 하는 욕망이 강했다.
미리 약속을 한 것도 아닌데 촬영이 끝나면 꼭 너덧 명씩 술집에 모여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눴다.
누가 파티라도 주최한 것처럼 열댓 명이 모이는 경우도 있었다.
짧은 시간, 내가 히어로즈 멤버들과 우정을 나눌 수 있던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다들 좋은 사람들이야. 페이즈 4가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이러한 관계가 다음 <히어로즈>의 성공으로 이어지겠지.’
이 멤버는 페이즈 5와 페이즈 6까지 함께할 예정이었다.
그리고 페이즈 4가 성공한다면 자연스럽게 이후의 성공까지 기대할 수 있었다.
새 시대를 맞이한 <히어로즈>가 회귀 전 성공을 거두지 못한 이유 중에는 페이즈 4가 첫 단추를 제대로 끼우지 못한 것도 있으니까.
‘부디 나의 합류가 <히어로즈> 페이즈 4의 성공으로 이어졌으면 좋겠군.’
이런 생각을 하며 주변 사람들과 한창 인사를 나누고 있을 때였다.
<히어로즈> 페이즈 4의 감독, 로버트 루소가 내 쪽으로 다가왔다.
“이시준 배우님.”
“아. 감독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배우님도요.”
“이제 촬영이 끝났으니 이제 감독님께서는 CG 작업물을 기다리며 편집을 진행해야겠네요.”
“그래야겠죠. 그래서 하는 말인데, 혹시 괜찮으면 <히어로즈> 페이즈 4의 편집에 관여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요?”
나는 로버트 루소의 제안에 놀라 이렇게 되물었다.
그러자 로버트 루소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뭐, 그렇다고 해서 본격적으로 편집을 맡아 달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그럼요?”
“가편집본을 보고 조언을 덧붙여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배우님이라면 배우, 작가, 감독, 관객의 의견을 모두 제공해 줄 수 있을 것 같거든요.”
대충 로버트 루소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그리고 이런 식의 작업이라면 그다지 부담감을 가질 필요가 없었다.
원래도 영화의 편집 과정에는 이런 식으로 조언을 해 줄 만한 사람을 구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아마 로버트 루소가 이런 부탁을 한 것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작게나마 <히어로즈> 페이즈 4의 편집에 관여할 수 있는 것은 내게 도움이 될 거야.’
이제 곧 나는 <딜런 조>의 솔로 무비를 촬영하고 편집을 해야 했다.
이런 점에서 <히어로즈> 페이즈 4의 편집 작업 참여는 <딜런 조>를 위한 예행연습으로 딱 알맞았다.
업무량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도 상당한 장점이었다.
그렇게 결심을 굳힌 나는 로버트 루소를 향해 대답했다.
“좋습니다. <히어로즈> 페이즈 4 편집에 참여하겠습니다.”
* * *
두 달 후.
마침내 <히어로즈> 페이즈 4의 두 번째 티저 영상이 공개됐다.
첫 번째 티저 영상은 내가 촬영에 합류하기 전 발표가 됐기 때문에 딜런 조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일부 팬들은 이러한 사실에 아쉬워했다.
마치 제리 마이젤이 그러했던 것처럼 새 시대를 맞이한 <히어로즈>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딜런 조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팬이 있었다.
딜런 조가 첫 번째 티저 영상에 등장하지 않은 것을 아쉬워한 팬들은 대부분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딜런 조가 <히어로즈> 페이즈 4에 출연한다는 것은 <닥터 매지션>의 쿠키 영상으로 모두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딜런 조가 히어로즈의 멤버들 사이에서 어떠한 역할을 맡게 될지 대외적으로 알려진 부분은 전혀 없었다.
그래서 티저 영상을 통해 이것을 추측하고자 하는 팬이 있었고.
첫 번째 티저 영상은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자아낼 만했다.
그리고 다행히 이번에 공개된 두 번째 티저 영상에는 이러한 아쉬움을 달랠 만한 장면이 일부 포함돼 있었다.
딜런 조가 히어로즈 멤버들 사이에서 전투를 벌이고 스피더, 닥터 매지션 같은 주요 히어로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 말은 즉, 딜런 조가 <히어로즈> 페이즈 4에서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낼 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활약을 한다는 뜻이었다.
딜런 조를 기다리고 있던 팬으로서는 상당히 반길 만한 소식이었다.
특히 국내 팬들의 이러한 소식을 반겼다.
[마침내 힌트를 제공한 타임 코믹스! 딜런 조는 새 시대의 주인공!] [본격적으로 등장한다는 것은 확인! 딜런 조, 얼마나 분량을 확보할 수 있을까] [솔로 무비가 나오지 않은 시점인 만큼 주연급 활약은 힘들다는 의견 대다수….] [이시준마저도 조연? 타임 코믹스 출연마다 들러리 신세를 면치 못하는 한국 배우들] [타임 코믹스 측, “영화가 개봉되면 딜런 조의 역할 확인할 수 있을 것”] [‘히어로즈’ 페이즈 4. 딜런 조의 활약을 기대할 수 있는 다섯 가지 이유] [히어로즈 배우 전체와 비교해도 압도적인 비주얼! 역대급 외모 뽐내고 있는 이시준!]그렇게 한창 두 번째 티저 영상에 대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는 그 시점.
나는 <딜런 조> 솔로 무비 촬영에 돌입해 있었다.
얼굴 천재 배우님 176화
저 자│빌리언맨
발 행 인│원스토어 주식회사
펴 낸 곳│원스토어 주식회사
출판등록│제 2016-000040
주소│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146번길 20, 원스토어 주식회사
ISBN│979-11-6795-057-4
정가│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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