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183)
얼굴 천재 배우님-183화(183/200)
얼굴 천재 배우님 183화
과거 <안녕, 그대>에 출연한 적이 있는 시럽 1기 김솔지는 인터넷을 떠돌고 있는 괴소문을 확인하고 인상을 찌푸렸다.
‘이게 뭐야….’
조금 과장을 보태서 지금의 시대는 ‘음모론의 시대’라고 부를 만했다.
일루미나티, 백신 베리칩, 유명인 랩틸리언, 지구 온난화 허구설 등.
허황된 이야기가 끊임없이 생산됐고 그것을 진지하게 소비하는 사람이 있었다.
때로는 음모론이 실제 ‘음모’라는 게 밝혀지는 일도 있었지만.
대부분 개인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일의 진위를 밝히는 게 어렵다는 사실의 빈틈을 파고드는 악질적인 행위였다.
음모론을 퍼뜨리는 이유 또한 불특정 다수의 관심을 끌어 조회 수, 인지도, 광고 수익 등 이득을 취하기 위함이었다.
결론적으로 시준의 외계인설은 몇몇 사람들을 제외하고 믿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오히려 이것은 일종의 밈처럼 소비되기 시작했다.
김솔지 역시 괴소문에 잠시 인상을 찌푸렸다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인기가 많아지니까 별 시답잖은 놈들까지 들러붙네.’
아니나 다를까, 며칠 뒤부터 시준의 외계인설을 패러디하는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시준은 외계인이 확실해.내가 어제 길에서 만났는데 하얀 날개 같은 걸 달고 하늘을 날고 있었어.
나도 모르게 “어! 이시준이다!” 하고 입 밖으로 목소리를 냈더니.
이시준이 양손을 모으고 “아멘.” 하고 대답하더라.
실제 망원동에서 있었던 일임.] [이시준네 닭한마리집에서 UFO 확인.
(사진)
이런 식으로 부르스타마다 UFO가 포개져 있었음.
절대 닭한마리를 끓이는 데 쓰는 냄비 아님.
내가 이시준 아버님한테 직접 물어봤는데 “글쎄요. 우리 시준이는 제가 봐도 가끔 외계인 같을 때가 있더라고요.”라고 대답함.] [망원동에서 가게 하는 사람들 중에 이시준 외계인인 거 모르는 사람 없어요.
저희 아버지가 망원 시장에서 정육점을 하는데 이시준 정말 외계인이래요.
얼굴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대요.
저도 외계인을 한번 보고 싶어서 망원동을 엄청 돌아다녔는데 한 번도 이시준을 못 봤습니다.
아쉽네요.] [영화 ‘딜런 조’가 기대되는 이유.
그 이유는 티저 영상에서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는 내용에 있다.
외계인이 외계인을 공격한다는 내용으로 동족상잔의 비극을 다루기 때문이다.
이시준 특유의 깊은 성찰과 독창적인 알레고리.
이시준이 대한민국 사람이 아니라 외계인이라는 게 새삼 아쉬워진다.]
그렇게 시준의 외계인설을 패러디하는 글이 점차 늘어났다.
심지어 하나의 밈이 된 패러디 글은 번역이 돼 해외로 수출됐고 해외에서도 비슷한 글을 쏟아 냈다.
자연스럽게 <딜런 조>에 대한 언급도 늘어났다.
말도 안 되는 소문 하나 때문에 예기치 않은 홍보 효과를 누리게 된 셈이었다.
며칠간 이러한 흐름을 지켜보고 있던 김솔지가 뭔가를 결심한 표정으로 새롭게 패러디 글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김솔지뿐만이 아니라 시럽들이 전부 나서서 패러디 글을 썼다.
어떻게든 <딜런 조>를 홍보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는 패러디 글이었다.
놀랍게도 이런 흐름은 <딜런 조>의 편집이 모두 끝나고 개봉을 며칠 앞둔 날까지 계속됐다.
그리고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시준이 이에 방점을 찍었다.
“<딜런 조>가 어떤 작품인지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어느 기자의 질문에 시준이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지금까지 제가 직접 대본을 쓰고 연출을 한 것 중 가장 자신이 있는 작품입니다. 특히 <딜런 조>에서 다루는 테라실리아라는 집단은 같은 외계인으로서 다루기가 무척이나 편했습니다.”
시준이 말을 끝마치자마자 제작발표회 현장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고 기자들은 바쁘게 손을 움직였다.
* * *
예기치 않은 괴소문으로 <딜런 조>에 대한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마침내 모든 편집이 끝났고 타임 코믹스 내부에서 시사회를 진행했다.
전면적인 수정을 각오하고 진행한 내부 시사회였지만 다행히 관계자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시사회가 끝나자마자 제리 마이젤이 내 쪽으로 다가와 덥석, 손을 잡더니 흥분한 기색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당신을 선택한 내 눈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해 줘서 고맙습니다, 배우님!”
주변을 둘러보니 흥분한 사람은 제리 마이젤뿐만이 아니었다.
관계자 전부가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삼삼오오 모여 <딜런 조>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았다.
내부 시사회가 얼마나 성공적이었는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자연스럽게 내 가슴속에 자신감이 피어났지만 나는 애써 흥분을 가라앉혔다.
내부 시사회에서 좋은 반응을 끌어낸 작품이 항상 성공하는 게 아니란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반 관객과 전문가의 시선은 완전히 달라.’
처음 말을 꺼내 놓고 흥분한 기색으로 <딜런 조>에 대한 극찬을 늘어놓던 제리 마이젤이 내 표정을 확인하고 말을 멈췄다.
그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배우님은 담담하군요. 이 정도의 작품을 완성하고도 만족스럽지 않다, 이겁니까?”
“네?”
“애써 아닌 척해도 제 눈은 못 속입니다. 1년 넘게 가깝게 지켜보며 어느 누구보다 배우님을 잘 알게 됐다고 자부하는 저니까요.”
완전히 헛다리를 짚고 있었지만 나는 딱히 다른 말을 덧붙이지 않았다.
타임 코믹스 관계자가 전부 모여 있는 자리에서 제리 마이젤에게 무안을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리 마이젤은 그것을 긍정이라고 여겼는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때 다이아 코너스가 우리 둘 사이에 끼어들어 말을 꺼냈다.
“작품이 생각보다 잘 나왔으니 우리가 계획한 대로 영화를 개봉하면 되겠네요. 그렇죠?”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일정대로 동시 개봉 진행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스케줄 픽스되는 대로 연락 주세요.”
그렇게 <딜런 조>는 동시 개봉 일정까지 숨 가쁘게 달렸다.
영화 개봉 전 홍보 투어 일정을 소화해야 했기 때문이다.
홍보 투어 일정은 한국, 일본,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스페인, 영국, 미국의 순서로 진행했다.
중국에는 이번에 방문하지 않았다.
지난번 <세이크리드: 혼돈의 서막> 때 벌어졌던 불미스러운 일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었다.
중국 측에서 내부의 정치적 문제로 <딜런 조> 홍보를 거부했다.
홍보차 방문한 국가들은 전체적으로 <딜런 조>의 배우 모두를 환영했다.
그중 일본 쪽 반응이 의외였는데 왜냐하면 딜런 조의 가문이 일제에 맞선 독립 운동가 집안이라는 게 만화를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일본의 극우 세력은 <딜런 조>가 테러리스트를 옹호하는 작품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하지만 나리타 국제공항에는 수많은 팬이 집결해 환영 인사를 보내왔고 그 덕분에 일본의 극우 세력은 무안한 기색을 내비칠 수밖에 없었다.
극우 세력은 이에 발작해 또 한 번 일본의 타임 코믹스 팬을 ‘우매한 돼지’라는 표현으로 비난했지만 그 목소리는 아무런 울림도 남기지 못했다.
호응하는 사람이 없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게 <딜런 조>의 홍보팀은 열띤 환영 속에서 일본 일정을 끝마칠 수 있었다.
가장 걱정했던 일본에서조차 좋은 성과를 보였기 때문에 홍보 투어는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마침내 <딜런 조>가 전 세계에 동시 개봉했다.
* * *
<딜런 조>의 성적표를 가만히 자리에 앉아 기다릴 수 없었다.
극장을 돌며 <딜런 조>를 홍보해야 했기 때문이다.
<딜런 조>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나, 서명희, 지정현, 신디, 박준은 여의도를 시작으로 서울 전역에서 영화 무대 인사를 할 예정이었다.
타임 코믹스 측에서는 미국에서 같은 일정을 소화해 줄 수 있는지 물었지만 우리는 한국에 남았다.
아무래도 우리에게는 국내 팬들에게 무대 인사를 하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다섯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자 관객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안녕하세요. <딜런 조>에서 감독 겸 작가, 그리고 딜런 조 역할을 맡은 이시준이라고 합니다. 영화 재밌게 보셨나요?”
오랜만에 하는 무대 인사라서 그런지 조금 어색한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관객의 호응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무사히 첫 번째 무대 인사를 끝마칠 수 있었다.
관객들은 영화를 정말 재밌게 본 듯 전부 밝은 표정이었다.
‘성적도 괜찮게 나왔으면 좋겠는데….’
나는 이런 생각을 하며 다음 스케줄을 소화했고 그렇게 몇 차례 무대 인사를 반복했다.
그리고 마침내 여섯 번째 무대 인사를 끝마쳤을 때.
<딜런 조>의 첫 번째 성적표를 받아 볼 수 있었다.
[개봉 다섯 시간 만에 100만 돌파! ‘딜런 조’ 대박 흥행 조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도 많았다! ‘딜런 조’ 북미 박스 오피스 1위!] [출발이 좋은 이시준의 ‘딜런 조’, 계속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까?] [영화가 끝나고 관객도 웃었다! 극찬이 쏟아지는 ‘딜런 조’에 대한 평가] [최단 시간 1,000만 관객 신기록을 수립할 것…. 압도적인 ‘딜런 조’의 추이!] [일본에서도 반응을 얻었다! 인상적인 ‘딜런 조’의 질주!] [‘스피더’의 첫날 성적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이는 ‘딜런 조’…. 다음 목표는?]여러 기사에서 언급하고 있는 대로 <딜런 조>의 첫날 성적은 생각 이상이었다.
국내 관객 수는 영화의 사전 예매율로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해외는 달랐다.
사전 예매율만으로 성적을 판가름할 수 없는 시스템을 가진 곳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랬기 때문에 뚜껑을 열어 보기 전까지 성적을 확실히 가늠할 수 없었는데….’
<딜런 조>의 기세가 엄청났다.
이대로라면 정말 역대 영화 매출 6위를 기록한 <스피더>의 성적을 넘을지도 몰랐다.
현재 <스피더>는 거의 19억 달러에 육박하는 엄청난 매출을 기록하며 타임 코믹스 솔로 무비의 새 역사를 쓴 상태였다.
‘심지어 그냥 단순히 성적만 좋은 게 아니야.’
<딜런 조>는 타임 코믹스의 다른 작품과 다르게 작품성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었다.
재미 교포 2세의 감정을 현실적이면서도 섬세하게 담아냈다는 평가였다.
실제로 나는 <딜런 조>를 구상하며 이 부분을 가장 크게 신경 썼는데 그게 효과를 발휘한 것 같아 기뻤다.
채 하루가 지나지 않았는데 <딜런 조>가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될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었다.
항상 아카데미에서의 성과에 목말라 있는 타임 코믹스로서는 기쁜 소식이었지만 나는 그 가능성을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작품성을 신경 쓴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역시 오락성이었기 때문이다.
큰 고민 없이 기쁘게 관람할 수 있는 작품.
이것이 오랫동안 타임 코믹스가 추구한 방식이었고 나 또한 이를 따랐다.
그러니 아카데미의 성과까지 기대하는 것은 너무 큰 욕심이었다.
<딜런 조>가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리고 다행히 <딜런 조>의 흥행은 계속 이어졌고 불과 한 달 만에 역대 영화 매출 10위에 진입했다.
얼굴 천재 배우님 183화
저 자│빌리언맨
발 행 인│원스토어 주식회사
펴 낸 곳│원스토어 주식회사
출판등록│제 2016-000040
주소│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146번길 20, 원스토어 주식회사
ISBN│979-11-6795-057-4
정가│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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