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19)
얼굴 천재 배우님-19화(19/200)
얼굴 천재 배우님 019화
<체포>의 첫 방송이 끝나고.
나, 형, 그리고 아버지는 마음껏 닭한마리를 즐겼다.
야무지게 칼국수에 볶음밥까지 먹고 나니 얼큰하게 취할 수밖에 없었다.
불과 몇 시간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 이후로도 쉬지 않고 우리 세 사람은 술잔을 비웠고 결국 셋 중 가장 술이 약한 형이 취하는 것으로 자리가 마무리됐다.
취한 채 “으으.” 하고 신음성을 뱉고 있는 형을 방에 눕히고 나오니 아버지가 자리를 정리하고 있었다.
“더 마셔도 좋은데. 내일 내가 가게 오픈을 해야 하는 날이라 좀 그렇네.”
“내일 오픈이면 피곤하시겠네요. 술자리 정리는 제가 할게요. 아버지는 먼저 주무세요.”
“아니야. 같이하자. 나 하나도 안 취했어. 멀쩡해.”
워낙 일상적으로 운동을 하는 분이다 보니 확실히 세 사람 중 가장 멀쩡해 보였다.
모르긴 몰라도 운동이 간 건강 유지에도 도움을 주는 모양이었다.
아버지의 정정한 모습을 보고 있으니 나도 운동에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 16부작 촬영을 버티려면 체력도 무척이나 중요했다.
‘이제 곧 시간이 날 테니. 운동에 신경을 쓰는 게 좋겠군. 무슨 운동이 좋을까?’
그렇게 아버지와 함께 술자리를 정리하고 간단히 샤워를 한 뒤 방 안으로 들어왔다.
어느새 시간이 새벽 두 시를 향하고 있었다.
나는 컨디션 조절을 위해 그대로 잠을 청하려다가 머리맡에서 스마트폰을 찾았다.
온라인 반응을 살피지 않고는 잠들지 못할 것 같았다.
그렇게 스마트폰 화면을 밝히자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단연 <체포>와 관련된 인터넷 기사였다.
[생각지도 못한 반전! <체포>의 신인 배우가 다 했다!] [신인 배우의 뛰어난 연기력…. 시청자의 환호성 자아내다!] [주인공다웠다! 그런데 <체포>의 신인 배우는 누구? 시청자 궁금증 증폭!] [엄청난 외모에 훌륭한 연기력! 대형급 신인이 등장했다!] [드디어 공홈에 프로필 수정! 신한재 고등학생역의 배우 이름은 이시준!] [프로필 사진도 아름답다! 만찢남 이시준 연기력에 대한 계속된 찬사!]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좋았던 <체포>…. 이시준의 캐스팅으로 화룡점정!] [뒤늦게 유출된 안명현의 연기 영상, ‘이시준이라 천만다행.’] [안명현의 연기 영상과 이시준의 연기 영상 비교? 캐스팅 이유 있었네!]다행히 인터넷 기사는 호평으로 가득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연기에 대한 좋은 평가가 많아서 기뻤다.
이외에도 눈에 띄는 것은 안명현의 연기 영상이 유출됐다는 정보였다.
타이밍이 교묘한 게 왠지 제작사나 방송국 쪽의 입김이 들어간 것 같았다.
‘원래 이런 식의 유출 영상은 부정적인 이슈가 한창일 때 터지는 게 정상이지.’
하지만 안명현의 연기 영상은 특이하게도 <체포>에 대한 여론의 분위기가 반전됐을 때 유출됐다.
심지어 이 과정에서 제작사는 공홈에 내 프로필을 한발 늦게 공개했다.
<체포>의 홍보 의도가 다분히 느껴지는 행동이었다.
전략적인 행동인 것 같았다.
아닌 게 아니라, 인터넷 기사 중에는 홍보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것이 섞여 있었다.
제작사나 방송국 쪽과 긴밀한 관계가 있는 기자의 작품이 확실했다.
‘드라마의 흥행을 위해서 자극적인 홍보를 하는 것은 항상 있는 일이고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묘한 기분이 들었다.
이러한 홍보 방법을 선택한 데에는 정당한 손해 배상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 FQ에 대한 복수의 심리도 섞여 있는 듯했다.
‘새삼 돈이 얽혀 있는 곳은 무섭다는 생각이 드네. 어쨌든 인터넷 기사로는 객관적인 여론을 파악하기 힘들겠어.’
원래도 인터넷 기사라는 게 그랬다.
역시 제대로 된 반응을 확인하려면 드라마 커뮤니티를 봐야 했다.
드라마 고인물이 모여 있는 이곳이라면 그나마 <체포>가 어떤 흐름을 타고 있는지 파악하는 게 가능했다.
어느 정도 드라마가 방영되고 난 뒤에는 이곳 역시도 객관성을 잃겠지만 아직 첫 방송이 나간 뒤라 믿을 만했다.
그렇게 나는 드라마 커뮤니티에 접속했고 게시글을 빠르게 훑기 시작했다.
체포│ 그니까 이 남자가 이시준이라는 거지?
-그렇다면 사랑하지 않을 수 없지ㅠㅠ
-이렇게 잘생기고 연기 잘하는 애가 어떻게 갑자기 등장한 거지?
└내 말이ㅠㅠ 시준이를 이제야 만난 게 내 천추의 한!
└얼굴 보고 놀란 가슴 연기 보고 또 놀란다bbbb
└이러다가 송정혁, 박준민 라인의 인재가 탄생하겠던데ㄷㄷㄷ
└나는 이미 두 사람과 같은 수준이라고 생각함
└벌써 그러는 건 너무 설레발이다;; 송정혁, 박준민의 급이 있는데
└ㅇㅇ적어도 한 작품은 주연으로 성공시켜야 둘과 같은 급으로 둘 수 있을 듯
└하지만 지금 이만한 루키도 없다는 건 ㅇㅈ?
└이제 연기 좀 잘한다고 외모까지 빨아 줘야 할 필요가 없다!
└ㄹㅇ이시준은 진짜 기대가 된다 2부에서도 제발 이 정도만 해 줘라ㅠㅠ
체포│ ㅇㅁㅎ 연기 영상 보고 왔는데..
-백 번 천 번 생각해도 우리 시준이가 캐스팅돼서 다행이다
-시준아! 누나가 욕해서 미안해! 용서해 줄 거지? 고마워, 그럴 줄 알았어^^
└ㅇㅁㅎ이 주연이었으면 2부 안 보겠다는 사람 많았을 듯
└2부는 무슨;; 시준이 아니었으면 1부 중간도 못 보고 채널 돌아감
└ㅇㅁㅎ은 인성도 빻은 애가 연기도 개빻았네
└애초에 ㅇㅁㅎ을 선역에 캐스팅한 게 씹에바
└원래 이시준이 황인섭 고등학생 역이었다며? 악역에서 선역으로 진화!
└황인섭 고등학생 역을 얼마나 잘 소화했길래 내부 승격을 한 걸까ㄷㄷ
└그랬는데도 앞뒤 사정 안 보고 욕한 사람 나와! 여기 있습니다(__)
└진짜 이번에는 중립 기어를 박는 게 정답이었다 feat.후회 중
체포│ 다른 것도 다 좋았는데
-이시준이 역대급이었다
-솔직히 이시준을 보고 나니 다른 배우는 눈에 차지 않음
-어떻게 된 게 목소리까지 갓벽할 수 있는 거지?
└새벽까지 이시준의 얼굴이 아른거려서 잠을 잘 수 없음
└22222너무 잘생겼더라…. 뭔가 다른 세계의 생물 같았음
└이시준: ?? 저는 제가 인간이라고 한 적이 없는데요
└같이 연기하는 배우들의 텐션도 다른 것 같더라
└원래 배우 한 사람이 너무 잘생기면 케미가 망가지는데 이시준은 그런 게 없음
└그것도 연기력이 아닐까 생각하는 중 케미까지 연기하는 배우라니….
└겨우 1부 보고 너무 설레발 떠는 거 같지만 동나이대 최고인 것만은 확실
커뮤니티에는 비슷한 내용의 게시글이 연이어 올라와 있었다.
<체포>의 첫 방송이 시작된 밤 10시부터 지금까지 게시글은 계속 생성되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하나씩 전부 클릭해서 살펴보려다가 포기하고 제목만 훑었다.
제목만 대충 훑어봐도 얼마나 긍정적인 이야기가 오가는지 알 수 있었다.
언론에 못지않은 극찬이 쏟아지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다 보니 생각은 자연스럽게 시청률 쪽으로 이어졌다.
‘<체포>의 1부 시청률은…. 얼마나 나올까?’
음원이 차트에 몇 위로 진입하는지에 따라 앨범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듯이.
1부 시청률이 몇 %대에서 시작하느냐에 따라 드라마의 대략적인 성공을 가늠할 수 있었다.
그런 까닭에 1부 시청률이 얼마나 찍히는지는 무척이나 중요했다.
‘원래 <체포>의 1부 시청률은 2% 후반대로 별로 좋지 않았어.’
ITBC에서 방영된 드라마치고도 좋지 않은 성적이었다.
정수민 작가의 이름을 깔고 가는 만큼 기본적으로 3%대의 시청률은 나와야 했다.
그만큼 안명현으로 인한 파문이 크게 일었다는 증거였다.
‘반응이 나쁘지 않은데 이번에도 같은 결과를 받아들게 될까?’
여러 생각이 스쳤지만 확신할 수 있는 단서는 없었다.
그저 내가 합류한 만큼 조금이라도 좋은 성적이 나오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 * *
“수고하셨습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마침내 <체포>의 재촬영이 모두 끝났다.
1~2부 시청률이 잘 나와서 그런지 다들 텐션이 좋았다.
나 역시도 1~2부 시청률을 확인한 뒤 무척이나 기분이 좋아진 상태였다.
1부: 3.41%
2부: 3.76%
이게 <체포>가 첫 주에 받아든 성적표였다.
‘1부는 3% 중반으로 아슬아슬하게 기대치만 채웠지.’
하지만 2부의 시청률이 0.35% 상승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렇게 높은 폭으로 시청률이 상승한다는 것은 계속 오름세에 놓이게 된다는 뜻이었다.
심지어 <체포>의 시청자 반응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좋아지는 중이었다.
드라마 화제성에서 단번에 1위를 차지했다는 게 바로 그 증거였다.
<체포>의 클립 영상 또한 너튜브에 올라올 때마다 조회 수가 빠르게 100만에 도달했다.
100만을 넘어서 200만을 향하는 영상도 적지 않았다.
‘전부 100만씩 찍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화제성 1위가 이상하지 않지.’
<체포>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는 4부 이후로는 더 훌륭한 시청률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원래도 <체포>의 시청률이 4부 이후로 급상승했다는 걸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역시 내 눈은 틀리지 않았어. 첫 주 방송이 나가자마자 우리 시준이의 인기가 딱!”
고개를 돌려 보니 구경모와 양이듬이 그 자리에 있었다.
이걸로 또 한동안 만나기가 힘들 테니 인사를 하러 온 모양이었다.
“재촬영하느라 수고했어. 두 사람 덕분에 나도 잘 끝낼 수 있었어. 고마워.”
“고생은 무슨. 시준이 네가 제일 힘들었지. 그래도 반응이 나쁘지 않아서 다행이다.”
양이듬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댓츠 노노. 나는 조금도 걱정하지 않았지. 우리 시준이가 한 건 할 줄 알았거든. 그런 의미에서 오늘 한잔?”
그러고 보니 두 번이나 3부 분량의 촬영을 끝냈는데 술 한잔 같이하지 못했다.
구경모, 양이듬이라면 술 한잔 못 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오늘은 날이 좋지 못했다.
“나도 두 사람이랑 술 한잔하고 싶은데….”
“알아. 미안해할 것 없어. 오늘 선약 있다며. 매니저 오빠한테 얘기 들었어.”
“헐? 왜 난 못 들었지? 어떤 약속인데? 나도 알려 줘!”
“소속사 미팅. 나도 이제 갈 곳을 정해야지. 선생님이 나 때문에 좀 바쁜 모양이더라고.”
소속사가 없으니 나와 관련된 거의 모든 문의가 더블유 연기 학원 쪽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이해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체포>의 배역에 집중해야 하는 서명희가 추가 업무를 하고 있으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나도 지금처럼 반응이 오고 있을 때 좋은 대본을 받아 보고 싶었다.
구경모가 아쉬워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소속사 미팅이라면 어쩔 수 없지. 우리가 양보하는 수밖에.”
“약속 잡고 만나자. 다음 주중 시간 괜찮은 날 얘기해 봐.”
내가 마음을 먹고 이렇게 말하자 구경모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좋아했다.
“진짜? 언제가 좋을까? 나는 다음 주에 목요일 빼고 다 불가능해.”
“…목요일만 가능하다는 얘기지? 너는 무슨 말을 그렇게 이상하게 하냐?”
“바쁘지만 바쁜 척하기 싫어서 이렇게 말해 봤는데 너무 이상했나?”
“어. 완전.”
구경모나 양이듬도 꽤 바쁜 모양이었다.
확실히 두 사람은 <체포>의 출연으로 꽤 인기를 끌고 있었다.
둘 다 어린 나이치고는 연기가 좋은 배우니 당연한 일이었다.
어쩌면 이미 좋은 작품의 캐스팅 제안이나 괜찮은 광고의 모델 제안이 들어왔을지도 몰랐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구경모를 보며 눈살을 찌푸리고 있던 양이듬의 시선이 내 쪽으로 향했다.
“어쨌든 목요일이라면 나쁘지 않네. 나도 딱 그날 시간이 되거든. 시준이는?”
“나도 목요일에 가능. 아직 선약을 많이 잡지 않았거든. 그럼 그날 만나자.”
그렇게 구경모, 양이듬과 약속을 잡고 강한성 감독에게 인사를 하러 갔다.
중간중간 스태프들과 마주칠 때마다 먼저 공손히 고개 숙이는 걸 잊지 않았다.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사람이 먼저 되기로 한 만큼 항상 노력할 필요가 있었다.
“재촬영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독님.”
“어! 오셨구나. 그래요. 이시준 배우님도 고생 많았어요.”
“제가 뭘요. 감독님이 항상 가장 힘드셨죠. 이렇게 좋은 기회를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나야말로 이시준 배우님 아니었으면 이 위기를 어떻게 넘겼을까, 상상만 해도 아찔해요. 종방영 때 진하게 한잔하기로 해요. 괜찮죠?”
“영광이죠. 그럼 그때까지 한 발짝 떨어져서 <체포>를 응원하도록 하겠습니다.”
강한성 감독과는 그 뒤로도 몇 마디 말을 더 나눴다.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듯 입술을 달싹거렸는데, 끝내 특별한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
그렇게 강한성 감독까지 만나고 나니 어느새 첫 번째 미팅 시간이 다가와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재킷 주머니에 넣어 뒀던 스마트폰의 진동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네. 여보세요.”
-이시준 배우님. 저는 지금 촬영장에 도착했습니다.
“일찍 오셨네요.”
-배우님과의 미팅인데 당연히 일찍 와야죠. 그럼 근처 카페에서 뵐까요? 제가 봐둔 곳이 있는데.
첫 번째 미팅 상대는 구경모가 소속돼 있는 ‘페스타 엔터테인먼트’의 직원이었다.
얼굴 천재 배우님 19화
저 자│빌리언맨
발 행 인│원스토어 주식회사
펴 낸 곳│원스토어 주식회사
출판등록│제 2016-000040
주소│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146번길 20, 원스토어 주식회사
ISBN│979-11-6795-057-4
정가│비매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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