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192)
얼굴 천재 배우님-192화(192/200)
얼굴 천재 배우님 192화
나는 마이클 포크너와 함께 별장에 위치한 응접실로 자리를 옮겼다.
일주일간 이곳에 있었지만 응접실에 오는 것은 처음이었다.
단순히 별장이 넓어서 아직 가 보지 못한 공간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응접실은 그냥 가 볼 기회가 없었다.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마이클 포크너가 준비한 휴양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바빴기 때문이다.
중간중간 쉬는 날이 없었다면 촬영에 못지않은 빡센 스케줄을 소화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어쨌든 그렇게 처음 본 응접실은 상당히 인상적인 공간이었다.
마이클 포크너의 별장은 주인의 성격을 비추는 거울처럼 모든 공간에서 센스와 위트가 넘쳤는데.
응접실의 경우에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사무적인 느낌이 났다.
대기업 사무실에 가면 하나씩 볼 수 있는 모던한 느낌의 사무 공간.
마이클 포크너가 안내한 응접실은 딱 이런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이 역설적이게도 응접실을 특이한 공간으로 만들고 있었다.
별장의 모든 공간 중 이 응접실만 이런 느낌을 내고 있었으니까.
“여긴 좀 느낌이 다르네요.”
내가 소파에 앉으며 말을 꺼내자 마이클 포크너가 대답했다.
“네. 보통 일하는 곳으로 쓰거든요.”
“일은 서재에서 하는 거 아니었나요?”
“거기서는 음악을 듣죠. 워낙 화려한 곳이라.”
딱 한 번 구경한 적 있는 마이클 포크너의 서재는 확실히 업무를 할 만한 공간이 아니었다.
그랬기 때문에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시준 씨도 버뱅크에 별장이 있다고 했죠? 궁금하네요. 어떻게 꾸몄는지.”
“이곳에 비하면 아주 평범한 곳입니다. 출퇴근 전용으로 구입해서 모든 공간이 이 응접실처럼 인테리어돼 있거든요.”
“설마 시준 씨는 수영장에서도 일을 하는 건가요?”
“가끔이요. 그렇다고 해서 수영장 물이 0과 1로만 이뤄진 것은 아닙니다.”
“그건 참 다행이네요. 저는 좀 컴맹이거든요.”
마이클 포크너는 한쪽에 놓여 있던 무언가를 꺼내 보이며 이렇게 대답했다.
마이클 포크너가 꺼낸 것은 전부 종이로 뽑아서 책처럼 엮어 놓은 <아레나>의 대본이었다.
내가 그쪽을 바라보는 사이, 마이클 포크너 말을 이었다.
“시준 씨가 보내 준 작품은 잘 읽었습니다. 상당한 작품이더라고요. 읽자마자 단번에 <퇴마환야담>과 같은 인기를 끌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 드라마였습니다.”
“대본의 퀄리티 자체는 확실히 <퇴마환야담>보다 나을 겁니다. 이번에는 혼자 쓴 작품이 아니거든요.”
“찾아보니까 공동 작가가 예전에 시준 씨랑 <체포>라는 작품을 같이한 적이 작가님이더군요.”
“네. 작가님 덕분에 제가 데뷔를 할 수 있었죠. 비록 넷플렉스에서는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지만 충분히 능력이 있는 분이니 이번에는 결과가 다를 겁니다.”
“대본에서도 충분히 그러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본 작업은 어떤 식으로 진행하고 있나요?”
그렇게 나는 <아레나>의 대본 진행 사항을 쭉, 설명했다.
이외에도 유효성 감독이 <아레나>의 공동 연출가가 된 이유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마이클 포크너는 정수민 작가에 대해서 알아본 것처럼 이미 유효성 감독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작품까지 이미 전부 살펴본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작품만으로 파악할 수 없는 두 사람의 성격이나 작업 스타일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꺼내며 설명을 이어 나갔다.
내가 설명을 모두 마치자 마이클 포크너가 턱 끝을 매만지며 말했다.
“확실히 두 분과는 일하는 데 문제가 없겠군요. 제가 선호하는 스타일이기도 하고요. 다만 배역이 좀 아쉽네요. 제가 이래 봬도 지금껏 거의 주인공만 맡았던 사람이라….”
갑작스럽게 훅, 들어온 거절 의사.
마이클 포크너의 이야기를 듣고 나는 조금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마이클 포크너와 함께 지내며 내심 캐스팅의 가능성이 커졌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할 만큼 나와 마이클 포크너의 유대감은 일주일 사이에 꽤 많이 깊어진 상태였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마이클 포크너의 선택을 이해했다.
아직 한 작품의 서브로 내려오기에 마이클 포크너는 아까운 배우였다.
충분히 주연을 맡을 수 있는 인물이었고 실제로 러브 콜이 끊이지 않았다.
게다가 지금 타이밍에 서브로 내려온다면 자칫 이러한 이미지가 굳어질 수 있었다.
마이클 포크너로서는 가장 원치 않을 게 분명한 상황이었다.
‘어쩔 수 없나.’
이런 생각을 하는 사이.
마이클 포크너가 말을 이었다.
“사실 한국어를 배워야 한다는 것도 좀 부담스럽더라고요. 상당히 익히기 힘든 언어라고 들었거든요. 한국어를 능숙하게 해내지 못했을 때 <아레나>를 주로 시청할 한국 팬의 반응도 걱정이고요.”
역시나 마이클 포크너의 반응은 나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렇다면 굳이 오래 시간을 끌지 않고 깔끔하게 물러나는 것이 나았다.
바짓가랑이를 붙잡는다고 해서 마이클 포크너의 마음을 돌릴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두 번 고민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
“마이클 포크너의 뜻은 알겠습니다. 사실 이런 부탁을 드리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걸….”
하지만 나는 끝까지 대답하지 못했다.
마이클 포크너가 불쑥, 다른 이야기를 꺼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번쯤은 다른 도전을 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네?”
“주인공만 맡던 사람이 서브 역할을 맡고 영어로만 연기를 하던 사람이 한국어로 연기를 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한 거죠.”
“그럼 설마….”
“네. <아레나>에 출연하겠습니다. 펠리 역할로.”
생각지 못한 반전.
마이클 포크너의 <아레나> 출연을 확정하는 순간이었다.
* * *
마이클 포크너의 캐스팅 이후.
나머지 역할에도 배우들이 빠르게 합류했다.
마이클 포크너처럼 스스로를 낮추고 계약서에 사인해야 하는 배우가 없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아레나>에는 이주연, 구경모, 양이듬, 공형준, 이미화가 합류했다.
이주연은 소리샘 때부터 알고 지냈던 배우였고.
구경모, 양이듬은 <체포> 때 인연을 맺고 현재도 절친으로 지내는 사이였으며.
공현준, 이미화는 <사랑을 캐스팅하겠습니다>에서 함께한 뒤 지금까지 연락을 자주 하는 관계였다.
이외에도 <딜런 조>의 핵심인 서명희, 지정현, 박준, 신디가 특별 출연 제안을 받아 줬다.
팬들에게 알려진다면 큰 환영을 받을 만한 소식이었다.
그리고 국내 배우뿐만이 아니라 해외 배우 또한 다수 출연을 확정했다.
<아레나>는 해외 배우를 국내 작품에 출연하게 해 콘텐츠의 중심을 이쪽으로 가져와 보자는 목표가 있었다.
그러니 다수의 해외 배우 출연은 당연한 일이었다.
목적에 부합하려면 마이클 포크너 외에도 이름값이 높은 배우가 많이 필요했다.
그렇게 루가노 보나벤투라, 낸시 크루쉬커, 마크 톰슨, 케빈 베이커가 캐스팅 제안을 받아들였다.
각각 루가노 보나벤투라와 낸시 크루쉬커는 <세이크리드: 혼돈의 서막>에서, 마크 톰슨과 케빈 베이커는 <히어로즈> 페이즈 4에서 인연을 맺은 배우들이었다.
또 해외 배우 중에서도 특별 출연을 확정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 주인공은 바로 레이첼 콜리어, 길버프 라잔, 토비 가필트, 에드먼드 탤벗이었다.
네 사람 모두 한 작품의 주인공을 맡아도 부족하지 않은 할리우드 배우였기 때문에 특별 출연의 활약이 기대됐다.
이런 식으로 착착 캐스팅이 진행되는 동안.
나와 정수민 작가는 6, 7부 대본을 완성했고 이제 방송 플랫폼을 결정할 차례였다.
소속사 회의실에서 김보미가 제안서 여러 개를 내 앞으로 내밀었다.
정윤석 대표가 함께하는 자리였다.
“공중파 방송사 세 곳, 케이블 방송사 세 곳, 국내 OTT 플랫폼 두 곳, 해외 OTT 플랫폼 두 곳이 전부 <아레나> 작품 편성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김보미가 먼저 입을 열었고 정윤석 대표가 그 말을 받았다.
“특히 해외 OTT 플랫폼 두 곳이 투자 금액을 크게 부르며 적극적으로 제안했습니다. 꼭 오리지널 오픈이 아니더라도 서비스를 허락해 준다면 적지 않은 금액을 내놓겠다고 하더군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아레나>를 세계적으로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해외 OTT 플랫폼의 도움이 필수적이었다.
그리고 그런 점에서 국내 OTT 플랫폼은 일찍 후보에서 제외됐다고 볼 수 있었다.
국내 OTT 플랫폼은 두 곳 모두 해외에서 시청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편법을 사용하면 시청이 가능했지만 그것을 권장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였다.
나는 국내 OTT 플랫폼의 제안서를 찬찬히 살펴보며 해외 유통에 대한 대책을 따로 마련하지 않았음을 확인한 뒤 입을 열었다.
“일단 국내 OTT 플랫폼 두 곳은 후보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하죠. 투자 제안 금액은 <아레나>의 퀄리티를 뽑아내기에 충분하지만 아무래도 우리와는 방향성이 많이 다른 듯합니다.”
김보미와 정윤석 대표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뒤 김보미가 곧장 내 말을 받았다.
“그럼 역시 글로벌 OTT 플랫폼 두 곳과 본격적으로 협상을 벌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까요?”
김보미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공중파 세 곳의 제안서를 한 장씩 살펴봤다.
김보미와 정윤석 대표는 내가 당연히 글로벌 OTT 플랫폼 쪽에 <아레나>를 독점 서비스할 거라 확신하고 있는 듯했다.
나는 KBC의 제안서를 모두 읽고 SBC의 제안서를 새로 손에 들며 물었다.
“방송국과 플랫폼의 반응은 어땠나요? 아무것도 관여할 수 없는 꽉 짜인 기획에 당황하지 않았나요?”
보통 방송국과 플랫폼은 작품에 크게 관여하는 편이었다.
편성을 쥐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서 작품을 어디서 서비스할 것인지 정하기 전에 감독, 작가, 배우를 모두 섭외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방송국과 플랫폼 쪽에 넌지시 의향을 묻고 그쪽 입맛에 맞게 세팅하는 편이었다.
그러니 방송국과 플랫폼으로서는 <아레나>와 같은 작품을 만나는 일이 흔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조금 당황한 기색이더군요. 하지만 배우님의 이름을 듣고 전부 눈빛이 변했습니다. 자신 쪽에 작품만 서비스해 주면 뭐든지 하겠다는 반응이더군요.”
“모든 방송국과 플랫폼이 그랬나요?”
“…딱 한 곳 KBC는 잠시 난색을 표했습니다. 하지만 곧 태도를 바꿔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더군요.”
확실히 공영 방송국인 KBC는 예산을 마음대로 편성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기획안에 적혀 있는 투자 금액도 다른 방송국이나 플랫폼에 비해 적었다.
그렇게 내심 KBC와도 함께할 수 없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정윤석 대표가 넌지시 질문을 던졌다.
“설마…. 배우님은 방송국 쪽으로 가닥을 잡고 계신 건가요?”
나는 순순히 고개를 인정했다.
“네. 방송국 중에서도 특히 공중파 쪽으로 서비스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그쪽이 콘텐츠의 중심을 국내로 옮기겠다는 <아레나>의 목적에 부합할 테니까요.”
“하지만 공중파 방송국으로 가면 해외 팬들의 접근성이 너무 떨어지지 않나요?”
정윤석 대표의 말대로였다.
국내 OTT 플랫폼처럼 아예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공중파 방송국 또한 해외 팬들의 시청이 어려운 건 마찬가지였다.
국가에 따라서 판권 판매를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결국 공중파 방송국에서 서비스하는 것은 국내 OTT 플랫폼을 가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공중파 한 곳과 해외 OTT 플랫폼 한 곳의 동시 서비스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기획안을 보니…. SBC와 넷플렉스에서 서비스하는 게 좋겠군요.”
얼굴 천재 배우님 192화
저 자│빌리언맨
발 행 인│원스토어 주식회사
펴 낸 곳│원스토어 주식회사
출판등록│제 2016-000040
주소│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146번길 20, 원스토어 주식회사
ISBN│979-11-6795-057-4
정가│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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