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195)
얼굴 천재 배우님-195화(195/200)
얼굴 천재 배우님 195화
사실 <아레나>는 거의 모든 재미가 게임에서 발생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게임이 얼마나 새롭고 긴장감이 넘치느냐에 따라서 재미의 층위가 달라졌고.
실제로 웬만하면 각 부에 게임이 하나씩 나올 수 있게 드라마를 세팅하고 있었다.
그런 까닭에 게임을 어떻게 기획하고 화면에 담아야 할지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아레나>는 내가 혼자 모든 걸 해내야 하는 드라마가 아니었다.
기획 부분에서는 공동 작가인 정수민 작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촬영 부분에서는 공동 연출인 유성효 감독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그 덕분에 나는 매일 회의에 회의를 거듭하는 나날을 보내야 했다.
그나마 회의의 결과물이 괜찮게 나와서 다행이었다.
보조 작가들이나 조연출 같은 현장 스태프들 또한 여러모로 도움을 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1, 2부 촬영을 끝내고 우리는 곧장 3, 4부 촬영에 들어갔다.
3부는 게임을 종료와 함께 캡슐에서 깨어난 은우가 다짜고짜 펠리의 멱살을 잡는 것으로 시작했다.
물론 당연히 은우의 머리에는 펠리가 빠르게 뽑은 권총이 겨눠져 있었다.
펠리는 죽지 않고 살아서 돌아온 은우에 대한 반가움이 사라진, 딱딱한 얼굴로 물었다.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침착하는 게 좋을 거야. 머리에 총알이 박히고 싶지 않으면.”
“5개의 종목이 있었고 마지막에 사람이 죽었어.”
“…재수 없게 10%의 확률이 터졌군. 어떻게 살아남은 거지? 바닥에 놓여 있는 총을 주워 다짜고짜 사람을 죽일 것 같은 냉혈한처럼은 보이지 않았는데.”
“그래서 공략법을 알려 주지 않은 건가? 사람을 죽여야 한다면 내가 캡슐에 들어가지 않았을 테니까?”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생각했으니까. 내 말이 틀렸어?”
“맞아. 사람을 죽인 것은 내가 아니었어. 가면을 쓰고 다니는 이상한 놈이 우리가 방심하도록 분위기를 몰고 간 두 사람을 죽였어.”
“뭐? 가면을 쓰고 다니는 놈이 거기 있었다고? 자세히 이야기해 봐.”
그렇게 은우는 펠리에게 게임 속 사건을 자세히 설명했고 그 과정에서 가면 사내의 이름이 휴이라는 걸 알게 됐다.
“보통 주기적으로 캡슐에 몸을 맡기는 사람은 두 가지 부류야. 게임이 아니면 돈을 벌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한 사람이거나 게임 속에서 원래의 세상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찾으려는 사람.”
“휴이는 어느 쪽이지?”
“둘 다 아니야. 게임에 접속한 사람을 그저 재미로 죽이는 사람. 휴이는 아레나의 모두가 인정하는 머더러야.”
이런 식으로 휴이의 정체까지 어느 정도 파악한 은우는 펠리가 사과의 의미로 코인 하나를 양보해 줬기 때문에 게임 공략법을 익힐 수 있는 추가적인 시간을 벌었다.
놀랍게도 펠리가 공략법을 알려 주지 않은 두 가지 게임 또한 남을 죽여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규칙을 가지고 있었다.
세 개의 팀 중 하나의 팀만 살아남는 팀 멸망전.
전체 참가자 중 단 한 사람만 살아남는 개인 멸망전.
이렇게 두 가지 게임이 더 있던 것.
두 가지 멸망전은 날씨, 지형, 습득 가능 무기 등이 모두 랜덤하게 등장했기 때문에 맞춤 공략법이 필요했고 외워야 할 것이 많았다.
이런 점에서 이틀이라는 시간은 조금 촉박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또 한 번 10%의 확률로 두 가지 게임이 등장할 수도 있었으니까.
“10%도 넉넉하게 잡은 거야. 처음 다섯 판에서 누굴 직접 죽여야 하는 게임이 나오는 경우는 정말 거의 없다고.”
하지만 은우는 이미 10%의 확률을 돌파한 인간이었고.
아니나 다를까, 캡슐에 접속한 은우의 눈앞에는 또 한 번 팀 멸망전의 규칙이 떠올랐다.
이것이 바로 3부의 엔딩이었다.
그렇게 이어지는 <아레나> 4부.
4부는 은우가 팀 멸망전에서 활약하는 내용을 주로 다뤘다.
은우는 또 한 번 10%의 확률을 뚫고 누군가를 죽여야만 하는 게임에 참가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팀원 중 이 게임의 규칙을 모르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걸 깨닫고 정신을 차렸다.
총 여섯 명의 팀원 중 한 사람이 게임의 규칙을 모르는 신입이었던 것.
은우는 조용히 신입을 끌어 주며 팀 멸망전의 공략법을 되새겼다.
다행히 이틀간 암기한 내용 중 이 맵의 공략법이 들어 있었고 팀원들은 은우 덕분에 수월하게 좋은 무기와 많은 식량을 얻었다.
그 과정에서 이 맵의 위험 요소인 겨울 늑대를 만났지만 이마저도 은우의 기지로 이겨 냈다.
겨울 늑대는 그 자체로도 상대하기 껄끄러운 맹수였지만 무기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위치가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싸움을 피하는 게 최선이었다.
위기 끝에 안전하게 거점까지 확보한 은우의 팀은 다른 두 팀이 먼저 교전을 벌이기를 기다렸다가 어부지리로 승리하는 작전을 세웠다.
그렇게 고요함 속에서 긴장감이 고조되는 시점.
팀원 한 사람과 거점을 수색하던 은우는 수상한 문구를 발견했다.
[우리의 적은 인간이 아니라 짐승이 된 인간과 짐승, 그 자체였다.]이 문구만이 아니었다.
사실 은우의 눈에는 이외에도 수상한 점이 많이 보였다.
스스로 규칙을 찾아내야만 게임을 공략할 수 있는 튜토리얼을 체험한 덕분이었다.
성벽의 낮은 위치에 나 있는 구멍.
산의 지형이 상세히 그려져 있는 지도.
덩치 큰 포유류를 잡는 데 사용하는 덫.
양념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고기류 식량.
이 모든 게 꼭 겨울 늑대를 상대하는 데 사용되는 물건 같았기 때문이다.
‘분명해! 이 게임에는 히든 룰이 있어!’
이렇게 확신한 은우는 팀원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팀원들은 반신반의했지만 남을 죽이는 게 껄끄러운 사람이 대다수였기 때문에 은우의 생각을 따르기로 했다.
그렇게 은우는 거점에 숨어 있던 다른 팀 중 한 곳에 어렵게 접촉해 자신이 알아낸 히든 룰을 전달했다.
히든 룰이 적힌 쪽지를 화살에 묶고 성벽 너머로 쏘아 보낸 것.
어떻게 히든 룰을 알아냈는지 상세한 설명이 적혀 있는 쪽지였기 때문에 다른 팀에서도 어느 정도 수긍하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를 끌어들여서 사냥하려는 게 아닐까, 의심스럽군요.
은우는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 주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먼저 겨울 늑대의 사냥을 시작했고 그 덕분에 은우와 접촉한 팀이 마음의 문을 열었다.
그쪽에서도 거점 밖으로 나가 겨울 늑대를 사냥하기 시작한 것.
겨울 늑대를 사냥하는 총소리를 들으며 은우와 팀원들은 환호했다.
그리고 이제 한 팀만 더 설득한다면 아무도 죽지 않고 이 게임을 클리어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다.
하지만 희망은 순식간에 절망으로 바뀌었다.
총소리를 듣고 남은 한 팀이 은우와 접촉한 팀을 습격했기 때문이다.
뒤늦게 은우의 팀이 총소리가 들린 곳으로 달려갔지만.
두 눈에 들어온 것은 여섯 사람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참혹한 풍경이었다.
그렇게 은우와 팀원들이 절망에 빠진 채 망연자실해하고 있을 때.
또 한 번 틈을 놓치지 않고 매복해 있던 적이 은우의 팀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결국 어깨에 총을 맞은 채 쓰러진 은우는 눈앞에서 팀원이 모두 목숨을 잃는 광경을 목격했고 삶을 포기한 채 눈을 감았다.
그리고 들리는 총소리.
탕, 탕, 탕!
하지만 은우는 어쩐 일인지 고통이 느끼지 못했고.
눈을 천천히 떠 보니 같은 팀원에게 목숨을 잃고 있는 마지막 팀의 모습이 보였다.
같은 팀원을 거침없이 사살하는 사람.
그 사람은 놀랍게도 휴이였다.
탕, 탕, 탕!
은우는 휴이의 모습을 확인하자마자 정신이 번쩍, 드는 느낌을 받았고 서둘러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도망쳤다.
그 과정에서 휴이가 쏜 총알이 뺨을 스쳤지만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계속 달렸다.
그렇게 운 좋게 팀의 거점으로 되돌아온 은우는 지도와 여분의 무기를 챙겨서 산으로 달려갔고.
결국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겨울 늑대를 발견했다.
어미 늑대 한 마리와 새끼 늑대 세 마리.
가정을 이루고 있는 겨울 늑대의 모습을 보며 은우는 잠시 마음이 흔들렸지만.
휴이가 가까운 곳에서 추격하고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거침없이 방아쇠를 당겼고.
은우의 생각대로 모든 겨울 늑대가 목숨을 잃자 히든 룰이 적용돼 게임이 종료됐다.
게임이 종료되는 바로 그 순간.
은우의 모습이 사라지고 은우가 있던 자리에 휴이가 쏜 총알이 지나가는 게 4부의 엔딩이었다.
“컷! 오케이!”
* * *
그렇게 4부까지 촬영을 모두 마쳤고 마침내 <아레나>의 작품 정보가 공개됐다.
출연진과 대략적인 줄거리가 담겨 있는 작품 정보였다.
여전히 정보가 극히 제한되어 있는 상황.
하지만 팬들은 이 정도의 정보만으로도 <아레나>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였다.
작품 정보를 보고 나니 어째서 <아레나>에 해외 배우가 캐스팅됐는지 알 것 같다는 반응이었다.
그리고 그중에는 내가 왜 <아레나>와 같은 작품을 제작하고자 했는지 정확히 추측하는 댓글 또한 존재했다.
-뭔가 한국식으로 자신의 세계관을 창조한 느낌ㄷㄷㄷ
-오? 나만 그렇게 생각한 게 아니구나 나도 딱 그렇게 느꼈는데….
-딜런 조 찍으면서 어지간히도 타임 코믹스가 부러웠던 듯ㅋㅋㅋㅋ
-근데 지금껏 너무 영어권 국가로 영화나 드라마가 만들어진다는 느낌이긴 했음
-나도 그런 생각한 적 있음 아마도 이시준은 그걸 바꾸고 싶었던 듯ㅇㅇ
-약간 세계 드라마 시장의 중심을 한국으로 옮겨 보겠다?
-이미 한국 드라마가 세계 최고 아니냐 넷플렉스 맨날 한국 드라마가 씹어먹잖아
-문제는 그렇게 씹어먹고 영어권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하게 된다는 것ㅋㅋㅋ
-그럼 세계 공용어인 영어로 연기를 해야지 뭐 다른 방법이 있나;;
-세계관을 어떻게 창조하느냐에 따라서 다르지 한국어가 공용어인 세상도 있을 거 아냐
-나는 외국인이 한국말 하는 거 왜 이렇게 어색하지? 약간 서프라이즈 재질인 듯
-요즘 한국말 잘하는 외국인 많음 그리고 그게 어색하다? 오히려 그거야말로 편견
-그게 왜 편견이야;; 자주 들어 보지 않으면 어색할 수도 있는 거지;;
-어색할 수도 있음 하지만 문화의 중심이 되려면 한국인도 외국인이 한국어 하는 데 익숙해져야 함
-확실히 외국인이 한국말 쓰는 거 익숙해지려면 이런 작품이 많아야 할 듯ㅋㅋㅋ
-이시준은 이런 부분에서 다른 사람보다 생각이 깨어 있는 거 같다…. 괜히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게 아닌 듯….
-애초에 이시준이 아니면 이런 작품 만들 생각도 하지 못함ㅋㅋㅋ 괜히 이시준 띄워 줄 것 없음ㅋㅋㅋ
-이시준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인데 때마침 이시준이 해 주고 있으니 오히려 칭찬받아야 마땅한 일 아니냐;;
-이시준은 정말 장점이 많은 배우이자 감독이자 작가이지만 그중 시대를 읽어내는 능력이 압도적인 듯
-아직 드라마 안 나왔다 겨우 작품 정보만 보고 너무 설레발 치지 말자;;
-그래서 아레나는 어디서 방영된다는 거임? 공중파임?
중간중간 부정적인 의견도 섞여 있었지만 나는 이것이 꼭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모든 게 관심이었고 중요한 것은 작품이었다.
작품으로 재미를 주고 내 생각을 보여 줄 수 있는 것.
이 부분에만 집중하면 되는 일이었다.
5, 6부 촬영이 진행되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이러한 생각대로 <아레나>가 잘 만들어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얼굴 천재 배우님 195화
저 자│빌리언맨
발 행 인│원스토어 주식회사
펴 낸 곳│원스토어 주식회사
출판등록│제 2016-000040
주소│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146번길 20, 원스토어 주식회사
ISBN│979-11-6795-057-4
정가│100원
※ 이 책은 원스토어 주식회사가 저작권자와의 계약에 따라 발행한 것으로 당사의 허락 없이 무단 복제하거나 배포하는 것은 저작권법에 의해 금지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