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199)
얼굴 천재 배우님-199화(199/200)
얼굴 천재 배우님 199화
<아레나> 10부는 은우가 어떻게든 개인 멸망전의 히든 룰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담겨 있었다.
당연하게도 히든 룰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애초에 쉽게 찾을 수 있다면 이런 식으로 규칙을 따라서 서로 죽고 죽이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테니까.
심지어 게임은 서로를 죽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드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마치 경고하는 것처럼 사방에서 반투명한 글씨가 떠올라 규칙을 상기시켜 주는 것은 기본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동 제한 구역이 하나씩 늘어나며 플레이어의 움직임을 묶었다.
만약 이를 어기고 이동 제한 구역에 진입할 경우 목숨을 잃는 규칙이었다.
서바이벌 게임에 흔히 등장하는 규칙이었지만 이것을 실제로 경험하는 것은 아무래도 압박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런 까닭에 내부에서는 점차 불온한 움직임이 감지됐다.
은우를 어떻게든 제거해 게임을 정상화시키려는 집단이 생겨난 것이었다.
그리고 이에 호응하듯 새로운 규칙이 생겨났다.
일주일 안에 첫 번째 사망자가 생기지 않는다면 모두가 즉살한다는 규칙이었다.
이 규칙은 어떻게든 은우를 제거하려고 마음을 먹은 사람들에게 명분을 주었고 곧장 그것을 실행하도록 만들었다.
그렇게 은우는 우라늄 수류탄을 빼앗기고 암살을 당할 위기에 처했지만 간신히 극복했다.
은우를 지지하는 오크, ‘쿠르칸’이 해당 집단의 계획을 밀고했기 때문이다.
결국 10부는 쿠르칸 덕분에 반대 세력을 제압하고 마침내 히든 룰의 단서를 찾아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컷! 오케이!”
그리고 나는 10부까지 촬영을 순조롭게 끝마칠 수 있었다.
촬영이 끝나자마자 한쪽에 서서 내 연기를 구경하고 있던 마이클 포크너가 내 쪽으로 다가왔다.
“오늘도 끝내주네요. 어째서 유성효 감독이 현신을 운운했는지 확실히 알 것 같아요. 딱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마이클 포크너의 칭찬을 들으며 나는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위기라고 생각했던 메소드 마스크의 분실이 인지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던 마지막 한계의 벽을 허물었어.’
메소드 마스크로 연기 연습을 할 때.
나는 내가 분석한 대로 완벽하게 구현된 배역의 몸에 빙의해 그 인물의 행동, 표정, 말투, 감정을 익히는 데 집중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이러한 연습 방식에 조금의 의문도 품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었다.
메소드 마스크의 연습 방식을 따르면 내가 치밀하게 연구한 배역을 연기로써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것은 모방에 지나지 않았다.
근본적으로 메소드 마스크로 탄생한 인물은 내 분석에 기반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배역의 모든 행동도 내 계획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결국 아무리 연습해도 내가 연기할 수 있는 배역 완성도의 한계는 99.9%에 불과했다.
물론 이것만 해내도 배우로서는 최고의 대우를 받을 수 있었다.
실제로 나는 칸 영화제, 아카데미 시상식, 에미상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러나 진정한 배우라면 99.9%의 연기로 만족해서는 안 됐다.
칸 영화제, 아카데미 시상식, 에미상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지 못한 배우였다면 99.9%의 연기를 해내기 위해 노력하는 게 맞았다.
아직 도달하지 못한 지점을 향해 노력하는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나는 이 모든 영예를 누렸고 그랬기 때문에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연기를 선보여야 했다.
끝끝내 그 지점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보여야 했다.
그게 배우로서의 숙명이었고 사명이었다.
그런 점에서 메소드 마스크의 분실은 나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단순히 내가 분석한 대로 인물을 완벽하게 연기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메소드 마스크가 사라진 뒤.
나는 내가 머릿속에 그려 놓은 대로 완벽하게 연기를 펼칠 수 없었다.
계속해서 미묘하게 뭔가가 어긋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단순히 그것은 내가 몸치라서 그런 게 아니었다.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면서 나는 이제 어느 정도 몸을 쓰는 방법을 익힌 상태였다.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일정한 패턴을 뼛속 깊이 새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나는 이제 행동, 표정, 말투, 감정이 각자 따로 어색하게 움직이지 않았다.
원하는 행동에 맞춰서 표정, 말투, 감정이 자연스럽게 따라붙었다.
표정, 말투, 감정 역시 마찬가지였다.
무엇을 앞세워도 이제 나는 어색하지 않게 연기를 펼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익숙해진 연기가 완전한 모방의 수준에 도달하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내가 지금껏 완전한 모방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메소드 마스크의 존재 덕분이었다.
100번을 시도해도 한 치의 오차가 발생하지 않는 연기.
이것을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메소드 마스크의 빙의 기능뿐이었다.
카메라를 켜 놓고 연기를 연습하는 방식으로는 이게 불가능했다.
미묘하지만 분명 조금씩 차이가 있는 연기를 펼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처음 7, 8부를 찍을 때만 해도 나는 이 사실이 불안했다.
하지만 8부 촬영 도중 마이클 포크너와 유성효 감독에게 뜻밖의 칭찬을 들은 뒤 생각이 바뀌었다.
오히려 현 상황을 잘 이용한다면 더 좋은 연기를 펼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나는 카메라 테스트 방식으로 연기 연습을 하면서 오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
연습을 거듭할수록 오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게 의미가 없다는 것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연습 방식을 위한 새로운 기준이 필요했고.
그렇게 나는 ‘시청자가 은우의 이러한 행동을 인정해 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연습하기 시작했다.
내 딴에는 오차를 줄일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차선책이었다.
시청자한테 용인되는 수준이라면 연기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러한 방식이 오히려 더욱더 완전한 은우가 되는 데 도움이 되고 있었다.
9, 10부 촬영을 같은 방식으로 준비하고 또 한 번 현장에서 칭찬을 받으며 나는 이 사실을 확신했다.
마이클 포크너와 유성효 감독의 말대로 가끔 은우가 내 몸에 현신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메소드 마스크로 연습할 때는 받지 못했던 느낌.
나는 이러한 느낌을 받으며 메소드 마스크가 사라진 것이 어쩌면 호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 11, 12부 촬영을 앞두고 있는 지금.
나에게는 한 가지 욕심이 생겼다.
그것은 11, 12부의 모든 씬을 은우가 현신한 상태로 연기하고 싶다는 욕심이었다.
새로운 방식이라면 이것이 가능할지도 몰랐다.
* * *
<아레나> 11부는 마침내 은우가 개인 멸망전의 히든 룰에 점차 다가가는 모습을 그렸다.
그리고 그 결과, 현 상황에 불만을 품고 있던 플레이어들 또한 점차 마음이 은우 쪽으로 기울었다.
그렇게 은우가 찾아낸 개인 멸망 전 히든 룰.
그것은 놀랍게도 ‘최후 1인의 희생’이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떠한 희생을 치러야 하는지 그 방법까지는 알아내지 못했다.
그 방법을 알기 위해서는 맵 정중앙에 있는 탑의 지하실로 홀로 내려가야 했다.
지금까지 은우가 발견한 단서들이 모두 탑의 지하실을 가리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지하실을 홀로 탐험하는 것이야말로 최후 1인의 희생이라는 조건을 충족하는 히든 룰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제가 직접 가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그렇게 은우는 플레이어 중 가장 믿을 만한 쿠르칸에게 우라늄 수류탄을 맡기고 탑의 지하실로 걸음을 옮겼다.
누군가 우라늄 수류탄으로 플레이어의 공격 성향을 억제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쿠르칸에게 신신당부의 말을 남기고 지하실로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은우.
마침내 은우가 최후 1인의 희생이 무슨 뜻인지 깨달았을 때.
다른 플레이어들을 감시하고 있는 쿠르칸의 모습으로 화면이 바뀌었고 쿠르칸이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중얼거렸다.
“역시 가짜였군.”
그렇게 가짜 우라늄 수류탄의 이모저모를 살피던 쿠르칸은 차고 있던 팔찌를 손목에서 빼냈다.
그와 동시에 쿠르칸의 모습이 점차 휴이의 모습으로 변했고 휴이는 가짜 우라늄 수류탄의 핀을 뽑아 플레이어들 사이에 던졌다.
“으아악!”
“갑자기 뭐야!”
가짜 우라늄 수류탄이 터질까 혼비백산하는 플레이어들.
그런 플레이어들에게 휴이가 총을 마구 난사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11부가 엔딩을 맞이했다.
그리고 <아레나>의 마지막 12부는 은우와 휴이의 대결을 그렸다.
은우는 위쪽의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감을 깨닫고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은우는 또 한 번 휴이에게 목숨을 잃은 플레이어의 시체를 마주해야 했다.
휴이는 은우가 분노하는 모습을 한쪽에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가 입을 열었다.
“너무 자주 속는군. 이번에는 꽤 재밌는 장난감이 나타난 줄 알았는데.”
휴이가 어째서 지금껏 은우를 직간접적으로 살려 줬는지 알 수 있는 대사.
그 대사를 들은 은우는 분노를 참지 못한 채 휴이에게 달려들었고 두 사람은 본격적으로 최후의 대결을 벌이기 시작했다.
결국 최후의 대결은 혈투 끝에 은우가 바닥에 떨어져 있던 가짜 우라늄 수류탄으로 휴이의 가면을 쪼개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그리고 이 장면이 형의 얼굴이 공개되는 <아레나>의 가장 충격적인 부분이었다.
그렇게 마지막 대결의 승자가 된 은우.
이러한 은우를 보면서 휴이가 물었다.
“기분이 어때? 이제 곧 살인자가 될 텐데?”
그러자 은우가 미소를 지어 보이며 대답했다.
“조금 기분이 이상하긴 하네. 나도 내가 이런 식으로 나를 죽이게 될 줄 몰랐거든.”
은우의 대답에 휴이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그와 동시에 뭔가 일이 심상치 않게 돌아감을 느끼고 뭐라 소리를 지르려고 했지만.
은우는 아무 망설임 없이 자신의 목을 찔렀다.
최후 1인의 희생.
이것은 최후 1인의 자격이 있는 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을 뜻했고.
은우의 활약 덕분에 휴이에게 죽음을 맞이했던 플레이어들이 모두 살아나는 것으로 <아레나>가 최종적으로 마무리됐다.
은우 또한 캡슐에서 무사히 깨어났다.
* * *
그리고 나에게도 11, 12부 촬영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메소드 마스크가 사라진 상태로 나는 새로운 연기의 꿈을 꿨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다.
<아레나> 12부, 내가 가장 공을 들여서 준비했던 은우가 휴이의 가면을 부수는 장면.
사실 <아레나> 내내 휴이가 쓰고 있던 가면은 메소드 마스크의 형상을 본떠 제작한 것이었다.
처음에만 해도 그저 재미로 이러한 결정을 내렸는데 어쩌다 보니 이게 더 이상 장난이 아니게 됐다.
극 중 은우로서 휴이의 가면을 부수는 그 순간.
내 몸 전체를 관통했던 짜릿한 기분이 그 사실을 증명했다.
그렇게 나는 메소드 마스크의 잔재로부터 완전히 벗어났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제 메소드 마스크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이야기와 함께 완전히 사라졌구나.’
홀로서기의 결과.
나 또한 그것이 궁금했다.
얼굴 천재 배우님 199화
저 자│빌리언맨
발 행 인│원스토어 주식회사
펴 낸 곳│원스토어 주식회사
출판등록│제 2016-000040
주소│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146번길 20, 원스토어 주식회사
ISBN│979-11-6795-057-4
정가│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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