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23)
얼굴 천재 배우님-23화(23/200)
얼굴 천재 배우님 023화
[Sijun][10:11] 나 지면 촬영하러 왔음 [단답맨][10:12] 지면 촬영? 광고야? [Sijun][10:12] ㅇㅇ센수스 [단답맨][10:12] 센수스 좋지 [산사나이][10:12] 우리 작은아들! 드디어 광고 촬영도 하는구나! [Sijun][10:12] (부끄러워하는 이모티콘) [Sijun][10:12] 지면 촬영 꿀팁 같은 게 있을까? [단답맨][10:13] 그딴 게 어딨어 [Sijun][10:13] 왜 있으면 하나 털어놔 봐 오랜만의 광고라서 떨린단 말이야 [산사나이][10:13] 오랜만? 작은아들…. 나 몰래 뭐 다른 광고도 찍었던가 [Sijun][10:14] 실수예요ㅋㅋㅋ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선다고 말한다는 걸 그만ㅋㅋㅋ [산사나이][10:14] 아 난 또^^ 좋은 일 있으면 꼭 말해 줘! 파티해야지! [Sijun][10:14] 네ㅎㅎ 그럴게요ㅎㅎ [Sijun][10:14] 그래서 형은 진짜 꿀팁 안 가르쳐 줄 거야? [단답맨][10:14] 그냥 서라는 데 서서 [Sijun][10:14] 오 좋아 좋아 톱모델의 꿀팁! [단답맨][10:15] 카메라를 똑바로 응시해 [Sijun][10:15] …그리고? [단답맨][10:15] 끝이야 [Sijun][10:15] 끝이라고? 정말 그게? [단답맨][10:15] DNA is the best* * *
“…….”
지면 광고 촬영 직전.
나는 긴장을 풀기 위해 가족 단톡방에 센수스의 화장품 모델이 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내가 말문을 트지 않으면 가족 단톡방이 너무나도 조용했기 때문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런 식으로 대화를 거는 편이었다.
‘겸사겸사 지면 광고 촬영의 꿀팁도 얻을 생각이었지.’
중간에 말실수하는 바람에 조금 당황하는 순간이 있긴 했지만 나름대로 대화를 잘 이끌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DNA is the best라니.
형의 대답이 너무나도 뜻밖이었다.
진심으로 하는 얘기일까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내가 형에게 진심이냐고 물으려고 할 때 누군가 먼저 답장을 보냈다.
[산사나이][10:17] ㅋㅋㅋ역시 우리 큰아들은 센스쟁이ㅋㅋㅋ아버지의 답장이었고 이러면 진심이냐고 물을 수 없었다.
나는 후, 하고 한숨을 내쉰 뒤 스마트폰의 화면을 껐다.
애초에 형에게 뭔가를 기대한 게 잘못이었다.
“배우님? 무슨 일 있으십니까?”
내 한숨 소리를 들었는지 함께 대기하고 있던 여경찬이 말을 걸었다.
매니저로서 이런 자리를 함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기에 나는 의아함 없이 대답했다.
“아뇨. 그냥 평범한 형제끼리의 대화입니다. 제 위로 형이 하나 있거든요.”
“아아. 형과의 대화라면 어떤 느낌인지 알죠. 저도 형이 있어서.”
“힘들겠네요.”
“힘듭니다. 어찌나 요구 사항이 많은지. 배우님은요?”
“이쪽은 너무 무뚝뚝한 게 탈이에요. 여러모로 챙겨야 하거든요.”
“무뚝뚝한 것도 문제가 되는군요. 그나저나 배우님의 형이라니 궁금합니다. 잘생겼나요?”
여경찬의 질문을 듣자 또 한 번 DNA is the best라는 문장이 떠올랐다.
나도 모르게 인상을 쓴 것인지 여경찬이 사과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사생활을 캐묻는 것처럼 느껴졌다면 죄송합니다. 더는 묻지 않겠습니다.”
여경찬은 매니저로서 경력이 많지 않지만 나름대로 눈치가 있는 인물이었다.
지난 몇 주간 함께하면서 파악한 여경찬의 특징이었다.
나는 여경찬이 더 물러나기 전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서둘러 대답했다.
“아아. 그런 게 아니에요. 마음에 들지 않는 얼굴이 생각나서 인상을 쓴 겁니다. 형은…. 잘생겼습니다.”
확실히 형은 모델로서 거침없이 성장하고 있었다.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일했고 파리 패션위크 참가를 위해 출국 날짜까지 받아 놓은 상태였다.
아마 파리 패션위크 참가 후에는 누구도 형이 톱모델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게 분명했다.
“역시 그렇군요. 하긴 배우님의 형이 못생긴 것은 상상이 되지 않네요. 그나저나 대본은 좀 읽어 보셨나요?”
센수스의 광고 계약이 진행되는 동안.
<체포>는 짧은 여정을 뒤로하고 막을 내리기 직전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벌써 <체포>의 출연자들에게는 새로운 대본이 물밀 듯이 들어오고 있었다.
특히 3부까지 활약한 고등학생 역의 배우들에게 대본이 많이 가고 있었다.
고등학생 역의 배우들이 연기를 잘해서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아무래도 촬영을 끝낸 이쪽이 대본을 검토하기에 더 여유로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체포>가 잘되고 있어서 그런지 좋은 작품이 많이 들어왔더라고요. 지금 하나씩 꼼꼼히 검토하고 있습니다.”
“배우님이 좋은 연기를 보여 주셔서 그런 거죠. 새로운 대본을 들고 왔으니 그것도 함께 검토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좋은 대본을 받아 보기 위해서 소속사를 구했지만 이 정도일 줄 몰랐다.
그만큼 엄청난 숫자의 대본이 매일 들어오고 있었다.
심지어 오디션 없이 캐스팅을 제안하는 곳도 존재했다.
‘물론 그런 경우에는 배역이 조금 약하지. 작품이 약하거나.’
빠르지 않더라도 차근차근 도약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런 점에서 나는 최대한 신중히 작품을 선정해 오디션을 준비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여경찬에게 이따 집에 도착하면 대본을 내려 달라고 부탁할 때였다.
“이시준 배우님! 여기 계셨네요!”
사업기획팀장 김보미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고개를 돌려 보니 김보미의 옆에는 처음 보는 사람이 서 있었다.
나는 단번에 그 사람이 이번 지면 촬영의 사진작가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팀장님. 현장에 나오신 줄 몰랐네요. 미리 알았으면 인사를 갔을 텐데.”
“이렇게 제가 먼저 찾아오면 되죠. 그리고 찾아오고 싶어도 못 왔을 거예요.”
“그런가요?”
“네. 이쪽에 사진작가님이랑 같이 있었거든요. 인사하세요. 안세미 작가님이에요.”
나는 묘하게 굳어 있는 안세미를 향해서 꾸벅, 고개를 숙였다.
“처음 뵙겠습니다. 이시준입니다. 오늘 촬영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내가 이렇게 인사를 했음에도 금방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정적 속에서 의아함을 느끼고 있을 때 안세미가 중얼거렸다.
“완벽한 피사체….”
그러더니 혼자 화들짝, 놀라며 뒤늦게 내 인사를 받았다.
“실례했습니다. 사진작가 안세미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분위기가 어색해질 수도 있는 상황.
김보미가 노련하게 끼어들었다.
“안세미 작가님…. 우리 배우님이 너무 잘생겨서 놀라셨구나?”
분위기 환기를 위해서 장난스럽게 한쪽 눈까지 찡끗하며 말을 걸었다.
그러자 안세미가 미리 안면을 튼 김보미의 말에 격하게 공감했다.
“TV 화면으로 봤을 때도 잘생겼다고 생각했는데 실물은 정말 놀랍네요.”
“TV 화면이랑은 비교도 안 되죠? 저도 우리 배우님을 처음 봤을 때 기절했다니까.”
둘은 나를 앞에 두고도 한참 내 외모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았다.
여러 반응을 겪으며 이런 쪽으로는 항마력이 꽤 높은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찌나 주접을 떠는지 도저히 부끄러워서 견딜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칭찬 감옥에 갇히다 못해 옥살이를 비관해 자살하고 싶은 충동에 이르렀을 때.
결국 참지 못하고 두 사람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저기…. 촬영은 언제쯤 시작할까요?”
그제야 안세미가 칭찬 감옥 교도관의 직함을 벗어던지고 본업으로 돌아왔다.
“많이 기다렸죠? 죄송합니다. 지금 곧장 시작할게요.”
안세미는 사진작가의 모습으로 컨셉을 전달하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센수스의 임 부장이라는 사람과 한 팀장이라는 사람이 등장해 한 번 더 촬영이 지연됐지만.
광고주의 방문은 자연스러운 일이었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마침내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됐고 나는 욕조, 소파, 침대를 소품 삼아 여러 장의 사진을 찍었다.
어쩐 일인지 안세미는 내가 주어진 소품을 가지고 카메라를 똑바로 응시했을 뿐인데도 별다른 포즈를 요구하지 않았다.
‘형의 조언대로 그냥 가만히 카메라만 응시하면 되는 거였나?’
회귀 전에도 비슷한 촬영을 진행한 적 있었는데 이런 느낌이 아니었다.
다양한 표정과 포즈에 대한 요구 사항이 많았다.
그런 까닭에 뭔가 의아한 기분이 들었지만 프로 사진작가인 안세미가 알아서 잘 처리할 거라 생각하며 촬영에 집중했다.
* * *
시준이 한창 촬영에 집중하고 있을 때.
김보미의 곁으로 여경찬이 다가와 칭찬의 말을 건넸다.
“역시 팀장님. 오늘도 한 수 배웠습니다.”
김보미는 시준 쪽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되물었다.
“뭘요?”
“아까 임세미 작가님이랑 첫인사할 때요. 갑자기 뜬금없이 정적이 돌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여경찬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고 김보미가 피식, 미소를 지었다.
“난 또 뭐라고…. 별거 아니었어요. 배우님을 처음 봤을 때 나도 비슷한 기분을 느꼈으니까. 그래서 그냥 도움을 준 것뿐이에요.”
“네? 팀장님께서도 배우님을 처음 봤을 때 그렇게 말문이 막히셨다고요?”
“왜요? 나는 그러면 안 돼요?”
“아뇨. 그런 게 아니라 워낙 유명 배우의 실물을 많이 보셨으니까….”
“맞아요. 질리도록 봤죠. 얼굴만 아니라 이 바닥의 더러운 속내도. 그런데 말이에요….”
“네.”
“이시준 배우님은 그런 사람들이랑 달라요. 실물을 딱 보면 그냥 압도적인 느낌을 받는다고요.”
여경찬은 김보미의 말을 알아들을 것 같으면서도 그럴 수 없었다.
자신도 시준을 처음 만났을 때.
엄청 잘생겼다, 감탄했지만 말문이 막히는 느낌은 받은 적 없었다.
여경찬의 눈에는 시준만큼 잘생긴 다른 배우가 존재했다.
“음….”
“왜요? 내 말이 와닿지 않아요?”
“네.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그럴 수 있죠. 그럼 이렇게 생각해 봐요. 안세미 작가님은 유명 배우와 얼마나 자주 사진 작업을 했을까요?”
“안 그래도 안세미 작가님에 대해서 찾아봤는데 엄청 유명한 분이더라고요. 같이 작업해 보지 않은 톱급 연예인이 거의 없던데요?”
“그렇죠? 그런데 그런 분이 이시준 배우님을 만나고 말문이 막힌 거예요. 10년 넘게 이 바닥에서 연예인만 상대한 분인데.”
“아아.”
“심지어 안세미 작가님은 톱급 배우들과 작업을 할 때에도 표정이나 포즈에 대한 요구가 많기로 소문난 분이에요. 그런데 봐봐요. 오늘 작업이 어떤지.”
“…일사천리네요?”
“맞아요. 그게 신기하지 않나요?”
“시, 신기하네요.”
김보미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정말 신기했다.
이 모든 게 시준의 뛰어난 외모로 인해 발생한 일이란 생각이 들었기에 더욱더 그랬다.
하지만 김보미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좋아요. 그럼 이제 그 마음을 가지고 센수스에서 왔다는 임 부장님과 한 팀장님의 표정을 확인해 봐요.”
“…….”
“이제 이시준 배우님의 외모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겠어요?”
“완전 이해했습니다.”
진심이었다.
여경찬은 진심으로 김보미가 하는 말이 무엇인지 확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시준의 외모를 통해서 이 바닥을 구르고 구른 사람들만이 발견한 것.
그것은 시준의 외모와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는 다른 무엇이었다.
연기에 대한 시준의 열정과 겸손한 성격, 그리고 명석한 두뇌.
이런 걸 시준 같은 사람이 가진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영화, 드라마의 주인공이나 가능한 일이었다.
여경찬은 시준 쪽을 바라보며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
김보미는 시시각각 변하는 여경찬의 표정을 살피며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 느낌을 잘 기억하세요. 그것만으로도 이시준 배우님을 보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테니까.”
코페르니쿠스가 가장 먼저 발견했다는 지동설.
여경찬은 코페르니쿠스조차 이 스튜디오 현장에 있었다면 지동설을 주장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시준 배우님을 가리켜 태양이라 이름을 붙였을지도….’
그만큼 그날의 스튜디오는 이상하게 순조로우면서도 뜨거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세상이 꼭 시준을 중심으로 돌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얼굴 천재 배우님 23화
저 자│빌리언맨
발 행 인│원스토어 주식회사
펴 낸 곳│원스토어 주식회사
출판등록│제 2016-000040
주소│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146번길 20, 원스토어 주식회사
ISBN│979-11-6795-057-4
정가│비매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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