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45)
얼굴 천재 배우님-45화(45/200)
얼굴 천재 배우님 045화
전화를 받아 보니 많은 사람으로부터 축하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나뿐만 아니라 이 자리에 함께 있던 다른 배우들도 같은 모습이었다.
‘겨우 1화가 나갔을 뿐인데…. 이렇게 축하를 받는 게 맞는 건가….’
분명 <사랑을 캐스팅하겠습니다>의 첫 방송은 퀄리티가 대단했다.
그 사실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
회귀 전 이미 이 드라마를 시청한 적 있었고.
메소드 마스크로 수십 번 같은 장면을 반복해 연습했는데도 마찬가지였다.
드라마가 재밌게 느껴질 만큼 훌륭했다.
하지만 아직 시청률이 나오지도 않은 상태였다.
그런 까닭에 이 정도의 축하를 받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배우들도 같은 반응이었다.
얼떨떨한 표정을 짓고 있다는 게 바로 그 증거였다.
그때 우리 중 유일하게 커뮤니티 반응을 살폈던 공형준이 하하, 하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뭔가 아는 게 있는 기색이었다.
“다들 표정이 왜 그래요?”
“놀라서요.”
“놀랄 게 있나요?”
“선배님은 지금 상황이 놀랍지 않나요? 시청률이 나오기도 전에 굉장한 축하가 쏟아지고 있잖아요.”
“아아. 이제야 알겠네. 다들 커뮤니티 반응을 아직 못 보셔서 그렇구나. 잠시만요. 여기 한번 보세요.”
공형준이 이렇게 말하더니 스마트폰을 조작해서 우리를 단톡방에 초대했다.
그리고 커뮤니티 주소가 적혀 있는 몇 개의 링크를 보내줬다.
나는 그중 하나를 선택해서 게시물의 내용을 확인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공형준이 보낸 링크를 살펴봤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의 입에서 하나둘 감탄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아…. 이래서.”
“전부 우리 드라마 얘기뿐이네.”
“와. 원래 여기 사람들이 이렇게 착했나?”
“위아래로 눈물을 흘렸다고? 무슨 뜻이지?”
정말 커뮤니티에는 우리 드라마 얘기뿐이었다.
커뮤니티의 반응이 드라마 흥행의 척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이슈가 된다는 건 흔하지 않은 일이었다.
베스트 게시판에 <사랑을 캐스팅하겠습니다>의 게시물만 쭉 올라와 있을 정도였다.
아직 드라마가 끝난 지 20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심지어 한 곳만이 아니야….’
공형준은 지금의 이슈가 한 집단의 독특한 취향으로 벌어진 일이 아니란 걸 증명했다.
그렇게 하려는 듯 여러 커뮤니티의 인기 글을 단톡방에 올렸다.
그것을 보고 나니 거의 모든 커뮤니티에서 <사랑을 캐스팅하겠습니다>가 이슈 몰이를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런 반응이라면 과거 검색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를 도배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만큼 엄청난 파급력이었다.
어째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는지, 이제 알 것 같았다.
물론 여전히 뚜껑을 열어 봐야 결과를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면 좋은 시청률을 기대해도 될 듯했다.
“꺄약! 링커 TV에서도 반응이 좋아요!”
이주연이 기쁨의 비명을 지르며 이렇게 말했고, 우리는 모두 링커 TV를 확인했다.
링커 TV의 반응은 드라마의 화제성을 확실히 알 수 있는 가장 대중적인 플랫폼이었다.
이주연의 말대로 <사랑을 캐스팅하겠습니다>의 영상은 1위부터 5위까지 링커 TV를 점령한 상태였다.
TOP 100에 확실하게 자리를 매김하고 있었다.
‘모든 지표가 <사랑을 캐스팅하겠습니다>의 성공을 증명하고 있군….’
이대로라면 정말 내일 시청률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았다.
* * *
높은 시청률이 기대되는 상황.
당연하게도 첫 방송 시청이 끝난 뒤의 식사 분위기는 좋을 수밖에 없었다.
모두 수다스럽게 <사랑을 캐스팅하겠습니다> 첫 방송의 소감을 늘어놨다.
부족한 점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첫 방송이었다.
그런 까닭에 대화는 자연스럽게 서로를 칭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와중에도 박준은 손님 대우를 확실히 하겠다는 듯 끊임없이 새로운 요리를 내놨다.
“와. 이게 뭐예요? 랍스타 구이?”
“대박이다. 박준 씨 이런 요리도 할 줄 알아요?”
“설마 제가 직접 했겠어요. 업체에 부탁해서 받은 걸 데워서 내놓기만 한 겁니다.”
“아아.”
“맛있게 드세요.”
데워서 내놓기만 한 게 중요하지 않았다.
업체에 미리 음식을 부탁했다는 게 중요했다.
이것으로 박준이 얼마나 오늘의 파티에 신경을 썼는지 알 수 있었다.
아닌 게 아니라, 음식을 접시에 옮겨 담는 박준의 손놀림에서는 경쾌함이 느껴졌다.
그렇게 음식이 모두 나왔고 우리는 본격적으로 식사를 시작했다.
식사가 술자리로 변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기분이 좋았기 때문인지 모두 술에 금방 취했다.
그렇게 자리는 밤 12시에 마무리됐다.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오늘 수고했어요!”
“잘 먹고 잘 놀다가 갑니다!”
그렇게 정세희, 공형준, 이미화, 이주연이 먼저 작별 인사를 했다.
나 또한 박준에게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박준의 표정을 보니 그럴 수 없었다.
“선배님.”
“네. 시준 씨.”
“혹시 저한테 무슨 할 말이 있으신가요?”
원래는 그냥 작별 인사만 하려고 했다.
하지만 박준의 태도가 왠지 심상치 않았다.
뭔가 할 말이 있는 듯 계속 망설이는 모습이었다.
“어…. 그게 좀 티가 났나요?”
“약간이요. 할 말 있으시면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혹시 제가 뭐 잘못한 게 있을까요?”
내가 이렇게 묻자 박준이 서둘러 손사래를 쳤다.
“아뇨. 시준 씨가 잘못한 게 뭐 있겠어요. 그냥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네. 선배님.”
“우리 선배님 말고…. 형, 동생 하지 않을래요.”
“예?”
“말 그대로예요. 시준 씨 같은 동생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예전부터 생각했었거든요.”
“아….”
“그런데 시준 씨랑 계속 연기를 하다 보니까 너무 잘 맞는 것 같고…. 얼굴도 내가 그리던 동생의 이상향이고…. 그러니까 왠지 더 생각나고…. 더 친해지고 싶어졌다고 해야 할까….”
박준이 망설이는 기색으로 변명과 같은 말을 줄줄이 늘어놨다.
나는 이대로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얼른 대답했다.
“네. 좋아요.”
내 대답을 듣고 박준은 잠시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이렇게 흔쾌히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일 거라 생각하지 못한 눈치였다.
“그럼. 말 놓을게. 시준 씨…. 아니, 시준아. 이렇게 불러도 되는 거지?”
나는 미소를 지어 보이며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물론이죠. 준이 형.”
나로서는 나쁠 것 없는 제안이었다.
아니,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박준 같은 배우가 나를 좋게 생각하는 것을 넘어서 사적으로 가까운 사이가 되고 싶다고 하다니.
‘대화를 나눠 보니 생각보다 더 괜찮은 사람인 것 같고….’
오늘은 생각보다 더 즐거운 자리였다.
<사랑을 캐스팅하겠습니다>의 퀄리티가 기대 이상으로 괜찮은 것도 있었지만.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끼리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랬다.
박준이 직접 나서서 이런 자리를 만들지 않았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었다.
나는 이러한 행동을 높이 샀고, 그랬기 때문에 나 또한 박준과 더 친해지고 싶다고 생각했다.
‘연기를 함께하는 게 즐겁기도 했고…. 그런데 박준이 이렇게 먼저 나서 주다니….’
박준이 소극적인 성격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얼마나 용기를 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더욱더 흔쾌히 박준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렇게 멍한 표정으로 한참 서 있던 박준이 입가를 씰룩이더니 미소를 지었다.
“그래. 그럼 조만간 촬영장에서 다시 보자. 시준아. 오늘 고생 많았다.”
“네. 먼저 들어갈게요. 형도 오늘 식사 자리 준비하느라 고생 많았어요.”
그렇게 마침내 박준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내게 좋은 형이 한 명 생기는 순간이었다.
* * *
박준과 형, 동생 사이가 된 것 외에도 얻은 게 많은 하루였다.
오늘을 계기로 주연급 배우들이 조금 더 친해진 만큼 현장에서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만했기 때문이다.
“배우님! 이쪽입니다!”
박준의 집 현관문을 나서니 여경찬이 손을 흔들며 이렇게 외쳤다.
그 옆으로 시동이 걸려 있는 이동용 차량이 보였기 때문에 걸음을 옮기려고 할 때였다.
누군가가 쓰윽, 옆으로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려 보니 공형준과 이미화가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어? 두 분은 먼저 가신 거 아니었어요?”
조금 전 두 사람에게 인사를 했기 때문에 이렇게 물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공형준이 씨익, 미소를 지어 보이며 대답했다.
“그냥 가려고 했는데. 생각해 보니까 시준 씨한테 감사 인사를 안 한 거 같아서요.”
“감사 인사요?”
“네. 얘기를 전부 들었거든요. 시준 씨가 메인 남여주 두 사람을 자극한 덕분에 우리 드라마가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고.”
“아….”
“사실 걱정이 많았어요. 특히 미화 씨는 김희수 작가님이랑 친분이 깊어서 따로 얘기도 많이 했거든요.”
이미화가 고개를 끄덕이며 공형준의 말을 받았다.
“작가님이 말은 안 했지만 엄청 힘들어했어요. 아무래도 우리 일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누구 한 사람이 잘한다고 끝나는 게 아닌 거.”
“그야 그렇죠.”
“그래서 반쯤 포기하고 있었는데 시준 씨가 메인 남여주 두 분의 연기를 바꿔 놓은 거예요. 어찌나 기뻐하던지.”
“오해입니다. 제가 바꾼 게 아니라 두 분이 스스로 바꿔서 온 거예요.”
“당사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던데요. 나는 살면서 박준 씨가 이렇게 누구를 자기 집에 초대했다는 얘기를 처음 들어요.”
“…그랬나요?”
“준이 씨만이 아니에요. 세희 씨도 어찌나 시준 씨 얘기를 많이 하는지 귀에서 피가 날 지경이라고요. 그렇죠? 형준 씨?”
이미화의 질문에 공형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시준 씨한테 감사 인사를 하려고 온 거고.”
어쩐지 식사 자리에서도 분위기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분명 박준이 집주인이고 <사랑을 캐스팅하겠습니다>의 메인 남주인데 왠지 내 쪽으로 시선이 쏠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저 두 사람만의 생각일 뿐인 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들까지 메인 남여주가 변한 것이 내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는 게 놀라웠다.
아니, 애초에 이런 식의 전개가 말이 되는 건가 생각하게 됐다.
내가 얼떨떨함을 느끼고 있을 때 공형준이 마지막 말을 덧붙였다.
“시준 씨. 다시 한번 고마워요. 나중에 혹시 유명해져도 모른 척하지 말기로 해요.”
* * *
다음 날.
<사랑을 캐스팅하겠습니다>의 공식적인 1화 시청률이 발표됐다.
1화 시청률은 놀랍게도 10.1%.
1화에 10%를 넘기게 될 거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또 한 번 난리가 났다.
어디 불이라도 난 것처럼 스마트폰이 종일 요란하게 울어 댔다.
그렇게 입소문이 난 덕분인지 2화 시청률은 조금 더 올라서 10.9%를 기록했다.
이틀간 휴식을 취하고 현장에 도착하니 온통 축제 분위기였다.
현장 스태프들만 기뻐하는 게 아닌 모양인지 김희수 작가까지 촬영장에 나와 있었다.
잠시 후.
제작사 측에서 케이크를 들고 모습을 드러냈다.
케이크에는 숫자 10 모양의 초가 꽂힌 채 불을 밝히고 있었다.
김희수 작가가 감격한 표정으로 강한성 감독과 함께 초를 불었다.
‘단 1화 방송 만에 2%가 부족한 작가라는 오명을 씻어 냈으니 기쁘겠지.’
김희수 작가의 기쁜 마음을 아는 것인지 모든 사람이 아낌없이 환호와 박수를 쏟아 냈다.
그렇게 현장에서는 오전 내내 파티와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그리고 오후가 되자 다시 본격적으로 촬영이 시작됐다.
오후에는 김원영과 임희주가 재회를 하는 장면의 촬영이 예정돼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사랑을 캐스팅하겠습니다>의 하이라이트였다.
얼굴 천재 배우님 45화
저 자│빌리언맨
발 행 인│원스토어 주식회사
펴 낸 곳│원스토어 주식회사
출판등록│제 2016-000040
주소│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146번길 20, 원스토어 주식회사
ISBN│979-11-6795-057-4
정가│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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