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47)
얼굴 천재 배우님-47화(47/200)
얼굴 천재 배우님 047화
And You의 사무실.
패션 에디터 한 사람이 전화를 끊자마자 소리를 질렀다.
“으아아악.”
잠시 사무실에 있던 모든 사람의 시선이 패션 에디터에게 향했다.
하지만 금방 다시 각자의 할 일에 몰두했다.
모두 이런 일이 익숙하고 흔하다는 반응이었다.
그때 다른 직원과 긴밀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던 중년의 여성이 패션 에디터 쪽으로 다가왔다.
“셀리아. 어쩐대?”
“개새끼….”
“…설득 못 했구나.”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편집장님?”
“진정해.”
“아니. 어떻게 촬영을 하루 앞두고 펑크를 내냐고요! 연예인이면 이래도 되는 거예요?”
“안 되지. 연예인이 아니라 연예인 할아버지라고 해도 안 되는 일이지. 표지 모델까지 하기로 된 건데.”
“그렇죠? 제가 이상한 게 아니죠?”
“응. 하지만 네가 이상한 게 아니어도 이 일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제가 직접 수습해야죠. 특집 담당이니까. 이번 호 표지까지 걸려 있는.”
“그래. 잘 알고 있네. 생각한 거 있어?”
“일단 친분이 있는 소속사에 전화를 먼저 돌려 보려고요.”
“급하게 스케줄을 뺄 수 있는 연예인이 있을까? 있어도 문제일 것 같은데.”
“너무 급이 떨어지면 어찌어찌 다른 특집으로 메꿔야죠. 저번에 그건 어때요?”
“어떤 거?”
“도저히 구제할 수 없는 구제를 입는 법.”
“…그걸로는 구제가 안 될 것 같은데. 일단 소속사에 전화부터 돌려 봐. 방법을 찾아보자.”
“네….”
셀리아는 핸드폰 주소록을 뒤져서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한 통, 두 통 전화를 걸고 끊을 때마다 셀리아의 표정은 굳어졌다.
누가 봐도 상황이 긍정적으로 흐르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러자 사무실에 있던 사람들도 점차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이대로 셀리아가 대책을 찾지 못한다면 큰일이니까.
특집이 하나 펑크가 나는 것도 문제였고, 표지가 사라지는 것도 문제였지만.
회의가 늘어나면 퇴근이 한없이 늘어진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항상 시간에 쫓기는 패션 에디터의 삶이라는 것은 이렇게 냉혹한 현실에 부딪혔다.
가슴을 차갑게 만들기도 했고.
그렇게 분위기가 냉랭해지려고 할 때.
갑자기 셀리아의 표정이 밝아졌다.
“정말요? 정말 된다고요? 누구요?”
그것으로 사무실도 다시 일상을 되찾았다.
* * *
-제가 배우님께 직접 제안을 드렸지만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당연히 괜찮죠. And You에 특집으로 화보 기사를 싣고 표지 모델이 될 수 있는 기회인데.”
<사랑을 캐스팅하겠습니다>가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면서 나는 어느 정도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대한민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유명 패션 잡지사의 표지 모델이 될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And You는 사정이 좋지 않은 것인지 급하게 모델을 원했다.
그렇게 김보미는 And You의 SOS 요청을 받고 나에게 연락을 넣었다.
현재 페스타 엔터테인먼트의 소속 아티스트 중 유일하게 작품 활동을 하지 않는 게 나였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연예인도 몇몇 있었다.
하지만 And You의 표지 모델이 되기에는 아직 유명세가 충분하지 않았다.
신인의 티를 벗지 못한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반면에 나는 드라마 두 작품에 연속으로 출연하면서 어느 정도 인지도를 쌓은 상태였다.
심지어 <체포>와 <사랑을 캐스팅하겠습니다>는 모두 10%의 시청률을 넘으며 흥행했다.
‘괜히 김보미가 나한테 연락을 한 게 아니지…. 이 정도면 아슬아슬하게 And You의 기준에 부합하는 수준이랄까.’
다른 연예인이라면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누군가의 대타가 된다는 것은 썩 기쁘지 않은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김보미의 전화를 받았을 때 나는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겠다고 확신했다.
And You의 표지 모델이 될 수 있다면 패셔니스타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스타로서 다양한 이미지를 확보하는 일은 무척이나 중요해. 배역을 따내는 데도 영향이 꽤 있는 편이고.’
여러 의상을 입고 무대에 정기적으로 오를 수 있는 가수라면 또 모를까.
배우는 패셔니스타 이미지를 생각보다 쉽게 얻을 수 없었다.
최근 드라마나 영화의 경향은 배역에 맞게 의상을 소화해야 하는 쪽이었기 때문이다.
예전보다 눈이 밝아진 시청자들이 여러 방면으로 개연성을 따졌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나마 시상식이나 공항 패션 등으로 이미지를 조금씩 얻을 수 있었지만 시간이 꽤 걸리는 일이었다.
심지어 나는 <체포>와 <사랑을 캐스팅하겠습니다>가 모두 케이블에 편성되면서 연말 시상식에 참여할 기회를 놓쳤다.
연말 시상식이라는 것은 공중파 3사의 축제였으니까.
그러니 나로서는 And You의 표지 모델 제안을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오히려 이 기회를 두 팔 벌려 환영해야 할 때였다.
여기서 자존심을 세우겠다고 제안을 거절한다면 득보다 실이 컸다.
나는 이 부분에 대해서 간단하게 김보미에게 설명했다.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저도 같은 생각이거든요.
“네. 그런데 And You 쪽에서는 정말 제가 표지 모델이 되어도 괜찮답니까?”
-사정이 많이 급한가 봐요. 게다가 And You의 담당자가 배우님의 팬이던데요?
“제 팬이라고요?”
-네. <체포> 때부터 눈여겨보고 있었는데 <사랑을 캐스팅하겠습니다> 3부에서 열연하는 걸 보고 완전히 반했대요.
“아….”
-그쪽에서도 배우님이 촬영을 하겠다고 하면 무조건 오케이 할 것 같은 분위기였어요.
“그렇군요. 그럼 내일 촬영으로 생각하고 있으면 될까요?”
-제가 And You 담당자랑 한 번 더 통화하고 곧장 연락을 드릴게요.
“네.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어제 급하게 And You의 화보 촬영 일정이 잡혔다.
그리고 나는 현재 여경찬, 송진아과 함께 공항에 도착한 상태였다.
펑크가 난 것이었기 때문에 비행기 표를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원래 촬영을 하기로 했던 모델과 그 소속사의 스태프 숫자만큼 비행기 자리가 다시 생겼으니까.
차에서 내리자 공항 한쪽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스태프들이 보였다.
“배우님!”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려 보니 한 여자가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안녕하세요. And You의 에디터 셀리아라고 합니다.”
“아아. 반갑습니다. 이시준이라고 합니다. 이틀간 촬영 잘 부탁드립니다.”
나는 선글라스를 벗고 셀리아의 손을 맞잡았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셀리아의 몸이 굳어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셀리아가 멍하니 내 얼굴을 보고 있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이 시간이 찾아왔구나, 싶을 때 셀리아가 감탄사를 토해냈다.
“와! 배우님! 너무 잘생겼다…! 어쩜 이럴 수가 있지?”
셀리아의 반응을 통해 구김이 없는 성격이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나로서는 이런 반응이 오히려 편했기 때문에 미소를 지어 보였다.
“칭찬 감사합니다.”
“진심이에요. 아! 맞다! 이쪽은 이틀간 수고해 주실 사진작가 임승연 님이에요.”
셀리아가 옆에 서 있던 임승연을 소개했다.
나는 임승연 쪽으로 손을 뻗으며 고개를 숙였다.
“잘 부탁드립니다. 사진작가님.”
“네, 네! 저도 잘 부탁드려요!”
볼이 빨개진 임승연은 연신 내 얼굴을 힐끔거리며 악수를 받았다.
셀리아와 비교해서 임승연은 조금 쑥스러움이 많은 성격인 듯했다.
“갑자기 일정을 문의해서 곤란했을 텐데 흔쾌히 촬영에 응해 주셔서 감사해요.”
“아닙니다. 오히려 분에 넘치는 기회를 받은 것 같아서 영광입니다. And You의 팬이거든요.”
“어머! 말씀도 정말 너무 예쁘게 잘해 주신다. 그나저나 일찍 오셨네요. 탑승 시간까지 좀 남았는데.”
그러자 옆에 서 있던 여경찬이 얼른 끼어들었다.
“VIP 룸에 있다가 시간에 맞춰서 비행기를 타겠습니다.”
“네. 그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럼 이따 봬요. 배우님.”
셀리아와 임승연은 열심히 짐을 옮기고 있는 스태프들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내가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을 때 송진아가 입을 열었다.
“와. 여기서 셀리아 님이랑 임승연 사진작가님을 뵙네요.”
“두 분을 아시나요?”
“물론이죠. 두 분 다 이쪽에서는 유명한 분이거든요. 경력도 풍부하고.”
“그렇군요. 그럼 이틀간 촬영은 별문제 없이 진행될 수 있겠네요.”
“아마 그럴 거예요. 의상이 벌써 기대되네요.”
송진아가 밝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사이 VIP 룸의 위치를 확인한 여경찬이 자리로 돌아왔다.
“배우님. 그럼 이제 이동할까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여경찬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문득 열심히 짐을 옮기고 있는 스태프들의 모습이 다시금 눈에 들어왔다.
“음…. 잠시만요.”
나는 이렇게 대답한 뒤 스태프들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런 뒤 바닥에 놓여 있던 묵직한 짐 가방을 양손에 들며 셀리아에게 물었다.
“저쪽으로 옮기면 되는 거죠?”
“네. 그렇게 하시면…. 어? 배우님? 왜 여기 계세요?”
“짐이 너무 많은 것 같아서 저도 좀 도우려고요. 그럼 옮기겠습니다.”
그렇게 내가 짐을 옮기기 시작했고, 여경찬과 송진아가 합세했다.
결국 우리는 약속된 비행 시간 전까지 VIP 룸에 들르지 못했다.
* * *
오늘 촬영은 비행기를 타고 4시간 30분을 날아가 괌에서 진행이 될 예정이었다.
도착하자마자 오후 촬영을 하고,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오전 촬영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빠듯한 일정이었기 때문에 신속하게 움직일 필요가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배우님까지 짐을 옮길 필요는 없었는데….”
여경찬이 하늘을 날고 있는 비행기의 옆자리에 앉아서 중얼거렸다.
나는 미소를 지어 보이며 여경찬의 말에 대답했다.
“어차피 한배를 타게 된 거 다 같이 노력해서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으면 좋잖아요.”
“배우님의 그런 노력을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느냐 이거죠.”
“이렇게 퍼스트 좌석을 끊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알아주는 거 아닐까요?”
“우리가 도움을 주는데 이 정도는 당연하죠. 게다가 저쪽에서 비즈니스석으로 끊어 줬어도 사업기획팀에서 가만히 있지 않았을 거예요.”
“어떻게 하는데요?”
“…우리가 직접 표를 끊었겠죠? 퍼스트로?”
“좋네요. 이제 비행기를 타면 항상 퍼스트를 탄다. 이거잖아요.”
“어찌나 검소하신지…. 어쨌든 배우님은 우리 페스타 엔터테인먼트의 보물이니 험한 일은 자제해 주세요.”
“네. 다음에는 그렇게 할게요.”
나는 여경찬의 잔소리를 피하기 위해서 얼른 지키지 못할 약속을 했다.
그런 뒤 이틀간 촬영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확인하기 위해 콘티를 살폈다.
어제 급하게 섭외 요청을 받았기 때문에 이곳에서 처음 확인하는 촬영 콘티였다.
“음….”
그렇게 촬영 콘티를 확인하는 내 입에서는 자연스럽게 신음성이 터져 나왔다.
촬영 콘티에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담겨 있었다.
얼굴 천재 배우님 47화
저 자│빌리언맨
발 행 인│원스토어 주식회사
펴 낸 곳│원스토어 주식회사
출판등록│제 2016-000040
주소│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146번길 20, 원스토어 주식회사
ISBN│979-11-6795-057-4
정가│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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