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50)
얼굴 천재 배우님-50화(50/200)
얼굴 천재 배우님 050화
NM는 이제 막 미국 내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는 브랜드였다.
디자이너로서 꽤 이름이 있는 ‘오브리 서머스’가 새롭게 런칭한 곳이었지만.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브리 서머스는 세계 3대 패션스쿨인 파슨스를 졸업한 뒤.
여러 명품 브랜드의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뉴욕 패션 위크에도 꾸준히 작품을 출품한 실력자였다.
가장 최근 ‘로에베’에서 활약을 했다는 사실만 놓고 봐도 그 실력을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몇 년 전 급격히 건강이 나빠지면서 괌으로 요양을 떠나게 됐고, 최근에야 건강을 되찾았다.
NM는 오브리 서머스가 요양 중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대로 작품을 완성해 새롭게 런칭한 브랜드였다.
새롭게 런칭했다고 하니 거창해 보일 수 있었다.
그러나 사실상 허전한 웹 사이트 한 곳과 조그마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게 전부였다.
게다가 명품 브랜드치고 가격도 비싸지 않았다.
물론 제품 소재에 따라 달랐지만 장지갑이 들어가는 여성 핸드백의 가격이 40만 원대였다.
‘누군가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가격이지만…. 보통에 비한다면 그렇게 비싸다고 할 수 없지.’
그만큼 거창하게 시작한 브랜드가 아니었다.
그런 까닭에 NM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 거의 없을 수밖에 없었다.
NM이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는 것도 나중의 일이었다.
otoño와 비슷한 시기에 주목을 받았는데 처음에는 둘 사이의 경쟁에서 좀 밀리는 듯했다.
하지만 결국 살아남은 것은 NM뿐이었고, 이후로도 승승장구를 하게 될 예정이었다.
내가 NM의 이름을 어렵지 않게 떠올렸던 것도 이러한 사정 때문이었다.
otoño를 대체할 만한 곳이 없을까 생각하자마자 무슨 버튼을 누른 것처럼 떠올랐던 것이다.
심지어 NM은 괌에서 시작된 브랜드였다.
기가 막힌 우연이라고 할 수 있었다.
“용케도 이런 브랜드를 알고 계시네요.”
셀리아가 놀랍다는 듯 중얼거렸다.
나 역시도 NM이 괌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다.
하지만 내색을 하지 않고 미소를 지어 보이며 대답했다.
“오브리 서머스의 의상에 예전부터 관심이 좀 있었거든요.”
“예전부터 팔로우하고 있던 패션 디자이너였군요?”
“네. 그럼 셈이죠. 괌에 오면 한 번쯤 방문해 보고 싶은 곳이기도 했고요.”
“그렇다면 이해가 되죠. 확실히 사진만으로도 퀄리티가 느껴지는 작품이네요. 그나저나 NM은 무엇의 약자인가요?”
나는 미리 사이트를 통해 얻어 뒀던 정보를 머릿속에 되새기며 대답했다.
“차모로 남자들이 흔하게 착용하는 대왕조개 껍질 펜던트 ‘시나히(Sinahi)’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하네요. 그게 영어로 New Moon이거든요.”
“아아. New Moon의 약자였구나. 어쨌든 내일 의상을 구해서 오전에 촬영을 마치려면 시간이 빠듯하겠는데요? 계획을 잘 짜야 할 것 같아요.”
그렇게 우리는 And You의 촬영팀과 함께 내일 계획을 새롭게 수립했다.
계획의 골자는 나와 임승연이 파고만 전망대 쪽에서 일출 촬영을 진행하는 동안 셀리아가 NM의 의상을 구입해 온다는 것이었다.
셀리아는 홈페이지 하단에 적혀 있는 연락처를 확인해 NM의 가장 빠른 오픈 시간을 문의했다.
다행히 NM의 직원과 연락이 닿았고, 오프라인 매장을 아침 9시쯤 오픈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NM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파고만 전망대까지는 넉넉하게 30분 거리니까 오전 9시 30분 전후로 의상을 전달할 수 있겠네요.”
비행기 탑승 예정 시간은 오전 11시 30분이었다.
다시 짐을 싣고 파고만 전망대에서 앤토니오 B. 원 팻 국제공항에 도착하려면 여유롭게 30분이 필요했다.
탑승 수속 시간을 고려한다면 촬영이 가능한 시간은 30분이 채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임승연도 나와 비슷한 계산을 했는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많지 않네요. 의상을 갈아입고 메이크업을 고치면 시간을 더 잡아먹을 게 분명하고요. A컷을 건질 수 있을까요?”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의상을 구할 수 있게 얼른 otoño의 이야기를 꺼내는 건데.
나는 후회를 하면서도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해내기 위해 입을 열었다.
“제가…. 어떻게든 해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확인하고 싶은 게 있는데 바뀐 의상과 함께 콘티는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계신가요?”
내 질문에 셀리아가 잠시 고민하다가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임승연 또한 어떤 느낌으로 촬영을 진행할지 생각해 둔 게 있는 모양이었다.
그렇게 내일 촬영 현장이 내 머릿속에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 * *
해가 뜨기도 전에 파고만 전망대에 도착해 곧장 촬영에 돌입했다.
약간 시간이 촉박하긴 했지만 일찍 도착했기 때문에 촬영을 진행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혹시라도 임승연이 조급함을 느끼고 촬영을 망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기우에 불과했다.
위기에 강한 타입인지 오히려 어제보다 집중력 있게 작업을 진행했다.
결과물도 훨씬 좋아져서 금방 A컷에 가까운 B컷 사진을 여러 장 찍어 냈다.
“어제보다 작업 속도가 더 붙었는데요?”
“좋아지는 게 당연하죠. 오늘로 배우님이랑 이틀째 일하는 거니까요.”
“그것도 그렇네요.”
“배우님도 어제보다 포즈가 자연스러워졌어요. 표정도 훨씬 좋고.”
임승연이 함께 사진을 살펴보며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얘기했다.
확실히 임승연의 말대로 나 또한 작업에 익숙해진 상태였다.
물론 이렇게 익숙해진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
타고난 몸치인 내가 하루를 함께 작업했다고 포즈가 좋아졌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으니까.
“11번이랑 20번 느낌으로 사진을 몇 장만 더 찍으면 A컷이 나올 것 같아요. 어때요?”
“저도 그게 제일 괜찮은 것 같습니다. 해가 완전히 뜨기 전에 얼른 촬영을 재개하죠.”
잠시 후.
다시 집중력 있게 촬영이 진행됐고 우리는 모든 작업을 끝마쳤다.
조금 넉넉하게 셀리아가 도착하기로 한 시간보다 15분 빠르게 촬영을 끝낸 셈이었다.
그러나 오전 9시 30분이 지나도록 셀리아가 도착하지 않았다.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여경찬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임승연이 손톱을 물어뜯었다.
우리와 함께 파고만 전망대로 이동한 And You의 촬영팀 직원들도 마찬가지였다.
다들 가만히 있지 못하고 이리저리 몸을 움직였다.
해가 떠오르며 파고만 전망대에는 멋진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지만 누구도 이러한 광경에 관심이 없었다.
오로지 사람들의 관심은 셀리아가 언제 의상을 들고 도착하나 그쪽에 쏠려 있었다.
‘만약에…. 정말 만약에…. 시간이 부족해서 새 의상으로 A컷 사진을 건지지 못하면 다른 수를 쓰기로 했지.’
너튜브 등 다른 채널의 업로드를 포기하고 B컷을 특집에 싣는 것이었다.
이것이 만약에 경우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어느 누구도 대안이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자, 얘기하지 않았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셀리아의 도착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프로는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존재였으니까.
그리고 이 자리에 모여 있는 모든 사람은 프로 의식이 투철한 사람들이었다.
그렇게 간절함 속에서 속절없이 시간이 흐르고 있을 때.
오전 9시 42분, 셀리아가 타고 떠났던 차량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아! 왔다!”
“셀리아! 여기예요!”
“왜 이렇게 늦었어요!”
“의상 잘 챙겨 왔죠?”
셀리아를 발견한 And You 촬영팀 직원들이 안심하며 소리쳤다.
그 소리를 들었는지 셀리아는 차량 밖으로 손을 흔들며 대답했다.
“미안해요! 중간에 길을 잘못 들었어요! 의상은 잘 챙겨 왔으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셀리아의 표정에는 진심으로 미안한 기색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셀리아를 질책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그 때문에 나는 곧장 의상을 받아들고 세팅을 준비했다.
셀리아가 구입한 NM의 의상은 괌의 곧게 뻗은 야자수를 연상시키는 스트라이프 셔츠였다.
‘내추럴 스트라이프 셔츠’라는 작품이었는데 NM의 시그니처 의상이라고 할 수 있었다.
나는 빠르게 의상을 갈아입고 메이크업 수정을 받은 뒤 카메라 앞에 섰다.
셀리아가 늦으면서 이제 사진 촬영이 가능한 시간은 고작 15분밖에 되지 않았다.
지평선에 바다가 걸쳐져 있는 파고만 전망대 근처 도로를 배경으로 내가 포즈를 잡았다.
그러자 카메라를 들었던 임승연이 이내 셔터를 누르지 않고 손을 내리며 입을 열었다.
“15분! 우리는 할 수 있어요! 배우님께서도 최선을 다해 주세요!”
다급한 상황에서도 임승연은 열정적으로 파이팅을 보냈다.
그것은 아직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나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힘내겠습니다!”
그사이 뒤쪽으로는 And You의 촬영팀 직원들이 빠른 이동을 위해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
여전히 상황이 촉박하다는 증거였다.
“자! 시작합니다! 지금 포즈 좋아요!”
찰칵. 찰칵. 찰칵.
그렇게 본격적으로 사진 촬영이 시작됐다.
그리고 잠시 후.
진지한 표정으로 셔터를 누르기 시작한 임승연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마찬가지로 길을 잘못 들었다는 사실에 자책하고 있던 셀리아의 표정도 밝아졌다.
촬영이 생각한 것보다 잘 진행되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겠지. 나는 이미 지금과 같은 촬영을 수백 번 반복했으니까.’
내가 어제 괜히 임승연에게 새로운 콘티에 대해서 물은 게 아니었다.
구체적인 이미지를 통해서 오늘 촬영을 분석하고 반복 연습을 하기 위함이었다.
왜냐하면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메소드 마스크를 들고 출국을 했기 때문이다.
드라마 촬영장이었다면 메소드 마스크를 쓰지 못했겠지만, 이번 일정은 1박 2일이었다.
숙소에서 메소드 마스크를 쓸 수 있을 거라 판단하고 가지고 온 것이었다.
이전 센수스 때 메소드 마스크로 화보 및 광고 촬영의 연습도 가능하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생각할 수 있던 방법이었다.
그렇게 나는 임승연에게 어떤 식으로 촬영을 진행할지 이야기를 듣고.
셀리아에게 어떤 의상을 입게 될지 세세하게 확인했다.
그런 뒤 구글 맵을 통해서 파고만 전망대 근처 도로에 대해서 조사했다.
그러자 메소드 마스크를 통해서 오늘의 촬영 현장이 구현됐다.
‘가상의 임승연과 함께 1,000장이 넘는 사진을 찍었지…. 바로 이 자리에서….’
어떤 상황에서 A컷이 나오게 될 확률이 높은지 모르는 게 이상했다.
심지어 같은 포즈를 취해도 더 자연스럽게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놀라운 집중력으로 정신없이 사진 촬영을 진행한 임승연이 후, 하고 한숨을 내쉬며 손을 내렸다.
“촬영 끝. A컷 나왔습니다.”
그와 동시에 셀리아를 비롯한 스태프들의 입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우와와와!”
“대박!”
“수고하셨습니다!”
극적으로 And You와의 화보 촬영이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얼굴 천재 배우님 50화
저 자│빌리언맨
발 행 인│원스토어 주식회사
펴 낸 곳│원스토어 주식회사
출판등록│제 2016-000040
주소│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146번길 20, 원스토어 주식회사
ISBN│979-11-6795-057-4
정가│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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