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66)
얼굴 천재 배우님-66화(66/200)
얼굴 천재 배우님 066화
다소 갑작스러운 임동섭의 질문.
하지만 나는 침착하게 대답했다.
<어메이징 선데이>에 처음 출연하는 사람에게 의례적으로 이런 질문을 던진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엄청 잘 듣는 건 아닌데 그래도 귀를 기울이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원래는 잘 듣지 못하는 편이라고 말하려 했다.
하지만 기억을 되새겨 보니 내가 좀 잘 듣고 기억하는 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꽤 먼 곳의 이야기까지 기가 막히게 듣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체포>의 현장에서 스태프들이 안명현의 흉을 보는 것부터 길거리에서 누군가가 내 칭찬을 하는 것까지.
생각해 보면 주변의 이야기가 너무 귀에 쏙쏙 박히는 느낌이었다.
남의 시선을 유난히 의식하는 편이라 더 그런 것 같았다.
‘이 정도면 오늘 좀 활약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내가 이렇게 긍정 회로를 돌리고 있을 때.
<어메이징 선데이>의 또 다른 MC 바밤이 적절한 타이밍에 끼어들었다.
“아. 잘 듣는 편이다?”
“네…. 아마도?”
“그럼 최신곡은 좀 자주 듣는 편인가요? 혹시 MOST의 노래라든가 그런 거.”
“MOST. 저도 좋아하는 그룹이지만 최신곡까지는 아직 많이….”
내 대답과 동시에 고정 패널들이 뭔가를 눈치채고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확실히 바밤의 이야기 속에서는 힌트 같은 것이 느껴졌다.
“헐. 오늘. 우리 MOST 노래 하나 봐.”
“그런 것 같은데? MOST 노래 뭐지?”
바밤은 이때다 싶었는지 씨익, 미소를 지어 보인 뒤 멘트를 날렸다.
“오늘의 대결 상대는 MOST의 정규 1집 타이틀곡!”
“설마? <기억해>?”
“<기억해>의 밑에, 밑에, 밑에, 밑에….”
“아. 그럴 줄 알았어.”
“어쩐지 너무 쉽더라니.”
“밑에 있는 입니다.”
“오?”
“대박!”
바밤의 대결곡 공개에 모두가 놀랐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타이틀곡 <기억해>만큼은 아니었지만, 또한 상당히 인지도 있는 곡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MOST는 단순히 그냥 아이돌 그룹이 아니었다.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톱급 아이돌 그룹이었다.
그런 까닭에 나도 MOST의 노래를 즐겨 듣는 편이었고.
는 보통 아이돌 그룹 타이틀곡 이상의 인지도를 지니고 있었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나보다 의 인기가 더 높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만큼 유명한 아이돌 그룹이었지만 개인적으로 가사를 외우고 노래를 따라 부르는 정도는 아니었다.
어쨌든 MOST는 내가 성인이 된 이후 데뷔한 그룹이었기 때문이다.
‘어릴 때라면 무작정 따라 했겠지. 유명한 곡이니까.’
하지만 아무래도 성인이 되고 나서는 그럴 일이 많이 없었다.
그런 까닭에 MOST의 이름이 나왔을 때 받아쓰기를 잘할 수 있을 거라 자신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라면 이야기가 달라.’
는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곡이었다.
나는 회귀 전 우연한 기회로 를 거의 달달 외운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딱 한 번 팬미팅을 했을 때 깜짝 이벤트로 의 댄스를 준비한 적이 있었지.’
솔직히 나는 춤에 큰 재능이 없었다.
몸치라서 연기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춤을 잘 춘다면 이상한 일이었다.
다만 그때도 반복 연습에는 자신이 있었고 다행히 춤은 반복 연습이 가능한 분야였다.
이미 완성된 안무를 보고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게 가능했으니까.
그 덕분에 나는 완성도가 높지 않았지만 무사히 공연을 마칠 수 있었다.
또한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의 노래를 전부 외웠다.
수백 번 같은 노래를 들으며 안무를 연습했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기억이 날까? 기억이 날 것도 같은데….’
그렇게 쭉 가사를 되새기고 있던 내가 나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
‘아아. 맞아. 중간에 그런 구간이 있었어. 그래서 이 문제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
고정 패널들은 오늘 대결곡이 라는 사실에 흥분했다.
너무 잘 알려진 곡이 나왔으니 흥분하는 게 당연했다.
“근데 면 너무 유명하잖아.”
“노래가 좀 빠르긴 한데 이걸 모를 수 있나?”
“다 알지. 나 후렴구도 기억나. 지금 여기서 다 부를 수 있어.”
가장 받아쓰기 성적이 저조한 격투기 선수 출신의 권동윤조차 자신감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바밤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권동윤에게 후렴구를 불러 보게 했다.
“권동윤 씨. 정말 후렴구 기억나세요?”
“에이. 나를 뭐로 보고.”
“그럼 불러 보세요. 권동윤 씨.”
“아. 나 알고 있다니까.”
“그러니까 한번 불러 봐요.”
“우리는 계속해~ 몬스터 몬스터 고~”
“몬스터? 몬스터 뭐야.”
“몬스터 아니에요?
“그룹 이름이 MOST인데 몬스터겠어요?”
“아. 다시 할게요.”
“권동윤 실패!”
가사는 엉망이었지만 그래도 후렴구의 음은 정확했다.
권동윤이 이 정도로 알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가 대중적인 곡인지 증명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계속 권동윤이 후렴구를 부르는 것에 실패하자 이번에는 바밤이 타깃을 바꿨다.
“어? 신디 씨?”
“네?”
“지금 딱 봐도 노래를 아는 눈치인데 후렴구만 한번 불러 주실 수 있나요?”
“지금요?”
“에이. 알잖아요. 한번 불러 주세요. 자! 박수!”
바밤이 분위기를 몰았고 고정 패널들이 서둘러 박수를 보냈다.
신디가 MOST의 노래를 부르는 것만으로도 시청자의 반응을 이끌어낼 테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게 신디가 의 노래를 시작했고 순식간에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너라는 정거장에 잠시 멈춰 서
네가 돌아보던 별, 나를 삼켜 버린 별
흔들리는 것도, 부서지는 것도
우리는 계속해, Most Must go!
아직 받아쓰기를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완벽하게 의 후렴구를 소화했기 때문이다.
“와. 이거 끝났다. 신디 씨 노래 다 아는 거 같아.”
“오늘의 셰프는 신디 씨인가? 현해 형 어떻게. 표정이 안 좋아.”
“아. 진짜 현해 형 그러지 마요. 같이 잘되면 좋은 거잖아.”
“아니야. 나 기분 좋아. 하지만 누가 원샷을 받을지 기대해 주세요.”
그렇게 모두가 흥분한 상황.
그 속에서 마침내 촬영 현장에 MOST의 노래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모두가 의 안무까지 따라 하며 노래를 흥얼거렸다.
거의 1차 시도 성공을 확신하는 분위기였다.
그렇게 마침내 신호와 함께 받아쓰기 구간에 도달했고, 모두가 패닉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놀라울 정도로 의 랩 가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 * *
노래가 끝나자마자 고정 패널들이 냅다 소리를 질렀다.
그중에는 흥분해서 펜을 집어 던지는 사람도 있었다.
“뭐야!”
“이런 부분이 있었어?”
“와! 하나도 안 들려!”
“어쩐지 문제가 너무 쉽더라니!”
“제작진 너무한다! 너무해!”
심지어 이렇게 소리를 치는 사람 중에는 거의 연구가 수준으로 아이돌을 꿰고 있는 에이스 이범이 끼어 있었다.
보아하니 다들 거의 몇 줄을 적지 못한 느낌이었다.
받아쓰기 시작 전 후렴구를 완벽히 소화하며 내심 자신감을 내비쳤던 신디마저 경악한 표정이었다.
바밤이 고소하다는 듯 웃으며 신디를 향해 입을 열었다.
“신디 씨 왜 그러세요? 벌써 받아쓰기 끝난 거예요?”
신디가 멍한 표정으로 네, 하고 대답하자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와 동시에 여기저기서 손을 들며 자신의 받아쓰기를 먼저 확인해 달라고 난리를 치기 시작했다.
“아. 상황이 안 좋네요. 너무 상황이 안 좋아요. 현해랑 이범이 벌써 손을 들었어요.”
“야. 이범아. 너는 손을 들면 안 되지. 아이돌 노래잖아.”
“현해 형이야말로 원샷을 받겠다고 난리였으면서 왜 이래. 신디 씨도 막 무시하고.”
“내가 언제 신디 씨를 무시했어. 누가 오해하겠다. 그런 소리 좀 하지 마. 나 죽어.”
그렇게 현해와 이범이 티격태격하는 사이.
고정 패널들의 받아쓰기가 하나둘 공개되기 시작했다.
역시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았다.
거의 모든 구간이 채워지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대로라면 3차 시도에 다시 듣기 찬스를 써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었다.
그만큼 난이도가 극악이었다.
한 사람씩 받아쓰기가 공개될 때마다 원망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바밤이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로 출연자들을 독려했다.
“여러분 어떻게든 기억을 짜내세요. 생선구이 정식에 순두부찌개 조합. 포기할 수 없잖아요.”
확실히 성공도 성공이었지만 오늘 상품으로 공개된 음식의 조합이 기가 막혔다.
혹시 받아쓰기에 실패해서 못 먹고 간다면 두고두고 후회할 만했다.
“무조건 먹어야 해!”
“누구라도 뭘 써 봐! 당장!”
“아…. 진짜 순두부찌개는 안 되는데….”
“아무 말이나 적어야 하나?”
임동섭을 필두로 국물을 유난히 좋아하는 고정 패널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거의 실패를 확신하는 분위기였다.
그렇게 분위기가 점차 절망의 늪에 빠져가고 있을 때 더 좋지 않은 소식이 전해졌다.
나와 나란히 앉아 있던 신디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입을 연 것이었다.
“노래가 너무 어려운데요?”
“그러게요. 난이도가 꽤 있네요. 많이 적으셨나요?”
“아니요. 저는 거의 단어 하나를 적었어요. 심지어 그것도 중복이고.”
“아아.”
이걸로 실패의 가능성이 더 커졌다.
이미 고정 패널들이 받아 적은 게 거의 없었기 때문에 더욱더 확신할 수 있었다.
심지어 이렇게 너무 활약을 하지 못한다면 <황녀님, 동거합시다>의 홍보에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아무래도 웃음을 많이 줘야 나와 신디의 모습이 시청자에 각인될 수 있을 테니까.
‘안 되겠다. 뭐라도 적어야겠어.’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감지한 내가 펜을 들고 태블릿 PC에 글자를 적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부정적이었던 현장의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졌다.
먼저 침묵이 흘렀고 뒤이어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어? 뭐야?”
“시준 씨가 지금 뭘 적기 시작했는데?”
“뒤늦게 기억이 난 건가?”
“그런 거예요? 시준 씨?”
나는 그렇다고 대답하며 받아쓰기를 꼼꼼하게 완성했다.
기억에 따라서 몇 부분의 단어가 달라졌지만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내 태블릿 PC를 쳐다보고 있던 신디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바밤이 관심을 보이며 신디에게 물었다.
“어때요? 괜찮아요?”
신디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바밤이 긴장한 듯 안경을 고쳐 썼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여전히 내가 가사를 정말 다 적었을까 의문을 품고 있는 듯했다.
아니나 다를까, 바밤의 힘찬 멘트가 촬영장에 울려 퍼졌다.
“과연 난세의 영웅이 될 수 있을까! 이시준 생애 최초 받아쓰기 공개!”
잠시 후 나의 받아쓰기가 공개됐고 바밤은 물론 제작진까지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얼굴 천재 배우님 66화
저 자│빌리언맨
발 행 인│원스토어 주식회사
펴 낸 곳│원스토어 주식회사
출판등록│제 2016-000040
주소│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146번길 20, 원스토어 주식회사
ISBN│979-11-6795-057-4
정가│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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