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68)
얼굴 천재 배우님-68화(68/200)
얼굴 천재 배우님 068화
내가 출 수 있는 춤.
그것은 단 하나뿐이었다.
심지어 나는 이 춤을 중간부터 시작할 수 없었다.
구슬을 꿰는 것처럼 무조건 춤을 맨 처음부터 진행해야 했다.
그렇게 나는 잔잔한 반주에 맞춰 MOST의 의 춤을 추기 시작했다.
박자가 하나도 맞지 않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와 동시에 여기저기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30년 전 발라드곡에 현대의 격렬한 안무를 진지하게 추고 있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어어? 뭐야!”
“아하학. 갑자기 왜 저러시지.”
“이게 무슨 춤이야? 왠지 익숙해.”
“헐. 대박. 이거 아니야?”
“이 사람. 완전 MOST에 진심이잖아?”
“아! 진짜 왜 이렇게 웃겨!”
“표정이 진지해서 더 미치겠어!”
나도 중간중간 웃음이 나와서 몇 번이나 바닥에 주저앉을 뻔했다.
하지만 간신히 참고 동작을 계속 이어 나갔다.
음악이 들리지 않는 사람처럼 박자가 아닌 기억에만 의지해 계속 춤을 췄다.
3분의 1 정도 안무를 소화했을 때 바밤이 양팔을 흔들어서 음악을 멈췄다.
그러더니 웃음기가 가득한 얼굴로 나를 향해 물었다.
“시준 씨. 그게 도대체 뭐예요?”
“어…. 춤이요.”
“설마 안무예요?”
“네. 맞습니다.”
“가사를 전부 꿰고 있더니 안무까지 소화하네. 일단 이 노래는 퍼포먼스 실패인데 에 맞춰서 한 번 더 도전해 보시겠어요? 우유 가져가셔야죠.”
원래는 기억이 완벽하지 않았다.
하지만 방금 춤을 춰 보니 어느 정도 안무를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때마침 이범이 손을 번쩍, 들더니 도움을 자처했다.
“제가 같이 출게요. 의 가사는 모르지만 안무는 기억하고 있어요.”
“좋아요. 이범 씨. 앞으로 나오세요. 혹시 또 의 안무가 가능한 분?”
그렇게 이범과 함께 전설적인 여자 아이돌 그룹 출신의 예니가 적당히 자리를 잡았다.
신디 또한 약속을 지키려는 듯 함께 자리를 잡고 음악을 기다렸다.
마침내 가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우리 네 사람은 본격적으로 춤을 선보였다.
<어메이징 선데이>에서 급조된 혼성 아이돌 그룹의 센터는 뜻밖에도 배우 출신의 나였다.
* * *
몇 주 후.
나와 신디가 출연한 <어메이징 선데이>의 촬영분이 방영됐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답게 실시간으로 댓글이 올라왔다.
-와 이시준 뭐야 핵존잘
-거의 비주얼 압살인데?
-나는 그냥 드라마에서 잘생기게 나오는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네?
-ㅇㅇ여태까지 오히려 드라마에서 미모가 모두 드러나지 않은 수준
-근데 오늘 문제 너무 어렵다ㅋㅋㅋ
-이범도 거의 감을 못 잡네…
-이건 실패 각이다ㅋㅋㅋ 3차 시도에도 못 맞춰ㅋㅋㅋㅋ
-ㅇㅈㅋㅋ 집에서 듣는데도 거의 안 들린다ㅋㅋㅋ
-다들 적은 게 너무 없는데?
-아 신디 너마저…
-어? 뭐야?
-갑자기 이시준 왜 저럼?
-뭐가 생각난 거 같은데?
-헐ㅋㅋㅋ 새로운 퍼포먼스인가? 남들이 못 적은 거 보고 내가 적기!
-이건 또 새롭네ㅋㅋㅋ 그나저나 엄청 적고 있는데? 계속 적어
-약간 연출이 심상치 않음… 설마 다 적는 거 아님?
-그건 아니겠지ㅋㅋ 아까 모스트 노래 잘 모른다고 했잖아ㅋㅋㅋ
-근데 왜 집중해서 글자 쓰는 모습도 멋있냐…
-그러게ㅋㅋ 뭐 따로 효과라도 입힌 거 같네ㅋㅋㅋ
-나는 당연히 황동거가 신디 원톱일 줄 알았는데 아닐지도ㅎㅎ
-그니까 비주얼로는 투톱 인정해야 할 듯ㅇㅇ
-오! 드디어 이시준의 받아쓰기가 공개된다!
-열심히 적었는데 틀린 게 많다? 뭐 이런 전개인가ㅋㅋㅋ
-어?
-대박!
-뭐야ㅋㅋ 완전 그럴듯해ㅋㅋ
-저건 정답 같은데?
-난세의 영웅 등장! 두둥!
-이시준은 받아쓰기 가창도 잘한다…
-바밤 당황한 거 봐ㅋㅋㅋㅋ
-백퍼네ㅋㅋㅋㅋㅋ
-와! 결국 정답!
-이걸로 이시준 레전드 등극!
-분량ㅋㅋ 확실히 가져가네ㅋㅋㅋ
-뜻밖의 분량 사냥꾼ㅋㅋㅋ
-간식 게임!
-신상 퀴즈네ㅋㅋㅋ
-뮤직비디오 퀴즈면 가수들이 유리하겠네…
-이번에는 신디가 활약할 듯^^
-그러라고 만들었나 봐ㅎㅎ
-이시준 어리둥절
-최후의 5인까지 남았네ㅋㅋ
-오오!ㅋㅋㅋ
-저걸 스틸한다고?
-와ㅋㅋ 섭이애나ㅋㅋ 개굴욕이다
-개웃기네ㅋㅋ 진짜ㅋㅋㅋ
-노래ㅋㅋ 뭐야ㅋㅋ 퍼포먼스 가능한 거냐고!
-이시준ㅋㅋ 완전히 개당황함ㅋㅋㅋ
-나는 배우들 저렇게 퍼포먼스에서 당황하는 게 재밌더라ㅋㅋㅋ
-헐ㅋㅋ 춤춘다ㅋㅋㅋ
-저게 뭐야ㅋㅋㅋㅋ
-2222ㅋㅋㅋㅋㅋㅋㅋ
-33333ㅋㅋㅋㅋㅋㅋㅋ
-아니ㅋㅋ 박자 안 맞고 진지한 얼굴이 멋있어서 더 웃겨ㅋㅋㅋㅋㅋ
-왜 저렇게 진심인 거야ㅋㅋㅋㅋㅋㅋ
-위 머스트 고 성공 축하 무대를 왜 지금 하냐고ㅋㅋㅋㅋㅋㅋ
-아아아아ㅋㅋㅋ 숨이 안 쉬어져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바밤이 적절하게 잘 끊었다ㅋㅋㅋㅋ
-그러게ㅋㅋㅋ 숨넘어갈 뻔함ㅋㅋㅋㅋ
-어? 위 모스트 고에 맞춰서 다시 추네?
-아이돌 그룹 총출동ㄷㄷㄷ
-거기서도 위화감이 없는 이시준bbbb
-역대급 비주얼 센터 탄생인데?
-헐ㅠㅠ 춤도 잘 춘다ㅠㅠ
-시준 오빠ㅠㅠ 사랑해요ㅠㅠㅠ
-원래 잘 추는 춤이었구나ㅠㅠ
다행히 <어메이징 선데이>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아쉽게도 두 번째 받아쓰기에서는 큰 활약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첫 번째 받아쓰기와 간식 게임에서 분량이 충분히 나왔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예능은 내 전문 분야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왕 출연한 김에 이렇게 활약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었다.
무엇보다 <황녀님, 동거합시다>의 홍보에 성공한 것 같아 만족스러웠다.
그렇게 <어메이징 선데이>가 큰 호응을 끌어내고.
마침내 <황녀님, 동거합시다>의 첫 방송 날이 밝았다.
* * *
그사이 <황녀님, 동거합시다>는 9부의 중반을 촬영 중이었다.
비교적 여유가 있는 스케줄이었기 때문에 유성효 감독은 오늘 촬영을 일찍 끝냈다.
“자. 오늘 촬영은 여기까지 합시다. 다들 1부 놓치지 말고 본방사수 하세요.”
“수고하셨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나는 현장 스태프들과 함께 큰 목소리로 인사했다.
그런 뒤 오늘 <황녀님, 동거합시다>를 같이 보기로 한 사람들에게 연락했다.
[Sijun][19:36] 나 지금 촬영 끝났다 [Sijun][19:36] 어디로 가면 돼?오늘 첫 방송을 같이 보기로 한 사람은 <체포> 때 인연을 맺은 양이듬과 구경모였다.
두 사람과는 <체포> 이후로도 꾸준히 만남을 이어왔다.
구경모가 분위기 메이커로서 항상 제 역할을 다 했기 때문에 부담 없이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만남을 가질 때마다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같은 직업을 가지고 있는 또래의 친구가 있다는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
그냥 웃고 떠들 뿐 딱히 진지한 얘기를 하지도 않는데 감정적으로 의지가 되는 느낌이었다.
‘원래는 가족들과 함께 <황녀님, 동거합시다>의 첫 방송을 보고 싶었지만….’
형이 파리에 가 있었기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
아버지 또한 망원동 친구들과 함께 <황녀님, 동거합시다>의 첫 방송을 사수하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그래서 나는 차선책으로 양이듬과 구경모를 선택했다.
[이듬][19:37] 경모가 자기네 집으로 오라던데? 잠깐만양이듬이 주소를 보냈고 약속 시간을 다시금 확인하고 있을 때였다.
“시준 씨!”
“아. 선배님.”
“오늘 첫 방송 누구랑 보기로 했어요?”
“아….”
“혹시 시간 괜찮으면 같이 볼래요?”
함께 고생한 사이인 만큼 드라마의 남여주가 첫 방송을 같이 보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렇게 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전에 터졌던 열애설이 살짝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각자의 매니저인 여경찬, 김성희가 그 자리에 함께할 테니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황녀님, 동거합시다>의 다른 관계자를 이 자리에 초대하는 것도 만약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었다.
다만 아쉽게도 나에게는 선약이 있었다.
“어쩌죠. 오늘은 선약이 있는데.”
“아? 그래요?”
“네. <체포> 때 친해졌던 배우들이랑 함께 첫 방송을 보기로 했거든요.”
“역시 시준 씨는 은근히 인싸라니까.”
“그게…. 그렇게 되나요?”
“그렇게 되죠. 저처럼 선약이 없는 사람도 있으니까.”
“아쉽네요. 저도 선배님이랑 첫 방송 보고 싶었는데.”
“아니에요. 선약이 있으면 어쩔 수 없죠. 그럼 나중에 같이 보기로 해요.”
“네. 연락드리겠습니다. 선배님.”
신디랑 같이 드라마를 본다면 피드백 부분에서도 도움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이미 일이 이렇게 됐으니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추후 약속을 다시 잡기로 하고 신디와 인사를 나눴다.
아직 첫 방영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현장 스태프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오늘 우리 첫 방송 나가고 나면 어떡해요. 배우님 완전 유명해질 텐데.”
“그러게. 미리 사인이라도 받아 둬야 하는 거 아니야?”
“우리 딸은 벌써 예고편만 보고 배우님 팬 됐다고 난리예요.”
“우리 아들은 <어메이징 선데이> 보고 종일 낄낄대던데.”
“배우님! 너무 유명해졌다고 저희 버리면 안 돼요? 알겠죠?”
다들 첫 방송 결과에 낙관적인 반응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다.
여전히 <황녀님, 동거합시다>의 성공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유성효 감독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나름대로 <황녀님, 동거합시다>의 가장 큰 문제점을 바로잡았다.
다시 생각해 봐도 화면의 전환 속도를 높이고 구성 방식을 바꾼 것은 훌륭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이게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드라마의 흥망에는 다른 요소가 얼마든지 끼어들 수 있었다.
심지어 그게 너무 복합적이어서 어느 드라마도 쉽게 성공을 장담할 수 없었다.
한 해에 방영된 모든 드라마를 놓고 보면 성공한 작품보다 실패한 작품이 많다는 게 바로 그 증거였다.
사람들이 바보라서 실패한 작품을 그냥 방송에 내보내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니 최선을 다했다는 것에 만족하고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자.’
나는 현장 스태프들과 적당히 대화를 나눈 뒤 메이크업을 지우고 의상을 갈아입었다.
친구들과 편하게 만나는 자리에서 굳이 멋을 낼 이유는 없었으니까.
그렇게 양이듬이 찍어 놓은 주소로 이동하자 얼추 시간에 맞았다.
그리고 초인종을 누르기 직전, 구경모로부터 의미심장한 메시지가 도착했다.
[경모][21:32] 음… [경모][21:32] 어쩌다 보니 초대하지 않은 손님이 오게 됐는데 다들 괜찮지?나는 초대하지 않은 손님이 누군지 궁금해 물으려다가 말았다.
이미 구경모의 집 앞에 도착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내가 초인종을 누르자 문이 열렸고 난처한 표정을 지은 채 구경모가 자리에 서 있었다.
“누가 왔길래….”
내가 이렇게 입을 열 때였다.
“왔군.”
목소리가 들려서 고개를 돌리니 구경모의 뒤쪽으로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놀랍게도 그 사람은 <체포>의 남자 주인공을 맡았던 지정현이었다.
얼굴 천재 배우님 68화
저 자│빌리언맨
발 행 인│원스토어 주식회사
펴 낸 곳│원스토어 주식회사
출판등록│제 2016-000040
주소│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146번길 20, 원스토어 주식회사
ISBN│979-11-6795-057-4
정가│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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