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76)
얼굴 천재 배우님-76화(76/200)
얼굴 천재 배우님 076화
[백상 최우수 연기상 지정현, “시준아. 꼭 다음 작품 같이했으면 좋겠다!” 수상 소감] [남자 선배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백상 대상 박준까지도 이시준 러브콜 합세!] [“나랑도 같이 작품 하자!” 이시준을 향한 박준의 수줍은 고백?] [백상 신인 연기상 이시준…. 차기작에 대한 관심 쏟아져!] [얼굴로 홀렸나? 백상 이시준 당황한 표정 연일 화제] [‘형들? 저 옷 잘 입고 왔죠?’ 백상 베스트 드레서 이시준 매력 뿜뿜!] [신인 연기자의 멋진 수상 소감…. 하지만 화제가 되는 것은 이시준을 언급한 수상 소감?] [올해 백상예술대상 유행어 ‘시준아, 나랑 같이 작품하자’]기사가 계속 쏟아지고 있었다.
누가 대상을 받았는지, 누가 최우수상을 받았는지는 생각보다 큰 이슈가 되지 않았다.
그보다 어째서 지정현과 박준이 내 이름을 언급했는지 그 이유를 더 궁금해하고 있었다.
심지어 기자로부터 그것을 묻는 전화가 끊임없이 걸려왔다.
“네? 지정현 배우님이요? 제가 그걸 어떻게 알겠어요. 모른다니까요. 그럼요. 정말이죠.”
여경찬은 운전대를 손에 쥔 채 계속 기자들의 연락을 받고 있었다.
사실 나도 지정현과 박준이 어째서 내 이름을 언급했는지 궁금했다.
너무 갑작스러웠기 때문에 더욱더 그랬다.
그렇게 두 사람에게 따로 연락을 해 봤는데 둘 다 이와 관련해 답변이 없었다.
지정현은 아예 내 메시지를 읽고 씹었고, 박준은 ‘오늘 신인 연기상 다시 한번 축하한다.’라는 대답을 하며 말을 돌렸다.
둘 다 각자의 방법으로 절대 원하는 대답을 해 주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도대체 다들 나한테 왜 이러는지….’
연예인으로서 이름을 알리는 것은 나쁘지 않았다.
차기작 선택에 관한 관심을 받는 것도 좋았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관심을 받으니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
왠지 모르겠지만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지고 있는 느낌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까 시상식장을 떠나기 전에 왜 그랬는지 이유를 물어보는 건데.’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뒤늦게 가족 단체방에 메시지가 도착해 있는 걸 발견했다.
[산사나이][20:21] 작은아들! 너무 축하한다! 신인 연기상이라니! 역시 최고야! [산사나이][20:21] 수상 소감도 너무 감동적이었어…. 엄마도 자랑스러워할 거다 [산사나이][20:22] 시상식 끝나면 곧장 집으로 오는 거지? [산사나이][20:22] 시환이가 없어서 아쉽지만 우리 둘만이라도 축하 파티하자한 시간 전의 메시지였다.
시상식 진행 중 배터리가 방전돼 메시지를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
나는 더 늦지 않게 아버지에게 답장을 보냈다.
[Sijun][21:34] 감사해요 아버지 [Sijun][21:34] 지금 곧장 집으로 가고 있어요 [산사나이][21:34] 닭한마리 세팅할까? [산사나이][21:35] 소주랑 같이? [Sijun][21:35] 4인분 해 주세요 매니저님이랑 스타일리스트님도 같이 가고 있거든요 [산사나이][21:35] 알겠어! 축하해 주는 사람이 많으면 좋지!그렇게 한창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형이 등장했다.
형의 분위기가 왠지 평소랑 달랐다.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하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평소보다 메시지를 많이 보내고 있다는 게 바로 그 증거였다.
‘프랑스에 혼자 있어서 심심한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형이 조금 갑작스러운 얘기를 꺼냈다.
[단답맨][21:40] 나 다음 주에 한국 들어가원래는 다음 달에나 들어올 수 있다고 했었기 때문이다.
나는 왜 일정이 바뀌었을까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둘 중 하나겠지. 스케줄 하나가 정리됐거나. 진짜 많이 심심하거나.’
왠지 후자인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쪽에서 파티까지 한다고 하니 더 마음이 싱숭생숭한 거 같았다.
착한 동생으로서 나는 형이 너무 외롭지 않게 답장을 보냈다.
[Sijun][21:40] 그래 얼른 와 [Sijun][21:40] 보고 싶다그러자 조금 늦게 답장이 도착했다.
[단답맨][21:43] 응^^눈웃음 이모티콘을 쓰는 걸 보면 기분이 좀 풀린 듯했다.
* * *
여경찬, 송진아, 그리고 아버지와 함께 가게에서 축하 파티를 벌였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나를 응원해 줬던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니 흥이 올랐다.
언제 먹어도 맛있는 닭한마리는 완벽한 조연이었고.
그렇게 백상예술대상에서 성과를 얻고 있는 사이.
<황녀님, 동거합시다>는 어느새 8부까지 방영했다.
그리고 마침내 공개된 8부의 시청률은 10.36%.
성공을 자신할 수 없던 드라마의 놀라운 결과였다.
당연하게도 현장의 분위기는 더 좋아질 수밖에 없었다.
“모두 축하드립니다!
“다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사랑을 캐스팅하겠습니다> 때처럼 작가를 불러놓고 초를 불거나 하지는 않았다.
현장 분위기 자체도 달랐지만 결정적으로 정수진 작가는 2% 부족한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모두 시청률 10% 돌파라는 상징적인 결과에 기뻐했다.
만나는 사람마다 서로 반갑게 인사하며 축하의 말을 건네고 있다는 게 바로 그 증거였다.
특히 유성효 감독의 표정이 밝았다.
영화에 이어 드라마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낸 것이었으니 당연했다.
감독이 영화와 드라마라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장르에서 모두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은 흔하지 않은 업적이었으니까.
그런 까닭에 나는 평소보다 밝게 유성효 감독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감독님. 시청률 10% 돌파 축하드려요.”
다른 스태프들과 즐겁게 인사를 나누던 유성효 감독은 내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
“아아! 배우님! 오늘도 일찍 도착하셨네요!”
“네. 방금 도착했습니다.”
“축하는 내가 아니라 우리 배우님이 받아야죠. 덕분에 <황녀님, 동거합시다>가 이렇게 잘됐는데.”
“아닙니다. 전부 감독님 덕분입니다.”
“아. 그리고 백상예술대상도 잘 봤어요. 늦었지만 신인 연기상 수상 축하해요.”
“감사합니다. 다음 백상예술대상에서는 우리 모두 함께했으면 좋겠네요.”
“지금처럼 시청률이 쭉쭉 올라간다면 가능성이 있죠.”
“그렇겠네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 촬영도 힘내야겠어요.”
“하여튼 연기 열정이 대단하다니까. 오늘 같은 날에는 좀 들떠도 되는 건데.”
“중요한 촬영이 있는 날이잖아요. 한지훈과 이영의 갈등이 마침내 폭발하는.”
“그건 그렇죠. 내가 어제 잠깐 생각해 봤는데….”
그렇게 유성효 감독은 평소처럼 촬영 계획에 관해서 설명했다.
그때 신디가 도착한 모양인지 현장이 떠들썩하게 변했다.
고개를 돌려 보니 벌써 지척까지 다가와 있었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시준 씨! 축하해요! 백상예술대상에서 신인 연기상을 받았다고요?”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보다 우리 드라마 시청률이 10%를 넘겼더라고요.”
“그러니까요! 아침에 확인하고 얼마나 기쁘던지 곧장 현장으로 달려왔다니까요!”
신디는 정말 기뻐 보였다.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걸 보고 있으니 나 또한 기분이 좋았다.
“너무 들떠서 오늘 촬영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걱정되네요. 혹시 12부 38씬 촬영은 뒤쪽으로 미룰 수 있을까요? 감독님?”
유성효 감독도 이대로 촬영을 하는 게 힘들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이시준 배우님만 괜찮다면 상관없죠.”
확실히 12부 38씬은 나와 신디 모두 한바탕 감정이 휘몰아쳐야 하는 장면이었다.
지금처럼 너무 분위기가 좋은 상황이라면 감정을 잡기 어려울 수 있었다.
“네. 저는 괜찮습니다. 그럼 저는 먼저 대기하고 있을게요.”
“이따 봬요. 시준 씨. 다시 한번 신인 연기상 수상 축하해요!”
나는 신디의 축하를 받고 차량이 주차된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오후 2시 31분, 마침내 12부 38씬의 촬영이 시작됐다.
“스탠바이! 큐!”
* * *
“어딜 봐요?”
이영의 목소리가 싸늘하다.
“내가 여기에 있는데 어딜 보고 있는 거예요?”
무엇을 보고 있는 걸까.
나도 모른다.
하지만 내 시선이 잠시 이영을 떠난 것만은 확실하다.
이영이 갑자기 입을 앙다문다.
그러더니 자존심이 상한다는 듯.
도저히 분해서 참지 못하겠다는 듯.
나를 쳐다보더니 이내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잇는다.
“내가 이 순간 가장 억울한 게 뭔지 알아요?”
“…….”
“갑자기 대한민국이라는 이상한 세상에 떨어진 거? 아니에요.”
“…….”
“대한민국의 이영으로 살아가면서 말투까지 바꿔야 했던 거? 아니에요.”
“…….”
“한 국가의 황녀에서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야 하는 거? 그것도 아니에요.”
“…이영 씨.”
“내가 지금 가장 화가 나는 건…. 너무 비참해서 확 울어 버리고 싶은 건…. 당신이 나를 바라보고 있지 않다는 거야.”
“그게 아니….”
“아니요! 아닌 게 아니라고요! 몇 번이나 봤어! 몇 번이나 확인했다고! 어떻게 아냐고? 나는 이곳에서 당신뿐이니까. 당신밖에 의지할 사람이 없으니까. 그래서 내 눈에는 전부 다 보인다고! 내 얼굴에서 다른 사람을 보는 게 보인단 말이야!”
이영이 갑자기 바닥에 주저앉는다.
그러더니 어린아이처럼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나는 이영을 위로할 수 없다.
정말 그랬나.
정말 내가 대한 제국의 이영이 아닌 대한민국의 이영을 여전히 바라보고 있었나.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영의 말대로 내가 바라보는 사람이 대한민국의 이영이라면 안 된다.
손을 뻗는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또다시 이영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다.
혼란하다.
내 마음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화가 치밀어 오른다.
그와 동시에 영원히 눈물을 흘릴 것 같던 이영의 울음소리가 잦아든다.
“위로조차 하지 않네.”
그러더니 이영이 자리에서 일어나 아직 물기가 남아 있는 목소리로 말을 잇는다.
“우리 이제 끝내요. 산 사람에게서 죽은 사람을 찾는 거. 산 사람이 죽은 사람을 연기하는 거.”
이영은 내 옆으로 지나간다.
이영의 몸이 내 팔에 살짝 닿았지만 나는 끝내 손을 뻗을 수 없다.
죽은 사람이 멀어지는 것처럼 산 사람의 옷깃이 스쳐 지나간다.
-우리는 시공간을 넘어서 그렇게 만났고… 이별했다.
얼굴 천재 배우님 76화
저 자│빌리언맨
발 행 인│원스토어 주식회사
펴 낸 곳│원스토어 주식회사
출판등록│제 2016-000040
주소│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146번길 20, 원스토어 주식회사
ISBN│979-11-6795-057-4
정가│100원
※ 이 책은 원스토어 주식회사가 저작권자와의 계약에 따라 발행한 것으로 당사의 허락 없이 무단 복제하거나 배포하는 것은 저작권법에 의해 금지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