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81)
얼굴 천재 배우님-81화(81/200)
얼굴 천재 배우님 081화
<황녀님, 동거합시다> 15부의 분석을 들으며 신디는 새삼 놀랄 수밖에 없었다.
시준이 너무나도 완벽하게 15부의 내용을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것 외에도 신디는 지금껏 시준에게 놀랄 일이 많았다.
처음 뮤직비디오 현장에서 만났을 때부터 시준은 그 외모만큼이나 범상치 않은 인물이었다.
그래서 함께 <황녀님, 동거합시다>에 출연하자고 제안을 한 것이었고.
하지만 시준은 알면 알수록 더 대단했다.
어떻게 매번 이렇게 완벽하게 연기를 준비해 올 수 있는지 궁금할 정도였다.
심지어 유효성 감독이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현장 디렉을 줘도 시준은 실수 한 번 없이 연기를 소화했다.
자신의 전문 분야라고 할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임에도 시준의 NG 숫자가 더 적었으니 말 다 했다.
로맨틱 코미디의 첫 메인 남주를 맡은 배우 같은 느낌이 전혀 아니었다.
‘역대급이라고 할 만큼 대단한 외모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연기까지 이렇게 잘하다니….’
심지어 시준은 단순히 완성형 천재가 아니었다.
매일 조금씩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 주는 노력형 천재였다.
여기서 더 잘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다음 날 촬영장에 오면.
늘 향상된 연기를 보여 주는 사람이 바로 시준이었다.
여전히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준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했다.
언젠가 누구도 도달하지 못한 경지에 이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작품 분석 능력까지 훌륭하다는 걸 알아 버렸지.’
처음 유효성 감독의 연출 문제를 찾아낼 때까지만 해도 그저 운이 좋았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시준은 생각의 궤를 달리하는 천재가 분명했다.
미묘한 문제점이 발생하면 그것을 항상 정확하게 짚어 낸다는 게 바로 그 증거였다.
‘특히 15부 마지막 장면에서는 이 자리에 있는 누구보다도 완벽하게 <황녀님, 동거합시다>의 핵심을 짚어 냈어.’
신디는 15부 촬영을 준비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14부에서 혼자 많은 분량을 소화하느라 피곤한 것도 있었지만.
15부의 내용 자체가 신디의 상식에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대본에 문제가 있다는 게 아니라 정수진 작가와 감정의 온도를 맞출 수 없다는 느낌이었다.
그러다 보니 신디 입장에서 조금 부족하게 15부를 분석할 수밖에 없었다.
그중에서도 15부 마지막 장면은 이대로 촬영이 진행해도 괜찮을까, 걱정이 될 정도였다.
‘그래서 넌지시 15부 마지막 장면에 대한 생각을 물어봤는데….’
시준은 기다렸다는 듯이 15부 마지막 장면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한지훈의 생각과 이영의 생각이 그림을 그린 듯 명확해졌다.
마치 정수진 작가의 머릿속에 들어갔다가 나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심지어 단순히 분석만 해낸 게 아니라 15부 마지막 장면의 문제점까지 짚어 냈다.
‘내레이션으로 이 부분을 명확하게 하자는 의견은 내가 낸 것이지만….’
시준이 아니었다면 이런 아이디어조차 제공할 수 없었을 게 분명했다.
더 가관인 것은 정수진 작가가 시준의 분석을 듣고 기분을 나빠하기는커녕 놀랐다는 사실이었다.
-누가! 누가 그런 분석을 한 거죠?
정수진 작가는 너무 놀란 나머지 이렇게 물었고 시준의 이름이 나오자 그제야 이해했다.
-원래도 시준 씨의 대본 분석 능력이 우수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문제점까지 짚어 내다니 대단하네요.
그렇게 정수진 작가가 시준의 손을 들어줬고, 내레이션이 추가된 수정고가 도착했다.
그리고 15부 마지막 장면을 연기하며 신디는 온몸에 소름을 돋는 듯했다.
시준의 분석대로 이영의 감정을 표현하자 연기가 훨씬 더 자연스러워졌기 때문이다.
‘아아. 이걸 미리 알았더라면….’
아쉬운 마음이 들 정도였다.
그렇게 신디는 감탄했고 그와 동시에 한 가지 욕심이 피어났다.
그것은 바로 다음 작품에서도 시준과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다음 작품에서는 시준 씨랑 모든 걸 상의해서 작품에 들어가는 거야.’
그렇게 한다면 <황녀님, 동거합시다>보다 더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것은 그냥 감이 아니었다.
확신이었다.
‘지정현 선배님이랑 박준 선배님이 어째서 그렇게 시준 씨한테 러브콜을 보냈는지 이해가 될 것 같네.’
신디는 이런 생각을 하며 15부 마지막 장면의 촬영을 마친 뒤, 유성효 감독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시준을 훔쳐봤다.
‘종방연 때 얘기해 봐야겠다. 시준 씨도 나랑 연기를 하는 걸 즐거워했으니까 분명 가능성이 있을 거야.’
그때였다.
촬영장 한쪽이 갑자기 시끌벅적하게 변했다.
그러더니 스태프들이 일제히 목소리를 높였다.
“다들 이쪽으로 오세요! 커피 차가 왔습니다!”
“이시준 배우님께 도착한 커피 차입니다! 한 잔씩 받으세요!”
“김윤아 선수님이 보낸 거예요! 다들 이쪽으로 와서 커피 드시고 하세요!”
뜬금없는 커피 차의 등장에 신디는 당황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피겨 여왕 김윤아로부터 커피 차가 도착했다니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김윤이가 배우에게 커피 차를 보냈다는 얘기는 들어 본 적도 없었다.
그만큼 시준을 특별하게 여긴다는 뜻일 거다.
신디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갸웃하며 생각했다.
‘뭐야…. 왜 이렇게 인기가 많아?’
그와 동시에 어쩌면 시준과 또 한 번 호흡을 맞추기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 * *
15부 촬영은 무사히 끝났다.
정수진 작가가 편견 없이 수정 제안을 받아 준 덕분이었다.
그 과정에서 예기치 않게 김윤아가 커피 차를 보내며 현장이 어수선해졌지만.
무사히 촬영이 끝났으니 다행이었다.
이제 남은 것은 16부.
16부는 한지훈과 이영의 재회를 다뤘다.
한지훈은 일상 속에서 이영을 그리워했고, 이영은 황녀로서 대한 제국의 일선에 복귀해 정사를 다뤘다.
혼란한 국내 상황을 일시에 정리하며 능력을 보인 만큼 제국민들은 이영의 황제 등극을 원했다.
하지만 이영은 황제가 되기를 거부했다.
언젠가 대한민국으로 돌아갈 생각이었으니까.
이영은 선대 황제의 잊힌 핏줄을 새로운 황제로 내세웠다.
그리고 능력 있는 사람들을 선발해 대한 제국의 정사를 다루게 했다.
그렇게 대한 제국의 상황이 완전히 안정되어 가던 때.
또 한 번 이영 앞에 문이 열렸다.
그리고 한지훈은 그것을 예감이라도 한 것처럼 이영이 다가올 문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황녀님, 동거합시다>가 마무리됐다.
해피 엔딩에 가까운 열린 결말이었다.
앞서 언급한 바 있듯이 어려운 촬영은 이미 15부에서 전부 정리가 된 상태였다.
그런 까닭에 16부 촬영은 무난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다만 어쩐 일인지 16부 촬영 내내 신디의 태도가 좀 평소와 달랐다.
자꾸 생각하지도 않은 걸 꼬치꼬치 캐묻는 느낌이었다.
“근데요. 시준 씨. 김윤아 님이랑은 어떻게 친해진 거예요?”
“다음 작품은 정했어요? 이번에도 드라마? 어떤 장르?”
“나는 <황녀님, 동거합시다> 끝난 뒤 언제 작품 활동을 하면 좋으려나. 시준 씨 생각은 어때요?”
“시준 씨 다음 달에 제 단독 콘서트 진행하려고 하는데 혹시 노래 한 곡 같이할 생각 없어요? 그냥 초대 손님으로 와도 괜찮고.”
“그냥 진짜 궁금해서 묻는 건데. 시준 씨는 지정현 선배님이랑 박준 선배님 중에서 누가 더 좋아요? 나한테만 얘기해 봐요. 비밀로 할게.”
함께 작품 활동을 하며 꽤 친해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나는 신디의 물음에 성심성의껏 답했다.
김윤아랑은 KBAR 광고를 찍으면서 안면을 텄고, 아직 다음 작품은 정하지 않았으며.
작품의 활동 시기는 소속사와 상의해서 신디가 편한 대로 정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또한 신디의 콘서트에는 노래를 부르지 않고 초대 손님으로만 참가하기로 했으며.
지정현이랑 박준 중 누구 한 사람을 고르는 건 하지 않겠다고 했다.
“왜요? 둘 다 별로예요?”
<황녀님, 동거합시다> 마지막 촬영 날.
신디가 물었고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둘 다 너무 좋아서요.”
“에이. 그런 게 어딨어요. 딱 한 명만 골라봐요.”
“꼭 골라야 하는 건가요?”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도 아니고.
이게 왜 그렇게 중요한 건지 정말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신디는 진심으로 궁금한 것 같았다.
안 그래도 큰 신디의 눈이 호기심으로 더욱 커져 있었다.
“너무 어려워요? 그럼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때요. 둘 중 더 친형처럼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 이런 느낌으로?”
나는 신디의 질문을 듣고 잠시 고민했다.
하지만 생각이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둘 다 형과는 너무나도 다른 사람이었다.
외모부터 성격까지 모든 게.
“친형이 있어서 그런지 둘 다 고르기가 쉽지 않네요. 친형 같은 느낌이라는 게 칭찬인지도 모르겠고.”
형과는 사이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좋은 편이라고 할 수 있었다.
다만 친형 같다는 건 정말 칭찬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형은 형이었다.
하지만 내 대답이 신디에게는 굉장히 의외였던 모양이었다.
“헐. 시준 씨한테 형이 있었어요? 왜 티를 안 냈어요?”
“굳이 티를 내야 할 이유를 모르겠지만…. 제가 그렇게 티를 안 냈나요? 그건 또 몰랐네요.”
“아아. 그러고 보니까 수상 소감에서 형을 언급했죠? 이제 생각났다. 근데 왜 지금까지 당연히 형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지.”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종종 그렇게 오해하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굉장히 제가 외동 같은 느낌인가 봐요.”
“그런 것도 있겠지만 시준 씨처럼 잘생긴 사람이 또 있을 거라는 생각이 잘 들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
“하하. 생각지도 못한 독특한 해석이네요. 어쨌든 칭찬 감사합니다.”
“아무튼…. 시준 씨의 형은 어떤 분이에요? 시준 씨처럼 잘생겼어요? 뭐든지 다 잘하고?”
그렇게 나는 신디에게 형에 관해서 설명하려고 했다.
지금껏 굳이 나서서 형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질문을 피해야겠다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형은….”
하지만 나는 끝까지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배우님! 이시준 배우님!”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며 달려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은 바로 여경찬이었다.
“매니저님?”
“큰일 났어요! 기사 좀 확인해 보세요!”
너무나도 다급한 모습.
나는 얼른 여경찬의 얘기대로 핸드폰을 꺼내서 내 이름을 검색했다.
그와 동시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단독) 세계적인 패션모델 이시환… 친동생은 놀랍게도 이시준?] [얼굴 천재 형제가 탄생했다! 세간의 주목을 받는 이시환, 이시준의 놀라운 연관성!] [어째서 숨겼나? 팬들의 배신감… 이시준의 친형이 이시환이었다!] [<황녀님, 동거합시다>로 인기몰이 중인 이시준! 친형이 이시환인 것으로 밝혀져 충격….]나와 함께 핸드폰을 꺼내서 기사를 확인하고 있던 신디가 중얼거렸다.
“모델이고…. 잘생겼네…. 뭐든지 잘할지 모르겠지만 포즈 하나만큼은 기가 막히게 잡을 것 같고….”
멍하니 중얼거리던 신디가 휴대폰을 들어 기사 속 형의 사진을 내 얼굴 옆으로 가져다 댔다.
“미친.”
신디가 뱉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감탄사가 튀어나온 건 그다음이었다.
얼굴 천재 배우님 81화
저 자│빌리언맨
발 행 인│원스토어 주식회사
펴 낸 곳│원스토어 주식회사
출판등록│제 2016-000040
주소│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146번길 20, 원스토어 주식회사
ISBN│979-11-6795-057-4
정가│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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