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83)
얼굴 천재 배우님-83화(83/200)
얼굴 천재 배우님 083화
흔히 <뉴퀴즈>라고 줄여 부르는 <뉴 퀴즈 온 더 블럭>은 일종의 퀴즈쇼였다.
다만 문제에 내고 맞추는 데 집중하는 보통의 퀴즈쇼와는 달랐다.
퀴즈보다도 다양한 직업군을 만나서 담소를 나누는 데 집중했기 때문이다.
일상적이지만 의미 있는 대화.
그리고 깜짝 퀴즈쇼.
이런 것이 유석재 특유의 안정감 있는 진행과 만나며 새로움을 이끌어내고 있었다.
그렇게 <뉴퀴즈>는 특급 게스트가 편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 주는 독특한 방송으로 자리 잡았다.
‘확실히 <뉴퀴즈>라면 나쁘지 않아.’
힘들게 몸을 쓰지 않아도 되고.
더러운 방을 보여 주지 않을 수 있고.
개가 될 필요도 없었다.
심지어 유석재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화제성도 충분히 보장됐다.
지금 시점에 나와 형이 함께 출연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프로그램이었다.
[Sijun][15:30] 뉴퀴즈 괜찮은데? [단답맨][15:30] 그치? [Sijun][15:31] 응 캐스팅 확정 짓자 [단답맨][15:31] 너 언제 되는데? [Sijun][15:32] 드라마 촬영 끝나서 거의 다 괜찮아 [단답맨][15:32] 오키 그럼 내 시간에 맞춘다그렇게 뜻밖에 <뉴퀴즈>의 캐스팅이 확정됐다.
* * *
페스타 엔터테인먼트에서는 <뉴퀴즈>의 출연을 반겼다.
<뉴퀴즈> 출연이 내 인지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확실히 형과 함께 방송에 나간다는 것은 나쁘지 않은 일이었다.
세계적인 모델이 친형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나에게는 패션 쪽으로 감각이 있다는 이미지가 생겼으니까.
아니나 다를까.
벌써 이러한 반응이 오고 있었다.
나와 형의 <뉴퀴즈> 출연 소식이 전해지면 And You에서 내가 NM을 소개한 일이 주목을 받았다.
“역시 세계적인 모델의 동생은 다르다는 둥. 배우님도 모델을 했으면 대성을 했을 것 같다는 둥. 둘이 함께 출연하는 <뉴퀴즈>를 빨리 보고 싶다는 둥. SNS가 난리네요.”
<뉴퀴즈> 촬영을 위해 차량으로 이동 중 송진아가 SNS의 반응을 확인해 줬다.
확실히 형과의 <뉴퀴즈> 동반 출연은 화제성이 있는 듯했다.
며칠째 이런 글이 도배되고 있다는 게 바로 그 증거였다.
“와. 이런 글도 있어요. ‘이시 형제 다른 느낌으로 잘생겨서 너무 좋지 않냐?’”
“이시 형제요?”
“네. SNS에서 두 분을 이렇게 줄여 부르더라고요. ‘환은 병약해 보이면서도 눈빛이 강렬해 퇴폐미 같은 게 느껴지고. 준은 사람 자체가 번듯하고 모범생 같은 느낌이야. 그러면서도 막 장난꾸러기 같기도 하고.’”
내가 지금껏 맡았던 배역이 이런 이미지를 가지게 한 것 같았다.
신한재는 신념이 곧고 열정적인 형사였고, 김원영 역은 장난기 넘치는 연하남이었다.
한지훈은 이 두 가지 매력을 모두 가지고 있는 순정남이었고.
“이런 댓글도 있어요. ‘그러다 보니 문득 궁금해지더라고. 이렇게 잘생긴 이시 형제를 낳아 주신 부모님은 어떻게 생겼을까?’”
나는 생각지도 못한 질문에 당황했다.
송진아는 그 표정을 보지 못한 듯 말을 이었다.
“와. 그 밑으로 댓글이 장난 아니에요. 만 개가 넘게 달렸네요.”
“아.”
“어때요? 저도 궁금하네요. 배우님의 아버님도 미남이신가요?”
여경찬이 자신도 궁금하다는 듯 백미러를 통해 나를 힐끔, 쳐다봤다.
나는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솔직히 대답하기로 마음먹었다.
“잘생겼어요. 아버지도.”
어차피 숨기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다.
<뉴퀴즈> 제작진 쪽에서 이미 아버지의 사진을 받아 갔기 때문이다.
갑자기 어린 시절 사진이랑 아버지 사진을 달라고 해서 어리둥절했는데 이런 의도가 숨어 있던 모양이었다.
그렇게 나는 송진아 덕분에 <뉴퀴즈>에 대한 SNS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우리 세 사람은 <뉴퀴즈> 촬영 현장에 도착했다.
대기실에서 메이크업을 받고 있던 형이 나를 반겼다.
“왔냐?”
“일찍 왔네. 공항에서 바로 온 거야?”
“응.”
“고생이네. 이따 촬영 끝나고 맛있는 거 먹자. 아버지가 곧장 집으로 오래.”
“그래.”
그렇게 나와 형은 어제도 만난 사람처럼 가볍게 대화를 나눴다.
나 또한 메이크업을 수정하기 위해 적당히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때 형이 내 모습을 아래위로 쭉, 훑었다.
“왜? 어디 이상해?”
“아니. 깔끔하게 잘 입었네.”
“아아. 또 패션 지적하려고.”
“아니야. 오늘은 정말 잘 입었어.”
“당연히 괜찮겠지. 스타일리스트님이 신경 써 줬는데.”
나는 이렇게 대답하며 송진아의 표정을 살폈다.
송진아는 왜인지 몰라도 얼굴을 붉힌 채 내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근데 왜 내 머리를….’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형으로부터 대답도 돌아왔다.
“맞아. 너 스타일리스트 있었지.”
“뭐래? 나도 연예인이거든?”
“나도 알아. 너 드라마에서 연예인 역할이잖아.”
“아니. 드라마 말고 진짜 연예인이라고. 진짜 연예인.”
내가 답답함에 가슴을 치며 이렇게 말하자 갑자기 형이 내 쪽으로 엄지를 치켜들었다.
“굿. 축하.”
“아오!”
형은 항상 이런 식이었다.
몇 마디 말로 내 복장을 뒤집어 놓는 데 도가 텄다.
과묵한 사람답게 아예 말이 없었으면 좋겠는데.
이렇게 꼭 한마디씩 덧붙였다.
나는 형과의 대화를 포기하고 메이크업을 받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하지만 형이 뜻밖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나저나 내가 가져온 건 나중에 입어야겠다.”
나는 나도 모르게 형의 이야기에 반응했다.
그것은 송진아 또한 마찬가지였다.
“뭔데? 파리에서 뭐 사 왔어?”
“사 온 게 아니고 선물 받았어. 너 입을래?”
“선물 받은 걸 왜 날 줘. 형이 입어야지.”
“두 벌을 받았거든. 너랑 같이 입으래.”
“진짜?”
형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스타일리스트에게 양해를 구하고 커다란 종이봉투 두 개를 가져왔다.
종이봉투에는 놀랍게도 루이비통의 로고가 박혀 있었다.
“열어 봐.”
나는 고개를 끄덕인 뒤 종이봉투 중 하나를 뜯어봤다.
그곳에 들어 있는 것은 루이비통 특유의 모노그램 패턴을 인상적으로 재해석한 의상 세트였다.
묘하게 스트리트 패션의 느낌을 주는 디자인이었다.
최근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버질 아블로의 유지를 이어받아 새로운 수석 디자이너가 밀고 있는 스타일이었다.
다만 이것은 그중에서도….
“처음 보는 디자인인데?”
내 말에 송진아가 반응했다.
“그러게요. 저도 처음 봐요. 근데 너무 예쁘네요!”
확실히 디자인이 괜찮았다.
먼저 아우터는 모노그램이 꽃처럼 새겨진 스카이블루 블루종이었는데 잿빛 크루넥 스웨터와 너무 잘 어울렸다.
바지 또한 퓨어 울 소재에 신축성을 더한, 너무 튀지 않는 슬랙스였기에 블루종과 잘 어울렸다.
딱 봐도 보통 공을 들인 디자인이 아니었다.
그렇게 나와 송진아가 옷을 이리저리 살펴보며 디자인을 확인하고 있을 때.
형으로부터 대답이 돌아왔다.
“초면이겠지. ‘리장드루 메이에르’가 우리를 위해서 따로 만든 옷이니까.”
형의 말을 듣고 나는 우뚝, 손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루이비통의 수석 디자이너 리장드루 메이에르가 우리를 위해 직접 새로운 의상을 만들었다니.
송진아는 입을 떡하니 벌린 채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그것은 대기실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경악하고 있었다.
* * *
나는 리장드루 메이에르가 선물한 것으로 의상을 갈아입었다.
오늘 의상을 어렵게 구한 송진아에게 괜찮겠냐고 물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긍정적이었다.
“이건 괜찮고 안 괜찮고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무조건 루이비통을 입어야죠!”
그렇게 나는 의상을 갈아입었고, 다행히 내가 보기에도 꽤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혹시라도 좋은 의상을 망치면 어쩌나 했는데 기우였다.
참고로 형은 데님 블루종을 다미에 모티브가 돋보이는 셔츠와 바지에 매치했다.
버튼 여밈형 커프스, 포인티드 카라 팁 등의 디테일이 촘촘하게 표현돼 있는 작품이었다.
잠시 후.
마침내 우리의 인터뷰 차례가 됐다.
나와 형이 촬영을 위해 스튜디오에 등장하자 <뉴퀴즈>의 두 MC가 반겼다.
유석재와 조성호였다.
“아! 이시 형제!”
“우와! 왜 이렇게 멋있어!
그렇게 나는 현장이 한바탕 소란스러워질 거라고 생각했다.
예능에서의 첫인사는 언제나 활기차고 즐거운 법이었으니까.
하지만 어쩐 일인지 유석재와 조성호는 한마디 감탄사만 내뱉고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현장의 스태프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무슨 일이라도 터진 것처럼 우리 두 사람을 보고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거의 방송 사고에 가까운 반응.
그러나 형은 이러한 반응이 익숙하다는 듯 적당히 자리를 잡고 앉았다.
나 또한 크게 개의치 않고 내 자리를 찾았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촬영 감독이 “너무 잘생겼다.” 하고 나지막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와 동시에 하나둘 사람들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특히 유석재는 자신이 생각해도 지금의 상황이 어이없는지 특유의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습관적으로 게스트를 맞이하려고 고개를 돌렸다가 나 지금 너무 놀랐잖아. 다들 놀랐죠?”
유석재의 물음에 스태프들이 고개를 끄덕였고 조성호가 뒤이어 말을 받았다.
“이게 뭐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 거지? 방송하면서 이런 느낌 받은 적 처음이에요. 진짜.”
“그러니까. 나도 완전 처음이야. 잘생긴 것도 잘생겼는데 의상까지 너무 완벽하다. 둘 다 사람 맞아요?”
“혹시 실례가 아니라면 살짝만 좀 만져 봐도 괜찮을까요?”
“실례 맞아요. 만지지 마세요. 성호.”
“아. 예, 예.”
유석재가 조성호의 말을 단칼에 끊는 것으로 첫 번째 웃음이 터졌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뉴퀴즈> 촬영이 시작됐다.
나와 형은 유석재의 진행에 따라 평범하게 자기소개를 했다.
하지만 우리 두 사람이 입을 뗄 때마다 유석재와 조성호가 추임새를 넣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이시준이라고 합니다.”
“잘생겼다.”
“그러니까요.”
“안녕하세요. 모델 이시환입니다. 반갑습니다.”
“잘생겼다.”
“그러니까요.”
그리고 추임새 덕분에 또 한 번 웃음 포인트가 완성됐다.
확실히 유석재와 조성호는 작은 부분도 놓치지 않고 살려 내는 능력이 탁월했다.
“아니. 아무리 봐도 이해가 안 되네. 어떻게 이 두 사람이 나랑 같은 종족일 수 있지?”
“그래서 제가 계속 이해가 안 된다고 한 거잖아요. 혹시 좀 만져 봐도 될까요?”
“안 된다니까요. 성호.”
“아. 예, 예.”
그 덕분에 우리 두 사람은 빠르게 현장의 분위기에 적응할 수 있었다.
그중 최근 <어메이징 선데이>에 출연한 적이 있는 나의 긴장이 먼저 풀렸다.
나는 조성호에게 제안했다.
“그러지 말고 한번 만져 보세요.”
그러자 조성호가 화들짝 놀라며 되물었다.
“어? 정말요? 정말 그래도 돼요?”
“물론이죠.”
“그럼 실례 좀 하겠습니다. 어허허.”
그렇게 조성호는 내 쪽으로 다가왔다.
그와 동시에 이상한 소리로 웃으며 내 볼을 살짝 꼬집었다.
그때였다.
“아아!”
내가 분위기를 띄울 생각으로 일부러 아픈 척 연기를 했다.
그러자 조성호가 눈에 띄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내 생각대로였다.
덥석.
하지만 내 생각과는 다르게 누군가 조성호의 손목을 강하게 잡아챘다.
나는 당황해서 고개를 돌렸고 그 자리에는 형이 앉아 있었다.
얼굴 천재 배우님 83화
저 자│빌리언맨
발 행 인│원스토어 주식회사
펴 낸 곳│원스토어 주식회사
출판등록│제 2016-000040
주소│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146번길 20, 원스토어 주식회사
ISBN│979-11-6795-057-4
정가│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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