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88)
얼굴 천재 배우님-88화(88/200)
얼굴 천재 배우님 088화
<탈출>의 캐스팅이 확정되고 난 뒤.
나는 김성연 역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연일 연습에 매진했다.
물론 이제 예전처럼 연습만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황녀님, 동거합시다>가 큰 인기를 끌면서 광고 제안이 많이 들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고.
지금 타이밍이 아니라면 찍을 수 없는 광고라는 게 존재했다.
그런 까닭에 나는 연습을 하면서도 틈틈이 바쁘게 움직였다.
“방금 좋았어요! 한 번만 더 먹어 볼게요!”
지금 찍고 있는 것은 치킨 광고였다.
수트를 차려입고 왕좌에 올라가 최고의 치킨을 맛보고 감탄한다는 컨셉이었다.
나는 닭 다리를 한입 야무지게 베어먹었다.
“별별치킨. 진짜 스타는 여기 있었구나.”
그리고 닭 다리를 바라보며 최선을 다해 연기했다.
콘티를 받아 보았을 때는 몰입이 되지 않을까 봐 걱정하기도 했다.
차라리 아무것도 없이 연기를 하라고 하면 할 텐데 닭 다리를 보고 진심으로 감탄해야 한다니.
나로서도 어려운 일이었다.
메소드 가면의 힘을 빌려야 하는 것이 아닐까 잠깐 고민하기도 했다.
그러나 하다 보니 생각보다 괜찮았다.
좋은 연기 연습이 될 것 같았다.
실제로 별별치킨의 후라이드가 맛있었던 것도 연기에 도움이 됐다.
갓 튀긴 닭 다리의 튀김옷이 바삭하고 살은 촉촉했다.
촬영이 계속되자 어느 순간에는 닭 다리가 정말 대단한 ‘스타’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어쨌든 전 국민을 사로잡았다는 점에서 확실한 스타이기는 했다.
그렇게 나는 치킨의 다리만 수십 개를 먹고 나서야 광고 촬영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여경찬이 서둘러 내 뒤를 따르며 말을 걸었다.
“고생하셨습니다. 배우님.”
“매니저님도 고생하셨어요.”
“솔직히 치킨 광고에 이렇게까지 열연하실 필요가 있을까 싶을 만큼 잘하셨어요.”
여경찬이 목소리를 낮추며 칭찬했다.
그리고 촬영용 치킨을 만들던 별별치킨 직원 중에 내 팬이 있어 특별히 더 열심히 치킨을 튀기더라는 뒷얘기도 해 주었다.
‘그래서 더 맛있었나 보네.’
촬영에 큰 도움을 준 내 팬에게 인사라도 하고 싶었다.
그러나 이미 촬영장 밖으로 나온 상황이었다.
나는 나중을 기약하며 물었다.
“내일 촬영은 뭐죠?”
“내일은 없습니다. 치킨, 침대, 은행, 화장품, 스트리트 패션 등 광고 촬영은 모두 끝났어요.”
“다행이네요. 이제 <탈출> 크랭크 인까지 연습에 매진할 수 있겠어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나저나 이것 좀 보시겠어요? 어제 <뉴퀴즈> 방송 나가고 반응이 장난 아니네요.”
여경찬이 캡처한 사진을 보냈다.
나는 얼른 핸드폰을 꺼내서 어떤 반응이 올라왔는지 확인했다.
-저기 어디냐? 비주얼 맛집 같은데ㄷㄷ
-와ㅇㅇ 둘 다 너무 잘생긴 거 아니야?
-같이 앉아 있으니까 딱 느껴진다ㅎㅎ
-그치? 다른 느낌으로 잘생겼지?
-어떻게 두 사람이 같은 배 속에서…. 어머니 아버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당신들은 애국자여요…
-확실히 동생 쪽이 대중적인 느낌ㅋㅋㅋ
-시환이의 퇴폐미도 무시하지 말라고!
-조성호가 이시준이 얼굴 만지려니까 딱 막아서는 거 뭐야ㅋㅋㅋㅋㅋ
-이시환이 뭔가 시크한 척하는데 동생 엄청 아끼는 듯?
-나도 그게 계속 느껴짐ㅎㅎ 동생 바라볼 때 눈빛이 달라
-역시 뉴퀴즈ㅋㅋㅋ 질문이 편안하네ㅋㅋㅋㅋㅋ
-좀 너무 못 살리는 듯? 저렇게 좋은 반찬을 가지고 비빔밥만 만드는 느낌
-비빔밥 무시?
-나는 오히려 뉴퀴즈 이런 느낌 좋던데ㅋㅋㅋ 너무 자극만 쫓지 않고ㅋㅋㅋ
-오! 방금 뭐야?
-헐ㅋㅋ 이시 형제는 아버지까지 잘생겼네ㅋㅋㅋ
-당연히 잘생겼을 거라 예상하긴 했는데bbb
-역시 모든 건 핏줄이었어…
-진짜 사기다ㅋㅋㅋ 아버지는 또 다른 느낌으로 잘생겼네ㅋㅋㅋㅋ
-저거 어떻게 아버지야… 아직 서른 살이라 해도 믿을 듯…
-오ㅋㅋㅋ 이시환의 원래 꿈이 배우였구나ㅋㅋㅋㅋ
-나중에 진짜 이시준이랑 영화 같은 거 찍으면 재밌을 듯ㅇㅇ
-나! 그 영화 볼래! 무조건 볼래!
-상상만 해도 그림이 너무 좋다… 이시환도 연기 잘하겠지?
-같은 핏줄인데 잘하겠지ㅋㅋㅋ 이시준이 워낙 잘해서 조금만 잘해도 될 듯
-근데 이제 슬슬 지정현이랑 박준 얘기 안 물어보나?
-나도 그게 궁금해서 본방 챙겨 보는 건데ㅋㅋㅋㅋ
-나는 시준이가 박준을 더 좋아한다에 한 표
-사캐에서 둘 케미가 워낙 좋긴 했지ㅎㅎ 하지만 내 취향은 지정현
-어? 저걸 이시환한테 물어보네ㅋㅋㅋㅋㅋ
-뭐라고 대답할까?
-별 대답 안 하겠지 방송인데ㅎㅎ
-심지어 동생 일이니까 더 언급하기 조심스러울 듯ㅇㅇ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저걸 저렇게 대답해 버린다고?ㅋㅋㅋㅋㅋㅋ
-이시환이 이시준 정말 얼마나 좋아하는 거야?ㅋㅋㅋㅋ
-오늘 방송 레전드다ㅋㅋㅋㅋㅋㅋ 재미 제대로 뽑았네ㅋㅋㅋㅋ
-근데 나라도 이시준 같은 동생 있으면 저렇게 될 듯ㅋㅋㅋㅋㅋ
-ㅆㅇㅈ 진짜 브라더 콤플렉스 안 걸리고는 못 버틸 듯ㅋㅋㅋㅋㅋㅋ
확실히 사람들은 형의 행동을 브라더 콤플렉스로 생각하는 듯했다.
현장에서는 그런 느낌이 아니었고 형 또한 그렇다고 대답을 했지만.
방송에서 너무 그쪽으로 편집을 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이런 쪽의 재미를 원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실제로 형이 “시준이는 제 동생이라는 겁니다.”라며 나의 소유권을 주장했을 때 가장 댓글이 폭발적이었다.
“반응이 좋네요.”
“그렇죠? 여기 커뮤니티에 보면 아버님의 실물 사진이랑 이시환 모델님의 꿈이 배우라는 부분까지 전부 베스트 자리를 차지했어요.”
나와 형의 <뉴퀴즈> 방송분이 거의 게시판을 점령한 수준이었다.
이 정도면 실시간 검색어에서 줄 세우기를 한 것과 비슷한 수준의 화제성이었다.
‘그날 방송분이 재밌긴 했지만 이 정도였나?’
생각지도 못한 반응에 나는 잠시 당황했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나에게나 형에게나 시청자 반응이 좋다면 나쁠 게 없었기 때문이다.
다음 작품의 홍보를 생각한다면 더욱더 그랬다.
나랑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지정현으로부터 메시지가 도착했다.
[지정현 선배님][18:21] 지금 자네의 캐스팅 확정 기사를 내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지정현뿐만이 아니었다.
김보미 또한 기회를 놓치지 않았겠다는 듯 메시지를 보내왔다.
[김보미 팀장님][18:23] 배우님! 지금 탈출 캐스팅 확정 기사 내려고 하는데 어떠세요? [김보미 팀장님][18:23] 빠른 답장 부탁드리겠습니다!* * *
[대세 이시준! 지정현의 ‘탈출’ 합류! 어떤 시너지 낼까?] [내 선택은 지정현! 이시준의 신작은 영화 ‘탈출’] [영화에 도전해 보겠습니다! 이시준 ‘탈출’ 주연 캐스팅 확정] [어린 신한재와 성인 신한재가 뭉쳤다! 이시준, 영화 ‘탈출’ 출연] [이시환 애탄다… 지정현과 함께 ‘탈출’ 출연하기로 한 이시준] [올해 하반기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이시준 ‘탈출’ 합류]다행히 캐스팅 기사에 대한 호응이 괜찮았다.
아직 김필성 감독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정현과 함께 영화에 출연한다는 사실 자체가 많은 관심을 끌었다.
특히 <뉴퀴즈> 출연으로 내 얘기가 한창일 때 캐스팅 기사를 낸 것이 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관심 속에서 또 한 번 시간이 흘렀고 마침내 <탈출>의 첫 촬영 날이 밝았다.
오늘은 간단하게 고사를 지내고 나와 지정현이 작품 속에서 첫 만남을 가지는 15씬을 촬영할 예정이었다.
배경이 겹치는 경우가 아니라면 1씬부터 차례로 촬영을 진행하는 게 보통이었다.
하지만 고사를 지내기 위해 다 같이 모이는 김에 15씬을 촬영하는 게 좋겠다고 합의했고 그렇게 스케줄이 잡혔다.
“안녕하십니까!”
나는 약속 시간보다 10분 일찍 도착해 스태프들과 인사를 나눴다.
벌써 스태프들은 고사 준비를 끝마친 상태였다.
북어, 시루떡, 막걸리, 각종 과일, 돼지머리가 상 위에 놓여 있었다.
진짜 돼지머리는 조금 잔인하다고 생각했는지 태블릿 PC에 사진을 띄운 것으로 대신했다.
확실히 교수형에 처한 돼지의 사체를 상에 올린다는 것은 조금 찜찜한 일이었다.
“오셨습니까? 배우님?”
돼지머리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김필성 감독이 나를 반겼다.
“네. 그나저나 돼지머리는 사진이네요?”
“제가 돼지머리 같은 걸 무서워해서.”
“잘됐네요. 저도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그렇게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늦지 않게 지정현이 도착했다.
우리는 빠르게 고사 준비를 마무리하고 절을 했다.
그런 뒤 김필성 감독이 축문을 읽고 태우는 것으로 고사를 마무리했다.
‘고사라….’
이런 식의 고사가 정말 영화나 드라마의 흥행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실제로 <황녀님, 동거합시다>는 고사를 지내지 않고도 흥행에 성공했다.
촬영 중 아무런 사고도 나지 않았고.
하지만 고사가 한 작품의 시작을 알리고 작품과 관련된 많은 사람이 한데 뭉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었다.
고사를 지내면 사고가 나지 않는다는 얘기도 이런 부분에서 기인한 것일지도 몰랐다.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사람들이 작품에 몰입할수록 사고도 덜할 테니까.
그렇게 고사를 지내고 난 뒤.
스태프들은 다시 한번 바쁘게 움직여 촬영 준비를 시작했다.
나와 지정현은 김필성 감독에게 첫 촬영의 현장 디렉을 받았다.
15씬은 같은 표적을 사살한 뒤 일본 순사에 쫓겨 도망을 가던 중 골목에서 서로 총을 겨누는 것이었다.
“이시준 배우님이 돌담 밑에서, 지정현 배우님이 전봇대 뒤에서 서로를 겨눌 겁니다.”
김필성 감독은 머릿속에 상상한 것이 많은 듯 상세하게 현장 디렉을 줬다.
특히 각 인물의 감정에 대한 현장 디렉이 상당히 꼼꼼한 편이었다.
“여기까지 신경 써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럼 촬영 준비를 마치는 대로 스탠바이해 주세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대기 차량 쪽으로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시나리오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몇 가지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메소드 마스크를 통한 연습이 필요할 것 같았다.
‘어?’
그렇게 걸음을 옮기던 중.
지정현이 자신의 매니저와 담소를 나누는 것을 발견했다.
그 모습은 마치 15씬의 촬영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뭐지? 그만큼 준비를 완벽히 했다는 건가?’
배우들은 감독의 현장 디렉을 받고 나면 대본을 들춰 보는 게 보통이었다.
아니면 한쪽 가만히 눈을 감고 연습을 되새기거나.
그러나 지정현은 전혀 그런 모습이 없었다.
이상할 정도로 여유로운 느낌이었다.
‘역시 대배우는 다르다는 건가?’
나는 지정현의 그런 모습을 잠시 지켜보다가 얼른 다시 걸음을 옮겼다.
김필성 감독의 현장 디렉을 무사히 소화하려면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 * *
잠시 후.
김필성 감독의 신호와 함께 15씬의 촬영이 시작됐다.
“스탠바이! 큐!”
그와 동시에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지정현의 연기가 메소드 마스크에서 직접 체험한 것과 너무나도 달랐기 때문이다.
얼굴 천재 배우님 88화
저 자│빌리언맨
발 행 인│원스토어 주식회사
펴 낸 곳│원스토어 주식회사
출판등록│제 2016-000040
주소│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146번길 20, 원스토어 주식회사
ISBN│979-11-6795-057-4
정가│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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